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0.04.20. 감마레이(Gamma Ray) @ V-Hall

미친도사 2010. 4. 21. 12:42


Gamma Ray:

Kai Hansen - Guitar, Vocal
Henjo Richter - Guitar, Backing Vocal
Dirk Schlachter - Bass, Backing Vocal
Dan Zimmermann - Drums

심야 락 방송에 심취해 있던 고등학교 시절, 전영혁씨가 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음반 전체를 틀어주는 지금 생각하면 비상식적인 그런 때...
독일의 스피드 메틀 밴드 Helloween(이하 헬로윈)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데뷰 EP부터 당시 막 발매된 음반 Keeper of the Seven Keys (이하 Keeper) part II까지 며칠에 걸쳐 틀어준 적이 있다.

엎드려서 책보다가 데뷰 음반의 처음을 듣는데, 머리가 쭈뼛 서면서 숨이 턱 막히더니 눈물까지 찔끔...
락 음악 경험이 많지 않았던 때라 그랬는지 몰라도, 그들의 음악은 정말 강렬하게 내게 다가왔다.

절대 잘 부르는 노래는 아니지만 나름 개성있었고, 강렬하면서 멜로딕한 사운드는 나를 사로잡기 충분했다.
게다가 Keeper 앨범부터는 깔끔한 목소리의 보컬이 영입되고 곡은 더 멜로딕하며 산뜻하게... 아하~!
그 일련의 헬로윈의 음반들 (Helloween - Walls of Jericho - Keeper part I - Keeper part II)는 순식간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 베스트 중에 들어왔다.

[공연 중 카이의 노래 부르는 모습. 그의 목소리도 이젠 감마레이 스타일의 하나로 확고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심야 방송을 틀었는데 너무나 신나는 곡이 나오는 것이다. '오~ 헬로윈이 새 앨범 냈나보다'... 듣고 보니, 그 헬로윈의 기타리스트 중 하나이고, 초기 보컬까지 겸임하던 Kai Hansen(이하 '카이 한센')이 탈퇴해서 Ralf Scheepers란 보컬과 함께 Gamma Ray란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었다고 한다. 오호... Kai 탈퇴 후의 헬로윈의 음반은 느낌이 완전 달라져서 내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 대신 감마레이가 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집은 다 좋았고, 2집까지는 꽤 좋게 느꼈는데 3집부터는 조금 내 관심에서 멀어져 간다. 흠...

그러다가, 90년대 말 헬로윈은 새로운 보컬을 영입하면서 차츰 나름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있었고, 2001년 내한 공연 때 확실히 나의 'One of the best' 밴드임을 확인하였다.

2008년 헬로윈과 Gamma Ray가 함께 투어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두 팀이 함께 우리나라에까지 오게 되었다. 아~ 이런이런...
미리 곡을 예습을 했지만, 귀에 안 들어왔다. 하지만, 공연장에선 상황이 달랐다.
당시 후기는 여기에서 2008.02.17. Gamma Ray + Helloween 합동 공연

Gamma Ray가 새 앨범을 냈다. To the Metal... 제목만 봐도 Heavy metal 찬가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한 공연 소식. 음반은 사서 들어봤는데, 딱 귀에 꽂히지 않아도 공연장에선 나름 괜찮을 거라 기대를... 공연장이 홍대 앞으 V-Hall... 그리고, 날짜도 화요일 저녁 ... 관객이 많지는 않겠다.

그리고, 그 공연이 어제 있었다.
환절기라 그런지 요새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는데, 어제는 근래 최악이었다. 종일 멀미한 것처럼 속은 울렁거리고, 머리도 좀 아프고...

7시 20분쯤 홍대 입구에 도착. V-Hall이라고 해서 좀 큰 공연장인 줄 알았는데, 그냥 어떤 건물의 지하 3층이었다. 쩝.
예매 명단 확인하고 손에 확인 팔찌(?) 확인하고 입장. 오프닝 게스트가 연주하고 있었다. 흠...

[좌측이 티켓이고 우측은 공연 포스터로 된 엽서만한 스티커! 스티커인 줄 알았으면 몇장 더 집어올 걸.. 아깝다.]


