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6.09.27. Extreme @ Yes24Live홀 (구 악스홀)

미친도사 2016. 10. 1. 11:50


90년대 초에 2집 Pornograffitti로 큰 인기가 있던 밴드 익스트림(Extreme). 그들은 4집까지 내고 한참을 쉬었다.

그러다가 재결성하고 2008년도에 5집을 내고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했다.


2008/12/14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2008.12.13. Extreme - Take Us Alive Tour @ Seoul, Korea


이 공연은 거의 20년을 기다려온 우리나라 팬들이 정말 미치도록 열광했던 공연으로 공연이 끝난 후에 누노가 '연주가 시작되었을 때 관객들의 소리 때문에 우리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언급까지 했었다. 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공연이었지! 이 투어의 미국 보스톤 공연이 라이브 CD와 DVD로 발매된 바 있다.


2014년에는 그들의 대표 앨범인 Pornograffitti 전 곡을 다 연주하는 투어로 다시 한번 한국에 왔다. 이 때에도 갔는데 (후기는 못 씀), 2집의 명곡을 전부 다 들을 수 있던 공연이었는데, 이 때엔 2008년만큼 신나게 못 놀았던 것 같다. 이 투어는 꽤 오랜 기간을 했는데, 2015년에 라스베가스에서 한 공연이 라이브 CD/DVD/블루레이로 곧 발매될 예정으로 이미 아마존에 예약을 해둔 상태이다.


이들이 다시 한국에 온다는 소식이 6월 말에 전해졌다. 이번엔 부산 공연도 있다고 한다. 오~ 당장 울산에 사는 친구에서 익스트림 내한 공연 소식을 전했다. 부산 락페에서 임펠리테리 함께 봤던 친구인데, 이메일 주소가 익스트림의 대표곡 중 하나인 Suzi에서 따온 걸 쓰는 익스트림 팬. 하지만, 공연을 별로 안 다녀봐서 혼자 가는 걸 뻘쭘해 하길래, 막 우겨서 표를 사게 했다.


나는 지난 두 번의 내한 공연을 봤기도 하고, 10월 초에 나이트위시(Nightwish) 내한 공연도 볼 예정이고 해서 이번 내한 공연은 건너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8월 말에 부산 락페에서 울산의 친구와 함께 임펠리테리도 보고, 이래저래 나이트위시를 기다리며 지냈는데... 부산 공연을 본 친구가 너~무 재밌었다고 문자로 침튀기며 말을 해서, 조금 고민하다가 일정 확인해서 가기로 결정...


그리고, 서울 공연 전날인 월요일 저녁,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익스트림이 나온다길래 퇴근길에 신호등에 멈춘 동안 열심히 게시판에 질문을 올렸다. "익스트림에 질문 있습니다. 지난 두번 공연도 봤고 내일 공연도 볼 예정이고 모든 앨범도 다 있는 오랜 팬입니다. 새 앨범은 언제 나오나요? 30여년의 기간 동안 정규 앨범 다섯 장은 너무 적어요!"라고... 익스트림이 나와서 어쿠스틱 라이브로 Hole Hearted도 살살 부르고, 이런저런 얘기하는 중에 내 질문이 고스란히 나왔다. 우히히. 자기네들도 동의한다면서 지금 곡 준비해둔 게 열댓곡 되고, 내년 초엔 새로운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하네. 30년간 6장의 앨범이 될 것 같다고... 아~


아래에서 34분 정도부터 들으면 내 질문과 그에 대한 밴드의 답변이 나온다.

(아래 플레이어가 안 보이면 http://www.podbbang.com/ch/6094?e=22093567 에서 들을 수 있다)


