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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 나홀로 여행 (일본 오카야마+구라시키 ) 2일차 오전: 오카야마성, 고라쿠엔

미친도사 2025. 6. 2. 23:19

1일차 이야기

2025.05. 나홀로 여행 (일본 오카야마+구라시키 ) 1일차: 오모테초 상점가, 기린 맥주 오카야마 공장 외

 

2025.05. 나홀로 여행 (일본 오카야마+구라시키 ) 1일차: 오모테초 상점가, 기린 맥주 오카야마 공장

일본 락밴드 밴드메이드(BAND-MAID)를 좋아하게 되어 그들의 공연을 보러 다니기 시작한 것이 2019년(후쿠오카)부터이다. 코로나 시기를 거친 이후에 재작년(2023년)에 2회(교토, 삿포로), 작년(2024년)

crazydoc.tistory.com

 

전 날 밤에 들어오는데, 로비 겸 휴게 공간에 서양 단체 관광객들이 뭔가 잔뜩 사와서 먹고 있었다. 야, 이런 덜 알려진 도시에도 외국 단체 손님이 오는구나 하는 정도 느끼면서 방에 올라갔다.

 

토요코인에 묵으면 가정식 느낌 나는 조식이 있어 참 좋다.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갔는데, 오옷😲 일본식 양식 메뉴가 꽤나 있는 거다. 함박과 나폴리탄, 가라아게 등 아마도 외국 단체 손님을 배려한 메뉴인 것 같다.

 

가볍게 아침을 해결하고는 오카야마 2일차를 위해 길을 나서본다.

항상 여행을 가면 주변의 공원이나 정원 같은 곳을 찾아 오전에 거닐어 보는 편인데, 오카야마는 오카야마 성과 고라쿠엔(後楽園)이 유명하다 해서 거기를 가보기로 한다.

 

길에 귀여운 노면 전차가 많이 다니는데, 이건 내가 가는 데는 안 다니나봐. 한번 타보고 싶었은데 결국 못 타봤다.

 

호텔 근처에서 버스로 근처까지 가는 거라고 탔는데 아이폰에 등록된 교통카드가 안찍히는 것 같다. 기사가 뭐라뭐라 하는데 못 알아들으니 '일단 목적지까지 가보자'라고 하며 머리 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내릴 곳을 하나 지나쳤다. 내릴 때 보니, 이 버스는 IC카드가 안 되는 버스인 것이다. 일괄 100엔 현금이랜다. 이래서, 일본은 동전이랑 현금을 좀 챙겨 다녀야 한다. ㅋ

 

오늘도 날씨가 적당한 기온에 하늘이 쾌청하기 이를 데 없다! 구글 맵과 안내 표지판을 보면서 목적지를 향해 가다 보니, 공원 같은 블럭이 나타났다.

 

사진의 왼쪽이 고라쿠엔일 테고, 오른쪽에 오카야마 성이 보인다. 날씨 진짜 끝내주지?

표지판을 따라 계속 걷다 보니, 성과 정원으로 갈라지는 곳이 나왔다.

 

햐, 일단 성이 꽤 작다!! 성을 먼저 볼 건데,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성 쪽으로 가는 것 같지만 크지도 않은 성, 한 바퀴 돌아볼까 싶어 사진의 정면으로 난 길로 방향을 잡아본다.

 

주변에 몇몇 나무에 아래와 같은 안내가 붙어 있기도 하다.

 

일본어 원문:
この木は、昭和20年(1945)の岡山空襲で被災した痕跡の残る樹木です。
(福山市緑化推進協議会寄贈)
한국어 번역:
이 나무는 쇼와 20년(1945) 오카야마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흔적이 남아있는 나무입니다.
(후쿠야마시 녹화 추진 협의회 기증)

 

히로시마가 멀지 않은 곳이어서 그랬을까? 2차 대전 때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꽤나 있었나 보다. 

 

 

아래에서 성을 바라보면 아래에 돌이 쌓여져 있는 것이 마음만 좀 먹으면 기어 올라 갈 수 있어 보인다. 😝 자세히 보면 위쪽에서 뭔가 아래로 떨어뜨릴 수 있게 구멍이 있긴 하다. 