우전 스탠딩이니 자리를 어디에 잡을까 두리번두리번. 공연장이 꽤 작다. 공연장이 무대를 바라보면 세로로 긴 모습인데, 뒤쪽에 좌석이 좀 있긴 했다. 컨디션 때문에 앉아서 볼까도 했는데, 그냥 약간 앞쪽에 기둥 옆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벽에 좀 기대다가 하면서 보려고...

오프닝 게스트는 두 팀이 나왔다. Awake at Dusk와 Legend... 두 팀 모두 상당한 실력인 듯하나, 내 귀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그닥 와닿지는 않았다. Legend의 보컬은 정말 노래 잘 하긴 했다.

관객들을 두리번거리며 보니, 대부분 젊은 듯. 가끔 퇴근하고 바로 온 듯한 양복 차림의 회사원도 보이고 ... 오옷. 저기 우리나라 Thrash Metal 밴드 Method의 보컬이!!! 조금 있으니 기타리스트 김재하도... 오~ 가서 아는 척하고 싶었으나 쑥쓰러워서... 나보다 어리지만, 정말 맘에 드는 밴드인데...

하여간, 오프닝이 끝나고 감마레이의 무대 세팅이 어느 정도 끝나고, 불이 꺼지면서 나오는 음악은 평소에 나오는 Welcome이 아닌 뜻밖의 Queen의 We will Rock You ... 오잉? 어쨌든 관객들 주목시키기엔 딱 좋았다. 그러면서 울리는 Welcome ... 드러머 Dan Zimmerman (이하 '댄')이 먼저 올라와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시작한다. 공연장에서 정말 대단한 우리나라 관객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멤버들 무대에 등장하면서 터진 Gardens of the Sinner... 카이 한센의 목소리가 2008년만큼 질러대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상당히 좋다. 무대 뒤쪽에 드럼이 약간 높게 설치되어 있고, 좌측에 베이시스트 Dirk, 가운데가 카이, 오른쪽이 기타리스트 Henjo (헨요)... 이어지는 New World Order ... 이 곡 역시 곳곳에 헤드뱅잉하기 좋은 멜로디가 있어 신난다. 노래는 노래대로, 솔로 부분은 '오오오~' 하면서 함께 따라 부르고... 역시! 우리나라에서의 라이브는 재미 있다. 멤버들도 신났다. 아싸~!

[왼쪽이 베이시스트 Dirk, 뒤에 드러머 Dan, 가운데 기타 겸 보컬 Kai, 오른쪽에 기타 Henjo... 이들은 Judas Priest의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을 받는다.]


아주 또렷하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로 인사하면서, 너희들 괜찮냐고 묻는다. 당연 '예~~~'. 새 앨범 아냐고 묻는다. '예~~~' '뭐라고 하지?' 'To the Metal~!' 'What?' 'To the Metal~!' 'To the ??' 'Metal~!' 'To the ??' 'Metal~!' 새 앨범에서 연주하겠다면서 새 앨범의 첫 곡인  Empathy가 나온다. 이게 좀 묵직한 곡인데, 역시나 음반에서 듣기엔 좀 심심한 듯했으나 공연장에선 정말 멋지다! 다만 후렴구가 좀 따라하기 어려워서 ... 하하.

그리고는 Deadlands... 오옷. 이게 일본에선 안 한 것 같은데... 아싸~ 좋아좋아~ 달려달려~ Run~~~ like a madman~~~ 신난다. 목 터져라 외친다. 그리고는 헨요의 곡이라 소개하면서 나온 Fight~! 내가 참 좋아하는 곡. 초장부터 막 달려달려~ 힘들면 벽에 손 짚어 가면서 ...

[기타리스트 헨요. 이 사람 참 지적으로 생겼고, 연주 또한 그런 느낌이다. 또 잘 웃는데, 웃는 표정이 참 매력적이다.]


신곡 수록곡 Mother Angel. 죽은 자들을 위한 곡이라 한다. 이 곡도 공연장에서 빛을 발한다~ 역시나 후렴구는 따라부르기엔 살짝 벅차다.

