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4.8.7. 열혈 사운드의 발견 - 원(WON), 삼청 @ EBS 스페이스 공감 #공연후기

미친도사 2014. 8. 9. 09:48



몇년째 여름이면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열혈 사운드의 발견'이란 이름으로 헤비메탈 밴드를 주인공으로 한 공감 무대를 꾸며 오고 있다. 2009년에 방송으로 열혈 사운드의 발견 중 한 편을 보고 Method란 밴드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이 밴드의 팬이 되었고, 그 이후에 열혈 사운드의 발견 공연을 관심있게 보고 몇 번은 직접 열혈 사운들를 보고 들으면서 더운 여름을 뜨겁게 보내기도 했지요.

전에 봤던 공연 중에 후기 남긴 게 두 번 있군요.


2011/07/11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2011.07.11. EBS 스페이스 공감, 2011 열혈 사운드의 발견 - 디아블로 & 나티


2012/08/02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2012.08.02. EBS 스페이스 공감 - 다크 앰비션 & 메써드 (한여름밤의 공감)


이 외에도 블랙신드롬, 다운 헬 공연도 봤는데 후기를 못 남겼군요...


하여간, 올핸 열혈 사운드의 발견 안 하나 싶던 차에 8월에 3회의 공연이 잡혔더군요.

그 중에 두 번의 공연을 신청을 했는데, 첫번째인 '원'과 '삼청'의 공연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원'이란 밴드는 아주 생소했고, '삼청'이란 밴드는 2005년 정도에 CD를 하나 산 적이 있습니다.



앨범 제목부터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지요? 진한 헤비메탈로 꽉꽉 채워진 앨범이었습니다. 다만, 이들의 활동에 대해선 거의 아는 바가 없었네요.


이번 기회에 벅스에서 '원'의 신보도 들어보고, '삼청'도 최근 몇 곡 들어보고 공연날을 기다립니다.


공감은 공연이 있는 바로 며칠 전에야 당첨을 알 수 있어 동행을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당첨이 확인되자 마자 공연 몇 번 같이 다닌 캐스퍼님께 문자를 보냈으나 목요일 저녁에 아들들과 약속이 있다 하시고, 친구 재기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몽골에서 답이 오네요... 긴급하게 페북에 SOS을 올렸으나, '좋아요' 버튼만 누르시고 아무도 가시겠다고 안 하시네요. T_T...


결국 혼자 도곡동으로 ...

집에 차를 두고 전철을 타고 가려다가, 그것보다 차를 EBS에 주차하고 주차비를 내는 것이 더 싸겠더군요. 퇴근하고 부랴부랴 티맵의 도움을 받아 EBS 근처까지 꽤나 일찍 도착을 하였으나, 제 지갑엔 주차비도 안 되는 금액만이 ... 그래서 근처의 현금인출기 찾아다니다가 약 20분 까먹었습니다. -_-;;


도착해서 올라가니 티켓부터 수령하고....

흠... 관객들이 좀 적은 듯합니다. 이렇게 일찍 도착한 적이 없긴 하네요.

그리고, 관객들이 대부분 젊습니다. 아니... 어린 것 같아요.


기다리다 보니 멤버인 듯한 사람들이 오고 가는데, 두 팀 멤버들 얼굴을 알아야 놀랍거나 두근두근할 텐데 그러지도 않아요. 풉.

Downhell의 기타리스트 알렉스도 보이네요. 흠...



시간이 되어서 입장.

꽤나 앞쪽에 입장을 해서 늘 좌우 날개(?) 부분에 자리 잡았는데, 이번엔 정면의 제일 뒷자리, 카메라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일 뒷자리라고 해도 앞에서 세번째 자리! 스탠딩 공연이라 일부 좌석을 없앤지라 가운데 쪽을 3열 밖에 안 됩니다. 

제 자리는 C-36번 자리인 듯한 합니다. 제일 앞줄과 뒷줄은 없었거든요.

스페이스공감 좌석배치도, 총 좌석수:156석 중 고정석이 74석, 유동석이 82석


스탠딩 공연이라 좌석에서 일어나서 봐도 되고, 무대 앞쪽에 몰려서 봐도 되지요. 제일 뒤에서 본다고 해도, 어지간한 공연장의 제일 앞자리 정도로 가깝습니다. 연주자가 저녁에 뭘 먹었는지 입냄새도 맡을 수 있을 정도...! 풉


하여간, 시간이 되어 진행자가 나와 공연에 대해 소개를 하고요, 일반적인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게 꽤나 웃깁니다. "공연 중간 퇴장시 재입장은 불가합니다. 공연 도중 여러분의 뒷모습을 보고 뮤지션이 절망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자리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5인조 혼성 밴드 원이 무대에 올라왔습니다. 아까 로비에서 왔다갔다 할 때 본 사람들이 밴드였구나... 쩝. 베이시스트가 여성 멤버군요. 관객들 다수가 밴드 원과 친한 것 같은 분위기. 보컬도 아주 여유만만하네요. 공연 시간이 짧기 때문에 분위기를 빠르게 높이려 한다면서 호응을 유도합니다.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무대 앞쪽 관객들의 반응이 상당하다. 오~ 인기가 있는 밴드인가봐. 정통 헤비메탈을 지향하는 듯하고, 코러스가 있는 곡들에선 Iron Maiden이 좀 느껴지는 그런 곡들이었습니다.


