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02.02.22 OZZY OSBOURNE FAR EAST TOUR

미친도사 2009. 9. 14. 17:03

음.. 꿈에도 그리던 OZZY OSBOURNE이 내한 공연을 했다. 나이가 무려 쉰넷이나 되었다지만, 상관 없다. 그를 무대에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테니..



작년 헬로윈/잉베이맘스틴 공연에서 스탠딩으로 보다가 너무 힘들었던 생각에 이번엔 A석 좌석이 있는 곳에서 보기로 했다. 동반자는 이종 사촌 동생 성균이..



2월 22일 잠실 실내 체육관. 무대를 바라보고 우측 2층이다. 좌석 배치표로 봤을 때 10구역이며, 제일 무대에서 가까워 보여서 예매했다.



날이 다가올 수록 흥분은 더해졌다. 업무 시간이 끝나고 바로 총알같이 잠실로.. 성균이한테는 표 찾고 야구장에 있는 버거킹으로 가겠다고 했다. 가서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이런.. 표 찾는데도 한참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서, 먼저 줄 서있고, 성균이에게 햄버거 사서 오라고 했다.



8시 공연에 7시 10분 입장. 적절한 듯. 우리는 얼른 자리 잡고 햄버거 먹고는 초조하게 OZZY를 기다렸다. 무대 설명을 좀 하자면, 일반적으로 봐 왔던 - 머리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이라 할 수 있는 - 무대가 있고, 무대의 좌우에 커다란 스크린이 있었다. 큰 스크린 있는 공연 첨이라 기대가 되더군.. 흠.. 실내 체육관이 상당히 크던데, 스탠딩석도 거의 다 찼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고, A석도 거의 꽉 찼고, 3층 B석도 상당히 많은 사람이 있었다. 메탈리카 공연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아니었나 싶었다. 오지의 인기는 아직 대단한가 보다.



8시가 다가오면서 초조함은 점점 더해지고.. 8시 10분 경?? 마침내 실내 조명이 꺼졌다. "우와~!!!" 그런데 갑자기 스크린에 나오는 것은 4월 21일에 있다는 DREAM THEATER의 내한 공연 안내. 캬캬캬.. 그리고는 나오는 영상이.. 하하하!! 오지가 각종 마돈나/3테너/수퍼모델다이어트비디오 같은 데에 나와서 장난끼 어린 행동을 하는 그런 것이었다. 모두 합성이었지만 너무 재밌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장난스런 영상이 지나고 나서 들리는 오지의 목소리 "I CAN'T HEAR YOU".. 이건 그의 라이브 앨범 등에서 들을 수 있었던 그런 목소리.. 모두 다 함성.. 그리고 들리는 오지 특유의 웃음 소리.. (CRAZY TRAIN 도입부에서 들을 수 있는 바로 그 목소리를 들었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무대 주변을 뚫어지게 보는 중에 무대 뒤에서 나타나는 거구가 있었으니, ZAKK WYLDE (이하 잭)였다. "와 잭이다!!" 소리를 내가 치자 주변에서 모두 열광하기 시작.. 으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들리는 오지의 목소리가 분위기를 더욱 더 고조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들리는 카르미나 브라나.. 관객석은 벌써 흥분의 도가니.. 숨을 쉴 수가 없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려 했다. 이윽고 나타난 오지.. 그리고 시작된 잭의 연주.. 그건 바로 내가 처음 접한 오지의 곡.. 그리고 나를 헤비메탈의 열광적인 팬으로 만들게 한 바로 그 곡.. I DON'T KNOW였다. 바로 헤드뱅잉 돌입. I DON'T KNOW를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내 가슴은 감동과 흥분.. 더 이상의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일본 공연에서의 연주곡을 대충 알고 갔는데, 신곡 대신에 뜻밖에 2집에 있는 BELIEVER를 한댄다. 우와. 미칠 지경이다. 무슨 곡을 했는지는 저 아래 set list를 참고하고.. Mr.Crowly를 한댄다. 광분했다. 좀 과격하게 헤드뱅잉했다. 그러다 안경이 휙~ 앗.. 아무리 아래를 쳐다봐도 안 보인다. 돌아버리겠네.. 성균이한테도 좀 찾아달라고 했는데, 옆 사람이 바로 옆 의자에 있다고 알려준다. 얼른 쓰고 다시 공연에 몰두.. 다들 훌륭한 곡이었고, 훌륭한 연주였다. 중간에 잭의 솔로가 있었는데.. 잭.. 정말 거구였다. 수염도 엄청 길렀더군. 기타에 힘이 팍팍!! 느껴졌다. 그런데, 솔로 후반에 미국 국가를 나름대로 연주를 했는데, 이게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어버렸다. 잭이 요새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미감정을 알았다면 안 했겠지. 하여간 훌륭한 솔로였다.


