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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넥서스 30개월 약정이 끝난 시점에서 써보는 사용기

미친도사 2014. 11. 26. 19:41

제가 지금 쓰고 있는 핸드폰은 갤럭시 넥서스입니다. 구글의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 시리즈의 세번째 제품이지요.

지난 월요일에 30개월 약정이 끝났습니다. 24개월과 30개월은 체감하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네요.


약정이 다되어 감에 따라 새로운 폰을 바꾸고 싶은 맘이 강하게 일었으나, 연말 연시 지출이 많은 시기이기에 현재 폰을 좀 더 쓰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폰에 대해 30개월간의 사용 소감을 한번 적어 보려 합니다.



2007년에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실제로 스마트폰이란 이름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그 이전부터 핸드폰을 위한 OS의 명칭으로 쓰던 것인데, 이제는 하나의 일반 명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저는 국산 제품으론 최초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스마트폰 에디션을 탑재한 블랙잭(Black Jack)을 예약 구매해서 쓰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널리 쓰이던 블랙베리를 연상시키면서 MS의 스마트폰 OS를 탑재한 삼성의 블랙잭]


아이폰의 등장으로 기존의 전화기, PDA 등의 핸드헬드(handheld) 기기가 모두 폰으로 집약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2007년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소개하는 그 프리젠테이션은 충격의 연속이었죠. 애플의 아이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적하기 힘들어 보이는 중에, 구글이 안드로이드란 모바일용 OS 회사를 사들이면서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실은 아이폰 발표 이전에 안드로이드  사를 구글이 인수하긴 했습니다). 모토롤라와 HTC 등의 업체들이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구글이 자신의 OS에 최적화된 전화기를 넥서스(Nexus)란 이름으로 내놓기 시작합니다. 최초의 넥서스는 Nexus One이란 이름으로 대만의 HTC가 만들었고, 두번째 넥서스는 삼성의 넥서스 S입니다. 그리고는, 세번째 넥서스가 삼성의 갤럭시 넥서스(Galaxy Nexus)입니다.


넥서스 시리즈는 HTC, 삼성, LG와 같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업체가 하드웨어는 생산하지만, 기본적인 개발은 구글에서 하는 폰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업체 제품보다도 OS와 탑재 소프트웨어의 최적화가 잘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쓰던 스마트폰은 HTC의 디자이어(Desire)란 폰이었습니다. 이는 1세대 넥서스인 넥서스원의 후속 모델이라 할 수 있었고, 꽤나 괜찮은 폰이었습니다만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폰 기술에 약정이 끝나는 시점이었던 2012년 5월 즈음에는 다른 폰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당시 제가 새로 바꿀 폰에 대한 나름의 기준은,  (1) 잡다한 앱이 사용에 지장을 안 주면 좋겠다 (2) 폰카메라의 성능이 어느 정도 되면 좋겠다... 이 두가지였습니다. 2011년 하반기에 나온 아이폰 4S가 소니의 이미징 프로세서를 채택하면서 폰카메라의 성능이  급격히 좋아진 것에 대한 부러움이 상당히 컸습니다. 당시만 해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아이폰 4S에 대적할 만한 성능의 폰카메라 성능의 제품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구글의 3세대 넥서스인 갤럭시 넥서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구글의 레퍼런스 폰답게 최적화는 잘 되어 있을 테고, 카메라 성능이 꽤나 괜찮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살짝 고민하다가 갤럭시 넥서스로 기기변경을 하였습니다.


국내에 나온 갤럭시 넥서스는 SKT와 KT용으로 펌웨어가 현지화되어 있었는데, 이를 구글에서 내놓은 공식 롬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했고 이후 구글에서 내놓는 4.1 젤리빈부터 4.3 젤리빈까지 업데이트가 가능했습니다. 현지화된 롬은 4.0.5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까지만 업데이트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용기의 서두가 길었는데, 이제 본격적인 사용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1. 외관

제일 위의 갤럭시 넥서스의 공식 사진을 보면 알아보겠지만, 액정이 살짝 곡면입니다. 이 개념이 최초로 적용된 폰으로 알고 있는데, 별 대단한 것이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게 정말 괜찮습니다. 



전화기를 쓰다보면 떨어뜨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액정 방향으로 떨어졌을 때 액정이 긁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요.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는 곡면이라 액정 쪽으로 바닥을 향해도 긁히지 않습니다. 액정 역시 무척 튼튼해서 수차례 떨어뜨렸어도 액정 자체에 흠집이 없었습니다. 보호 필름 없이 썼거든요. 물론 바깥 플라스틱 케이스는 살짝 깨지거나 찍힘이 있었지만요.


그리고, 전면의 버튼이 모두 소프트웨어 방식이라 전면 디자인이 산뜻합니다. 어정쩡하게 늘 버튼을 배치하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보다 한결 보기 좋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요...