공감은 공연장이 작아서 스탠딩을 하면 관객들이 아티스트를 가까이에서 고개를 쳐들고 볼 수 밖에 없는데, 중앙 제일 뒷자리는 아티스트랑 거의 눈높이가 비슷하군요. 그러다보니 계속 제 주변으로 보컬의 시선이 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곡들도 하나도 몰라서 따라 부르지도 못해서 조금 민망해지려 해요. 풉. 곡들의 구성도 따라 부르는 부분이 많던데... 흐...


그러다가, 최근 앨범에 락계의 선배가 피쳐링해준 곡이 있다면서, 그 피쳐링해준 선배가 와주었다네요. 김병삼'이라고 Zero G란 90년대 초의 밴드의 보컬인데 저는 데뷰 앨범은 있지만 그냥 기념으로 갖고 있는 정도로 밖에 관심이 있었던 밴드였어요. 그래도, 많진 않지만 대단하단 글을 몇 번 본 지라 살짝 기대가 되네요. 무대에 거구가 한 명 올라오는데, 인상이 서글서글하니 아주 좋습니다. 원'의 보컬이 나무(김병삼)에 붙은 매미 같아 보입니다. 벅스에서 노랜 들어봤을 텐데, 기억은 당연히 안 납니다만, 김병삼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저는 바로 그 목소리에 확~ 맛이 가버렸습니다. 뭐라고 설명하기 참 힘든데,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라 그래야 감이 전달될런가? 그런데, 톤이 아주 높고 쭉~ 뻗는 맛이 있는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그러면서 길게 뽑는 부분에서 다소 과장된 듯한 바이브레이션이 완전히 매력적이더군요. 곡도 잘 모르고, 후렴구도 잘 모르지만 이 사람이 부르는 노래는 따라 부르고 싶는 맘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관객들 중에 낯익은 이들이 있는지 손짓하며 웃어주는 모습이 여유 철철 넘치면서 좋더군요. 한 곡만 부르고 들어간다기에 너무나 아쉬움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에 '원'의 무대는 솔직히 잘기억도 안 납니다.


앙코르까지 해서 몇 곡 부른 후에 다시 진행자가 올라와서 다음 밴드 삼청'을 소개합니다. 다들 우락부락하게 생겨서 좀  무서웠는데, 자기가 식권을 드리니 아주 친절하고 편하게 대해주셨다면서... 풉. 그리고, 밴드들이  무대에 올라옵니다. 보컬은 올백한 머리에 두건을 쓰고, 베이시스트는 삭발에 강렬한 이미지의 Dean의 V형 베이스를 메고 있네요. 그러면서, 멤버 각자 가볍게 손을 푸는데, 톤이 묵직한 것이 죽입니다. 지징지징지징... 그러다가 드러머가 쿵짝쿵짝 스피드를 올리면서 분위기 확~ 지핍니다. 그냥 밴드가 몸 푸는데, 제가 몸이 달아오르려 합니다.


삼청교육대가 스페이스 공감에 초청 받았을 때, 메시지가 강한 자기네 음악이 방송에 나갈 수 있을까 싶을까 걱정했지만 우리 모두 음악 좋아하는지라 나오게 되었다면서 첫 곡 ' 刎頸之交 (문경지교)'을 시작합니다. 인트로에 이어 빠른 헤드뱅잉을 하게 하는 그런 리듬위의 강력한 보컬. 크하~ 죽인다! 중간 후렴구는 베이시스트가 노래를 하네요. 아~ 전에 들었던 삼청 음반에서 이 목소리가 베이시스트 목소리구나. 좋은데? 과격한 음악에 비해 무대 위의 연주는 차분하고 그리 큰 액션없이 하더군요. 캬~ 이런 음악 오래간만이야!!!


이번에 새로 낸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이었다네요. 우리가 행복하게 해준 우리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이 공연을 바친다면서 이어진 곡은 'Panzerfaust'. (쿵짝쿵짝) 찌지리찌징~ 이런 리듬이 완전히 신나는 그런 곡이네요. 중간에 징지리~징지리~ 이런 기타 리듬 위에 베이스 솔로도 매력적이고, 신난다신나~ 으라차차~! 상대적으로 관객들은 넘 얌전한데. 좀 짧은데 완전 신난다~!!!