공연 당일. 종일 조마조마한 상태로 있다가 조금 일찍 퇴근하고 악스홀로 부지런히 이동. 가끔 공연 같이 봤던 DP의 캐스퍼님이랑 만나서 광나루 역 앞 신선설렁탕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와서 신호등 기다리는데, 2008년 마이클 쉥커 공연에서 만나 이후 여러 공연장에서 함께 했던 퀸팬클럽 운영자인 판준님을 만나 인사. 이 친구는 이번 익스트림 내한 공연의 팬미팅에 1등으로 당첨되어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멤버들과 같이 KTX 타고 함께 시간을 보냈단다. 아~ 부러워라. 티켓 받아서 공연장에 입장하니 7시 반쯤인데 스탠딩 석이 상당히 썰렁하다. 헉. 이거 2008년 마이클 쉥커 그룹 때보다 더 적은 거 아냐? 판준님이 페이스북에서 일당백으로 즐기자는 글을 쓴 게 혹시 관객이 적음을 미리 알고 쓴 게 아닐까? 일단 스탠딩석의 중간 쯤에 있는 펜스 뒤에 자리를 잡았다. 2시간 가량 스탠딩으로 공연을 보려면 가끔씩 기대서 보는 게 좋다는 경험. 자리 잡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바로 앞에 8월 말 부산락페에서 임펠리테리 공연 볼 때 만난 퀸 팬카페 회원 분이 계신 게 아닌가. 헉. "안녕하세요~ 부산 락페에서 ..." "아! 안녕하세요." 하하하. 이렇게 또 만나게 되다니. 공연장 많이 쫓아다니다 보니 이래저래 아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네. 평일 저녁 공연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늦게 도착하는 듯하더니,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니 상당히 많이 채워졌다. 페이스북에서 알게 된 공연 관련 일하는 고등학교 동기도 만나서 인사 나눴다. 이 친구가 공연 관계자로부터 받았다는 공연 셋리스트 사진을 보내줬다. 오옷!!! 부산 공연 셋리스트와 시작부터 좀 다르다!



8시 10분쯤 되었을까? 무대 조명이 꺼지면서, 3집 "III Sides of Every Story"의 첫 곡 앞부분의 아빠가 꼬마 혼내는 부분이 나온다. 끼기깅끼기깅~하는 전주가 나와야 하는데, 뭔가 살짝 지체가 된다. 그러다가 원곡엔 없는 누노의 기타 솔로로 그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우워~!!!!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Warheads가 시작한다. 2008년 공연에선 멤버들이 앵콜도 끝나고 즉석해서 한번 더 연주했던 곡이었는데, 이번엔 첫곡으로 한다. 직선적이면서도 멜로딕함이 철철 넘치는 곡으로 익스트림의 매력을 제일 잘 보여주는 곡이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마구 달리는구나. 아, 이번 공연은 큰 기대를 안 하고 왔는데, 이게 처음부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전날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게리셰론의 목소리는 살짝 아쉬웠는데, 목을 아끼느라 그랬나보다. 상태 아주 좋고, 멤버들 모두 완전 근육질로 비쥬얼도 끝내준다!!!



바로 2집의 흥겨운 미드 템포 곡인 Li'l Jack Horny가 이어졌다. 4인조인데도 정말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 빵빵함. 이 곡은 내가 가사를 띄엄띄엄 알고 있어서 게리가 관객석으로 마이크 넘길 때 살짝 버버거렸다. 반성... 아, 중간의 기타 솔로 죽이네. 아~ 이 곡이 이렇게 멋진 곡이었단 말인가. 2014년에 분명히 들었는데, 그 때엔 몰랐단 말이지.


또, 바로 이어지는 곡은, 우워 몸이 절로 움직이게 하는 신나는 It('s a Monster)!!! 좌우로 몸을 흔들흔들하면서 큰소리로 It's a monster를 같이 부르는데, 아으~ 행복해. 중간에 팻의 맛깔나는 베이스 솔로에 이은 누노의 무지막지하지만 너무나 편하게 들리는 기타 솔로. 익스트림은 누노와 팻의 코러스가 있어 곡이 참으로 풍부해져서 좋다. 그걸 관객들이 함께 부를 수 있어 더 재밌는 것 같다.



이 노래 끝나고선가, 팻이 피크를 휙 던졌는데 내 주변으로 왔는데 그냥 바닥에 떨어졌다. 헉... 그걸 내 앞의 퀸 팬카페 회원 분이 낼름 득템. 아~ 부러워라.


커멘트 없이 바로 다음 곡으로 이어지네. 1집의 대표곡 중 하나인 Kid Ego. 1집 대표곡 메들리인가? 데뷰 앨범이라 그런지 2집에서부터 보이는 좀더 펑키한 느낌보다는 좀 더 스트레이트한 락넘버. 중간에 기타 솔로에 보컬이 재즈의 스캣 같은 느낌의 애들립을 얹어 아주 색다르게 들렸다. 이 곡일 때였나 게리가 측면에 있는 스피커 위에 드러누워서 잠깐 있다 일어나 그 위에서 노래하기도 했다.



네 곡을 연속으로 부르고나서야, 짧은 인사를 한다.

