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00.05.06. Dream Theater in Seoul

미친도사 2009. 9. 14. 15:56

METROPOLIS 2000 SEOUL TOUR
BY

2000년 5월 6일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이 후기는 다른 분께 메일로 보낸 것입니다.)

아하~ 안녕하세요!
드림 씨어터 공연을 잘~ 보고 왔습니다. 음.. 올해 본 공연들 다 너무 좋습니다. 공연 얘기 좀 하겠습니다.

우선 예매 첫날, 저는 업무 때문에 업체 나가게 되어 같이 갈 친구한테 9시 땡~하면 전화 예매하라고 시켰습니다. 몇일 후에 나열 25/26번이라는 얘길 들었죠. 캬캬캬.. 세번째 줄은 되지 않겠습니까? 최근에 발매한 앨범 SCENES FROM A MEMORY와 그 전에 발표한 2장짜리 라이브 앨범 열심히 들었습니다. 저는 음악을 듣기만 하는 편이라 가사는 잘 못 외웁니다. ^^;

자, 공연날이 왔습니다. 저는 테니스 경기장에서 한다고 해서, 실내인 줄 알았더니 하늘이 뻥~ 뚤린 곳이더군요. 처음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란게 공연장이 정말 작다는 것이죠. 제일 뒤에서 봐도, 메가데스 때의 R석 제일 뒤 정도 거리 밖에 안 되어 보일 정도였습니다. 대신 뒤로 갈수록 높아서 좀 무섭긴 하겠던데..

과연 무대는 코앞이었습니다. 키보드가 바로 앞이고요, 보통 왼쪽에 베이스가 있으니까, 존 명(John Myung)이 제 앞에 있을 것 같더군요.. 으하.. 드럼은 보자기로 싸놔서 잘 모르겠고, 건반은 딱 하나 있던데요. 아, 무대 좌우에 TV가 2개씩 있고요, 저~ 뒤에 조금 큰 TV가 좌우로 하나씩 있었습니다. 거기에 뭔가가 나올 것 같더군요. 제 앞에 두줄은 거의 다 여자들이었습니다. 제 오른쪽엔 같이 간 친구, 왼쪽에는 자그마한 여대생으로 보이는 (1학년 정도 되보이는 어린 학생들) 아가씨 둘.. 제 친구 오른 쪽에는 좀 밥맛없어 보이는 커플이 있었습니다. 그 커플은 비디오 카메라에 일반 카메라에 필름을 세통이나 사왔더군요. 공연을 보겠다는 건지 뭔지..

7시 시작이었는데, 노천이다 보니 훤~했습니다. 7시 40분쯤 조금 어둑어둑해지려니까, TV에서 화면이 나오면서 시계추가 똑딱똑딱.. 아~ 신보의 첫곡이었습니다. 그러더니 키보드 치는 조단 루디스(Jordan Rudess)가 나와서 TV화면 상의 목소리에 배경을 깔더군요. 그러다가 기타치는 존 페트루치(John Petrucci)가 나와서는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멤버 전원이 나와서 연주를 시작했는데요, 으하.. 라이브 앨범 들으면서 정말 끝내주는 실력이라 생각은 했지만, 정말 대단했습니다. 정말 중간중간에 약간씩의 애들립이 있었지만, 앨범과 똑같다고 해도 될 정도로 정교한 연주를 했습니다.

키보드는 새로 들어온 사람인데요, 신보에서 참 연주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와~ 정말 공격적이면서 때로는 아름다운 연주를 했습니다. 기타와의 조화가 끝내줬습니다. 그리고, D.T.가 드럼이 무척 난해하쟎아요. 그 연주를 다 해 내더군요. 마이크 포트노이 정말 대단한 인간이더군요. 그리고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도 노래 참 잘 하더군요. D.T.에 딱 맞는 목소리.. 그리고, 제가 이번 공연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대한의 자식, 존 명의 베이스 연주였습니다. 베이스가 전면에 별로 나서지도 않으면서도 그 연주는 정말 화려했습니다. 정말 6현 베이스의 네크를 모두 무지막지하게 훑으면서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연주하는 모습, 중간에 기타와 나란히 서서 무지막지한 기타 연주와 나란히 똑같이 연주해내는 모습에서는 감탄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연주들이었죠. 아, 그래서 신보 전체(앨범은 77분 분량)를 모두 연주했다는 거 아닙니까. 아~ 정말 대단한 놈들입니다. 진짜 눈감고 앉아서 들었으면 스튜디오 앨범 듣고 있는 것 같을 정도였으니까요.

멤버들은 연주 도중 여기저기 오가면서 관객들에게 미소를 지어주는데, 와~ 정말 멋지더군요. 도중에 마이크 포트노이가 우리쪽을 향해 스틱을 한 번 가리키더니 조금 후에 스틱을 휙~ 던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으하~~~ 그 스틱이 앞의 두 줄을 교묘하게 피해서 제 오른 쪽으로 왔답니다. 친구의 왼팔을 맞고 제 발 아래 떨어졌는데요, 너무나 놀라서 어~어~ 하는 중에 제 옆에 아가씨(저한테는 여자 애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네요.), 그 애가 얼른 주웠답니다. 그리고는 한참을 "어떡해, 어떡해"하면서 울먹이더군요. 아까비.. 그 이후에 한번 더 던졌는데, 제 앞쪽 사람들 거의 싸움났습니다.

