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7.09.16 와일드매치 10회 - 메써드 vs 네미시스 @ 케이아트홀

미친도사 2017. 9. 23. 10:04

'와일드 매치'라는 기획 공연이 있다. 작년에도 한번 본 적이 있는 공연이다.

2016.03.19. 와일드매치 6 - 해머링, R4-19, 제로지 @ 홍대 A.O.R


보통 기획 공연이라 하면 대여섯 팀 혹은 그 이상 팀들이 떼거지로 나와서 각 팀당 30-40분 정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와일드 매치는 출연 밴드 수를 줄이는 대신 한 팀에 거의 1시간을 할당해 준다. 30분 정도 하는 공연은 그 팀 분위기가 무르 익으려 할 때 끝나서 아쉬운 경우가 있는데, 와일드 매치는 온전히 즐길 여유가 있다.


지난 해 초에 6회 공연을 보았는데, 그 팀 구성도 좋았지만 사운드가 아주 좋아서 정말 재밌게 봤던 좋은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에도 멋진 공연이 몇 번 더 있었는데, 기회가 안 되다가 이번 10회 공연이 굉장히 독특한 조합이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쎄면서 정교한 사운드가 일품인 메써드와 굉장히 팝적인 락을 하는 걸로 알고 있는 네미시스랜다. 거기에 게스트로 탑밴드3 우승팀인 아시안체어샷까지! 우워!


쓰래쉬 메탈 밴드인 메써드 공연은 수차례 본 적이 있다.

2010.06.29. EBS 스페이스 공감 - G3: Thrash the Wall

2012.08.02. EBS 스페이스 공감 - 다크 앰비션 & 메써드 (한여름밤의 공감)

2013.05.04. RODFEST 2013 - the 2nd Day #공연후기

2015.3.8. Arch Enemy - War Eternal Tour @ Yes24 MUV Hall, Seoul, Korea #공연후기

2015.11.16. 메써드 - 추상적인 세상에서 찾아낸 해답 @ EBS 스페이스 공감

2016.11.26. 바세린 - 20주년 기념 공연 @ 프리즘홀


네미시스는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는 히트곡이 있고, 뭐랄까 예쁘장한 외모와 스타일로 여성 팬이 많은 밴드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탑밴드2에 나왔는데, 연주 실력도 상당했던 기억이 있다만, 음원을 찾아 듣고 하는 정도까지 발전하지는 않았다.

거기에 탑밴드 3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곡들과 연주를 보여줬던 아시안체어샷이 게스트라니 이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난 4월의 Generation Axe 공연 이후 공연을 하나도 못 보고 있었는데 (이건 후기도 못 썼네...), 다시 공연장을 찾아서 기분 전환을 하기엔 메써드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았고 거기에 함께 하는 두 팀 역시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보기로 맘을 먹었다.


그러던 중에 9월 16일에 드림씨어터의 초기 명반인 2집 Images & Words의 25주년 기념 투어를 한단다. 내가 이들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앨범이기도 하고, 원체 좋은 곡이 많긴 한데 하... 드림씨어터에서 드러머가 바뀐 이후 본 첫 라이브에서 감흥이 확 떨어진 이후, 앨범들에서도 예전 같은 느낌을 못 받고 있어 이번 공연은 과감히 패스! 내가 드림씨어터에 이렇게까지 충성도가 떨어질 줄이야... 쩝.

2008.01.12. Dream Theater - Chaos in Motion World Tour 2007-2008

2000.05.06. Dream Theater in Seoul

어. 공연 하나는 아예 후기도 안 남겼군. 충격이 넘 컸었나? ^^


하여간, 와일드 매치를 보기로 하고 예매도 완료!

네미시스 곡을 벅스에서 찾아 예습하니 익숙한 곡이 몇 곡 있고, 연주도 상당히 좋네. 오호라.


9월 16일 토요일. 같은 날 오후 규영이는 신촌 연세대학교에서 전국 고교생 프랑스 시 낭송대회에 나가고, 나는 저녁에 홍대 앞으로 공연 보러 가고... ^^

공연장은 전에 디딤홀이라 불린 케이아트란다. 처음 가보는 곳이다. 지도를 보니 가는 길에 홍대 정문이 있다. 홍대 정문 앞에 중3때 친구가 하는 안경점이 있다는데, 시간 되면 들러봐야겠다.


