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에 엄청난 테크닉의 연주자들이 모여 만든 슈퍼 그룹 미스터빅(Mr. Big)이 다섯 번째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해체했다가 재결성한 2009년 투어의 일환으로 내한(두 번째 내한)했을 때 본 적이 있다.
2009.10.25. Mr. Big - The Last Show of Reunion World Tour 2009
그런데, 2014년에 밴드의 드러머 팻토피(Pat Torpey)가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스씨병 진단을 받아 활동이 어렵게 되었는데, 밴드는 멤버를 교체하지 않고 세션 드러머로 밴드를 유지하게 된다. 2014년 내한 당시에도 팻은 동행했다 하고, 올해 나온 신보에 팻은 드럼 프로듀싱으로 참여하였다 한다.
2014년 내한 당시엔 공연을 못 봤는데, 이번 내한은 오래간만이기도 했고 뭔가 짜릿한 연주를 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내한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찜을 했다. 울산 사는 친구에게 폴길버트(Paul Gilbert, 기타)와 빌리시헌(Billy Sheehan, 베이스) 연주는 직접 한번 봐야 하지 않겠냐고 설득해서 같이 보기로 ...
공연 날짜는 열흘 연휴의 아홉 번째 날인 10월 8일 일요일. 공연장은 악스홀이라 보통 부르는 Yes24 라이브홀이다. 일요일 공연이라 토요일까지 일본에서 공연하고 토요일 밤이나, 일요일 오전에 입국하는 줄 알았는데, 빌리의 페북 글을 보니 금요일 저녁을 서울에서 먹었단다. 오호...
공연 날... 울산에서 SRT타고 올라온 친구와 동네에서 만나 맛있는 라멘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작업실에서 잠시 시간 보내다가 출발~ 공연장에 도착하니 오~ 공연장 전면에 큰 현수막이 붙어있다. 악스홀에서 하는 공연에 현수막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큰 현수막 참 오래간만이고 반갑다!
잠시 입장 대기하다가 거의 예정된 시간에 입장 시작. 내 입장 번호가 스탠딩 444번이라 들어가서 내가 악스홀에서 선호하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사운드 콘솔 좌우로 약간 높은 곳인데 앞에 펜스가 있는 자리. 이번엔 무대를 바라보고 우측에 자리했다. 펜스에 기대어서 나오는 음악 얘기하면서 기다렸다. 관객들이 처음엔 좀 적은 듯했으나, 공연 시간인 6시가 다가오니 우려했던 것보다는 많이 채워졌다.
6시가 살짝 넘은 시간이었을 듯한데, 전체 조명이 꺼지면서 에릭마틴(Eric Martin, 보컬)인 듯한 목소리의 간결하면서도 경쾌한 노래가 나온다. 우워~!!! 짧게 노래가 끝나더니 쿵쿵꽝~ 쿵쿵꽝~~ 짠~짠짠~짜자자잔~ 짠~짠짠~짜자자잔~ 첫 곡이 터져나온다!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2집 타이틀 곡이면서, 엄청 테크니컬한데 완전 신나는 곡. 시작부터 난리 났다. 무대 왼쪽에 빌리, 가운데 에릭, 오른쪽에 폴, 뒤쪽에 새로운 드러머 맷스타(Matt Starr)가 위치했다. 폴이 공연할 때 인이어 이어폰을 하지 않고 헤드폰을 끼고 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아는데, 인이어를 했나보다. 빌리가 우리 나이로 65세, 에릭이 58세, 폴이 51세... 그런데, 이 사람들은 데뷔했던 1989년과 그닥 변하지 않았다. 특히나 에릭 목소리는 그대로인 것 같아! 중간에 드릴로 피킹하는 부분은 언제 봐도 재미 있다! 드릴 피킹하는 멜로디를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한다!
// 전기 드릴로 피킹하고 있는 폴과 빌리
곡이 끝나더니 에릭이 간단하게 “서울, 코리아~ 보고 싶었다, 사랑한다~”며 바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데, 2011년 앨범 What if … 수록곡 American Beauty다. 이 앨범 나도 있는 건데, 예습하면서 다시 매력을 알게 된 곡 중 하나. 묵직하면서 신나는 락! 4인조인데 이런 꽉찬 사운드라니! 오늘 사운드 꽤 좋다!
