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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4.01. Deep Purple in Seoul - Celebration of 30 Years in Hard Rock

미친도사 2009. 9. 14. 15:48

DEEP PURPLE
IN SEOUL 2000
Celebration of 30 Years in Hard Rock


(이 후기는 다른 분께 메일로 보낸 것입니다.)


안녕하세욧!

어제 딥퍼플 공연 보고 왔습니다.
아~ 몸이 안 아픈데가 없네요.

우선 딥퍼플 현재 멤버부터 간략하게 설명을 할게요.
딥퍼플은 멤버 교체가 무척 많았던 그룹 중 하나입니다.
지금 멤버는 주축이 2기 멤버고요, Steve Morse라는 출중한 인물이 기타를 맡고 있습니다.

Vocal - Ian Gillan
Guitar - Steve Morse
Bass - Roger Glover
Drum - Ian Paise
Keyboard - John Lord

 저도 Steve Morse는 그의 솔로 그룹의 Structural Damage던가?? 하여간 "구조적인 문제" 그런 이름의 앨범으로만 접해봤는데요, 연주가 뭐라 할까 매끄러우면서도 힘이 넘치는.. 테크닉도 뛰어나죠.. 그런 연주를 들려주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여간.. 멤버들이 모두 40년대 출생입니다. 지금 모두 나이가 50이 넘었단 거죠. 2기 멤버들의 힘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는 Made In Japan이란 앨범이 73년도 발매인 걸 보면, 이들은 Rock계에서 본다면 할아버지들임은 부인할 수 없죠.

장소는 지난 메가데스와 같은 펜싱경기장.
이번 표는 무려 8만원.. 그래도 후회 않을 것 같아서 S석을 샀습니다. 3블럭 앞에서 세번째 자리. 으하~ 무대가 지난 번보다 더 가까워요!!~~

 

무대를 간략히 묘사하자면..
오프닝이 없는지 딥퍼플의 악기만 있더군요.
요새 그룹들이 투베이스 드럼 셋을 쓰는데 반해 원베이스 드럼셋이었는데요, 아주 작은 탐탐이 하나 있고요, 무척 귀엽게 생긴 작은 심벌도 하나 있더군요. 키보드는요, 전체 세트는 다 안 보이는데요. 하몬드 올갠이 있고 그 위에 Korg의 M1이 있더군요. 존 로드의 하몬드 올갠을 직접 보다니... M1이란 신디사이저도 상당히 구닥다리에 속하는 건데 말이죠. ㄱ자로 2대가 더 있는것 같은데 안 보이더군요. 무대 정면에 퍼커션도 한세트 있었습니다. 기타랑 베이스야 들고 나올테니.

그럼 관객들을 묘사해보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대학때 써클 친구랑 함께 갔습니다. 98년도 메가데스 공연때도 함께 갔던 친구도 5월 드림 씨어터도 함께 갈 친구죠. 자리에 앉아서 주위를 훑어보니, 확실히 연령층이 좀 높더군요. 제 앞에는 대학 갓 들어갔을 법한 여자들이 8명 정도가 떼거지로 와서 앉았습니다. 제일 앞 줄에는 혼자 오신 아저씨가 있었고요, 그 옆에 아저씨 둘, 아줌마 하나가 있었습니다. 하여간 주위에서 아줌마, 아저씨 보는게 어렵지 않더군요. 분위기 망치지 말아야 할텐데..

공연 시작은 7시. 당연히 늦게 시작.. 7시 반이 되더니 불이 퍽!
모두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나만 그랬나?) 어두운 녹색 조명 하에 멤버들이 자리를 잡더군요. 아~ 선글래스 끼고 머리에 두건을 쓴 이언 페이스가 드럼 세트에 앉더군요. 와~ 멋져라.. 하~얀 백발에 선글래스를 끼고 긴 코트를 입고 키보드 앞에 선 존 로드.. 두건에 베이스를 메고 나온 로저 글로버.. 그리고, 다른 멤버에 비해 좀 젊어 보이는 스티브 모스가 바로 제 앞에 서 있더군요.. 헉.. 그리고.. 상하의 모두 흰색을 입고 빨간 구두를 신고 나온 이언 길런.. 으아~~ 괴성을 질렀습니다. (지난 공연에서 제가 소리 지르는 모습은 보셨겠죠.. 히)

첫곡은 Woman from Tokyo였습니다. 이 곡은 그냥 락 넘버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아니더군요. 절로 헤드 뱅잉이.. 관중의 호응은 대단했습니다. 다같이 Woman from Tokyo를 외치는 모습에 멤버들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연주를 하더군요. 제가 모르는 노래 몇곡 했고요.. (전 80년대의 딥퍼플 음악은 잘 모릅니다. ^^;) 모르는 노래도 원체 연주가 받쳐줘서 그런지 헤드뱅잉하는데는 지장없더군요. 두번째 곡부터인가는 이언 길런은 맨발로 돌아다녔습니다.