5시가 좀 넘은 시간에 홍대 입구 역은 정말 사람 많다. 홍대 정문을 찾아가는 길에 친구 안경점이 있네. 그런데, 손님이랑 상담 중이길래 위치 확인만 하고 지나쳤다. 공연장은 홍대랑 바로 이웃한 골목 안쪽에 있었다. 입구에 아시안체어샷의 기타 손희남이 있다. 우웟! 공연장으로 내려가는 입구는 건물 뒷쪽에 있다.


내려가자마자, 입구에서 이름 확인하니 티켓을 준다. 와일드매치의 반가운 점이 전용 티켓이 있다는 점이다.


인터파크나 예스24에서 만든 획일적인 디자인의 티켓이 아닌 전용 티켓. 와일드매치가 주는 작지만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공연장에 들어섰는데... 어? 무대 앞쪽에 젊은 여성 관객들이 쭉 서있다.


이건 많이 낯설다! 락 공연장에 여성 관객이 이렇게 많은 날도 있다니. 스탠딩 석 중앙 쯤에 스태프 중 한 분인 DJ번님이 계셔서 인사 나눴다. 작년 초 와일드 매치 이후 처음 만나는 건가? 페이스북에서 근황을 서로 알고 지내니 오래간만에 봐도 어색하지 않다. 나만 그런가 ^^ 아, 아니다. 작년 5월에 ABTB 단독 공연 때 만났구나. 하여간, 늘 혼자 공연장 갔다가 공연만 보고 쑥 빠져나오다가 이렇게 인사 나눌 수 있는 분들이 한둘 생기니 그것도 좋다.


요샌 해외 아티스트가 와도 대형 현수막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와일드 매치는 공연장에 세로로 출연 밴드가 적힌 멋진 배너도 걸어 놓는다. 근사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관객이 매우 적다. 드림씨어터 내한 공연이 있어서 그런가 했는데, 그 외에도 홍대에서도 굵직굵직한 공연이 꽤나 많단다. 그 중에서도 베이더(Vader)란 폴란드의 데스 메탈 밴드가 같은 날 공연이 있다 하네. 나는 잘 모르는 팀인데 굉장한 밴드인가 보다. 그러다 보니 쓰래쉬 메탈 팬들이 많이 분산되었나 보다. 쩝. 메써드 공연이면 늘 보이는 외국인 친구도 이 날은 안 보였다. 

세 팀이나 있고 대기실이 크지 않은지 관객석 제일 뒤 어둠 속의 의자에 메써드의 베이스 효원씨가 숨어서(?) 졸고 있다. 하하.


흠. 보통 이런 클럽 공연하면 바에서 맥주도 팔고 하는 것 같은데, 이날 공연장엔 그런 것 파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공연장 관계자랑 DJ번님이 말씀 나누더니 냉장고 있는 걸 판매하는 걸로 하는 것 같은데, 그것도 DJ번님이 판매 대행(?)을 하시는 것 같다. 뭔가 좀 이상해~...


DJ번님의 간단한 공연 소개와 함께 6시가 살짝 넘은 시간에 무대가 열리고 오프닝 게스트 아시안 체어샷 등장! 탑밴드3에 나올 때의 멤버에서 드러머가 새로운 인물로 바뀌었다. 등장과 함께 난 가슴이 터지려 하는데, 관객들은 많이 썰렁하다. 에잉...

