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09년 1월 7일) ‘김광석’이란 중견 기타리스트의 공연에 다녀 왔다. 3집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였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은 아니고, ‘정성하’라는 꼬마 기타리스트 카페에서 단체 관람할 기회가 있어 가게 되었다.
장소는 서대문의 문화일보홀
회사에서 10분 일찍 퇴근해서 열심히 갔는데, 도착해서 자리에 앉은 시각은 7시 28분. 2분 전에 도착했다. 공연장은 딱 봐도 200석 정도였다. 문화일보홀 홈페이지 정보에 의하면 1층 198석 2층 62석이란다.
2층은 모르겠고, 자리는 만석이라 할 수 있었다. 내 자리 주변 한 두자리만 비었을 뿐이었다.
이 기타리스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터라 등장부터 신선했다.
무대엔 어쿠스틱 기타 몇 대와 평범한 의자가 놓여 있어, 공연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무대에 등장한 사람은 머리는 산발하고, 살찐 체형은 아닌데 배는 나와서 좀 걸음걸이가 엉성한 중년의 남자였다. 솔직히 폼은 많이 안 났다. 공연 도중에 언급하기를 '담배를 끊었더니 살이 갑자기 불어서 적응이 안 된다고...'
기타를 잡고 연주를 시작한다. 어쿠스틱 기타의 청명하면서 정확한 손놀림에 의한 깨끗한 소리에 ‘이 사람 보통 사람이 아닌가 보다’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약간 리듬감이 있는 곳이었는데, 중간중간 손놀림과 그 손놀림에 의한 소리가 대단했다. 락 공연을 주로 다닌 나로서는 그런 테크닉의 연주에 조용한 관객석의 분위기가 상당히 어색했다. ‘와~~~’라고 환호성 혹은 괴성을 질러줘야 할 것 같았는데…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하는 주인공.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뭐랄까 정리되지 않은 듯한 멘트들… 음악만 알고 지낸 사람일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1인의 기타 연주 공연이라 그리 큰 변화가 없어 더 표현할 것은 없다.
초반에 게스트로 꼬마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성하군이 무대에 올라왔다. 유튜브에도 팬이 많고, 국내 팬카페도 있는데, 그 기량이 날로 발전하는 것이 눈에 보여 장래가 기대되는 친구이다. 실물로 보니, 아직 어린 소년이다. 김광석씨는 어린 친구가 함께 연주할 곡을 며칠만에 다 외워 와서 놀랐다면서, 함께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성하군이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고, 김광석씨가 리듬을 연주했다. 잘 어울렸다. 이후 성하군은 자작곡 한 곡과 카피곡 하나를 연주하고 들어 갔다. 자작곡 하나를 연주하고 앙코르를 해야 할 것 같 은데 일어나야 말아야 하나 잠시 엉거주춤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언론에 나올 사진인가 보다. 퍼오기는 정성하군 카페에서 퍼왔다]
또 다른 게스트로는 전통 무용을 하시는 분이었다. ‘밀양 북춤 무형문화재, 하용부’님이라고 한다. 기타처럼 생긴 생소한 악기로 연주를 했다. 문화일보홀 홈페이지의 공연 소개 글을 보니, 김광석씨가 고안한 악기라고 한다. 정보를 그대로 퍼오면 …
전통악기 비파와 기타를 응용하여 새로 구상하고 개발한 명주실을 사용한 악기 <비타>
전통 무용 같으면서, 그 동작은 현대 무용 같기도 한 그런 춤이었다. 음…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 아, 표현을 하기 힘들다.
[이것도 언론용(?) 사진]
어눌하고 횡설수설하는 듯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와 함께 진행되는 공연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공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여행 중에 만들었다는 곡들이 인상적이었다. 다 인상적이었지만… 몽고 여행을 했는데, 거기선 별이 머리 위에 보이는 게 아니라, 땅 끝에도 보이더라는 말을 했는데, 그 광경을 머리 속에 그려 보니 갑자기 거길 나도 가고 싶어졌다.
또 다른 게스트가 나온단다. 이번엔 ‘장구’를 치는 여자 연주자였는데, ‘고명진’씨란다. 풍경 소리 같은 걸 내는 악기(도구?)로 시작한 곡은 조용하게 시작하여 빠른 템포의 곡으로 변해가는 근사한 곡이었다. 그 무대에 또 나타난 게스트는 ‘하림’. 가요 음반에서 게스트로 참여한 걸 CD 속지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이름이었다. 김광석씨는 하림을 천재라 일컬었다. 기타면 기타, 하모니카는 그 유명한 ‘리 오스카’보다 더 잘 분다는 둥, 노래도 잘 해… 등등. 3인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고명진씨는 장구가 아닌 흔드는 악기(이름을 모르겠다)를 들고 반주를 했고, 하림은 휘파람으로 멜로디를 연주하다가 그 멜로디를 중간중간에 하모니카로 연주하기도 했다. 뭐랄까, 편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곡이었는데, 김광석씨 신보에 라이브 레코딩되어 보너스 트랙으로 실려 있다고 한다. 나중에 사서 들어볼 생각이 들었다.