다음 곡은 뭐지? 좀 익숙한데? 나중에 셋리스트 확인하고 아하~했던 2011년 앨범 수록곡 Undertow. 미스터빅이 원체 초기 앨범들이 강력해서 그렇지, 최근 앨범들도 상당히 좋은 곡이 많은 것 같다. 다시 좀 들어봐야겠어.
빌리가 마이크에 대고 비명(?)같은 샤우팅을 한 번 한다. 하하. “서울 안녕~ 나 기분 좋은데, 너희도 좋지? 뭔가 하나가 빠졌어, 하나가 빠졌다고….”라고 얘기하는 중에 무대에 팻이 천천히 올라온다. 우워~!!! 팻이 무대에 함께 하기도 한다더니 드럼 셋 옆에 마련된 퍼커션 앞에 서서 다음 곡에서 함께 한다. 다음 곡은 2집의 흥겨운 곡, Alive and Kickin’이다. 팻은 이후 거의 모든 곡에서 탬버린 혹은 퍼커션을 연주하고 코러스를 연주하며 공연에 참가했다. 야~ 멋있어! 에릭의 마이크 스탠드는 거꾸로 들면 운전대가 달려있어 그걸로 운전하는 시늉을 하며 노래했다.
// 파킨스씨 병을 앓고 있는 팻. 그 어느 누구도 팻이 아프다는 둥 이런 얘기 안 했다. 그냥 그는 아직 미스터빅 멤버.
// 마이크 스탠드 거꾸로 들고 운전하는 시늉하는 에릭...
관객과 짧게 함께 노래 부르면서 시작한 Temperamental. 리듬에 맞춰 고개 까딱까딱. 워워워~워~워~~ 재밌어! 곡이 끝났는데 빡빡이 드러머가 자리를 비우더니, 팻이 드럼 셋으로 자리를 옮긴다. 우어! 멤버들의 별도 설명도 없이… 뭐야, 팻이 드럼 연주도 하는거야? 속으로 ‘이 사람들, 너무 멋지잖아!’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 자리 옆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씨발, 너무 멋지잖아!’라고 외친다. 아마도 관객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 듯. 이들의 대표적인 발라드 곡 중 하나일 Just Take My Heart. 아름다운 곡을 오리지널 라인업으로 연주한다. 후~ 이거 괜히 울컥한다. 드럼을 좀 더 단순하게 편곡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팻의 연주는 미스터빅의 연주답게 멋졌다. 곡이 끝나니 팻이 멋쩍은 듯 손 한번 흔들어준다. 너무 멋져.
// 팻이 드럼도 연주했다! 오리지널 미스터빅!!!
다시 맷이 드럼에 올라가고 Take Cover와 Green-tinted Sixties Mind가 이어진다. 곡은 쫄깃쫄깃하고, 분위기 그냥 끝장이구나. ~ 좋다! 관객들의 코러스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미스터빅의 매력은 이렇게 올드팝스러우면서도 세련된 곡들에서 잘 나타나는 것 같다. 특히나 라이브에서! 에릭도 관객들의 합창에 굉장히 만족스러운 듯 “DVD를 찍었어야 하나”란다.
새 앨범에서 한 곡 할 거란다. “만약 여러분이 미친다면, 약간의 트러블을 원한다면 …” Everybody needs a little trouble. 쿵짝쿵짝 드럼 리듬이 신나는데 블루스 같은 끈적한 기타 연주도 있는 미스터빅다운 신곡 중 하나. 새 앨범 곡도 좋구나, 좋아! 폴의 기타는 정말 경이롭다. 보고 있으면 정말 ‘저게 사람 맞아?’ 싶은 연주인데 너무나 듣기가 편하고 신난다. 하~ 기가 막히네! “헤이, PG(폴길버트), 잘 하고 있지?”라고 하면서 Price you gotta pay가 이어진다. 중간에 곡이 잠깐 멈춰지고, “워~ 놀라운 관객이야~”라 좋아하면서 기타와 보컬이 한 소절씩 주고 받으며 솔로 타임을 갖는다. 음반으로만 듣던 에릭의 목소리는 뭔가 확~ 와 닿지가 않는다는 생각을 좀 하곤 했는데, 라이브에서 그의 목소리는 정말 소울이 꽉찬 목소리다. 그 어느 누구도 쉽게 낼 수 없는 그런 필이 충만한 목소리. 캬~ 죽인다.