첫 곡은 이들의 그룹송이라 할 수 있는 '동양반칙왕'. 느릿느릿하다가 몰아치다가... 죽인다. 그런데, 사운드가 좀 뭉친다고 해야 하나, 악기 소리들이 또렷이 들리지 않는다. 특히 보컬은 제대로 알아 듣기 힘들다. 첫 곡이니 조금씩 나아지겠지? 바로 다음 곡으로 이어지면서 인사를 하는데, 관객들 반응이 넘 없어. 강력한 사운드 위에 보컬 소리가 뭉개져서 뭐라는지 잘 안 들려. 분위기로 봐서는 다같이 뛰어 놀자는 것 같은데, 말도 잘 안 들리고 관객들은 좀 소극적이고... 참 안타깝네. 조명도 오른쪽의 기타리스트가 잘 안 비춰진다. 나혼자라도 헤드뱅잉.... 메들리처럼 이어지는 '뱃노래'. 아~싸! 후렴구가 나오는데, 나만 부르나봐... T_T 이 노래는 중간에 아예 관객들이랑 같이 부르게 하는 부분이 있어 조금은 관객 참여가 있었던 것 같다. 베이스 겸 보컬 황영원이 좀 답답한지, 제일 앞에 서 있던 관객이 마시던 맥주 한모금 얻어 마시면서 마지막 곡으로 '반지하 제왕'을 한다. 야~ 정말 연주 기가 막힌다. 2000년도던가 처음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국카스텐 공연 보면서 기타 전규호의 사운드 메이킹에 감탄한 이후로 가장 인상적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멋졌다. 깁슨 레스폴을 왼쪽 엉덩이에 살짝 걸치면서 치는 손희남은 정말 매력이 철철 넘친다. 황영원의 카리스마도 엄청나고... 원체 곡들이 길어서 단 세 곡만 했을 뿐인데, 30분이 지나갔다. 사운드가 전반적으로 안 좋았던게 너무 아쉽네. 다시 꼭 제대로 봐야겠다!!!


10분 예상한 준비 시간은 약 20분 정도가 걸렸고, 메써드의 시그널 뮤직과 함께 무대가 열렸다! 빈 무대에 멤버들이 하나 둘씩 등장! 메써드 팬들이 적으니 나라도 1당 10으로 호응해줘야 한다는 사명감! 맘 단단히 먹고!!! 무대 가운데 기타 겸 우종선 자리엔 선풍기가 틀어져 있나보다. 잘 생긴 우종선에게 조명이 비춰지면서 긴생머리 날리는 모습이 캬~ 잘~! 생겼다. 거기에 드럼 치는 김완규 역시 미청년(!) 아닌가! 아마도 네미시스 여성 팬들도 놀랐을 거다. 다들 넘 잘 생겨서.  푸하하. 첫 곡 'Lost Revolution'이 시작했는데, 아악!!! 소리가 막 엉켜서 들려. 마치 멤버들이 연습 하나도 안 한 것 마냥 무지 산만하게 들린다. 김재하의 솔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작고... 아, 이거 음악에 맞춰 헤드뱅잉을 하다가도 엄청 신경이 쓰인다. 아이참. 멤버들도 중간중간 사운드에 대해 종종 요구하는 게 무대 쪽도 뭔가 상태가 그닥 좋지는 못 하나 보다. 그런 와중에도 우종선의 보컬은 볼 때마다 더 여유로워지는 것 같고, 멤버들의 연주는 여전히 기가 막히는구나. 언제나 화난 것처럼 아무 표정 없는 베이스 김효원 빼곤 다들 밝은 표정이다. 메써드 남성 팬들보다도 여성 팬들이 더 많이 온 게 아닌가 싶다. 페이스북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은 분들이 좀 보인다. ^^ 'Disrupt the Equilibrium'에 이어 최근에 사일런트아이(Silent Eye)와 일본의 크루시파이드(Crucified)와 함께 낸 스플릿 앨범 수록곡 'Fire Break'이 연달아 연주되었다.


세 곡을 내리 달리고 우종선이 인삿말을 한다. 여성 관객이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게 어색한지 좀 긴장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DJ번님이 맥주를 건네 주는데 그건 사양하고, '다음 네미시스 기다리는 거 알아! 그런데, 또 언제 이런 빡센 음악 들어보겠어!' 이러면서 다음 곡 'Fallen Kingdom'을 이어간다. 그런데, 조악한 음향 속에서도 묘하게 들리는 불협화음. 우종선이 자기 기타 튜닝이 나간 것 같다면서 잠시 세팅. 내가 처음 접했던 이들의 앨범이었던 2집 수록곡이라 그런지 더 반갑다. 끝나자마자 뭔가 사운드가 맘에 안드는지 콘솔쪽에 뭔가를 요구하고 다음 곡으로 바로 이어졌다. 현학적이기까지 한 'Result in Redemption'이 이어졌는데, 사운드 때문이었는지 좀더 산만하게 들린 것 같기도 하다. 이들을 처음 봤던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서 음향 문제로 수차례 NG를 냈던 2집 수록곡 'Crawl Through'닷! 이거 완전 타이트하게 멋진 곡. 너무 반가운데, 내가 아는 그 곡이 맞나 싶게 살짝 낯설게 들리기까지... 아~ 이런이런...

