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에 사인 받은 포스터]
정성하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은 약 2년 전에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누군가 올린 동영상 때문이다. Doyle Dykes 편곡의 With or Without You를 방안에 앉아서 너무나 여유롭게 연주하는 동영상이었다. 원곡의 색다른 편곡도 훌륭했지만, 어린 아이가 연주하는 만들어내는 멜로디와 사운드는 어쿠스틱 기타 솔로 곡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유튜브 다 뒤져서 그의 연주를 다 찾아 들었다. 아~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단 말인가…
찾아찾아 다음에 있는 팬카페 가입…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댓글 찾아서 날림번역해서 올리기도 하면서, 이 친구를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친구의 해외 메일을 번역을 한동안 도와주게 되면서, 성하군의 아버님과 운영진들과 조금 친분이 생기게 되고 지금은 어쩌다가 팬카페 대표를 하고 있다.
어렸던 성하군은 중학교 입학하고, 독일에서 공연도 하면서 급성장… 내한하는 유명 아티스트들의 게스트 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기회도 많아지고, 급기야는 해외 단독 공연까지… 그리고, 올 6월에는 정식 CD 발매가 이뤄졌고, 8월 말부터 부산 - 서울 - 대구에 이르는 투어가 결정되엇다. 성하군으로서는 본격적은 뮤지션으로서 첫번째 정식 국내 공연이라 할 수 있다.
부산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2주 후 주말, 서울과 대구에서 공연이 있다.
서울 공연이 있는 V-HALL은 4월달에 Gamma Ray 내한 공연을 본 적이 있다. 공연장을 못 찾아 건물 앞에서 한참을 두리번거린 경험이 있었다. 흠… 토요일 오후 홍대 앞은 정말 사람이 많았다.
시간은 흘러 공연 시간이 임박해서 입장. 어… 멀다. 좁고 긴 공연장에 자리가 좀 뒤쪽이었다. 흠… 7시 10분쯤 되었을까, 주인공 등장~ 한참 클 나이라 그런지 1년 만에 보는 성하군은 정말 많이 컸다.
[공연 내내 저렇게 직접 곡에 대한 설명과 인사를 하면서 진행했다]
인사와 함께 덥다면서 자기 곡 ‘Waterfall’을 듣고 시원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면서 서울 공연을 시작했다. Waterfall은 화려한 연주 기법을 보여주는 곡이어서 처음부터 관객들 귀 뿐만 아니라 시선을 사로잡기에 좋은 선곡이었다. 물론 곡도 산뜻하지~ 여기저기서 낮은 감탄사들이… 곡이 끝나고 큰 박수 속에 뒤쪽에서 들리는 외국인의 ‘Amazing~!’… 하하.
어... 그런데, 기타가 살짝 생소하게 보이기도... 부산에서는 기타 3대를 썼다던데, 서울은 한 대 뿐인가??? 흠...
두번째는 성하군을 핑거스타일 기타 세계로 이끌었다는 일본 기타리스트 ‘코타로 오시오’의 ‘황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이라 하는데, 난 아직도 이 곡 멜로디도 잘 기억 못 한다. 제목은 아주 익숙한데, 곡은 새로운 곡 듣는 마냥 감상을 … 역시나 내 귀에 쏙 들어오는 곡 스타일은 아니다. 흠.
영화 음악 두 곡이 이어진다. 성하군이 편곡한 ‘Shape of My Heart’와 ‘코타로 오시오’ 편곡의‘시네마 천국의 테마 메들리’. 사실 Shape of My Heart는 스팅(Sting)의 곡이고 솔로 앨범이 먼저고 영화가 나중인데, 영화 레옹에 나와서 영화 음악으로 많이들 인지하는 듯. 하여간, 성하군의 편곡이 좋은데 내가 원체 스팅을 좋아하는지라 이건 음… 노 코멘트. 이어지는 시네마 천국 메들리. 영화도 좋고,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도 좋고, 기타 편곡도 참 좋다.
