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에 처가 식구들하고 처음으로 필리핀의 세부로 가족 해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희 가족 넷으론 처음으로 휴양지로 여행을 가본 것이었습니다.
그 여행 이야기 흔적 남겨 봅니다.
작년은 장모님 칠순이 있는 해였습니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처남네 집이랑 매달 3만원씩 적금을 부어서 돈을 모았습니다.
여행 시기는 연말로 잡고, 처남이 여행지와 전체적인 걸 알아보고 롯데 관광을 통해 필리핀 세부를 가기로 정했습니다.
12월 마지막 주에 가는 것이었는데, 그 전 주에 세영이가 독감에 걸려 약을 먹고, 아내도 감기에 걸려 여행을 잘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여행 날이 되니 다들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다행히 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침 8시 반 비행기에 5시 50분에 공항 내 여행사 직원과 브리핑이 있어, 집에서 4시 반쯤 집에서 나왔습니다. 아내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삼각 김밥을 사람 수만큼 싸서 준비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여 장기 주차장에 차를 대는데, 어후~ 이 새벽에 무슨 차가 이리 많대요. 차를 대고 셔틀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갑니다. 다른 일행이 좀 늦어서 저희 가족이 대표로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체크인하고 짐 부치고 나서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8시 반 출발 예정이었는데 좀 늦게 출발한다는군요. 흠... 이런.
저희가 타고 갈 필리핀 항공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삼각 김밥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
비행기를 타는데, 어후~ 사람 엄청 많습니다. 비행기에는 개인별 TV는 커녕, 공용 TV조차 없습니다. -_-;;
타자마자 규영이와 세영이는 골아 떨어집니다. 아침부터 바쁘게 설친 탓이겠지요.
조금 있으니 기내식을 줍니다. 제 옆에 앉은 규영이가 우리 쪽에 서비스하는 승무원이 블라이스 인형처럼 생겼답니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돼지고기 어쩌고 메뉴를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거라고 고추장도 주네요.
먹고는 바로 골아 떨어졌습니다. TV가 없으니 딱히 뭐 할 것도 없습니다. 가방에 책이 있습니다만, 졸려서 그냥 잤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2시 반쯤 도착했는데, 비행기에서 내려서 통로를 지나는 동안 훅~ 느껴지는 더운 공기. 우워~
저희가 간 바로 며칠 동안 필리핀에 태풍이 지나 갔다는데, 밖에 보이는 날씨는 꽤나 쾌청해 보입니다.
입국 심사하고 공항 밖으로 나가니, 가이드가 있습니다. 필리핀은 관광 가이드가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공항 밖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저희 가족 말고 젊은 남녀 한쌍이 이번 여행의 동행이라네요.
자리를 옮겨 이동할 버스를 기다리면서 셀카 한 장.
저는 위는 반팔인데, 아래 바지는 겨울 바지라 무지 덥습니다. 기온이 30도 가량에 습도가 80%가 넘습니다. 헥헥
좀 기다리다 보니 미니 버스 한 대가 다가옵니다.
이 버스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가는 동안 간단하게 가이드가 자기 소개합니다. 우리가 롯데관광으로 갔지만, 가이드의 소속은 하나 투어 소속이라네요. 흠. 그리고, 현지인 가이드 도우미가 동행한다면서 소개해 줍니다.
점심은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식당에서 불고기 정식입니다.
한국만큼 맛있다곤 못 하지만, 다들 배가 고팠는지 잘 먹었습니다. 점심 먹은 식당 이름은 고동리.
이제 숙소인 샌드바 리조트로 향합니다.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가이드 이 사람 뭔가 좀 삐딱한 것 같은 말투입니다. 동행하는 젊은 남녀는 남매랍니다. 오호. 남매가 이런 데로 놀러오기도 하는군?
이동하면서 생각해보니, 필리핀 페소로 환전을 하나도 안 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환전에 대해 문의를 하니, 미국 달러만 준비한 것은 아주 잘 한 거라 하네요. 페소가 필요하면 자기가 환전을 해줄테니 걱정 말라고 하네요.
숙소로 가는 길에 보이는 바깥 풍경. 굉장히 개발이 덜 된 모습입니다.
구글 맵에서 봤던 큰 길이 그냥 동네 골목길 수준입니다. 게다가 시장 거리 같은 곳을 지나가는데, 그런 곳이 관광 코스 중에 있다네요. 내려서 보실 겁니까? 안 본다고 하죠... 게다가 며칠 동안 온 비로, 길이 물에 잠겼는데 그냥 사람들 거길 걸어다닙니다. 이런 식으로 예정된 코스를 미리 몇 군데 소개하면서 이러이러한데 보실 겁니까? 이 사람 가이드를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코스를 안 보도록 유도하는 거 아냐? 흠 ...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수퍼마켓에 들러 물과 군것질 거리를 조금 구입했습니다.