무대에서 보기에도 굉장히 분위기가 어색한가 보다. 우종선 보고 누가 잘 생겼다고 그랬나 보다. 하하. 우종선이 말이 많지아지면, 조금 두서가 없어진다. 큭큭. 우종선이 합류하고 처음 작업한 곡이라면서 'Warrior's way'를 한다. 햐~ 헤드뱅잉이 힘들 정도로 타이트하다. 곡이 끝나자 또 마이크 체크하면서 관객들한테 잘 들리냐고 묻는다. 쩝. 그러면서 'Psycho Paradise'가 이어졌는데, 확실히 초기 곡들은 테스타멘트(Testament)의 느낌이 살짝 나기도 하네. 진짜 연주 죽이는데... 마지막 곡한다면서 쾅콰라쾅쾅 쾅!쾅!쾅! 우워!!!! 메탈리카(Metallica)에게 'Master of Puppets'이 있다면 이들에겐 이 곡이 아닐까 싶은 'Coldest Fear'! 언제 들어도 가슴 뛰게 하고, 흥분 지수 만땅으로 만드는 곡이 아닐 수 없다. 몰아치는 쓰래쉬 메탈임에도 이들의 깔끔하면서도 속도감 만땅의 기타 솔로는 정말 이들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연주는 정말 절정에 다다른 것 같았는데, 그걸 100% 못 즐기게 하는 환경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 이 때던가 무대 제일 앞에서 헤드뱅잉하던 아가씨 한 명이 무대에 올라가서 뛰어다니다가 멤버들과 같이 헤드뱅잉하기도 했다. 하하.

정규 순서가 끝났는데 메써드의 남자 관객이 많지 않아서, 앙코르 연호 소리가 작을 것 같아 내가 일부러 크게 소리 질렀다. 멤버들이 안 올라오나 싶을 때 'Half Nation of Sorrow'의 오프닝 음향이 들리는데, 난데 없이 관객석 사이에 장정 넷이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면서 사물놀이+태평소가 연주를 시작한다. 오잉~? 짧은 사물놀이 연주에 이어 메써드의 연주가 나온다. 곡 간주 부분에 농악기들이 함께 연주하더니, 농악기 솔로 부분이 나오고 그 사이에 김재하가 내려와서 같이 연주하기도 한다. 우워~ 색다른 시도였는데, 생각보다 그닥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어진 무대였다.


휴~ 60분 살짝 넘는 메써드의 무대가 끝났다. 정말 초기 곡들 많이 해줘서 정말 맘에 드는 선곡이었는데, 온전히 즐기기 힘들어서 아쉬움도 컸다.


네미시스도 15분 정도 있다가 시작한 것 같다. 오프닝 건반 사운드에 트윈 기타, 베이스, 드럼의 연주곡으로 시작한다. 오우~ 생각한 것보다 훨씬 묵직하다! 오른쪽에 서있는 기타리스트가 하세빈이란 사람인가보다. 건반도 치다가 기타도 치기도 하는데, 곡 중간중간 건반 연주는 MR로 대신하네. 귀엽게 생긴 보컬이 등장해서 노래를 한다. 헉. 이건 뭐지? 목소리가 벽뒤의 목욕탕에서 노래하는 듯한 답답하면서 멀리 들리는 느낌? 네미시스는 곡을 잘 모르니, 아는 곡만 제목을 언급하면서 후기를 이어가야겠다. 내가 이들의 영상을 제대로 본 적도 별로 없어 잘 모르겠으나, 이제 연차가 좀 되어서 그런지, 예쁘장한 보이 그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이가 좀 들어 보인다. ^^ 그래도, 오른쪽에서 기타치는 하세빈은 대빵 멋지다. 곡이 끝나자마자 보컬이 사운드 설정 변경을 요구한다. 인사를 하는데, 네미시스도 오래간만에 공연하나 보다. 관객들의 반응이 확실히 앞선 두 팀보다 많다. 햐~ 잘 모르는 곡 하나 하고, 이어지는 나도 아는 곡이다! 꽤 예전 곡인데... '타타타'의 리메이크. 공연 예습한다고 벅스 뮤직에서 이들의 인기곡이라고 되어 있는 걸 좀 듣다보니 있는 걸 들은 게 생각난다. 꽤나 잘 편곡했다. 보컬이 노래 정말 잘 하네. 아니, 멤버들 모두 연주가 아주 좋다. 특히나 크게!!! 들리는 드럼 사운드 때문에 드럼 연주는 유난히 더 잘 들리기도 했는데, 정말 잘 한다.



