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08.04.29. Kenny G "Rhythm & Romance" 내한 공연

미친도사 2008. 4. 30. 11:42


4
5일에 TOTO 공연이 있었죠.

4 4일에 MBC 라디오에 TOTO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루카서'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평소엔 절대 안 듣는 라디오를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들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오래간만에 듣는 케니지의 음악...

퀴즈였습니다.

이 곡의 제목은??

정답자 두명에게 4 29일의 케니지 내한 공연 티켓 2장을 준다는 겁니다.

 

오옷...

급히 Songbird라고 쓰려다가, 갑자기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얼른 Juke On에서 곡을 확인했습니다. Songbird가 아닌 Silhouette이더군요.

 

케니 G 실루엣///이라고 답을 올리고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올렸네요. Songbird라고… 큭큭

 

실루엣이라고 올린 사람은 제가 두번째…

 

배철수가 방송 끝내면서, ‘어, 아직 정답자가 없네요… 아, 지금 막 올라왔습니다… 당첨되신 분들께는 개별적으로 연락이 갈 겁니다.

 

내심 기대…

 

다음 날 감동적인 TOTO 공연을 보고, 출근한 월요일 … 당첨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와우~

 

2년 전 여름에 가족끼리 제주도 여행갔다가, 저랑 규영이가 저녁에 근처를 산책하였지요. 숙소 1층의 레스토랑에서 생음악으로 연주하던 케니지의 Going Home을 보고 듣던 규영이는 바로 팬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규영이와 이번 내한 공연을 은근히 가고 싶었는데, 아시다시피 1월부터 공연을 너무 많이 다녀 재정적으로 무척 어려운 상태여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표 가격도 상당했고요.

 

자리가 어디든 간에 직접 케니지 음악을 보고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무척 공연날이 기다려졌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보름 정도 앞둔 날, 일본 출장 일정이 잡혔습니다. 4/22~4/28… 휴~ 출장 가기 바로 전날인 21일… 출장을 최대한 연기시킬 수 있냐는 사장의 문의… 5 1~2일로 몇 집이 함께 여행 가기로 해서 그건 포기하기 힘들고 해서, 30일까지 있겠다고 했죠… 케니지는 포기… 대신, 규영이는 할머니(제 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해두고요… 어머니도 음악을 좋아하셔서, 좋아하실 것 같았고요… 그런데, 출장 중에 어머니께서 공연을 못 가게 되셨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규영이도 많이 아쉬워했지만, 포기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제가 요청한 비행기 일정이 30일로 연기가 안 된다는 겁니다. 이번 주가 일본의 Golden week라고 휴일이 많아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표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원래 일정대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규영이가 학교 생활을 너무 열심히 해서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에 감기까지 걸려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있다가 다시 갈 수 있다는 것에 너무 좋아해서 가기로 했습니다.

 

규영이가 엄마와 세영이와 함께 과천에 있는 병원 들렸다가 제 회사로 와서, 제가 태우고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주차하고서, 표를 받으러 갔죠. 표를 받고서 밥 먹으러 가려고 하는데, 안내 방송을 하는 겁니다. 지금 안에서 싸인회를 하고 있으니 입장하라고… 너무 들어가고 싶었는데, 규영이가 너무 배고파 해서 그냥 포기… 그런데, 표를 전해준 사람이 잘못 전해주었다고 다른 표로 바꿔 주네요. R석… 허걱.

 

올림픽 공원역 옆의 상가에서 샌드위치를 사먹고 입장…

안내를 받아 앉은 자리는 R석의 정중앙… 올림픽 홀 아래 일반 의자 놓고 만든 자리가 아닌 중에 제일 좋은 자리… 그 중에서도 딱 정중앙. 규영이도, “아빠, 바비 맥퍼린 때보다 자리 훨씬 좋아.”하네요.

 

8 10분에 시작했습니다.

무대에서 연주가 시작되는데, 케니지는 보이지 않는 겁니다. 어딨지?

그런데, 주변이 웅성웅성… 헤겍… 케니지가 제가 있는 블록 바로 옆에 있는 겁니다.

“규영아, 케니지 바로 옆에 있어”

 

우와… 마이크를 통해 스피커에서 들리는 색소폰 소리가 아닌, 생으로 나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곳… 그렇게 공연은 시작해서, 케니지는 조금씩 무대쪽을 향해 관객들 사이를 지나갑니다.