이어지는 곡도 신곡 No Need to Cry. 이 곡은 살짝 발라드 풍인데, 예전 공연에서 The Silence 자리를 대신하는 듯했다. 이건 후렴구가 따라 부를만 해. No Need to Cry, and there's no need to die ~~ 하하. 아~ 노래 도중에 베이시스트 Dirk에게 V자 기타가 전달된다. (Dean사의 V모델인 듯) 오잉. 높은 의자에 앉은 채로 클린 톤으로 Dirk가 연주하면서 노래를~ 아! 이 부분이 이 사람이 부르는 부분이구나! 오~~~ 멋지다. 이 사람이 한 때 감마레이에서 기타를 치던 사람이라 역시나 기타도 멋지게 잘 친다. 노래 도중 갑자기 뚝 멈추면서 관객을 쳐다본다. 이힛. 관객들 환호로 응대~! 노래 계속~~~ 난 이 사람 너무 좋다. 2008년 내한 당시 무대 위 모습이 마치 유럽의 건장한 전사의 느낌이랄까. 이번에도 역시나 건장한 몸매에 옷 하나 걸치고 긴 생머리 휘날리며 베이스를 갈기는 모습~ 푸하하~ 진짜 멋지다니까!

[멋진 전사! 베이시스트 디르크(더크? Dirk). Dean사의 V모델로 잠시 기타 연주와 노래하는 모습. 이 모습도 멋졌고, 베이스 들고 연주하는 모습 또한 대단히 멋졌다!!!]


이어지는 Saviour - Abyss of the Void. 내가 이번 곡들 중에서 제일 덜 익숙했던 곡. 하지만, 관객들이 자리에서 방방 뜨면서 부르기에 딱 좋은 멜로디! 중간중간 '어이! 어이! 어이!' 멋지다. 이 앨범 사야겠다. 아니, 감마레이 없는 앨범 몇개 다 사야겠다! 무대 앞 쪽 멤버들이 사라지면서 Dan Zimmerman의 드럼 솔로~ 이 사람 파워가 장난 아니다. 미친 듯이 치더니 솔로가 잠시 멈췄다.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 그러면서 'Zimmerman! Zimmerman!'을 연호한다. 손을 모아 인사하고, 어느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 오옷. 이건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서곡'이 아닌가. 그 곡에 맞춰 댄이 드럼을 쳐댄다. 안 그래도 신나는 '천국과 지옥 서곡'(캉캉 춤으로 더 유명한 곡)인데, 락 공연장에서 들으니 더 신난다. 몇몇 드러머들이 단순 드럼 솔로가 아니라 나름 곡을 바탕으로 연주하기도 하던데, 댄은 '천국과 지옥 서곡'을 선택했나 보다. 탁월한 선택~ Dirk가 댄을 소개~

[열심히 드럼 솔로 중인 댄. 헬로윈이나 감마레이 드러머는 지구력이 뛰어나야 할 것! 그런 면에서 댄은 감마레이에 최적화된 드러머. 무대 뒤에 새 앨범 표지 모습인데, 마침 댄 모습과 중첩이 된다.]


[카이 왜 표정이 저래?]


Armageddon... 달려달려~ 감마레이 공연은 쉴 틈이 별로 없다. 아~싸~! 중간에 카이의 솔로가 잠시 ...

[솔로 연주 중인 카이. 헬로윈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그는 최전방에서 설치는 기타리스트!]


To the Metal ... 신보의 타이틀 곡인데, 이게 예전의 Heavy Metal Universe를 대체하는 헤비메틀 찬가가 될 모양이다. Heavy Metal Universe는 신나는 곡인데, 이건 뭐랄까 80년대의 Judas Priest 느낌이 나는 헤비메틀 곡. Hail ~ to the Metal~을 수차례 외치는 게 멋지긴 한데, Heavy Metal Universe의 재미는 조금 덜 하네. 흠흠.