내 바로 옆에 키가 큰 아가씨가 있었는데, 상당한 팬인가보다. 혼자 얌전히 박수 치면서 따라부르면서 즐기는데 무척 귀여웠다. 네미시스 열혈 팬들 꽤나 있나 보다, 아는 얼굴 좀 보인다고 한다. 메써드는 같은 합주실 쓴 인연이 있어 친하다 한다. 이런 말을 하는 중에도 계속 무대 쪽 사운드에 대해 계속 교정을 요구한다. 우이씨. 여러분과 함께 부를 거라면서 시작한 곡은 나도 익숙한 '베르사이유의 장미'다. 인기 있을 만하네! 마치 일본의 X재팬의 곡 느낌도 나고... 그래, 이런 락음악도 있어도 좋아. 락음악이 심각할 필요도 없고, 강하기만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나. 이렇게 락음악의 형식을 딴 예쁘장한 곡도 좋아. 1집에 수록되어 여러 앨범을 냈어도 이 노래만 좋아한댄다. 네미시스도 벌써 12년이 되었다 한다. 꽤나 오래된 팀이네. 멤버 소개를 하는데, 12년 동안 멤버 교체가 한 번도 없었단다. 오~ 대단한데? 보컬이 한참 떠드는데, 멤버들은 단 한마디 거들지도 않네. ^^

다음 곡도 아주 익숙한 곡이다. '솜사탕' 원래 베이시스트가 부르는 곡이라는데 보컬이 그냥 부른다. 네미시스 팬들도 얌전한 사람들만 왔나 보다. 목소리가 별로 안 커! 좀 낯선 다음 곡에선 좌측에 있은 전귀승이 솔로를 했는데, 오우~ 잘 하네~! 중간에 관객들에게 점프할 포인트를 알려주는데, 다들 넘 얌전히 있다. 에헤~ 이어지는 곡은 체력전이라면서 살짝 긴장하는 듯하면서 시작한 곡은 아주 스피디한 'Eternity'란 곡이란다. 처음 듣는 곡인데 일단 엄청 빠른 투베이스 드럼와 리드미컬한 베이스가 속도감을 만들어 내는게 아우~ 멋지다! 드럼 치는 저 친구는 어느 밴드에 갖다 놔도 어울리겠다 싶을 정도로 잘 하네.

다음 곡은 신th팝 같은 느낌의 오프닝이네. 쿵짝쿵짝 리드미컬한 드럼 위에 귀에 쏙쏙 박히는 리프... 이 곡도 좋네. 그런데, 보컬이 조금 힘겹게 부르는 것 같다. 하하.

게스트를 하나 부른다면서, 무대에 올린 이가 무려 디아블로의 '장학'이다. 헐! 네미시스가 무대에 올라오고 나선 크게 소리를 외친 적이 없는데, 장학의 등장엔 큰 소리가 절로 나오네. 하하. 이 달 말에 디아블로와 네미시스가 함께 하는 공연이 있단다. 네미시스 공연에 자주 게스트로 나오나보다. '네미시스 팬들, 메써드 팬들 모두 당신을 알고 있어!'라고 하네. 마지막 두 곡을 장학과 같이 하겠단다. 어휴~ 장학은 완전 사악한 목소리인데, 이들의 달달한 음악에 어떻게 어울릴까 궁금하다. 함께 부른 첫 곡은 꽤나 스트레이트한 곡인데, 장학의 마이크가 잘 안 들려서 사악함이 잘 전달이 안 된다. 네미시스의 보컬이 계속 콘솔 쪽을 향해 장학 쪽 마이크를 올려달라고 손짓하는데 전달이 잘 안 되는 건지 밸런스가 좀 잘 안 맞는다. 그러더니, 중간에 아예 자기 마이크를 장학이랑 바꿔버렸다. 장학은 살짝 당황. 노승호의 달달한 목소리 뒤에 장학의 사악한 목소리가 은근 잘 어울린다. 이거 원곡 좀 찾아 들어봐야겠다. 이들의 정규 마지막 곡도 뭔가 쿵짝쿵짝 신나는 곡인가 보다. 노승호의 보컬과 장학의 보컬이 번갈아가면서 환호성을 유도하는데 분위기 작살이다. 장학의 사악한 보이스는 정말 압권이다! 헤비한 댄스 뮤직? 신난다, 신나! 두 보컬의 마이크를 바꿔서인지 장학의 사악함은 많이 들리는데, 노승호의 보컬이 잘 안 들려. 아이 참.