최근에 아바(Abba)의 곡 두 곡을 편곡하더니, 아바 3종 세트를 준비했단다. 아바를 아빠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다면서… Abba = 아빠? 흠… Dancing Queen… 원곡에 비해 차분한 편곡… 두번째는 성하군을 전폭적으로 밀고 있는 핀랜드의 기타리스트 Tomi Paldanius 편곡의 Money, Money, Money… 소개하면서 내년에 아바의 고향 스웨덴에서 공연할 예정이란다. 내가 메일 번역하던 기간에 Tomi가 자기가 성하군을 유럽에 널리 알리는데 힘쓰겠다고 하더니, 정말 착착 진행되고 있는 듯. 올 초에 핀랜드에서 공연도 한번 했고, 내년엔 스웨덴이라… 가을엔 Tomi가 기획하는 방콕 기타 페스티벌에 메인 연주자 중 하나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기도 하다. 음… 스웨덴이라 하니 아바보다 속주 기타리스트 ‘Yngwie Malmsteen’이 먼저 떠오르는군. 흠. 성하군 편곡인 Winner Takes It All이 3종 세트의 마지막. 프로 뮤지션들에게 편곡 잘 했다고 칭찬 받았다고 하네. 음… 이건 원곡의 느낌도 살면서 기타 곡으로의 느낌도 잘 살린 곡이라 생각함. 흠
성하군이 게스트 ‘김성규’님을 소개한다. 가볍게 조율하시더니 한번 씩~ 웃고 시작한 멜로디가 ‘띠~리리~리 띤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리리리~’ 앗. ‘미인’이닷. 우헤헤. 어쿠스틱 미인이라~ 중간중간 다른 곡도 은근 슬쩍 끼어들어간 편곡이다. 성인의 연주이기도 하고 스타일도 그런 듯한데 성인이라 그런지 한결 힘이 느껴진다. 성하군의 그냥 ‘아는 형’이라 자신을 소개하면서, 성하군 따라 해외 가보고 싶단다. 한글 제목의 곡만 선곡해봤다면서 ‘야상곡’이 이어진다. 노래가 있는 곡인 듯한데, 내가 잘 모르는 곡… 마지막으로는 자작곡 ‘아침 여행’…
그리고는 성하군과 듀엣으로 빅뱅의 ‘하루하루’를 연주. 내가 빅뱅의 노래 멜로디에 익숙해질 리 만무하건만, 어쩌다 보니 이 곡의 멜로디는 이제 익숙하다. 노래를 안 들어봐서 그렇지. 한 명의 연주보다는 더욱 풍부한 느낌!
[게스트 김성규님과의 듀엣 중]
본인의 기타 이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비법은 ‘될 때까지 한다’란다. 음… 역시! 재능도 있겠지만, 그 재능을 실력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 그만큼 있었다는 얘기. 짝짝짝짝! 이어지는 자작곡 Hazy Sunshine. 이번에 발매한 그의 첫 번째 CD의 첫 번째 곡. 성하군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의 기타리스트 Ulli Boegershausen이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 소개했다. 이건 내가 날림 번역을 할 당시에 있었던 이야기인데, 당시 울리 선생이 보낸 메일 일부를 소개해 보겠다.
Very, very good my friend. I really like your new tune and I think it is your best one so far. You see there is always progression and improvement.
I don't mind to feel the spirit of Alex a bit. You made your one thing and I am sure you will more and more mix all techniques you learned from all the different artists and create your own style.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hat you have a really good feeling for the melody, the groove and the form of a tune. Believe in that. I assure you it is there. Go ahead like this.
아주 아주 좋구나, 친구. 정말 네 새 곡을 좋아하고, 지금까지 최고의 곡이라 생각한단다. 계속 진보되고 향상되고 있음 볼 수 있단다. Alex의 영혼(느낌)을 느끼는 것은 상관하지 않는단다. 넌 네 스스로의 곡을 만들었고, 여러 다른 아티스트들로부터 배운 모든 테크닉을 더욱더 믹스해서 네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확신한단다.
가장 중요한 점은 멜로디, 그루브 그리고 음색 만들기에 대한 정말 좋은 감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자체를 믿어라. 네게 그것들이 있다고 확신해라. 이번처럼 계속해라.
중략 -
Regarding "Hazy Sunshine" there is nothing to criticize. Very good job.
"Hazy Sunshine"에 대해서는, 비평할게 전혀 없구나. 정말 잘했어!