폴이 서있는 자리 옆에 하얀 기타 하나가 스탠드에 세워져서 별도로 준비가 된 상태에서 한쪽 발로 쿵쿵 소리를 내며 박자를 만들어 내는 위에 폴의 기타 솔로가 시작한다. 약간은 블루스 필이 나는 그런 기타 솔로…… 내심 그가 데뷔한 밴드인 레이서X(Racer X)에서처럼 속주를 듣고 싶단 생각을 하는데 치던 기타는 뒤로 멘 상태에서 스탠드에 세워져 있는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 그 기타로는 엄마엄마아빠아빠 엄청난 속주를 연주한다. 운지랑 피킹에 관해서는 가장 정확한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라는 사람들 얘기는 괜한 얘기가 아닌 것이다. 기절하도록 빠른데, 그 안에서 흥겨움이 느껴지는 여유로움. 어후~ 감탄 밖에 안 나와.
// 스탠드에 세워진 기타로 무지막지한 속주로 솔로 연주하는 폴길버트
묵직한 하드락 넘버 Take a walk. 어휴~ 이런 사기 캐릭터들 같으니라고! 모든 파트가 여유로움 철철! 그러니, 보는 우리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거겠지.
한국에서는 처음 연주하는 새 앨범의 예쁜 곡이란다. Forever & back. 새 앨범을 쭉 들어봤을 땐 귀에 잘 안 들어오던 곡인데, 정말 곡이 예쁘네. 에릭의 목소리, 어쩔 거야. 귀에 찰싹 붙는 기타 솔로. 햐~ 좋다. 이거 좋다라는 말을 넘 많이 하는데, 어쩔 수가 없다.
// 에릭의 손에 맞춰 관객들 모두 손을 들어 좌우로 흔들며 함께 하는 모습은 뒤에서 보면 정말 장관이었다!
에릭이 통기타를 멨다. 그러면서 체크한다고 스패니쉬 기타 풍의 스트로크를 한번 훑으니, 바로 폴이 스패니쉬 풍 연주를 한 소절 날려준다. 아으~ 이런 센스 너무 좋아~ 이들의 큰 히트 곡 중 하나 Wild World. 랄랄랄랄랄랄랄라~ Oh, baby, baby, it's a wild world~ 이런 노래 듣고 부르면 하드락 팬으로 폼 안 난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좋아. 넘 좋잖아~
// 어쿠스틱 기타 곡들 연주하는 미스터빅!
“지난 방문을 기억해 본다. 3년이네. 벌써 오래 되었어. 올 때마다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이번에 부를 노래는 ‘Damn, I’m in Love Again~’” 그러면서, 에릭이 통기타를 퉁기기 시작하는데, 뭔가 어색한 분위기. 멤버들이 연주를 안 하고 있다. 에헤~? “아, 내가 너무나 사랑에 빠져서, 셋리스트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네. 괜찮아, 우리 오늘 녹화 안 하니까…… 어, 너 녹화하고 있구나. 카메라 내려라.” 하하하 “내가 좀 전에 한 말은 잊어라.” 그러면서 폴이 에릭한테 다가가서 뭐라 한참 얘기한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곡이 Promise her the moon. 사랑 노래로 쭉 갈 건가 보다. 이 곡이야 말로 정말 예쁘다.
통기타 세팅 다시 하고 ‘Damn, I’m in love again, again, again, again ….’ 컨트리 음악 풍의 간결한 느낌의 곡인데, 에릭의 매력이 그냥 흠뻑 묻어난다. 중간에 통기타에 뭔가 문제가 있었는지, 옆에 내려놓고 그냥 노래만 부른다. 소리 잘 나고 있었는데… 뭐 상관없어. 그냥 에릭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좋아~ 정말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목소리야. 어후~
이제 신나는 곡으로 가나 보다. Rock & roll over. 그리고, 2011년 곡 Around the world … 야, 이 곡 정말 끝내주네. 아니, 저 드럼 양반은 갈수록 더 좋게 들리네. 엄청나게 탄탄하면서 화려한 베이스 위로 깔끔하게 달리는 기타에 유려한 코러스. 엄청난 기타와 베이스가 서로 함께 가다가 서로 주고 받는 솔로 부분은 그냥 경악에 가깝다. 그런데, 그게 부담스럽지 않고 그냥 즐기게 된다.