네미시스는 앙코르 대신 메써드와의 협연을 하기로 했다. 메써드의 두 기타리스트가 무대에 올라오면서 준비를 한다. 이 시간 동안 노승호가 멤버들한테 말도 좀 시키고 했는데, 다들 말하는 걸 피하려 한다. 네미시스의 기타리스트 하세빈이 손풀듯이 기타를 치니까, 좀 아는 곡으로 솔로 연주라도 하라니까 그건 또 안 한다. 드러머한테도 솔로 연주 좀 하라니까 손사래를 친다.... 에헤~ 앙코르 협연의 첫 곡은 80년대 말 90년대 초에 인기 있던 스키드로우(Skid Row)의 'Monkey Business'이다. 노승호는 거울 같은 선글래스를 끼었는데, 아마도 가사를 잘 못 외워서 바닥에 가사를 붙여놨는지 계속 컨닝하려는 것 같았다. ^^ 두 번째 협연을 위해서 멤버들이 교체가 되었다. 드럼, 베이스, 보컬/기타는 메써드, 세컨기타와 보컬에 네미시스... 교체되는 동안 노승호가 잘 생긴 메써드의 젊은 피 김완규에게 마이크를 주고 말을 시켰는데 이 친구 역시 말을 잘 못 한다. 하하. 다음 곡은 메탈리카(Metallica)의 Seek & Destroy이다. 두 곡 모두 앨범에 수록된 수준의 편곡이라 좀 평범하긴 했지만, 재밌었다. 와일드매치는 이렇게 출연팀을 줄이는 대신 관객들의 재미를 위한 협연이 준비된다. 전부터 비슷한 밴드 너댓팀의 조인트 공연이 있으면, 저들의 협연이 있으면 정말 재미있겠다 싶은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즐거움을 와일드매치에서는 맛볼 수 있어 정말 좋다.


이번 기획은 달달한 락의 네미시스와 과격한 메탈의 메써드... 거기에 뽕삘 가득한 아시안체어샷까지 색깔이 많이 다른 세 팀의 조합이 아주 멋진 공연이었다. 예쁘장한 외모를 무기로 삼는 팀이라 생각하고 외면했던 네미시스가 좋은 곡과 훌륭한 연주력이 아주 인상적이었고, 늘 만족스러운 메써드는 여전히 타이트함이 일품이었다. 게스트였던 아시안체어샷은 30분이 안타까울 정도로 좋았다. 다만, 전체적으로 그 사운드가 많이 부족했던 것이 이번 와일드매치의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리허설 때부터 사운드 얘기가 있었다는 얘길 들었는데 많이 안타깝네.

다음 공연은 아마도 10월 8일에 미스터빅(Mr.Big)이 아닐까 싶다. 이만 와일드매치 열번째 공연 후기 끝!


[아시안체어샷]

1. 동양 반칙왕

2. 뛰놀자 + 뱃노래

3. 반지하 제왕


[메써드]

1. Lost Revolution - 4집

2. Disrupt the Equilibrium - 3집

3. Fire Break - At The Kill

4. Fallen Kingdom - 2집

5 Result in Redemption - 3집

6. Crawl Through - 2집

7. Warrior's Way - Ep

8. Psycho Paradise - 1집

9. Coldest Fear - 1집

// Encore

10. Half Nation of Sorrow - 1집


[네미시스]

1. Overture

2. Last Scene

3. 인어 공주를 위한 소나타

4. 타타타

5. 베르사이유의 장미

6. 솜사탕

7. Go

8. Eternity

9. 사랑은 없다

10. Break Up

11. Party Time


// Encore (Collaboration)

12. Monkey Business

13. Seek & Destroy


P.S. 최근에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으로만 사진을 찍어봤는데, 색감은 정말 괜찮은데 선명함이나 기타 등등에서 좀 부족하네. 다시 똑딱이 하나 들고 다녀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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