 

이 쪽 길은 사람이 없네. 그냥 나 밖에 없다.

 

아까 성 입구의 반대쪽으로 온 것 같은데, 예전에 뭔가 있었을 법한 터가 있다.

 

저 앞에 있는 입구를 통해 성 안 쪽으로 들어가니, 마당 한 켠에서 방송국 촬영 같은 걸 하고 있다. 스태프들은 모두 일본 사람인데, 말하는 사람은 서양 사람이다. 

 

아침 마당 그런 방송인 걸까? 이 작은 도시를 소개하는 영상 찍는 건가?

마당 자체는 거의 아무 것도 없어서 성채 앞으로 발길을 옮겼다. 

 

 

성이 크지 않은데, 전체 색이 검어서 특이하다. 이 성이 검어서 까마귀성(烏城)이라고도 불린다는데, 저 '까마귀 오(烏)'자가 '검을 오'라고도 하니까 그게 그거라 하겠다. 그냥 성 앞만 보고 가기엔 아쉬우니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한다. 건물 안쪽에 매표소가 있는데, 표를 살 때 고라쿠엔 입장권이 포함된 표를 구입할 수 있다. 그럼 더 싸다! 

 

매표소 바로 옆에는 천수각의 기와를 설명하고 있는데, 딱 봐도 한반도에서 넘어온 기술과 감성이 느껴지지 않나?

 

천수각 구경을 하면 대체로 이 성과 도시의 역사, 이 성에 살았던 성주 가족 이야기, 사무라이 이야기 등의 정보가 있다. 2층에서였나 사무라이 칼과 옛날에 쓰던 총을 두고 실제로 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총도 사진을 찍어 보고 싶었는데, 그 앞을 떠나지 못 하는 오타쿠들이 많아서 못 만져봤다. 😆

그리고, 예전 무장한 사무라이와의 키를 재보는 코너도 재미있다.

 

옛날이라 더 그렇겠지만, 확실히 작다. 괜히 일본 사람들을 왜인(倭人, 키작을 왜)이라도 불렀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던 것이다. 이후 윗 층에서 사무라이 갑옷이 몇 개 더 전시되어 있었는데, 역시나 아주 작다.

 

 

그리고, 성주가 탔을 법한 가마 역시 아주아주 작다.

 

이동식 화장실도 전시되어 있다. ㅎㅎ 금색 똥은 뭐람. 😵

 

성 꼭대기 층에 가면 좀 멀리 보이긴 한데, 창살 때문에 시야는 별로다.

 

대충 이 성을 만든 이 지역 영주의 어머니가 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첩이 되었고, 그 영주 역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양자가 되어 활약을 한 모양이다.

 

성은 둘러봤으니 이제 공원으로 가자. 고라쿠엔으로 가는 길은 작은 다리를 건너게 되어 있다.

 

성과 공원 사이 호수에 오리 보트와 복숭아 보트를 탈 수 있는 곳이 있다.

 

이 지역이 복숭아로 매우 유명하다고 해서 복숭아 보트가 있는 것 같다.

 

공원 입구는 나무 그늘 길로 좀 걸어가야 나온다. 오른 쪽은 꽤 큰 대나무 숲이다.

 

그냥 이렇게 공원 밖만 삥~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건 무료. 이왕 온 것 공원 안으로 들어가 보자. 이건 유료

아까 오카야마 성에서 구입한 티켓을 보여주면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면 새 울음 소리가 많이 나는데, 한 켠에 새를 키우는 곳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사람들 흐름 따라 걷다 보니 탁 트인 공간이 나오는데, 바로 감탄이 나온다.

 

저 앞 정면에 오카야마 성이 보이고, 왼쪽에 큰 연못 오른쪽에 정원의 주인이 머물고 손님을 접대했을 법한 건물이 있다. 

이 정원 예사롭지가 않다.

 

일단 전체 지도를 첨부해 본다. 출처: 고라쿠엔 홈페이지

이 지도 보니 저기 안 본 몇 군데가 궁금하네

 

어디서부터 봐야할까 갈등하고 있는데, 입구에 있는 안내 자원 봉사자와 함께 이동하는 외국인 일행이 있어서 그들의 동선을 따라 이동을 시작했다. 일본의 정원에 가보면 입구에 안내를 해주는 자원 봉사자가 있는 곳이 좀 있는 것 같다.

