문화 文化 Culture/음악 감상

나의 음악 이야기 #2 - 메탈리카 편

미친도사 2015. 6. 17. 20:29

요새 출근길에 팟캐스트로 락음악 관련 방송을 듣곤 하는데, 주로 듣는 것이 ‘양아취락’과 ‘소닉붐 라이브’입니다 (링크 클릭하면 해당 팟캐스트로 이동합니다). 그 중 양아취락은 락음악 애호가 두 명이 술 한잔씩 마셔가면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게 딱 락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할 법한 그런 분위기라 좋아합니다. 방송마다 주제가 있는데, 최근 방송의 주제가 메탈리카(Metallica)입니다. 그 방송을 들으면서 내가 메탈리카란 밴드를 알게 된 시절 등이 생각이 나서 글로 한번 남겨 봅니다.


내가 메탈리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중3(1987)때였던 것 같습니다.

나는 당시에 빌보드 차트에서 인기 있던 본조비 (Bon Jovi), 유럽 (Europe) 같은 밴드의 음악 듣는 정도였는데, 우리 반엔 락을 꽤나 많이 듣던 아이들 중에 몇 명은 가정 환경이 좋아서인지 원판 LP를 가끔 서로 빌려주고 받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한 친구가 원판 LP 두 장을 들고 와서 자기네들끼리 뭐라뭐라 하는데, 그 두 장의 LP가 바로 아래 그림의 두 장이었습니다.


  


시절도 시절이지만, 어두운 공동묘지를 배경으로 하고 십자가가 있는 표지는 뭔가 살짝 불순한 기운이 드는 것이 무척 궁금하게 하는 앨범 표지였지요.


밴드 이름을 기억해두고 지내다가, 음악 잡지 (뮤직랜드 혹은 핫뮤직이었을 듯) 국내에 메탈리카의 앨범이 나온다는 광고를 봤어요.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 이 앨범을 구입해서 집에서 들어봤는데, 진짜 헤비하긴 한데 해설에 있는 것과는 다르게 뭔가 되게 빠른 건 모르겠더군요. 곡들도 귀에 쏙쏙 안 들어오고.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앨범은 정규 앨범 나오기 전에 새 멤버 가입했다고 낸 커버 곡들로 채워진 미니 앨범이었던 것이더라고요. 원래 다섯 곡 밖에 없는 앨범인데, 그나마 한 곡은 금지곡으로 네 곡만 넣어서 나온 것이었고요. 쩝.


그러다가 고 1때(1988) 다니던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 해적판 LP를 취급하는 걸 알게 되었고, 그 곳에서 중3때 우리반 애들이 서로 빌려 주고받던 그 앨범을 발견하고 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앨범은 정말로 끝내줬지요. 그 중에서도 B면 첫 곡이었던 Disposable Heroes가 정말 숨막히게 좋았는데, 막판에 드럼이 아주 아슬아슬하게 박자 맞춰나가는 부분을 무척 재밌어 했어요.


그리곤, 국내에 처음으로 라이선스로 나온 그들의 음반인 And Justice for all을 구입했을 땐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내가 용돈 모아 락음악 판 사서 듣는 것이 괜히 부모님한테 혼날 일 같다 생각했던 시기(사실 혼내실 분들도 아닌데...) 레코드판을 잠바 안쪽에 넣어서 집에 들어가선 방으로 쏙 들어가서 꺼냈던 기억이 있어요. 한참 좋아할 때엔 저 메탈리카 로고 글자 연습장에 숱하게 그려봤었죠.



대학교 때엔 자주 가던 동네 레코드 가게 앞에 전시 되어 있던 메탈리카 박스셋에 눈이 돌아가서돈을 모아 결국엔 제 손에 넣고 좋아했고, 그 레코드 가게 아저씨가 갖고 있던 Cliff’em All이란 LD 복사해달라 해서 갖고 있기도 했네요.



그리곤, 계속 그들의 음악은 나오는 대로 사면서, 아쉬워하기도 하고 불평도 했지만 계속 구입하게 되는 그런 상태를 유지했네요. 그러다가 1998년 메탈리카의 첫 내한공연! 인터넷 예매가 정착되지 않은 시기여서, 지금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한테 부탁해서 은행에 가서 티켓을 예매해달라고 해서 첫 내한 공연을 봤네요. 초대형 락밴드 공연은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팝 아티스트로서는 1996년의 마이클 잭슨과 스팅 공연이 있었다), 공연 보다가 실려 나갈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은 이 공연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과도한 헤드뱅잉으로 인한 실신…).


2009/09/14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1998.04.25. Metallica in Seoul


이후 두 차례의 추가 내한 공연은 사정이 있어 못 본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최근 공연 영상을 보면 다른 멤버들은 여전히 잘 하는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드러머 라스 울리히의 연주가 예전에 비해 현격히 약해진 듯하여 많이 아쉽네요. 그러고보니, 현재 베이시스트인 로버트 트루히요는 2002년 오지오스본 밴드 당시 무대만 보고, 메탈리카 멤버로서의 내한 무대에서는 본 적이 없군요. 오지오스본 내한 당시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메탈리카 멤버로 들어갔다고 무척 반가워했는데 말이죠.


2009/09/14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2002.02.22 OZZY OSBOURNE FAR EAST TOUR


초기 앨범들은 LP로 갖고 있는데, 조만간에 리마스터 버전이 나올 듯하니 기대가 됩니다. 예전에 비해 애정이 많이 약해지긴 했지만, 계속 저는 그들의 팬으로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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