이 사진은 공연 중간에 마이크 포트노이가 관객들을 찍은 사진입니다. 저 좀 찾아주셔요.. 히히..


하여간 전곡을 연주한 후에 전작들을 메들리로 연주했는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저도 그 때 헤드뱅잉에 난리를 좀 쳤습니다. 신보 전곡을 연주하는 동안은 좀 놀기는 안 좋았거든요. 몇곡이나 했는지 모르겠는데, 한참 하고는 쑥~ 들어갔습니다. 사람들 앵콜 외치고 난리쳤는데, 안 나왔답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공연은 신보 전곡을 연주하는 것이 메인이었고, 전작들을 연주한게 앵콜이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는 가끔 힐끔 보니까 눈을 감고 음악에 취해 있더군요. 나오면서 둘다 감탄에 감탄을 했답니다. 집에 와서 통신을 뒤져보니, 이번 투어는 다른 나라에서도 신보를 전곡 연주한 후에 전작들을 메들리로 했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연주한 곡이 많은 편이더군요.

어.. 멤버들 얘기를 좀 해볼까요.

제임스 라브리에 - 생각보다 거구였습니다. 목소리와는 좀 안 어울리는 네모 얼굴인데, 목소리는 정말 좋더군요. 시종일관 별로 크지도 않은 무대를 뛰어다니면서.. 멋졌습니다.

존 페트루치 - 정말 잘 쳤습니다. 다만, 제게 좀 먼데 있었기에 많이 본 편은 아닙니다. 무척 현란한 연주를 하면서도 스탭들과 멤버들하고 얘기도 하고 그러던데.. 기타 치는 사람들 기운 빠질만 했습니다.

 

마이크 포트노이 - 드럼이 무척 예쁘게 칠해져 있었습니다. 앨범 내용과 관련된 신문기사 같은 디자인으로 베이스 드럼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요, 그 현란한 연주 와중에 스틱 돌리기, 관중 환호 유도하기 등등.. 대단한 쇼맨쉽까지 갖고 있더군요.
조단 루디스 - D.T.에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격성과 연주실력 모두 훌륭했습니다. 연주하면서 관중들 반응에 흐뭇해하며 웃는 모습이 지금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군요.
존 명 - 정말 전혀 안 웃더군요. 완전 무표정. 그래서 더 멋있었습니다. 아, 그 연주는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입니다.

사실 눈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기타소리, 드럼소리, 베이스소리, 키보드, 보컬까지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답니다. 정말 비디오로 각 멤버들 연주를 따로 찍어서 수십번 보면 성에 차겠더군요.

아, 좌우에 있던 TV에서는 신보의 스토리에 따라 적당한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연주 보느라 거의 기억도 안 납니다.

예매한 표와 동봉되었던 스티커..

 

결론은, 7만원 전혀 안 아까운 공연이었다!

6월에는 Rage Against The Machine이 온댑니다. 제가 그들의 음악을 거의 몰라서 6월은 쉽니다. 히히

아, 그리고 이번 공연이 Access라고 예전에 메탈리카 공연 기획사인데요, 아~ 정말 밥맛입니다. 무슨 뒷골목 깡패같이 생긴 애들이 무전기들고 어슬렁거리는데 기분 나쁘더군요. 공연 끝나고 관객들이 앵콜을 계속 외치니까 한심하다는 표정 비스므리한 표정으로 손을 내젓더군요. 어우~ 밥맛 새끼들. 그러니 허구한 날 욕먹지. 딥퍼플 공연시에는 주최측 사람이 끝나고 돌아다니면서 "어~ 잘들 보셨습니까? 다음에 또 찾아주십시오" 그러면서 인사해서 무척 기분 좋았는데. 이 새끼들은 좋은 공연 보고 기분 나쁘게 하더군요. 그나마 공연이 무척 좋았기에 망정이지.

M.NET에서 촬영해 갔는데, 언젠가 케이블에서 해주겠죠. 나도 케이블 나왔으면 좋겠다. 히~

그럼 이만..

아! 제가 본 올해 최고의 공연은 그래도 딥퍼플입니다. 하하하.


%% 입장권은 제 것이고, 스티커도 제 것입니다. 공연장사진들은 통신에 올라온 것들입니다.

 

SET LIST

 

A. Metropolis pt 2: [Scenes From A Memory] 앨범 전곡 연주

1. Regression
2. Overture 1928
3. Strange Deja Vu
4. Through My Words
5. Fatal Tragedy
6. Beyond This Life
7. Through Her Eyes (Guitar solo)
8. Home
9. The Dance Of Eternity (Keyboard solo with theme from 'Universal Mind')
10. One Last Time
11. The Spirit Carries On
12. Finally Free

 

B. Medley 1

1. Mirror ([Awake])
2. Innocence ([A Change Of Seasons])
3. Just Let Me Breathe ([Falling into Infinity])
4. Acid Rain ([Liquid Tension Experiment 2])
5. Caught In A Web ([Awake])
6. New Millennium ([Falling into Infinity])

C. Medley 2

1. Pull Me Under ([Images and Words])
2. Under A Glass Moon ([Images and Words])
3. A Fortune In Lies ([When Dream and Day Unite])
4. Only A Matter Of Time ([When Dream and Day Unite])
5. Take The Time ([Images and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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