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만드는 퍼스트 건담은 부탁하신 분이 계시기에 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간단한 베이스를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공방에서 남은 원목 판에 모델링 페이스트를 발라서 약간의 지면에 굴곡을 만들고,
목공풀을 발라 그 위에 톱밥을 뿌려 지면의 느낌이 나도록 해봤습니다.
건담이 서 있을 자리엔 지지대를 세웠고요.
이 상태에서 진행하려고 했는데, 문화센터에서 강사인 튜닝 김두영님이 한쪽이 비어 보이니 언덕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다음 공방 갈 때 나무 조각을 덧대에서 언덕을 만들고 거기에 다시 톱밥을 붙여 지면을 만들었지요.
이러고 도색을 시도했는데, 여기도 나름 명암 도색을 한다고 어두운 색을 약간 패인 쪽에 칠하고 밝은 색으로 칠해 나가려 했지요. 그런데, 이게 어두운 느낌이 너무나 강하게 나고... 모델링 페이스트가 마르면서 안에 있던 공기 방울이 그대로 굳어 작은 구멍도 여기저기 숭숭..
도색을 두번 다시했다가 결국엔 마음에 안들어서 표면부터 재정비...
250번 사포로 대충 정리 한번 하고...
조리로 걸렀던 톱밥보다 더 곱고 흙느낌이 날 수 있을 것 같은 재료인 전에 원두 커피 먹고 남은 찌거기 말린 것을 목공풀을 바른 표면에 다시 한번 채로 걸러서 표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톱밥은 미세하게 뾰족한 느낌이라면, 곱게 갈린 원두 커피 가루는 조금 더 흙의 느낌이 날 것 같더군요. 보관하고 있던 톱밥도 다시 한번 채로 걸러주고, 원두도 싹 다시 채로 걸러서 보관.
토요일 아침 애들 학교 보내고 만들어놓고는, 저녁이 되니 도색을 하면 어떻게 될까 심히 궁금해졌습니다. 11시 즈음에 온 가족이 잠든 후에 혼자 작업실로 가서 베이스 도색을 했네요.
이 상태에서 서피서를 뿌려보았습니다.
전보다 느낌이 좋은 듯합니다. 건담이 세워질 부분엔 마스킹 졸을 발라둔 상태에요.
이번엔 바탕을 밝게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두운 바탕 위에 흙색을 뿌리니 너무 어두워지는 듯해서요.
군제 락카의 Dark Yellow입니다. 아주 꼼꼼하게 칠할 필요는 없이 적당히 곱게 뿌려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기본 흙색으로 타미야 에나멜 Flat Earth를 적당히 뿌려주고, 조금 어두운 곳에는 Red Brown을 조금 섞어서 뿌려주었고요.
이 정도만 해도 세가지 색이 들어가서 그런지 적당히 볼만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좀 더 욕심을 내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뿌려진 커피 가루가 조금은 부각되어 보이게 조금 밝은 색을 드라이 브러싱을 해보려 합니다.
에나멜로 칠을 했기에 드라이 브러싱하다가 혹시나 먼저 뿌려진 색이 벗겨질까봐 반광 클리어를 충분히 뿌려주고 다음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제 모형을 다시 시작한지 2년 정도 되어 가는데, 아직 드라이 브러싱이란 기법을 제대로 이해도 못 하고 잘 하지 못 했는데, 올 상반기에 빈이네 작업실 경기 남부 모임에서 키위맨님의 시범을 본 이후에 이번 퍼스트 건담 만들면서 해보고 있는 중이지요.
약간만 밝은 색이 되도록 에나멜 Flat Earth에 Buff를 섞어서 해봤습니다. 드라이 브러싱이란 것이 원액을 그대로 붓에 찍었다가 휴지에 짜내어 닦은 후에 붓에 남은 소량의 도료를 묻히는 작업이더군요. 그러니 작업이 더딘데요. 게다가 색의 차이가 거의 없다 보니 크게 효과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Buff 원액으로 드라이 브러싱을 하니 조금씩 티가 나면서도 그리 심하게 이질감이 안 나는 것 같았습니다. 표면 전체적으로 Buff 드라이 브러싱을 하고 나니, 또 튜닝 김두영님의 조언이 생각 나더군요. 약간 잔디를 뿌려주면 어떻겠냐고...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 잔디 재료는 1/144인 HG 등급의 베이스에는 길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녹색 도료로 드라이 브러싱을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에나멜 카키로 해봤는데, 별로 티가 안 나서 과감하게 아카데미 무광 도료 세트에 있는 Deep Green으로 드라이 브러싱을 했습니다. 오옷. 조금 티가 나면서 은근히 잔디 느낌도 나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는 안 하고, 적당히 군데군데 녹색으로 잔디를 표현해 주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무광 클리어를 퍼부어서 마무리...
이 정도로 원하는 정도의 베이스가 된 것 같아요.
여기에 지난 제작기에서 선보였던 코어 파이터를 얹어 보았습니다.
건담도 자리 잡아보고 혼자 1시까지 작업실에서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정리하고 집에 왔네요.
모형용으로 나온 재료들이 아닌 생활 속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써보고자 하는 시도를 이것 저것 해보고 있는데, 곱게 갈린 원두 커피 가루는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 먹고 잘 말려서 고운 채로 쳐두면 석고가루 대용으로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석고 가루도 싸지만, 이건 더 찌꺼기 활용이니까 더 싼 거잖아요.
이제 대충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베이스의 테두리도 좀 손봐야 하고, 제대로 자리 잡아서 고정하고 사진 찍고 마무리하려 합니다.
다음엔 완성작 사진으로 돌아올게요. 당분간 또 회사일이 폭주 모드일 것 같아서 완성작 사진을 언제 찍을지는 미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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