오후의 일정은 숙소에서 빈둥거리는 겁니다. 가이드가 체크인 모두 해주고, 방에 짐을 풀고 아이들은 바로 수영장으로 직행~
수영장에서 놀기 좋은 날씨입니다. 아이들은 수영하면서 재밌게 놉니다. 애들도 사촌 동생 데리고 잘 놀아요.
저는 물에 잠깐 들어갔다가 리조트 주변을 둘러 봅니다. 해질녘이라 경치가 근사합니다.
리조트에서 바다 쪽으로 호수 같은 게 지도에 보이던데요, 여기인가 봅니다.
여기는 인공적으로 호수를 만들어서 뱃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료.
해안을 가보니 잔잔하니 아기자기 합니다. 저 멀리 작은 섬 같은 게 있는데, 사람들이 거기서 노는 게 보입니다. 흠.
일몰을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해가 지는 쪽에 구름이 있어 지는 해를 볼 수는 없네요.
좀 놀다가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다시 로비에 집합. 로비의 카운터 조명 주변에 작은 도마뱀이 한마리 보입니다.
집에서 키웠던 게코 도마뱀 같이 생겨서 무섭거나 징그럽지 않네요.
일정에 대해 얘길 하면서, 원래 정해진 일정을 자기 경험에 근거해서 약간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이틀 째와 사흘 째의 메인 이벤트가 날짜가 바뀌었습니다. 그 외에 마지막날 저녁의 여유 시간을 뭘 할 수 있는지 옵션을 몇가지 설명하고, 이틀 째 날과 사흘 째 날에도 추가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옵션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다 돈이네... 쩝. 환전도 그닥 많이 안해 왔는데, 어쩐담?
저녁 먹으러 가는 곳에서 차를 보내왔습니다. 필리핀에는 저렇게 소형 트럭 같은 걸 버스처럼 개조한 멀티캡이 일반적인 대중 교통 수단이라고 하네요.
길이 안 좋아서 이렇게 모두 안에 있는 봉을 잡고 지탱해야 합니다. 체류 기간 중에 멀티캡을 여러 번 탔는데, 이 차가 가장 실내가 높은 차였습니다. 나머지는 머리가 천정에 닿을 정도로 낮았어요.
가는 동안 길이 엄청 막혔어요. 아주 붐비는 거리를 지나는 지라, 그 동안 주변 상점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서민적인 거리네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평화롭고 시끌벅적한 거리의 모습입니다.
리조트가 좀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뭔가를 하려면 차로 한참 나와야겠습니다. 처음에 구글 지도만 봤을 땐, 차 렌트해서 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절대 불가!
식당 앞에 내렸는데, 바로 앞 길이 물에 잠겨 있습니다. 헐~
우리가 저녁 먹을 식당. 블루 베이.
현지식이라는데, 아주 낯설지 않습니다. 다만, 음식이 따뜻하지 않고 좀 식어서 나옵니다. 가리는 음식 많은 규영이가 의외로 제일 잘 먹습니다.
일정표에 따르면 망고 1kg을 1인당 구매해 준다더니, 가이드가 망고를 사와서 나눠 줍니다. 우리가 바나나도 먹어보고 싶다니까 바나나도 조금 사게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망고 맛있게 먹는 법을 소개해 줍니다.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만든 후에 손으로 껍질을 까서 그냥 통째로 베어 먹으랍니다. 숙소에 와서 바로 냉장고에 넣어서 한 시간 쯤 후에 깐 망고. 우워~
그리곤 베어 먹으니, 우워! 이건 우리가 지금까지 먹던 망고랑은 차원이 다른 맛입니다. 엄청 맛있습니다. 평소에 냉동 망고 즐겨 먹던 아이들도 맛있게 먹습니다. 즙이 많이 흘러서 세면대에서 먹어야 합니다. ^^ 저녁에 사온 망고 다 먹었습니다. 내일 또 사야겠습니다.
아내랑 저는 숙소 주변을 둘러 봅니다.
아주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된 곳이네요. 휴양지로 여행이라곤 가본 적이 없는지라 저는 이 정도 시절이 정말 훌륭해 보이네요.
일정 중에 돈이 들어갈 부분에 대해선, 가이드랑 상담을 해서 돈을 더 찾아서 환전을 하던지 해보자고 아내랑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렇게 세부에서의 첫 날은 큰 이벤트 없이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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