관객들의 환호성을 듣더니 누노가 "대~박,  Awesome!"과 함께 "Your sound is amazing"이라고 감탄한다.



인사도 길게 끌지 않고 바로 3집 수록곡을 한다면서 시작한 곡은 Rest in Peace. 몸 흔들거리며 박수치며 따라 부르기 딱 좋은 곡. 아~ 게리 컨디션 진짜 좋아. 매력 철철. ㅠㅠ. 넘 멋지잖아. 처음 시작할 때엔 소리가 살짝 크면서 뭉치지는 않는데 뭔가 조화롭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귀에 착착 감기는 것이 사운드도 좋다!!!


이어지는 곡은 즐겨듣던 곡은 아니었던 Our Father란 곡이다. 이 곡을 라이브로 들으면 이런 느낌이구나. 아, 멋지다. 이 곡이 끝나더니 케빈의 리듬감 만땅 + 파워 넘치는 드럼과 함께 게리의 '예예에~ 예예예예예~'를 함께 부르는 것이 아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Play with Me. 1집 곡 중에 이후 익스트림의 스타일이 제일 많이 느껴지는 곡이라 할까? 신나고, 멜로딕하고, 그러면서 말도 안 되게 테크니컬한 곡. 엑설런트 어드벤처란 영화에서 과거에서 온 베토벤이 쇼핑 센터의 악기점에서 신디사이저로 미친 듯이 연주하던 곡이 이 곡이란 말이지. 물론 영화에서 건반으로 연주되는 장면은 실제론 누노의 살벌한 기타 연주라는 것! "나랑 놀자!"라고 이렇게 연주하고 노래하는데, 이 어찌 안 놀 수가 있단 말인가.



무대가 잠시 정리되면서 누노가 위의 조끼를 벗었다. 그러면서, 바지도 벗는 시늉을 한다. 푸하하. 누노가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앉아 얘기를 한다. "모든 공연의 관객들이 소중하지만, 여러분이 세상에서 가장 끝내주는 관객(fucking best audience in the world)이다. 뻥 아님 (no bullshit)" 뭐 이란 인사를 했다. 다른 사람들이 물어봐도 한국 관객이 최고라고 얘기한단다. 워~ 당연하지!!!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손을 푸는 듯하더니 스탭에게 수건을 달라고 해서 한참 닦고는 주저하다가 관객석으로 휙! 던져버린다. 2008년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 또 봐도 재밌다. "거기에 내 DNA가 엄청 많다. 내 복제 인간 만들지 마라"란다. 하하. 그리고, 진지하게 어쿠스틱 기타 연주곡 시작. 간단한 퍼커션 MR에 살벌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곡인 Midnight Express. 정말 이 곡은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곡 아닌가 싶다. 나같이 연주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욱. 정말 어쿠스틱 기타로 이렇게 살벌하게 빠르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곡이 가능한가 싶다. 연주곡인데 이렇게 몰두할 수 있게 하다니!!!



게리가 나오면서 딱 봐도 무슨 곡 할지 아는 그런 무대가 마련된다. 게리가 "다같이!!!"라고 우리 말로 외친다. "다같이 부를거지?" 예~! "두 남자, 기타 한 대... 뭔지 알지?" 그러면서 능청스럽게 또 Stairway to Heaven 앞부분을 짧게 연주하면서 이 곡을 내가 썼으면 좋겠다라는 늘 하는 소리. 바로 우리 나라에서 제일 인기 있고, 이들을 세계적으로 제일 많이 알린 곡 More than words. 너무나 뻔한 레파토리이고 식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는데도 이렇게 다같이 부르는 건 참 좋다. 2008년, 2014년 두 번의 공연에 이어 이번에 느낀 것은 이번 공연은 확연히 여성 관객이 줄었다는 것이다. 2008년엔 이 곡 부를 때 여성 관객 톤이 훨씬 많이 들렸던 것 같다. 이번엔 남자들만 부르는 것 같은 느낌. 하하.



펑키한 드럼 오프닝 동안 누노는 다시 일렉 기타로 갈아 맸다. 게리의 랩으로 노래가 시작하는 이번 곡은 3집에서 가장 펑키한 곡이 아닐까? Cupid's Dead!!! 흥겨워, 흥겨워!!!! 이 곡 중간에 기타랑 베이스가 똑같은 솔로 라인을 연주했던 것 같다. 누노가 원체 튀어서 그렇지, 익스트림의 베이스 팻과 드럼 케빈까지의 조합은 최강이다. 3인의 연주로 이렇게 꽈~~~악 차게 들릴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팀이 아닐 수 없다. 이 곡은 연주 부분이 꽤 긴데, 지루함이라곤 하나도 느낄 수 없다.