 

스티브 모스의 기타는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전에 마티의 연주도 봤지만, 더 화려하면 화려했을 정도였어요. 글구 이들이 보통 원곡을 그대로 연주 안 하거든요. 상당히 애들립이 많다고 해야하나? 거의 전곡에서 아주 긴 기타 솔로 혹은 기타와 키보드의 치열하면서도 화려한 주고받기 솔로..(존 로드는 키보드 연주자로는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죠. 솔로 앨범도 꽤 많은 사람인데요.. 하여간 끝내줍니다.) 그리고 보컬과 기타의 주고받기 솔로..(이게 정말 맛이 갑니다. 기타가 짧게 연주를 하면 보컬이 목소리로 연주를 하는 거죠. 안 들어보고는 말로 표현 못 합니다. 아~)를 들려주었습니다.

이언 길런은 관중의 환호에 FANTASTIC!을 연발하면서 자신의 캠코더로 관중들을 찍더군요. 제 앞의 여자들은 발광을 했습니다. 사실 저도 발광했습니다. 흐~ 하여간 몇곡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스티브 모스가 멋지게 솔로를 펼치는 듯 하다가 나온 불멸의 리프.. "빰빰빰 빰빰빰빰~ 빰빰빰~ 빰빰..." 으와~~!!!!!! 바로 그 곡이었습니다. Smoke on the Water.. 관중은 난리가 났습니다.(제가 하도 흥분해서 다 그렇게 보였는지도..) 수많은 그룹들이 리메이크 했고, 크래쉬의 연주도 사람을 흥분시켰지만, 딥퍼플의 곡은 딥퍼플이 연주를 해야 되는가 봅니다. Thrash Metal 들을 때보다도 더 심하게 헤드뱅잉했습니다. 나만 헤드뱅잉하는 것 같았지만, 상관없습니다. 너무 좋았거든요. 관중들의 합창 또한 대단했고요.

곡 순서는 생각 안나니까 그냥 마구잡이로 얘기할게요. 이언 길런이 그러더라고요. 뭐 조용한 노래라고.. 무슨 노래하나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이건 웬겁니까..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의 후반부가 아닙니가.. 광분!! 으아~~ 와~~ 그러더니 갑자기 Van Halen의 You Really Got Me를 부르질 않나.. Rolling Stones의 Paint It Black의 일부도 연주하고.. 몇곡을 메들리로 연주했습니다. 분위기 장난 아닙니다. 모든 곡에서 다 장난이 아니어서 다 묘사는 못 하겠고요.. 내가 좋아하는 곡 중 하나면서 기대했던 곡 중 하나였던 Speed King입니다. 우와~~~ "스피~~~드 킹~ 아~~~~~~~악!" 태어나서 이렇게 소리 지른 것은 첨이었던 것 같네요. 휴~ 이 곡에서 멤버 전원의 솔로가 있었습니다.

기타는 시종일관 웃으면서 관객을 사로 잡았는데요, 새끼 손가락으로 볼륨을 조절하면서 연주를 했는데요, 앞 줄의 여자들은 "저거 기타 소리 맞아?"를 연발했었죠. 기타인지 신디사이저인지 모를 그런 사운드로 관중을 압도했어요. 그의 솔로앨범에서 듣던 바로 그 사운드를 직접 코앞에서 보다니.. 눈을 감고 들으면 CD틀어놨는지 모를 정도의 정확하고도 화려하고도 깨끗하고도.. 더 이상 표현이 안 됩니다. 휴~ 그리고는 존 로드의 솔로도 대단했죠. 첨엔 피아노 소리로 시작했다가 신디사이저 좀 치다가.. 그러나 존 로드는 과연 하몬드 올갠을 쳐야 멋있더군요. 자유 자재로 그러면서 열정적으로 그러면서 여유가 넘치는 모습으로 연주했습니다. 우와~~~~ 베이시스트 로저 글로버도 짧지만 힘있고 흥겨운 연주를 했고요.. 제가 좋아하는 이언 페이스도 장난 아닌 솔로를 보여줬습니다. 어정쩡한 투베이스보다 완벽한 원베이스 드럼이 훨 낫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정말로 절제되었으면서도 힘이 넘치면서도 화려하고 여유있는 연주.. 진짜 드럼치는 사람들 의욕상실하게 만들만한 그런 솔로였어요. 아~ 몇 곡 더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들어가더군요.