2. 소프트웨어

갤럭시 넥서스는 최초로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OS가 채택된 레퍼런스 폰입니다. 이후 4.1, 4.2, 4.3까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4.4 킷캣부터는 업데이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폰답게 어정쩡한 자체 개발  앱이 아닌 구글의 표준앱으로만 구성되었기에 구글에서 지향하는 바를 빠르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캘린더, 뮤직, 뉴스/날씨 앱 등은 최근까지도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4.3부터 지원하는 구글 나우 기능은 제 구글 사용 패턴과 제가 있는 지역에 맞춰 보여지는 정보가 무척 흥미롭고, 해외 출장에서 꽤나 유용했습니다. 사실 다른 폰에서도 구글의 앱을 깔아서 쓰면 되겠지만, 넥서스는 기본으로 구글의 앱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최적화란 측면과 구글의 진화를 느낀다는 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애플이 아이폰을 자기네 서비스로 묶는 것에 필적할만하게 안드로이드 역시 구글 서비스에 통합되어 어느 환경에서나 구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음은 늘 만족스러워습니다. 작년 초에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 Keep라는 메모 서비스는 지금까지 써본 메모 서비스 중에 가장 맘에 듭니다. 


다만, 최근에 오면서 앱들이 무거워지는 듯하여 1GB 램을 탑재한 갤럭시 넥서스는 좀 느려지긴 했습니다.


3. 최적화

쿼드 코어에 2GB 이상의 램을 장착한 최신폰에는 별 해당이 없겠으나, 2011년 말에 출시된 갤럭시 넥서스를 오늘까지 쓰기 위해선 어느 정도 최적화의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데스크탑 PC에서 시작 프로그램으로 등록되어 컴퓨터를 시작할 때마다 실행되는 프로그램들이 있듯이, 최근에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앱들은 시작할 때 같이 구동되는 앱이 상당히 많더군요. 이걸 적당히 줄여야 할 필요가 있더군요. 저는 이 문제를 스타트업 매니저 (Startup Manager)란 앱으로 손봤습니다. 이를 통해 상당히 개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설치된 앱 중에서도 백그라운드로 실행되고 있는 앱이 은근히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은 설정의 '앱' 항목에서 선택해서 강제 종료하는 것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앱을 좀 줄이는 것이 제일 나은 것 같더군요. 저 같은 경우, 앱을 최대로 많았을 때 100개가 넘게  깔아서 썼는데, 사용빈도가 낮은 것은 지우고 구글 플레이 마켓의 평에 배터리 많이 잡아먹는다는 둥의 평가가있으면 지웠습니다. 현재는 플레이 마켓에서 확인가능한 설치된 앱의 수는 74개입니다.


그리고, 보통 24시간 내내 메일, 일정, 카카오톡 등이 실시간으로 서버와 동기화되는데, 이를 관리해주는 앱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Tasker란 상용앱을 통해 밤 10시반부터 아침 7시까지는 실시간 동기화를 비활성화시킴으로 해서 자는 중엔 동기화를 통해 배터리가 소비되는 것을 줄일 수 있고요, 보통 때엔 화면 회전을 비활성화했다가 특정 앱을 실행할 때만 화면 회전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기능으로 좀 더 편하게 사용해 왔습니다.


최근에 구글 나우를 통해 택배 배송 조회가 가능하게 되면서 잘 썼지만 최근에 좀 버벅이는 듯했던 택배조회 앱도 지울 수 있었습니다. 구글 나우가 이래저래 많이 유용하네요.


4. 카메라

지금은 LG에서 아주 좋은 품질의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들이 나옵니다만, 2012년 봄을 생각해보면 당시 안드로이드 계열로는 충분히 상급의 카메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역시나 아직까지도 소니 이미징 프로세서를 탑재한 폰들이 탐이 나긴 합니다만, 올해 초에 산 후지필름의 프리미엄급 컴팩트 카메라가 충분히 맘에 들어 새 폰 구매 욕구를 조금이나마 참을 수 있다고 자위하고 있습니다. -_-;;


5. 배터리

앱도 많이 깔리고, 예전보다 무거워진 앱 때문인지 확실히 지난 6개월 정도는 그 이전보다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 같습니다. 배터리 킬러 앱이 있었는데, 그걸 찾아낸 이후엔 한결 가벼워지긴 했습니다만, 기본 배터리 용량이 1750mA여서 좀 약하긴 합니다. 그래서, 최근엔 외출을 할 때엔 대용량 배터리를 챙겨다니긴 합니다. 일단은 배터리가 교체형이라 갑작스런 방전에 대한 대응은 할 수 있긴 합니다만, 비슷한 크기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요즘의 제품이 탐나긴 합니다.


6. 기타

구입 당시 이베이를 무심코 검색하다가 갤럭시 넥서스의 순정 껍데기를 파는 걸 보고 사둔 적이 있습니다. 30개월 만기가 되는 시점에  살짝 찍힌 부분도 있고 해서 사둔 껍데기로 교체를 했습니다. https://www.ifixit.com/이란 사이트를 보면 많은 폰들을 분해하는 법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 넥서스는 저 케이스 바꾸는 정도는 어렵지 않더군요.


30개월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좀 더 써보고자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원래 쓰던 SGP사의 케이스는 평생 AS가 되는지라 가능한 한 오래 써보려 합니다. 보통 케이스는 소모품이라 생각하게 되는데, SGP사의 제품은 AS가 되는지라 깨지거나 실리콘이 늘어나거나 하면 교환을 해주더군요. 앞으로 새로운 폰을 구매하더라도 SGP 케이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 같습니다.



이미 한물 간 폰이어서 정보로써의 의미는 크게 없겠지만, 제가 애착을 갖고 써왔고, 앞으로도 더 쓰려는 폰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쯤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이상 30개월 동안 써온 갤럭시 넥서스에 대한 사용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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