[기타 단독 공연이라 모든 포즈가 거기서 거기다. 독사진은 이것 하나]
다음은 동생 수하양을 위해 만든 곡 Tree in the Water. 정작 동생은 소녀시대 노랠 더 좋아한다는 설명과 연주… 밝고 산뜻한 느낌의 곡인데, 동생 수하양의 성격 역시 그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무디 블루스(Moody Blues)의 곡 ‘Nights in White Satin’이다. 부산 공연에서 처음 선보인 걸로 아는데, Ebow사의 서스테이너(sustainer)를 사용한단다. 손에 뭔가를 쥐고 연주를 하는데, 음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효과를 낸다. 흠… 신기한 걸. 이걸 보면서 어쿠스틱 기타에 다양 장비를 시도하는 트레이스 번디(Trace Bundy)가 떠올랐다. 트레이스가 성하군을 데리고 미서부 투어를 할 정도로 아끼고 친분이 있는지라, 성하군 역시 트레이스의 다양한 시도에서 새로운 걸 나름 배우는 과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곡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 아담 래퍼티(Adam Rafferty)가 편곡한 곡인데, 겨울에 뉴욕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한다. 오옷. 겨울 미국 동부 투어를 암시하는 말!!! 내 앞줄에 외국인 여자 둘이 있었는데, 이 곡에서는 동영상 녹화를 하더라. 역시나… 하하. 마이클 잭슨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살짝 머리 속에서 떠오른다. 아~ 마이클 …
최근 자작곡 Fly Like the Wind… 특별히 설명할 게 없음… -_-‘
흑인 여가수 원곡이라는 Freight Train. 경쾌한 곡~! 아… 이제 후기 쓰기도 힘들어지고 있나 보다… 헥헥
다음은 아쉽게도 마지막 곡…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든 Perfect Blue… 흠… 명실공히 성하군의 대표곡… 어… 밴드라면 그룹송에 해당하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 솔로에선 뭐라 해야 하나… 하여간 대표곡. 차분하면서 아기자기하고 밝고… 어… 좋다!
인사하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큰 박수로 앙코르를 요청하는 관객들… 마지막으로 Michael Jackson의 Billie Jean… 흠… 원체 유명한 곡이고, 관객들도 함께 즐기기에 좋은 곡으로 연초의 미서부 투어때부터 앙코르 곡으로 계속 연주하는 듯. 중간에 ‘또로로로로로로~’하는 부분이 있는데, 가끔 삑사리 내기도 하는데, 큰 무리 없이 잘 했다. 하하.
기타와 함께 인사하고 진짜 퇴장.
이렇게 1시간 40분 가량의 성하군의 첫 공식 투어의 서울 공연이 끝났다. 관객들의 표정에서 좀 더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공연 후에 공연장 안에서 사인회도 있었다. 젊거나 어린 관객 뿐만 아니라 나이가 좀 든 관객들 역시 밝은 모습으로 사인 받고 함께 사진 찍는 모습에서, 성하군의 음악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도 사인 받았다. 푸하하. 티켓과 내가 만든 명찰에... 포스터에도 받았는데, 사진은 없다.]
공연장이 클럽 스타일이어서 좌석이 불편하고 시야가 좋지 않았던 것은 좀 아쉽다. 얘기 들어보니 해당 날짜에 대관할 수 있는 공연장이 없었다고 한다. 흠.
성하군은 곡에 대한 설명을 메모해서 곡마다 설명을 해가며 연주를 했다. 물론 자연스러고 유창한 해설이 아닐 수는 있겠으나, 관객과의 소통을 시작했고 그만큼 준비를 한 성실한 무대를 꾸몄다고 생각한다. 이제 처음으로 자신의 무대를 만들어 가는 초보 프로 뮤지션으로서, 이번 공연은 아주 잘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참고로 다음 날 대구 공연도 잘 했다고 한다.
[나도 사진 찍었다. ^^; 성하군과 둘이서만 찍은 사진은 이번이 처음이네... 내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 찍어서 좀 흔들렸지만, 기념으로... 하하]
[SET LIST]
01 Waterfall
02 Twilight
03 Shape of My Heart
04 Cinema Paradiso Themes Medley
05 Dancing Queen
06 Money, Money, Money
07 Winner Takes It All
08 미인
09 야상곡
10 아침 여행
11 하루하루
12 Hazy Sunshine
13 Tree in the Water
14 Nights in White Satin
15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16 Fly Like the Wind
17 Freight Train
18 Perfect Blue
[Encore]
19 Billie Jean
예매자정보 [출처: 인터파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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