앵콜 해야죠? 메가데스 때처럼 체육관이 떠나가도록 발을 굴렀습니다. 무너질까봐 그랬는지 얼른 나오더군요. Lazy라고 연주곡에 가까운 노래를 했고요.. 정말 신나더군요.. 끝나고 무슨 곡이 나올까 기다는데요.. 폭발하는 드럼 소리에 뭐라 그럴까.. 음.. 가슴 속에 뭔가를 마구 뛰게 만드는 것 같은 베이스가 깔리면서 기타가 자동차 엔진 소리를 내더군요. 우워~~~아~~~~악!!악!!악!! 바로 Highway Star였습니다. 자동차가 힘찬 엔진 소리 몇번을 내더니 과속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관중들은 미쳤습니다. 나만 미쳤는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난리 났습니다. "I'm a Highway Star~~~"를 외치면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나더군요. 눈물이 나려 했습니다. 저도 Thrash Metal을 좀 들었다고는 했지만, 이건 거기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스티브 모스와 존 로드의 환상적인 - 더 끝내주는 말이 없음이 한스럽습니다. - 주고받기 연주에 모두가 발악을 했습니다. 저만 따로 떼놓고 보면 '쟤는 무슨 Thrash Metal 공연 보고 있나봐'할 정도로 과격하게 헤드뱅잉을 했답니다. 아~ 그렇게 2시간의 딥퍼플 공연을 끝이 났습니다. 드럼스틱도 던지고 피크도 던졌는데 다 저는 피해가더군요. 상관없습니다. 그들의 연주를 두시간씩이나 직접 봤다는 자체로 흥분되고 감동적였으니까요. 땀이 범벅이 되어 나왔는데, 사람들 모두 즐거워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운전해서 오는 길에 목이 아파 죽겠더라고요. 집에 오니 종일 머리 아파했던 집사람이 자고 있었고요.. 샤워하고 간략한 후기 통신에 올리고 잠자리에 들었는데요.. 자면서 연신 끙끙 했습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너무 아파서요.. 흐흐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더군요. 흐~ 온 몸이 안 아픈데가 없습니다. 목을 움직여도 아프고요, 팔을 움직여도 아프고.. 이상하게도 옆구리도 아픈거 있죠?

하여간 안 아픈데가 없어서 친구한테 메일 보냈죠. '넌 안 아프냐?' 친구가 답장 보내길.. '당연히 아프겠지. 내가 얼핏 보기에도 우리 주변에서 니가 제일 심하게 놀더군'이라고요.. 흐흐.. 하여간 대단한 공연이었습니다. 딥퍼플이 구닥다리 락이라고도 할지 모르겠지만요, 그들의 30년동안 음악활동을 계속하는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었어요. 아~ 오늘 또 보라고 해도 가서 어제만큼 놀고 싶을 정도에요. 이언 길런의 귀여운(?) 웃음과 그 후련한 창법(전성기 때보다는 확실히 떨어지지만, 여유로움으로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았죠..), 로저 글로버의 여유있는 그러면서도 무시 못 할 베이스 소리.. 2시간 드럼 치면 맛이 갈 법도 한데 너무나도 태연하게 그러면서 천둥과 같은 파워 드러밍을 한 이언 페이스, 중후한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끼를 키보드에서 발산한 존 로드, 그리고, 어제 공연의 영웅이라고까지 말하고 싶은 스티브 모스.. 모두 최고였습니다.

이것으로 공연 후기를 마칩니다. 좀 길었죠?

P.S. 주변 인물들 묘사를 좀 더 할까요?
비교적 앞줄에 여자들이 주루룩 서서 열광해서 그런지 이언 길런하고 스티브 모스는 우리 쪽을 향해서 많이 웃음을 짓는 것 같았습니다. 계속 웃으면서 연주를 했지만 말에요. 웃는 스티브 모스 모습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남성미 철철... 으와~~ 젤 앞줄에 아저씨들은 첨에는 좀 열광하더니 나중엔 체력 때문인지 앉아서 관람하기더군요. 그래도 Highway Star에서는 함께 즐겼죠. 그리고, 지난 번 메가데스 때에도 본 것 같은 약간은 통통한(?) 남자 (대학생 정도로 보입니다만..) 또 와서 발광하더군요. Highway Star에서는 윗통 벗고 의자위에 올라서서 발악하다가 제재를 좀 당했습니다. 흐~

아~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즐겁기 한이 없습니다. 휴~ 딥퍼플 만세!!!!

SET LIST

1.Woman From Tokyo (73년 [Who Do We Think We Are] 수록)
2.Pictures of Home (72년 [Machine Head])
3.Bloodsucker (70년 [In Rock], 98년 [Abandon] 재녹음)
4.Fingers to the Bone (98년 [Abandon])
5.69 (98년 [Abandon]) - The Mule (71년 [Fireball]) - Paint it Black
6.Rock Classic Medley -Stairway to Heaven, -You Really Got Me...etc
7.Smoke on the Water (72년 [Machine Head])
8.Fools (71년 [Fireball])
9.Black Night (70년 싱글)
10.Watching the Sky (98년 [Abandon])
11.Guitar Solo - Jam Session
12.Any Fule Kno That (98년 [Abandon])
13.Keyboard solo
14.Perfect Strangers (84년 [Perfect Strangers])
15.When A Blind Man Cries (72년 싱글)
16.Speed King (70년 [In Rock]) -All Parts Solo (Bass, Drum…)

Encore
17.Lazy (72년 [Machine Head])
18.Highway Star (72년 [Machine 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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