 

두번째 곡 실루엣이 연주됩니다… 케니지의 라이브를 들어보면, 실루엣에서 엄청 긴 호흡의 연주를 들려주었는데, 이건 호흡 수준이 아닙니다… 완전 사기야… 거의 4-5분이 넘게 쉬지 않고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친절하게도 무대 중앙, 좌우에 있는 스크린을 통해 곡 제목과 지금 무대에서 필요한 설명을 자막으로 대부분 보여 주었습니다… 실루엣 연주할 때엔 ‘계속 됩니다, Still going’이란 자막이 한참 나왔네요.

 

그렇게 시작한 공연은 쉬지 않고 거의 2시간 가량을 했습니다. 원체 유명한 곡이 많은 케니지여서 그런지, 관객들의 호응도 전체적으로 높은 연령층에 비해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베스트 앨범을 많이 들어본 규영이는 대부분의 곡을 알고 있었습니다. Going Home이 나올 땐, 너무 좋은지 입을 다물지 못 하더군요. 1월의 Bobby McFerrin 공연을 한번 경험해서인지, 이번엔 공연을 정말 즐기더군요. 곡에 맞춰 박수도 쳐가면서 말이죠. 뿌듯...

저는 옆에서 박수 치고 까딱까딱… 소리도 막 치르면서 봤고요. ^^

 

역시 음악은 콘서트에서 듣는 느낌이 최고더군요. 편곡도 좋고, 스튜디오 음반에선 느끼기 힘든 청명한 색소폰 소리와 쩌렁쩌렁 울리는 드럼과 베이스 소리 등의 음향은 아주 좋았습니다.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앉아 있는 자리 바로 뒤에 한국 Thrash Metal의 대표 밴드 중 하나인 Crash의 리더인 안흥찬이 앉아서 연신 엔지니어들과 노하우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더군요. 입장할 때 보고, ‘와, 안흥찬이다’ 싶었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더군요. 아무래도 관객의 취향이 전혀 다른 공연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중간중간 코멘트는 케니지가 거의 우리말로 했습니다. 인사는 별로 새롭지 않았지만, ‘한국어로 할 텐데, 최선을 다하겠다,’ ‘공연 후에 앨범 사인 해드릴게요,’ ‘이젠 영어로 말할게요’ 등은 관객들의 큰 호응과 웃음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밴드 멤버들의 솔로도 다 신나고, 훌륭했고요… 특히 퍼커션 주자는 혼자 탬버린 하나로 관객들의박수를 유도하면서 솔로를 보여줬는데, ~ 진짜 신났습니다. 나중엔 좀 큰 탬버린 같은 타악기로 써커스처럼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답니다. 멤버들의 면면을 좀 조사해 봐야겠습니다. 상당한 세션맨들 같더라고요. 특히, 드러머가 많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피아노와 건반은 케니지의 고등학교 친구라 하네요.

 

그리고, 신보의 곡들을 몇곡 하겠다면서, 무대를 준비합니다. 무대 준비 도중에 색소폰의 마이크는 끄고, 코를 마이크에 대고서는 색소폰 불면서 코로 숨을 들이마시는 테크닉 시범을 보여주더군요. ~ 신기해라… 해놓고는 “Its so easy!” 이러네요.

 

신곡은 무대의 원래 악기 세팅은 그대로 두고, 피아노를 제외한 멤버들이 무대 앞단에 쭉~ 의자 놓고 많이들 하는 언플러그드 공연하듯이 앉아서 연주를 했답니다. 언플러그드는 아니였고요… 신보에서 서너곡 연주했는데, 역시 좋았습니다.

 

임시 무대를 치우는 동안은, What a Wonderful World를 연주했습니다. 이건,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영상에 케니지가 색소폰으로 덧입힌 형태의 곡이죠. 규영이는 노래를 어디서 부르는지 신기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한참 곡이 진행 중인데, 케니지가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다른 멤버들은 계속 연주를 하고 있고요… 그러더니, 색소폰 소리는 들리는데, 또 케니지는 안 보이고… 처음 등장한 곳보다 좀 더 높은 입구를 통해 나타났더군요. 그리고는 관객들 사이를 비집고 거의 전체를 다 돌아다녔습니다. 완전 관객들 극도로 흥분…

 

무대로 돌아간 후에 곡이 끝나고, 밴드와 케니지는 무대 뒤로 들어갑니다…

박수가 끊이지 않네요… 관객들의 연령층이 많아서인지 ‘앵콜’을 거의 연호하진 않았지만, 박수소리는 정말 뜨거웠습니다.