오지의 LIVE & LOUD에 보면 엉거주춤 서서 깡총 뛰는 제스쳐 참 많이 했다. 그 땐 나도 깡총.. 그리고, 또 양동이에 물받아 둔거 관객들한테 뿌리는 것도 여러차례 했다. 아.. 얼마나 좋을까.. 물맞은 사람들은.. 하.. 초반 몇곡 후에 오지가 뒤를 돌아 엉덩이를 살짝 보여주기도 했다. 우와!!!! 이거수 일투족이 말로만 듣던, 그리고 비디오에서만 볼 수 있었던 그런 모습이었다. 여러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 보면 잭의 연주에 비중이 많긴 했지만, 난 오지 외엔 눈이 잘 안 갔다.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모습도 대단했다. 마지막 곡이라면서 불렀던 CRAZY TRAIN.. 도입부에서 광분... 사실 어느 한 곡 광분 안 한 곡이 없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1집의 곡들에선 내 정신이 아니었다. 너무 헤드뱅잉을 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지만, 저절로 흔들리는 내 머리.. 햐..


오지가 앵콜을 유도한다. "ONE MORE SONG!"을 외치게 한다. 그리고, MAMA, I'M COMING HOME을 불렀다. 멋졌다. 그리고나서 부른 곡이 BARK AT THE MOON. 공연 시작하기 전에 성균이가 제일 듣고 싶다던 바로 그 곡. 나 역시 기다린 곡 중 하나. 기타 부분이 좀 뭉개져 들려 처음에 좀 당황했으나, 오지의 목소리에 맞춰 흔들었다. 성균이는 초과격 헤드뱅잉. 나도 상당히 과격하게 헤드뱅잉.. 그리고 다같이 "BARK AT THE MOON~"을 외쳤다. 목이 아파도 소리 칠 수 밖에 없었고, 머리가 아프고 목도 뻐근해도 헤드뱅잉은 해야만 했다. 마지막 곡은 PARANOID였다. 이 곡에서는 헤드뱅잉하다가 오지의 손에 맞춰 다함께 깡총 뛰면서 두손을 번쩍.. 비디오에서 보던 바로 그 모습. 너무 재밌다. PARANOID가 끝나고 멤버들은 어깨동무하고 인사하고는 들어갔다. 관객들은 한참동안 오지를 외쳤다. 이렇게 오지의 내한 공연은 끝났다. 챙겨온 물을 마시면서 한참을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었다. 흥분이 되어서 할 말이 없었다.


진행요원들이 정리한다고 퇴장해달라고 할 때까지 앉아있다가 나왔다. 나오는데, 복도에서 사람 몇이 사진찍고 웅성웅성한다. 보니, 크래쉬의 안흥찬이 구경온 것이더라고. 캬.. 오지가 오는데, ROCK한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 관심 없었던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공연 시작하기 전에 전인권도 봤는데, 뭘.


집에 오는 동안 내내 오지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왔다. 하.. 하루가 지난 오늘, 목이 쉬고, 고개를 움직이기 힘들지만 너무나 행복한 공연이었다. 햐..


 


** 잡담 몇가지..


1. 사운드가 나빴다고 투덜되는 후기를 본 적이 있는데, 공연장에 모든 곳이 다 좋은 소리를 내주지는 못 할 것이다. 어제 공연은 내가 근래에 본 공연 치고는 골고루 잘 들린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오지를 보고 그의 목소리와 행동을 보고 열광했으면,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건 거의 다 느낀 게 아닐까 싶다. 소리가 좋았다면 물론 금상첨화였겠지만..

2. 2층 A석 10구역이었는데, 어찌 헤드뱅잉하는 사람이 이렇게 없단 말인가. 나랑 성균이만 정신없이 헤드뱅잉을 한 것 같다. 전에 딥퍼플 공연 때도 나 혼자 헤드뱅잉한 것 같긴 했지만.. 어제 공연은 생각만 해도 헤드뱅잉이 절로 나올 그런 공연이었을 텐데.. 나랑 성균이만 그렇게 생각했나?

3. 그 많은 관객들이 오지의 손놀림, 목소리에 한결같이 움직여 줬다. 정말 그렇게 많은 관중이 한결같이 움직이는 모습.. 대단히 멋졌다. 예전에 프레디 머큐리 추모공연에서 관객들이 한결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무대에 서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뿌듯할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어제 그랬다고.. 하.. 근사했어. 라이터도 적절한 시기에 켜서 분위기 죽여줬고..

4.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대에 뭐 던지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는 것. 야광봉 던지는 건 봐줄만 했는데, 빈 물병 던지는 건 정말 보다가 기분 나빴다. 왜 그러는지..

5. 베이시스트의 액션이 큼직큼직하게 멋졌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신보 속지 보면 나올 것 같은데, 그냥 넘어간다.) 적절하게 그리고, 아주 신나게 무대를 뛰어다녔다. 오지 다음으로 눈이 많이 간 사람이었다.

6. 공연을 꽤 다니다 보니 이제 요령이 좀 생긴 건지, 전만큼 덜 과격하게 노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만큼 온몸이 쑤씨지는 않다. 눕고 일어날 때 목이 아픈 것 말고는..

 


이상!! 지금 난 LIVE & LOUD 듣고 있다. 하..


 


SET LIST


1. I Don't Know


2. War Pigs


3. Believer


4. That I Never Had


5. Mr. Crowley


6. Gets Me Through


7. 멤버소개


8. Suicide Solution


9. Zakk's Guitar Solo


10. No More Tears


11. Iron Man


12. I Don't Want To Change The World


13. Road To Nowhere


14. Crazy Train


 


ENCORE


15. Mama, I'm Coming Home


16. Bark At The Moon


17. Paran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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