"우리는 이름이 수지라는 소녀를 찾고 있다!"란다. 꺄악!!!!! Suzi닷! 부산 공연에선 셋리스트에도 없는 앙코르 곡이었다던 Suzi를 중간에 하고 있다. "Suzi wants her all day sucker, Suzi wants her all day what?"를 목이 터질 듯이 외칠 수 밖에 없네. 아~ 미치겠다. 정말 듣고 싶은 곡들 다 나오고 있어!



게리도 "You sound incredible!"이라며 감탄한다. 하하. 누노의 리버브 잔뜩 먹은 기타 연주에 게리가 목소리를 입혀 색다르게 시작한 Am I ever gonna change? 이 곡은 2008년에도 그랬지만, 라이브로 보고 좋아지게 된 곡.


"피곤하냐? 집에 가고 싶어?" 노~~~ "나도 집에 가기 싫어. 그냥 여기 한국에서 살고 싶어" "이번 곡은 전통적인 한국 (South Korea) 스타일이야" "그건 모르겠고, 남부 스타일이긴 해". 헤헤헤. 5집에 있는 컨츄리 음악 풍의 Take us Alive다. 클린톤 기타에 쿵짝쿵짝 리듬이 흥겨운 곡. 2008년 때엔 게리가 쌓아놓은 스피커에 올라타고 로데오를 하는 시늉을 했는데, 이번엔 스피커에 올라가서 중심잡고 외줄타기하기 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하하. 마지막에 게리가 Take us Ali~~~~~~~~~~~~~~~ve를 아~~~주 숨막히기게 길게 하고는 곡을 마무리를 좀 더 빠르게 하라고 시킨다. 나머지 멤버들이 마무리를 말도 안 되게 빠르게 연주하며 곡을 마무리. 이 곡의 재미 중 하나.



누노가 잠시 쉬면서 맥주를 한 모금 마시는데 불평을 한다. "내가 왜 한국에서 멕시코 맥주를 마시고 있냐? 한국엔 맥주 없냐? 맛있는 맥주 좀 만들어라." 푸하하. 그래, 한국 맥주가 맛이 좀 심히 없지. 


"밴드 멤버들 다 어디 갔지?"라고 하자 들리는 벌 웅웅거리는 소리. 그러면서 시작하는 He-man woman hater의 전주 부분인 flight of the wounded bumblebee의 살벌한 기타 솔로 시작. 아으~ 정말 살인적인 연주. 그러면서 원곡으로 이어지려는 순간에 팻이 나타나서 기타 넥을 잡아서 연주를 막더니 자기가 곡을 바꿔서 시작한다. 이 퍼포먼스는 매번 봐도 재밌다. 



흥겨운 베이스 연주로 시작하는 Get the funk out! 분위기 정말 최고야. 어흐~ 게리의 지휘에 맞춰 한손을 다같이 들어 좌우로 휘젓는 것이 이 곡이 큰 재미! 약간 뒤에서 보면 얼마나 멋진지 몰라. 이 때엔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냥 다같이 힘차게 팔 휘저으면서 노래 따라부르는 것이 정말 멋지다. 무대에서 봐도 진짜 멋질 거야. 아~ 너무너무너무 신난다!


아~ 열기가 가득한 상태에서 정규 순서가 끝났다. 너무나 뻔한 앵콜이고 대충 불러도 나왔겠지만, 관객들은 정말 열심히 앵콜과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누노가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하얗고 예쁜 12현 어쿠스틱 기타를 매고 나왔다. 모든 멤버들이 무대 앞에 나란히 서서 (드러마 케빈은 탬버린과 간이 드럼셋) 흥겨운 어쿠스틱 곡 Hole Hearted를 연주한다. 중간중간에 게리가 "다같이~!"를 외치며 함께 부르자 한다. 간결하면서도 흥겹고 코러스가 예뻐서 예전에도 참 좋아했던 곡인데, 라이브로도 참으로 좋다. 공연 전날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왔을 때 이 곡을 불렀는데, 게리가 불안불안하고 힘겨워하는 것 같았는데 그건 컨디션 조절이었던 것이었다. 너무나 잘 부르잖아. 아~ 그리고, 이 곡이 기다려지는 또하나의 이유는 마지막 부분에 누노가 퀸의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를 잠시 연주하고 끝내는 것인데, 오옷!!! 이번엔 아예 한참 이 노래를 다같이 불렀다. 아~ 우리 퀸팬들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너무 행복하다. 와~



