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5.13 (목)
비행기 타는데, 인도 사람이 엄청나게 많더만… 내 옆자리도 인도사람이면 어쩌나 했는데… 아닌 것 같다. 제일 뒷자리 복도쪽이었는데… 2명만 앉는 자리라 불편하진 않았다. 옆 사람은 인도에서 볼 일 보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데, 델리 – 싱가폴 – 서울 – 샌프란시스코 – 새크라멘토 (?)로 간댄다. 너무 멀어서 지겨워 죽겠단다. 맥주 먹고 얼른 잠들어버리더만…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몇가지 물어보지도 않고 간단히 통과. 나오니까 James Choi씨랑 조영모씨가 마중 나와서 태워줬다. 도중에 중국집에 가서 점심 먹고… 숙소에 첵인하고… 예약이 안 되어 있다면서, 미안하다고 49불에 해줬다.
사무실로 가서 인사 좀 하고 간단하게 업무 정리하고는 나와서 저녁 먹으러 순두부 집으로… 세 명이 순두부 먹는데 불고기를 가득 한 접시 “반찬으로 드세요”하면서 주더라. 속으로 허걱하면서 먹는데, 정말 배불렀다. 아주 맛있었단 말야. 밤에 잘 자볼까 하는 생각에 맥주 한 팩 사서 한 병 까먹고 잠 들었다. 정말 졸리는데, 초저녁에 잠들면 새벽에 깰까봐, 억지로 10시 넘도록 버티다가 잠들었다.
2004.5.14
여기저기 친구들 수배. 동문 후배면서 과 동기인 이원종과 연락됨.
이곳 PM인 John이 저녁으로 멕시칸 음식 사줬는데, 배터지는 줄 알았다. 9시반쯤 들어왔는데, 원종이가 전화와서 10시반쯤 만나서 1시반 정도까지 맥주 마시면서 얘기했다. 아, 맥주 시켜서 그런지, 우리보고 ID 보자고 한다. 큭큭
2004.5.15
원종이가 동네 구경 시켜줬다.
처음엔 스탠포드 구경 시켜줬다. 입구부터 근사한게, 아주 보기 좋았다. Hoover Tower 올라가서 처음으로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에 배터리가 나가서, 한 장도 못 찍었다. 원종이는 가는 곳마다 “아, 여기가 코닥 스팟인데…”하면서 약올렸다. 다음에 다시 와서 찍기로 했다. 학교 주차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를 봤다. 기름과 전기로 갈 수 있는 차랜다.
원종이네 집에서 제수씨 태우고 중국 음식점으로… 이것저것 먹고는 Fry’s라는 쇼핑몰에 구경갔다. 코엑스 제일 큰 전시장만한 곳에 전자제품, 책, CD, DVD 등을 파는 곳이었다. 거기서 CD 구경을 했는데… 오옷… 가격이 아마존보다 저렴하다. 이것저것 집었다 내렸다 하면서 5장 구입. 쿠하. 기분 좋다. 거기서 회사 사람 둘을 만났다. 그런 곳에서 만나기도 하다니...
그리고, 산호세 주변의 회사들 - 아는 회사들 정말 많더라... - 구경하고, 산호세 시도 한번 들어가 봤다. 도시가 아주 작은데, 경찰들이 말을 타고 다니더군. 말을 스타벅스 근처에 묶어 두고 놀고 있더라구…
돌아와서 철웅이한테 전화했는데, 10시에 만나서 LA 가자고 한다. 그럼 미리 좀 자둬야지… 그런데 8시 좀 넘어서던가? 다시 전화해서 10시 출발해서 도착하면 시간이 애매하니 3시에 출발하자고 한다. 알았다. 자야지…
2004.5.16
새벽 3시 반쯤 철웅이의 전화 소리에 깼다. 30분쯤 후에 도착할 거란다. 이것저것 챙겨서 가방에 넣고 내려갔다. 겨울에 한번 봐서 그런지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 얼마 전에 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걸려서 딱지 뗐다더니, 정말 75마일으로만 달린다. 이런저런 얘기하다 보니, 날이 새고 8시 반쯤 LA에 도착. 거리에 한국 간판이 넘 많다. 무슨 시골 읍내 간판처럼 촌스럽다.
철웅이는 볼일 보러 가고, 승준이가 나를 태우고 여기저기 투어… 승준이는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는 덜 살이 쪘더라. 나보고 말랐다고 난리다. 우선 자기네 학교 보여준다고 데려간다. 이곳저곳 보여주더니, 학교의 상징이라는 조형물 앞에서 사진 찍어야 한댄다. 어색하게 한장 찍고… 이제는 헐리우드로 이동.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와 스타 손바닥 찍은 곳에 갔는데, 정말 안 크더라. 스타의 거리에 아는 이름 있는지 보는 것도 재밌고, 아는 스타의 손바닥 찾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 근처의 Kodak Theater는 매년 아카데미 시상이 있는 곳이란다.