 

조금 후에 케니지가 혼자 무대에 올라오더니, 즉흥곡(?)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자막엔 ‘케니지가 40여년을 연습한 곡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45분동안 한 음을 연주하여 기네스북에 올라간 사람을 가까이서 보고 계십니다’ 등이 나오네요. 박수와 연호…

 

Songbird... 자막엔 케니지의 인생을 바꾼 곡... 벌써 20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여전히 좋습니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을 연주… 아마도 이게 마지막 곡이 아니었나 싶은데… 좀 더 했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충분히 많은 곡들을 멋지게 연주한 후라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이제 싸인 받으러 가자~~~

 

나와서 얼른 신보 CD를 사서는 줄을 섰습니다. 미리 신보 CD 안 사길 잘 했어! 많이 피곤해진 규영이는 왜 줄을 서서 기다려야 되는지 잘 모르나 봅니다. 나이가 꽤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줄을 서 있더군요. 15분 기다렸나. 케니지가 나와서 사인을 하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길게 말하고 할 시간이 없더군요. 사인하는 틈틈이 나름 특이한 팬들한텐 말도 걸고 하더군요. 규영이가 CD 표지를 내밀고 사인을 받는데, 케니지가 보더니 어린 아이라서 그랬는지, '와우, 헤이~ 헬로~'하면서 인사도 하더군요. 그런 경험이 전혀 없었던 규영이는 쑥쓰러워 연신 무표정... 줄 선 사람이 너무 많아 하려고 머릿속에 두고 있던 말을 꺼내보지도 못 했네요.

 

올림픽 홀에서 나와서 규영이랑 둘이서 서로 흥분해서, 앞에서 사진 찍고 그랬네요. 주차장으로 가다가 올림픽 홀 출입구 중 하나에 붙어 있던 포스터도 떼어 왔어요... 우히히. 그런데 그 출입구가 케니지와 밴드 멤버들이 나와 차를 타는 곳인 것 같았어요. 태우고 갈 차인 것 같은 차들이 서 있었거든요. 30-40분 기다리면, 또 만나서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규영이가 너무 피곤해 해서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이 때 시간이 11시 거의 다 된 시간)

 

차에 타서 사인 받은 CD를 틀었더니, 규영이가 바로 알아냅니다. “아빠, 이것도 연주한 것 같아”

역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집으로 향합니다. 너무 피곤해 보였지만, 흥분해서인지 차에서 잠을 못 자더군요. 거의 집에 다 와서 골아 떨어졌습니다.

 

집에 와서 제대로 재우곤, 아내랑 공연 얘기하다가 늦게 잠들었습니다.

 

규영이는 아침에 완전히 시체놀이 하더군요.

 

관객들 연령층도 확실히 높더군요. 인터파크 예매 집계로는 평균 연령 38.5세... 하지만, Rock 공연 정도는 아니지만, 관객들의 호응이 상당히 좋았어요. 역시 우리나라 내한 공연은 관객들 역시 재미있다는 걸 확인했네요.

 

운이 좋아 보게 되었지만, 다음에 또 내한한다면 꼭 다시 볼 것 같은 그런 공연이었답니다.

 

[연주곡]

HOME
SILHOUETTE
SADE
SENTIMENTAL
HAVANA
G-BOP
FOREVER IN LOVE
JASMINE FLOWER
(MOON REPRESENTS MY HEART) ??
GOING HOME / DYING YOUNG
RHYTHM & ROMANCE
SABOR A MI
SAXOLOCO
BESAME MUCHO
WHAT A WONDERFUL WORLD
PICK UP THE PIECES
THE WALK
-----------------
아리랑
CADENZA
SONGBIRD
MY HEART WILL GO ON

 

[Kenny G Band] (http://kennygband.net/)

Bass guitar- Vail Johnson

Drums- Danny Bejarano

Guitars- John Raymond

Piano and synths- Robert Damper

Percussion- Ron Powell

 

[인터파크 연령별 예매 비율] - 평균 38.5

10  0.4%

20 20.0%

30 37.2%

40 25.5%

50 16.8%

 

남성: 50%

여성: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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