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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3. 이번 달 공방 이야기 ...

미친도사 2012. 6. 25. 06:30

지난 토요일은 공방 가는 날.

처조카와 규영이 친구 윤서를 데리고 공방에 갔습니다.

날도 후덥지근한데 공방에 도착하니 온통 주변의 푸르름이 눈을 우선 시원하게 해줍니다.


잔디가 많이 없어져버린 마당에 아들 현동씨가 만든 미니 논.


현동씨는 아버지 닮아서인지 손재주도 좋고, 기발한 걸 잘 합니다.

먼저 도착한 녀석들이 물총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물총이 없는 사람은 빈 PET병 뚜껑에 구멍을 내서 물총으로 ...


주변을 둘러보니 이제 각종 과일과 채소들이 익어갑니다.


호박 넝쿨 


공방 입구에 있는 쪽밭엔 호박, 상추, 토마토, 고추 등등. 심지어 수박까지!


닭장엔 생후 3일된 병아리들이 엄마 닭 주위에 몰려 다닙니다.


까만 병아리는 처음 보는데 귀엽습니다. 이 까만 녀석 중 한마리는 알을 깨고 나오기 힘겨워했다는데, 사모님께서 깨어주고 물기 말려주고 하면서 살려내셨다네요. 그래서 다른 녀석보다 조금 덩치가 작대요.


희원이 아버님께서 국순당의 막걸리 신제품을 갖고 오셔서 맛보고 있는데, 사모님이 뒷밭에서 오이를 몇개 따오셔서 안주 삼아 먹었습니다. 밭에서 땄으니 냉장고 안의 시원함은 없지만, 그 신선함에서 오는 시원함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희원 아버님이 갖고 오신 치즈도 맛있었고요...


저 막걸리는 최근에 나온 신제품인데, 누룩향이 진하고 같은 날에 만들어진 것이라도 먹는 날짜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더군요. 실제로 두 병 갖고 오셨는데, 그 맛이 조금 달랐어요. 아주 맛있더군요.


날이 더운 시간 조금 넘겨서 뒷밭에 일하러 갔습니다.


뒷밭은 좀 습한 땅이어서 요즘같이 건조한 날이 되어도 각종 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미 심어둔 감자를 아이들과 캐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다던데, 감자밭의 한 줄(line)을 우리가 캤습니다.

희원 아버님이 뽑아내면 아이들과 함께 흙 속에서 감자를 찾아냅니다.


아이들도 오래간만에 감자 캐고 그러니 재밌나 봅니다. 그러다가 지렁이라도 나오면 얼른 잡아서 닭장에 던져주러 뛰어 갔다 오곤 했습니다. 지렁이 ...



우리가 캔 감자들...


감자를 한 줄 다 캐고 나서는 들깨를 옮겨 심었습니다. 들깨를 이렇게 한군데에 씨앗을 뿌려 어느 정도 키우면, 뽑아서 옮겨 심나 봅니다.


호미로 땅을 파서 적당한 키를 맞춰 심었습니다.


심는 도중에 보경이네도 와서 함께 심었어요.


아마추어들이 심은 들깨. 삐뚤삐뚤하지만, 잘 자란다니 매달 와서 확인해야겠습니다.


올 가을에 깨도 털고, 그 깻단 태울 때 나름 이 날의 기억이 나겠죠? 우린 깻단 태울 때 한 단 더 태워야지. 하하.


보경이네 아이들까지 합세해서 본격적인 물총싸움. 여름에 옷 다 적셔 가면서 물총놀이 하는 게 제일 시원해 보입니다.


태호 아주 폼납니다. 얼굴도 타고 머리도 짤막하니... 하하. 앗, 바지까지!


그늘에 앉아 쉬고 있으니, 우리가 캔 감자가 삶아져서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진짜 햇감자! 얼마나 껍질이 얇은지 ... 그리고, 부드러운지. 정말 맛있어서 순식간에 다 먹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사모님께서 준비해주신 감자전...


이 감자전을 앞에 두고 아이들과 함께 먹으면서 아빠들은 와인과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


공방 아들, 현동씨 부부는 출산일이 다가와서 아침에 병원갔다가 의사가 좀 있다 오라고 했다면서 돌아왔다는...

아, 사장님이 우리가 밭일 하는 동안 공방 주변에 벌 돌아다니는 것에 약뿌리다가 눈두덩에 벌이 쏘여서 현동씨와 응급실 다녀오셨다죠. 에헤...


이제 저녁 먹을 준비. 현동씨가 불을 지피기 시작하고, 저와 보경 아버님이 고기 굽고...


저 솥뚜껑에 삽겹살 정말 불쇼 해가면서 바싹 구워지는 것이 정말 맛있죠. 보경 아버님의 맛있게 하는 마무리까지!!!


저녁 반찬은 우리가 캔 감자로 만든 감자국!


아, 시원한 김치와 함께 부드럽고 맛있는 감자국~...


맛있는 나물, 밭에서 따온 상추, 고추... 그리고 맛있는 삽겹살 등등. 


모두들 얼마나 맛있게들 먹었는지... 저는 속도 좀 안 좋으면서 많이 먹어서 집에 와서 탈났다는... T_T


하지 즈음이라 해가 늦게 져서 어두워졌습니다. 공방 조금 위에 있는 밭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서 세영이와 꼬마 몇 데리고 개구리 보러 갔습니다. 마침 개구리 한마리를 어둠 속에서 발견. 사진엔 잘 안 보이지만, 달팽이도 있었어요.


공방 뒷마당의 연못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요.


낮에 신나게 놀고, 밭에서 일도 열심히 하고, 밥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조용히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


이렇게 공방에서의 하루는 저물었습니다. 현동씨네 아기는 이 날 안 나오고, 그 다음 날 새벽에 건강하게 태어났다죠.

다음 달부터는 공방에서 아기 크는 보는 재미가 하나 더 늘어나겠습니다. 하하.


아~ 벌써 그 공방에서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이 그리워집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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