 

이 오른 편에 있는 정자와 그 주변이 참 정갈하고 예쁘다.

 

이렇게 정원을 밖에서 보는 게 일반적인데, 마침 내가 간 때가 한시적으로 정자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기간이었다. 아싸~

 

안에 들어가면 넓은 마루 같은 공간에 가이드들과 일행들이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그 안 쪽에 작은 마당과 함께 연회장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주 근사하다.

 

입구 쪽에 있는 창을 내다보면 앞에 연못과 그 풍경 역시 멋스럽다.

 

짤막하게 동영상도 찍어봤다.

 

이 정자를 나와 아까 바라본 작은 연못 쪽으로 가봤다. 아까 내 앞쪽에 가던 가이드와 일행이 그 쪽으로 가길래 따라간 것이다.

햐~ 너무 멋지잖아.

 

이 정원 예사롭지 않다. 거닐면서 틈틈히 검색을 해봤는데, 이 정원이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라는 것이다! 헐!

일본 3대 정원(日本三名園 니혼산메이엔)은 다음과 같다.

  • 가나자와시의 겐로쿠엔
  • 오카야마시의 고라쿠엔
  • 미토시의 가이라쿠엔

교토에 있는 그 멋진 정원들은 어디 두고 잘 모르는 곳들이 어찌 3대 정원이 될 수 있지?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이게 교토의 멋진 정원들은 모두 신사, 사원 등의 부속 정원들이다. 이 3대 정원은 지방 영주들의 개인 정원들로 정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곳들 중에 뽑은 것이다.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이 정원이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한 번 더 보게 된다.

 

이 연못을 지나 조금 바깥 쪽 길을 가면, 아까 밖에서 입구 찾아 가는 길에 봤던 대나무 숲도 보인다.

 

뭔가 야외 무대 같은 게 있었을 것 같은 공간도 있다.

 

사진을 쭉 올리면서, 부연할 것 있는 사진엔 설명을 남기는 형태로 해야겠다.

 

여기저기 작은 연못이 많은데, 이 날은 연못 정비하는 날이었나 보다. 

일본 정원은 확실히 손도 많이 갈 것 같다. 그만큼 관리를 잘 하니 이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겠지.

 

오카야마가 꽤 남쪽 지방이어서 열대성 식물들도 꽤나 많이 볼 수 있다.

 

매점에서 연못의 물고기 먹이도 파는 모양인데, 누군가가 물고기 먹이를 주고 있으니, 그 바로 옆에 새가 노려보면서 있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이 장면을 보면서 멈춰서 웃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정원 전체의 중심 쪽 작은 연못 가운데에 섬처럼 있는 곳이 좀 높게 솟아 있는데, 그 위에서 주변을 바라봐도 참 멋졌다.

이건 동영상

 

정원을 거닐다가 잠깐 쉬어갈 만한 정자도 참으로 운치있다.

 

 

어느 위치에 있던 간에 어느 방향을 바라봐도 참 멋지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큰 정원을 가질 정도면 그 권력은 얼마나 대단했을까? 우리네 정원이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정원이라면, 일본의 정원은 서민의 노력으로 유지되는 권력의 느낌이 강하다.

 

이런 큰 정원 한 켠엔 신사도 있고, 절도 있기도 하다.

작은 절이 있길래 안에 들어가서 그 안에 잠깐 앉아 있어봤다.

 

크게 한 바퀴 거의 다 돌아본 것 같다.

 

작은 물레방아가 있는 개울도 멋스럽다.

 

정문에 다가 오니 기념품 가게면서 간단한 간식 거리를 파는 곳이 있어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는데, 오카야마가 복숭아가 유명하다고 해서 복숭아 맛으로 먹었다. 맛있네~!

이 도시의 대표 로컬 맥주인 돗포칸 맥주도 파는데, 그건 일단 패스!

 

매점 건물 바로 옆에 앉아서 쉬는 곳이 있어서, 거기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다음 여정을 확인하고 좀 쉬었다.

 

2일차 얘기로 한 편을 쓰려고 했는데, 고라쿠엔이 양이 많아서 일단 여기서 한 번 더 끊어야겠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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