[김광석(우), 하림(좌), 그리고 사진엔 안 나왔는데 고명진(하림의 좌측에 위치) 3인이 함께한 '행복'이란 곡 연주 모습]
이후 하림 혼자 노래를 더 하고 들어갔는데, 독일 근처 나라의 전통 악기라나. '드렐라이어'라는 이상한 악기를 들고 나와서 연주를 했다. 한 손으론 옆에 손잡이를 돌리고, 다른 한 손으론 아코디언의 건반(?) 누르듯이 연주하는 악기였다. 소리는 백파이프 비슷하다. 그 음악 역시 매우 이국적이었는데, 뭐랄까 그 이국적임이 어색하지 않고 세련되게 들렸다. 하림이란 아티스트의 역량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무대는 보통 아닌 사람들의 무대인가… 흠… 하여간…
두 곡을 더 연주하고 마친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트롯이 해보고 싶어진다면서 트롯 스타일의 연주곡과 마지막 곡으로는 ‘아리랑’이라네. 음… 들어보니, 정성하군의 연주 동영상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었다.
벌써 1시간 50분 가량의 시간이 지났다. 마지막 곡 연주가 끝나고 나서도 김광석씨는 들어가지 않고, 마이크로 공연에 와준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소개와 인사를 했다. 꽤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온 것 같았다. 그리고는, 앙코르로 신보의 타이틀 곡이라 할 수 있는 ‘은하수’를 연주하고 끝을 냈다.
공연 후에 정성하군과 그 아버님, 그리고 팬 카페 회원들과 간단히 인사를 했다. 내가 회원들 중에 나이 많은 순서로 따지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것 같았다. 뻘쭘..
공연장 밖을 나오니 무지 복잡하다. 뭔가 보니, 신보를 팔면서 김광석씨가 직접 옆에서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나도 얼른 하나 사서 사인 받았다. 짜잔~
서대문에서 지하철 타고 광화문으로 가서는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대문에서 분당은 무척이나 멀었다…… 집에 돌아오니 거의 12시. 저녁도 못 먹었는데…… 아~ 배고파라.
집에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무척 오랫동안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해온 아티스트였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약력
1955년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
1976년-1984 그룹사운드 ‘HE-5’활동.
1995년 창작연주음반 1집 The Confession, 출반
연가소극장 개관기념 단독 콘서트 (95년4월29일 ~5월4일)
기타리스트 김광석 콘서트 /KM-TV홀 ( 95년6월)
음반 발매기념 콘서트 / 부산 가람문화센타( 5월.20일~21일)
한국레코딩뮤지션페스티발 솔리스트 참가 /세종문화회관
이광수와 노름마치 협연 / 하늘땅 콘서트
1996년 기타리스트 김광석 콘서트 / 부산SAY소극장
기타리스트 김광석 콘서트 / 라이브 벗
2003년 창작연주음반 2집 "The Secret" 출반
2집음반 발매 콘서트/문화일보홀(03년7월1일~2일)
2003년 MBC 휴먼다큐 희노애락 “기타리스트 김광석”
2004년 MBC 강원 4개사 공동제작 아름다운 음악세상 출연
2005년 7월 5,6일 기타리스트 김광석 콘서트 "우리"/동덕여대 예술센타
2005년 8월 6일 춘천 아트페스티발 참가 Guitar solo 및 발레리나 김순정과 협연
2005년 8월10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해금주자 강은일과 협연
2005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행사 대금 이생강씨와 협연/장충체육관
2005년 10월24일, 25일 상쇠 이광수씨와 협연/대학로 아르코 극장
2005년 11월6일 EBS SPACE 공감 방송출연
2006년 3월24일 체코 프라하 공연/프라하 컨벤션 센터
2006년 3월29일 EBS FM 임동창 "풍류마을"출연
2006년 6월2,3일 기타리스트 김광석 콘서트"소통"/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
2006년 6월11일 기타리스트 김광석 콘서트"소통"/부산 문화회관
2007년 8월 춘천아트 페스티발 참가 Guitar solo 연주
2008년 6월 필랜드 헬싱키 시벨리우스 홀에서 Guitar solo 연주
2008년 7월31 사천 세계타악축제 개막식 solist 연주
2008년 8월2일 춘천 아트페스티발 참가 밀양북춤 하용부, 발레리나 이윤경과 협연
2008년 8월9일 마산 세계연극제 출품작 "우동 한그릇"에서 Guitar solo 연주
2008년 11월 창작연주음반 3집"은하수" 출반
1978~ 현재 Studio에서 녹음 세션연주 활동 중
수많은 앨범의 세션 기타리스트로 녹음을 하신 분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과로로 작년에 상당히 아팠다고 한다. 흠...
어쩌다 알게 되어 가게 된 공연이었는데, 훌륭한 아티스트를 이제서야지만 알게되었고 무척 알찬 공연이었다.
-연주한 곡들-
1. 구름 위에서 놀다 (미발표곡)
2. 감사한 마음 (미발표곡)
3. 카바티나 (김광석 재해석 버전)
Guest 정성하 (기타)
4. 아름다운 사람 (듀엣 연주)
5. Perfect Blue (정성하 자작곡)
6. Lakewood Song (Ulli Boegershausen)
Guest 하용부 (밀양북춤 인간문화재)
7. [제목 모름]
8. 집시
9. 그리움
10. 사막
Guest 고명진 (장구)
11. [제목 모름]
12. 행복 (with 하림)
Guest 하림 (노래 with 드렐라이어)
13. 연어의 노래 (??)
14. [트롯 연주곡]
15. 아리랑
앙코르
16. 은하수
// 부틀렉 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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