이번엔 현존 세계 최고의 베이시스트 중 한 명인 빌리의 솔로. 이게 기타야, 베이스야… 엄청난 속주 연주를 핑거링 베이스로 연주한다고. 눈으로 보고 있지만, 경이롭다. 공연 시작부터 엄청난 연주였지만, 솔로에서 보여주는 그의 연주는 속주면 속주, 태핑이면 태핑 그 어느 하나 놀랍지 않은 게 없다. 중반 이후에 들려주는 연주에서는 얼마나 힘이 센지 거의 관객석 뒤에 있는 우리에게도 줄이 튕겨지는 생 소리가 다 들릴 정도다. 요새 5현, 6현 베이스까지도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있지만, 베이스 본연의 4현에서 나오는 엄청난 사운드에 압도되지 않을 수가 없다. 60대 중반인데도 아직 전성기네. 후~ 함께 본 친구는 소름이 쫙 나더란다.
// 진정 최강 4현 베이스 플레이어 빌리시헌의 솔로 타임~
베이스 솔로에 이어 폴과 빌리가 서로 비현실적인 연주를 주고 받으면서 시작하는 이들을 세상에 알린 곡, Addicted to that rush. 공연장은 다시 시작하는 듯이 흥분 지수 만땅. 중간에 잠깐 멈추더니, 에릭이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 들어보라 그러면서 쿵쿵… 그런다. 너희 다 ‘질주에 중독되었냐? (addicted to that rush)’며 관객들에게 환호성을 유도한다. 당연하지!!! 꽥꽥!!! 정말 와우~란 말이 절로 나오고 박수가 그냥 쳐진다.
‘총알보다 빠르고, 자동차보다 파워풀하고… 어쩌고저쩌고…’ 레이서X 라이브 음반 들으면 보컬이 폴길버트 소개할 때 하는 문장인데, 에릭이 하기 시작한다… ‘폴~ 길버~~트’ 우워!!!! 키도 크고 팔도 길고, 손도 길고… 기타 정말 전천후 기타리스트!!!! 새로 합류한 맷스타~. 진정 전설적인 드러머, 팻토피~!!!! 관객들도 너무나 반가워 하며 ‘팻토피’를 한참동안 연호했다. 세계 최고의 베이시스트 빌리시헌~~~! 햐~ 그 어느 누구 특급 연주자 아닐 수 없다. 누군가가 에릭도 소개해줬으면 좋으련만, 에릭 소개가 빠졌다. 혼자 에릭~~~~! 크게 외쳐봤다. 에릭도 정말 최강인데!!!
// 진짜 에릭 저 사람은 늙지도 않나. 여전히 동안에 목소리도 그대로일 수가!!!
“미스터빅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 (Mr.Big wants to be with you~)”며 그들의 가장 큰 대중적인 히트곡인 To be with you를 시작한다. 원곡은 어쿠스틱으로 연주되었던 것 같은데, 이 날은 이펙터 안 쓰고 그냥 클린 톤으로 연주되었다. 원체 유명한 곡이라 관객들이 거의 다 따라 불렀던 것 같다. 테크니컬하면서도 신나는 곡이 더 좋긴 하지만, 이렇게 다같이 부르는 대중적인 곡도 참 좋다. 역시!
기타와 베이스에서 뭔가 화를 참고 있는 개(?)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에릭이 조심해라…며 시작하는 곡은 Colorado bulldog. 이 곡 역시 신나면서 연주가 어마어마한데, 중간에 빌리의 매력적인 저음으로 한마디 던지는 부분이 엄청 멋진 곡. 야, 타이트한 드럼 연주 위에 폴과 빌리가 질주하는데, 숨이 다 막힐 지경이다. 내가 미스터빅 공연에서 기대했던 게 이런 거지. 초절정 고수들의 여유롭고 그들이 즐기는 연주를 보는 관객의 즐거움. 정말 신난다, 신나!
// 세상에서 가장 기타 잘 치는 사람과 세상에서 가장 베이스 잘 치는 사람이 함께 연주한다!!!
“지금은 2017년인데, 어… 젊은 친구들을 좀 봅시다. 몇몇은 내 나이(58)도 있네… (관객들 웃음). 뭐 때문에 웃냐? 타임머신으로 1992년으로 갑시다” 그러면서, 신보 수록곡 1992를 한다. 역시나 경쾌한 하드락 곡이다. 예습할 땐 잘 몰랐는데, 라이브로 들으니 꽤나 좋다. 입장하기 전에 신보 CD 구입했으니, 집에 가서 다시 좀 들어봐야겠다. 이들은 연주도 다들 잘하는데 노래도 잘 한다. 코러스도 참 좋다.