"감사합니다. 한국. (어쩌고저쩌고....)부산 공연도 좋았고, 서울 공연의 여러분도 정말 대단한 관객이야. 그리고, 노래도 잘 해!"라고 게리가 말을 한다. 이제 마지막 곡이라며, "뭐지? 누노한테 달렸어"라는데, 누노가 투어 티셔츠를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쓰고 짜장~ 하고 시작한 곡은 2집의 첫곡인 Decadence Dance. 우워!!!! 방방 뛰고, 목이 터져라 노래한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도 좋아!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



Dance, dance

Dance, dance

Dancing to the decadence dance, dance

Everybody decadancing

Dancing to the decadence

Dancing to the decadence dance


아, 거의 막판을 향해 달려가는데, 다른 곡이 뭐 남았지 싶을 정도로 듣고 싶은 노래 다 나오고 있다. 땀범벅... 최근에 이렇게 목터져라 외치고 땀을 많이 흘린 공연이 있었나 싶다. 정말 최고야, 최고!!!!


정말 이 정도면 정해놓은 앵콜곡도 끝일텐데. 아까 셋리스트 받았지만, 자세히 보지도 않았을 뿐더러 보고 싶지도 않았다. 뭐할까? "한 곡 더 할까? 나 집에 가기 싫은데, 너희 집에 가고 싶냐?" 아뉘!!!!! 관객들 여기저기서 듣고 싶은 노래 외친다. "아주 특별한 곡을 해보려 한다." 잠깐 뭔가 귀에 익숙한 것 같은 곡을 기타로 살살 연주하더니 나오는 곡이 ... 엄마야! 퀸의 We are the Champions다. 아... 잠시 내 귀를 의심했고, 숨을 쉴 수가 없다. 90년대 초의 프레디머큐리 추모 공연에서 단연 최고의 무대는 익스트림의 퀸메들리였고, 이들 모두가 퀸의 광팬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곡을 서울 공연의 마지막으로 해줄 줄이야. 목이 터져라 같이 부르는 중에,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2년 전 퀸+아담램버트 내한 공연 때에도 이 곡에서 눈물을 흘리진 않았는데 (딴 곡에서 울었지만...), 이들이 부르는 We are the Champions는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아이쒸, 글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



정말 너무나 멋진 피날레 아닌가. 관객들도 감동, 멤버들도 감동. 감동의 폭풍 속에서 공연이 끝났다. 멤버들 모두 매우 흡족한 모습. 누노와 팻은 무대 앞쪽에 내려와서 관객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와 악수를 했고, 게리는 관객들 앞에 있는 펜스 위를 관객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며 관객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대. 케빈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눈 맞추며 드럼 스틱을 던지며 인사를 했다.




다같이 무대에 다시 올라와서 나란히 서서 인사를 하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인사를 마치고 들어가는 길에 누노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자기 폰을 갖고 오더니 관객들의 사진을 찍었다. 누노 역시 흥분한 채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아래는 누노가 찍은 서울 공연 관객들 사진. 난 찾기 힘드네...


아, 2시간 가량의 익스트림의 세번째 내한 공연이 끝났다. 주변 사람들 모두 흥분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 아... 새 앨범도 없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셋리스트로 오는 것 같아 그닥 기대하지 않았던 이번 공연은 지금껏 본 그들의 공연 중 최고였다. 멤버들 모두 나이는 들었으나 매우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는 무지막지한 연주를 하는 모습이 최고의 만족을 주는 공연이 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008년 때보다 매번 관객이 적어지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함께 한 관객들 모두 일당백 정도로 열심히 함께 해서 익스트림이 우리나라 관객들에 갖고 있는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킨 것 같다. 누노, 팻, 케빈 밴드 멤버들 모두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나라 관객의 에너지에 그들 역시 즐겁고 만족스러운 공연을 했다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후~ 땀에 젖고 목소리가 쉬어서 힘든데, 기분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네. 정말 이번 공연 놓쳤으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 같다.


건강한 밴드가 역시나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여주는 멋진 예가 아니었나 싶다. 며칠이 지났지만, 그들의 무대가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네. 주말에 나이트위시 공연에 지장은 없겠지? ^^


공연 사진 몇 장 더하면서 이번 공연 후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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