[카이와 헨요는 저렇게 둘이 딱 붙어서 연주하는 모습을 많이 연출. 둘이 사귀남? ^^]


이 곡 끝나고, You are fantastic! You are great! We love you (하트 모양 그려가면서...)란다. 푸하하.
Rebellion in Dreamland ... 이 곡도 멋지지! 죽어라 달려라 달려~!!! 힘들어 죽을 것 같아. 죽인다 죽여~! 멤버들도 신나고, 관객들도 신나고!!! 간주 부분에서 카이가 멤버들에게 귀속말을 한다. 뭘까. 보너스 몇곡 더?

정규 셋리스트가 끝나고 멤버들이 무대 뒤로 들어간다. 감마 레이를 외치며 그들을 불러낸다. 힘들어 죽겠는데 어지간하면 좀 나오지 싶었다. ^^

[머리 휘날리는 멤버들. 멋지다~~~!!!]


무대에 다시 등장한 그들. 카이가 묻는다. "Do you wanna ride?" '예~~~~' "Do you wanna fxxking ride?" '예~~~~'
Ride the Sky ... 카이가 보컬까지 하던 초기 헬로윈의 앨범 'Walls of Jericho' 앨범 곡이다. 흑흑. 내 생전에 카이가 연주하고 부르는 Ride the Sky를 듣게 될 줄이야... 지금까지 했던 헤드뱅잉과 뜀박질은 장난이었다. 이 곡에서 최대치 경신! Ride the Sky~! Ride the Sky~! 목터라 외친다. 흑흑. 과장 좀 보태서 눈물날 지경이다. 다른 나라에선 보통 I want out을 앙코르 곡으로 했는데, 우리나라에선 Ride the Sky!!! 움핫핫핫. I Want Out도 좋지만, Ride the Sky가 100만배 좋아~! 움핫핫하~

그리고는 늘 마지막으로 부르는 곡... 신나는 곡 Send Me a Sign~~! 신나~신나~! 좌우로 흔들흔들 춤춰가며 따라 부르는 재미. 역시 공연장에선 뛰고 노는게 최고다.

[Send Me a Sign 끝부분에 카이가 기타를 몇번 허공 중에 던졌다 받았다 했다. 공연장이 작아서 조명에 맞으면 어떻게 하나 살짝 조마조마했다.]


끝났다. 멤버들 무대 앞에 피크 꽤 많이 뿌렸는데... 흠. 멤버들도 아주 흐뭇한 표정. 그 모습을 보는 나도 흐뭇하다. 다함께 인사하는 그들을 보면, 지금 감마레이 멤버들은 최정예인 것 같다는 생각. 골고루 작사 작곡에 참여도 하고, 연주도 다들 훌륭하고... 좋아좋아~!

[공연 끝나고 헨요가 물을 뿜었다. 땀인가? 과장된 시늉하는 댄... 하하.]


[감마레이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당신들 최고야~~~!!!]


좀 더 많은 곡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기존의 유명한 곡들이 누락된 아쉬움이 있지만, 그 위치를 새로운 곡들이 잘 메울 것 같다. 완전히 땀에 절어 밖으로 나오니, 관객들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들. 이것도 좋아좋아~!

지하철 타고 을지로 입구에서 버스타고 집에 왔다. 간만에 발광한 공연이어서 그런지 목(근육), 팔, 다리 안 아픈데가 없고 목소리도 잘 안나오려 하지만 너무나 흐뭇하다. 카카. 갈 때까지만 해도 '이 컨디션으로 잘 놀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런거 다 사라졌어! 움핫핫핫. 정말 잘~ 놀았고, 두번째 봐도 정말 좋았다. 이제 음반 쇼핑몰 좀 뒤져야겠다. 리마스터링된 과거 음반들 좀 질러야 할 듯.

Set List

01 Welcome
02 Gardens Of The Sinner
03 New World Order
04 Empathy
05 Deadlands
06 Fight
07 Mother Angel
08 No Need To Cry
09 The Saviour
10 Abyss Of The Void
11 Drum Solo
12 Armageddon (including Kai Solo)
13 To The Metal
14 Rebellion In Dreamland

Encore:
15 Ride the Sky (Helloween cover)
16 Send Me A Sign

[입장 확인용 팔찌. ^^ 에버랜드 자유 이용권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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