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5월 초에 교토 출장 당시 숙소가 없어 무려 ANA 항공 호텔에 이틀을 묵었습니다. 이 곳이 니조성 앞에 있는데, 그와 같은 블럭에 교토 국제 만화 박물관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호텔에 묵는 이들에게 이 박물관 티켓을 한 장씩 주는데, 그 당시에 우리 회사 일본인 직원도 같은 호텔에 묵어서 저에게 그 티켓을 주어서 두 장을 갖게 되었죠.
언제 가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 이후에 두번째로 가게된 이번 일본 출장에서 여유가 되어서 찾아가 보게 되었습니다.
교토역 지하에 있는 물품 보관소에 큰 짐을 맡겨 두고, 버스를 타고 니조성 앞에서 내려 걸어갔습니다. 사실 버스 노선을 잘못 봐서 바로 앞에 가는 버스를 못 탔네요. 니조성 앞에 가는 버스가 더 많아서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래도 교토의 그 더운 날씨에 걷기는 좀 힘들었어요.
입구에 이렇게 된 곳이 박물관인데, 좀 넓은 마당(?)도 있고, 건물도 아담하더라고요.
입구에 들어가서 초대권을 보여주니 입장권을 보여줍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더니 한국어로 된 안내문을 주네요.
초대권과 우리말로 된 안내문.
그러면서, 한국어로 된 만화 코너도 알려주더군요. 입구 쪽에선 만화책이 한쪽 벽에 있는 것만 보고 음... 했는데...
복도마다 한쪽 벽면은 만화책으로 꽉꽉 채워져 있고, 거기서 원하는 만화책을 꺼내서 읽어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만들어 둔 곳도 있고, 한두 자리 만들어 둔 곳도 있고...
이동하는 곳곳에 유명한 만화가들이 일본 전통 무희를 그린 그림이 액자로 걸려 있었습니다. 제목은 '100인의 무희'
제가 일본 만화가 이름을 잘 알면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더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하나 발견한 낯익은 얼굴. ^^
1층의 공간을 둘러보고 2층을 가려고 올라가다 보니...
이 박물관이 옛날의 어느 소학교를 박물관으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더군요. 2층에 학교 역사에 대한 자료도 조금 있고, 관장실, 옛날 교장실 등의 표시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곳곳에 옛날 만화책과 당시에 나온 장난감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참 오래되어 보이죠?
여긴 2층이었던 것 같은데, 학교 복도임을 짐작할 수 있더군요.
복도 한 편에 유명 만화가의 손을 석고로 뜬 것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누군지 알면 더 재밌을 텐데. 쩝.
아톰으로 유명한 작가 테즈카 오사무의 연구란 주제의 방도 이어, 그의 작품과 스케치 등을 모아둔 곳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 것 같아서, 작품인 것 같은 것의 사진은 거의 안 찍었습니다. 이벤트로 어떤 걸 보여주는 곳이나 체험하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일본어를 듣고 말하기를 할 수 있으면 더 재미있을 텐데...
그러다가 어느 공간에 들어가니 아주 넓은 방에 벽면에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만화책이 있는 곳이 나왔습니다.
가운데엔 이렇게 책을 읽는 공간도 있고요.
가운데에 있는 부스엔 각국에 소개된 일본 만화라던지, 만화와 함께 발전하는 애니메이션 등에 대한 것들을 전시하고 있었고요. 꽤나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벽에 꼽힌 책들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 엄청나더군요. 자연스럽게 보고 싶은 책들 꺼내 보는 분위기도 좋고.
이 방에 있는 시대순 만화들은 아주 유명해서 어디에선가 상을 받았던가 하는 나름 당시의 화제작들 위주로 모아둔 거라 되어 있었습니다. 1960년대 만화책들도 상태가 좋고 여전히 관람객들이 꺼내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참으로 좋아보였습니다.
이동하는 중에 벽면에 걸린 조형물. 일본 만화답죠?
이 박물관에 전시된 만화책이 35만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검색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잘 되어 있네요.
여긴 입구쪽에 있던 세계로 번역되어 나간 일본 만화들 코너에 있는 우리말로 번역된 만화책들입니다.
제가 만화책을 잘 몰라서 기억을 잘 할 수 없네요. 일본어로 번역된 이현세님의 책 한권도 본 것 같은데, 제목을 모르겟습니다.
3층까지 다 둘러보고 내려와서 그냥 가면 안 될 것 같아 여기에서 '미스터 배트맨'이란 책을 하나 꺼내 읽어 보았습니다. 제목만 보고 미국의 슈퍼 히어로물을 일본식으로 해석한 건가 싶었는데, 야구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처음 보는 제목이고 한데, 나름 재미있더군요.
거기 있는 동안, 많은 생각이 나더군요.
우리 나라에선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화책을, 하나의 당당한 창작 문화물로 연구하고 당당하게 전시한 것이 부럽고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래된 자료도 현대인들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한 것도 참으로 좋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교토로 출장을 가게 되면 남은 표 한장으로 한번 더 방문해서 여유있게 만화책 좀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츠쿠바로 가기 위해 도쿄행 신칸센을 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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