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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시조새, Cray 다시 한번 세상에서 사라지나...

미친도사 2019. 5. 19. 09:37

이틀 전에, facebook 보다가 깜짝 놀랄 소식을 하나 접했다.

https://www.cray.com/company/news-and-media/hpe

 

HPE to Acquire Supercomputing Leader Cray

Hewlett Packard Enterprise (NYSE:HPE) and Cray Inc. (Nasdaq: CRAY), a global supercomputer leader, today announced that the companies have entered into a definitive agreement under which HPE will acquire Cray.

www.cray.com

예전 휴렛패커드에서 기업 부문만 분사한 HPE이 슈퍼컴퓨터의 시조새라 할 수 있는 Cray를 인수한다는 소식이었다.

2012년 11월에 내가 속한 회사가 갑작스럽게 Cray에 합병 발표되어 수년간 Cray 소속이었던 나로서는 HPE의 Cray 인수는 감회가 좀 남다르다 할 것이다.

Cray는 클러스터 형태의 병렬 컴퓨팅 슈퍼컴이 유행이 되어도, 그들만의 아키텍쳐로 대형 슈퍼컴을 개발, 제조해 왔었다. 그러다가, 클러스터 형태의 슈퍼컴퓨터 시장이 탐이 났을 것이고, 2012년에 클러스터형 슈퍼컴을 하던 우리 회사를 인수했다. Cray는 클러스터형 슈퍼컴을 판매는 했지만, 여전히 그들만의 대형 슈퍼컴에 주력했다.

HPE는 인텔 Itanium기반의 대형 컴퓨터도 하기도 했고, 크지는 않지만, 클러스터형 슈퍼컴 위주로 TOP500 슈퍼컴 랭킹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갖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슈퍼컴 점유율을 짐작할 수 있는 TOP100 안에는 HPE를 별로 보기 힘들긴 했다. 게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HPE의 점유율은 꽤나 낮아지는 분위기였다.

세상에 슈퍼컴의 수요는 꾸준한 요즘에 HPE가 다시 시장에서 힘을 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슈퍼컴의 강자를 인수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Cray의 합병은 충분히 좋은 선택일 수 있을 것 같다.

Cray는 슈퍼컴퓨터의 상징적인 회사이기도 하고, 꾸준히 연구 개발을 하면 초대형 슈퍼컴퓨터에 관해서는 수년간 최고의 점유율을 지켜오던 회사이다. 그런데, 그 회사 규모는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직원이 1000명 조금 넘는 정도 밖에 안 된다. 다른 분야는 전혀 안 하고, 슈퍼컴퓨터만 하는 회사라 그런 것 같다.

시모어 크레이 (Seymour Cray)란 인물이 1964년에 개발한 시스템이 세계 최초의 슈퍼컴퓨터란 타이틀을 갖게 되고, 1972년에 현재 Cray, Inc.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Cray Research, Inc.가 만들어진다. 
1995년에 SGI에 흡수되어 세상에서 사라졌다가, 2000년도에 SGI에서 분사한 Tera Computer란 곳에서 해당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Cray, Inc로 개명하면서 다시 컴퓨터 역사 속에 등장한다.

새로운 Cray는 20년 가까이 작지만 강한 슈퍼컴퓨터 회사로 이 분야의 강자로 지내왔지만, 더 큰 발전을 위해 HPE와의 합병에 동의했을 것이다. 이번 HPE로의 합병을 통해 Cray는 또 한번 역사 속의 회사가 될 수도 있게 되었다. HPE 역시 슈퍼컴퓨터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Cray란 이름을 쉽게 내치지는 못 할 것이다. 어떤 형태로 정리될지는 지켜볼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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