무대 위에서 욕 안하려고 1주일 연습했다면서, 다음 곡을 합니다. '강해져라, 그러지 않으면 이 험한 세상에서 도태된다'는 그런 얘길 하면서 Strength and Honor를 시작합니다. 오~ 이 곡도 몰아부치는 곡이네요. 오~


자기네가 6만곡 정도 준비했는데, 그걸 다 하려면 2017년까지 해야 할 것 같아서 6만 곡 같은 두 곡 하겠다면서 Exterminate를 시작합니다. 캬~ 이 곡도 헤드뱅잉을 부르는 곡이네요. 징~지징~ 징~지징~ 두 명의 기타리스트들이 차분한 듯이 몰아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뭔가 시크한 듯이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두둥두둥 드러머도 눈길을  끕니다.


노래와 내용이 세고 거칠어서 두건을 쓴 보컬이 얼핏 보면 좀 가까이 가기 어려운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얼굴이 무지 귀엽게 생겼습니다. 풉. 보컬 얼굴이 정면에서 아주 가깝게 보이니 진짜 재밌습니다. 하하. 다음에도 공감에서 스탠딩 공연하면 요 근처에  서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EP 앨범의 마지막 곡이라면서 '滅絶 (멸절)'을 한다고 합니다. 나중에 보니 이번 EP를 순서대로 연주한 것이네요. 처음에는 좀 미드 템포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징~지징! 이러면서 빠르게 달리는데, 아우~ 아우~ 이런 헤드뱅잉이 진짜 메탈 공연의 재미죠!


아까 두 곡 남았다는 게 착오였답니다. 세 곡이었대요. 마지막 곡이라면서 '남도' 앨범에  있는 곡 오래간만에 한다면서 '역발산기개세'를 합니다. 야~ 내가 아는 곡이닷!!! 아, 이 노래의 이 부분이 베이스의 목소리였구나. 곡의 전체를 이끌고 가는 목소리는 베이시스트 목소리였어! 이 곡이 라이브에서 이런 느낌이구나. 역시 메탈 음악은 라이브를 봐야해. 중반 이후에 두두두두두 베이스 드럼 위에 펼쳐지는 부분 죽여!죽여!


이 곡 후에 잠시 무대를 내려갔다가 앙코르로 다시 올라와서는 이렇게 많은 멘트를 한 적은 처음이라면서 마지막으로 한 곡은 좀 생소한 곡인데, Rest in Peace. 나중에 검색해보니 이 곡은 상당히 초기 곡인가 본데, 펑크적인 요소가 많이 느껴지는 곡이네요. 그러고보니 이들 음악이 펑크적인 요소가 꽤나 있는 것 같습니다. 딱히 장르를 분류해가면서 듣지는 않고 신경도 안 썼는데, 최근 들어선 이런 차이를 조금씩 느끼게 되네요.


1. 刎頸之交 (문경지교)

2. Panzerfaust

3. Strength and Honor

4. Exterminate

5. 滅絶 (멸절)

6. 역발산 기개세

7. Rest in Peace


이렇게 해서 약 1시간 20분의 열혈 사운드의 발견 - 원 & 삼청의 공연이 끝났습니다.


'원'의 무대는 기억이 나는데, 곡은 별로 기억에 안 남았으나 Zero-G의 김병삼의 찬조 출연이 대단히 기억에 남는 무대였고, '삼청'은 그 에너지와 강력한 사운드에 속이 후련한 무대였습니다.


나오면서 로비에서 삼청의 새 EP CD를 샀어요. 사인회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이번엔 그냥 왔네요. 

관객 전체에서 제 나이가 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 같았어요. 어쩌면 넘버 투나 쓰리 정도? 제  앞에 어느 누님(?) 같으신 분이 원' 때엔 그리 호응이 없으시더니 삼청 때엔 lml을 위로 쳐들면서 즐기시더군요. 오호~


목이 뻐근하고 목이 좀 탑니다. 소릴 질러서. 그래도 속이 후련한 것이 오길 잘 했다 싶었습니다. 오늘 있을 씨티브레이크 2014의 전초전으로 몸과 목 잘~ 풀었습니다. 마지막 열혈 사운드의 발견도 신청했는데 당첨되면 좋겠습니다.


7/27 정성하

8/7 열혈 사운드의 발견 - 원, 삼청

8/9 씨티브레이크 2014 - Ozzy Osboune!!! (덤으로 싸이, Deftones 등...)

8/14 슈퍼소닉 2014 - Queen + Adam Lambert!!!


아 올 여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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