여기까지가 정규 셋리스트인가 보다. 멤버들이 간단하게 인사하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박수 치며 앵콜을 연호하는 관객들. 약 1분 소리쳤나?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오는데, 폴이 드럼에 앉았다. 아하~ 오늘도 하는구나. 멤버들이 모두 다른 악기를 멨다. 폴이 드럼, 에릭이 베이스, 빌리와 맷이 기타, 그리고 팻이 마이크를 잡았다.
“서울, 코리아~ 감사합니다. 당신들 환상적이에요.”
와~~~
“우리는 뭔가를 하려는데요, 여러분 중에는 전에 본 적이 있는 이도 있을 거에요. 우리는 보통 방바꾸기(switch room?)라고 부르는 겁니다. 악기를 바꾸는 건데요, 제가 노래할 겁니다. 같이 불러요”
폴의 드럼 인트로로 시작하는 곡은 펑크풍 곡인데, 뭐지? 익숙한데? 우워~ 무려 그랜드펑크레일로드(Grand Funk Railroad)의 We are an American band다. 신난다, 신나! 이 곡을 라이브에서 들을 수 있다니. 정말 신난다! 중간에 빌리의 기타 솔로가 있었는데, 원래 베이스도 엄청나게 화려하게 치는 이라 기타도 여타 기타리스트들 다 기죽일 만큼 잘 친다. 아니, 이 멤버 구성으로도 이미 훌륭한 밴드다.
// 좌로부터 맷(기타), 에릭(베이스), 팻(보컬), 폴(드럼), 빌리(기타)... 앵콜 첫 곡!
// 그냥 전업 기타리스트해도 될 듯한 빌리의 기타 솔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에릭이 그 얘기 한다. “꽤 잘하지 않냐? 우리 새 밴드 시작해야겠어.” 와~~~ “유감스럽지만, 오늘의 마지막 곡입니다”며 새 앨범의 타이틀곡 Defying Gravity~ 폴의 흥겨운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곡. Defying Gravity 투어의 마지막 곡으로 어찌 보면 가장 잘 어울리는 선곡 아니었을까?
빌리가 마지막 인사를 한다. “코리아~ 와우~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다시 와서 여러분과 함께 해서 기쁘고 영광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정말 아름답습니다! (우리말로) 고맙습니다~!”
// 마지막 인사하는 밴드
// 위의 사진에서 드럼 셋 뒤에서 찍은 스탭의 사진이 빌리시헌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왔다.
[Source: Billy Sheehan's facebook page]
이렇게 2시간 10분 정도의 미스터빅의 공연이 끝났다. 관객들 모두 표정에서 행복함이 가득 보인다. 악스홀 바로 건너편에 있는 고등학교 친구가 주인인 깐부치킨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친구와 뒷풀이도 간단하게 했다. 정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8년 만에 다시 본 미스터빅은 여전히 미스터BIG이었다. 폴길버트의 기타는 그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부족할 게 없는 그냥 안 되는 게 없는 세계 최강의 기타리스트였고, 빌리시헌의 베이스는 본연의 리듬 파트이면서도 전면에 나설 땐 확실하게 나서면서 트윈 기타 이상의 효과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진정 거장다웠다. 난 이번에 처음 본 드럼 맷스타는 괜히 미스터빅이 이 사람을 합류시켰나 이해가 되고도 남을 만했다. 에릭의 보컬은 이 사람이 환갑을 거의 앞둔 사람 맞나 싶게 아직까지도 완전 쌩쌩했고, 그 소울풀한 느낌은 라이브에서 진가를 발휘함을 다시 느꼈다. 마지막으로, 파킨스씨 병으로 한두 곡에서 무대에 오를 거라 생각한 팻토피는 생각 외로 거의 3/4 정도 곡에서 퍼커션 및 코러스로 함께 했고, 드럼 연주도 한 곡 하고, 앙코르에서는 메인 보컬로까지 그 활약이 아주 많아서 미스터빅 팬들에게는 너무 반가웠던 것 중 하나였다.
2000년도에 딥퍼플 30주년 기념 공연을 보면서, ‘영감님들 잘 하네…’ 그랬는데, 미스터빅이 이미 30년이 된 팀이 되었다. 당시 딥퍼플 멤버들보다 나이가 대체로 더 많은 편인데도 이들의 에너지는 여전했고, 그 역량은 그대로였다. 정말 진짜 연주 잘 하는 사람들이 즐기면서 하는 공연의 쾌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 슈퍼밴드의 음악과 공연을 보고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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