그리고는 진짜 로데오 거리로… 귀여운 여인의 무대가 된 동네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정말 거기에 나오는 호텔이네. 로데오 거리를 걷다가 목에 벌레가 앉은 것 같아 툭~ 쳤는데, 벌이었나보다. 손가락에 침이 박혀있다. 작은 침까지 뽑아내니 화끈거린다. 가까운 약국에 가서 바르는 약 사서 발랐다. 그리고는 혁준이네 집 근처에 있다는 쇼핑몰로 갔다. 쇼핑몰이라고 해서 커다란 건물인 줄 알았는데, 한 블록 전체가 이런저런 가게, 극장 식당이 있고, 가운데엔 예쁘게 꾸민 정원 비슷한 곳이 있었다. 거기에 Apple 컴퓨터 샵이 있어 ipod 미니도 봤다. 그리고는, 땡볕에 앉아 스파게티를 먹고는 또 땡볕에 앉아 혁준이를 기다렸다. 사람이 너무 많아 그늘엔 자리가 없었다. 혁준이는 부부가 함께 나왔고, 승준이는 교수와의 약속 때문에 헤어졌다.
혁준이는 산타 모니카의 어딘가로 데려갔다. 분위기가 우리나라 인사동 같은데, 주변은 옷가게가 많았다. 길에서 노래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 색소폰 부는 아이 등등… 근처 쇼핑몰에서 맛있는 레모네이드 하나 마시고, 말리부의 해변으로 향했다. 말리부 해변 근처에 유명인들의 별장이 많댄다. 정말 예쁜 집들이 많더라구… 해변에서 바다구경하고 사람구경하고… 일요일이라 사람이 많은 거라 하는데, 널널 천지다. 정말 땅덩어리 크니까, 이 정도엔 붐비지도 않는구나. 쩝… 승준이네 부부, 철웅이와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난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산호세로 가기로 하고… 그런데, 혁준이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위험하다고(정류장이 험악한가보다) 자기가 태워준댄다. 거기 길이 어딘데… 내일 약속 취소되었다고, 놀러 삼아 가겠단다. 커피 한잔 마시고 출발… 10시 40분… 도착은 3시 반. 혁준이 덕에 너무나 편하게 도착. 미안한 맘으로 헤어지고 바로 뻗어 잠이 들었다. 아, 혁준이가 Wherehouse라는 곳이 음반이 쌀 것이라고 알려줬다. 앗싸~
2004.5.17 ~ 2004.5.22
다음 주에 있을 SHELL 출장을 위한 업무...
2004.5.20. (목)
처음으로 빨래를 했다. 큭큭... 2층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다. 세탁은 1.5불, 건조는 1불이다. 건조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
2004.5.21. (금)
사격회 26기 김재욱과 이정우 부부 만났다. 재욱이한테 연락을 한 것이었는데, 정우가 스탠포드에 있다고 함께 만나자고 한다. 정우는 대학교 졸업하고 처음 보는 것 같다. 7시에 회사 앞에서 만나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회사에서 멀지 않은 Great Mall로 향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Outback Stake로 갔다. 그런데, 50-60분을 기다려야 한댄다. 딴 것 먹자고 하고서는 그 앞에 있는 싱가폴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애들이 이것 저것 시켜서 먹었는데, 의외로 맛있는데…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일어나니, 9시. 근처 어디 가서 차나 한 잔 할까 했더니, Great Mall이 9시에 닫아서 그런지 다 닫았더라. 다음에 다시 한번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2004.5.23. (일)
원종이 부부가 샌프란시스코 구경시켜 줬다.
샌프란시스코에 가자마자 일식집에 가서 생선초밥이랑 튀김 몇가지 시켜서 먹었다. 주방 아저씨 한 분이 한국 분이었다. 그 식당이 인터넷 투표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맛있는 생선초밥집으로 뽑힌 집이랜다. 맛있더군.
그리고는 금문교를 가봤다. 다리를 건너 금문교가 잘 보인다는 곳으로 올라 갔는데… 주변이 참 멋있더라. 날씨도 좋고… 바람이 꽤 많이 불었지만, 그리 추운 정도는 아니었고. 2차대전때 망을 보던 곳이라는 데가 금문교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전체가 잘 보여 좋더라구. 저기 알카트라즈도 잘 보이네. 도시랑 무척 가깝네… 탈출할 수도 있었겠다고 했더니, 그 일대가 물이 깊고 차서 수영할 수 없다고 한다.
다음은 The Rock에서 션 코너리가 딸을 만나던 장소에 가봤다. 바다 바로 옆에 만든 작은 호수인데, 그 옆에 공원을 만들어 놨다. 영화에선 벤치도 있던데, 그건 찍을 때 갖다 놓은 것이라 한다. 호수에 청둥오리, 거위(?) 등 각종 새가 있었고 호수 주변엔 청거북들이 햇볕을 쬐고 있었다. 그 주변의 집들은 시에서 예쁘게 관리하라고 지정된 곳이라나? 집이 낡아서 칠하려 해도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한댄다. 무척 비싸대.
다음엔 꼬불꼬불한 꽃길을 보러 갔다. 언덕을 쭉 올라가는데, 앞에 관광객을 많이 태운 전차가 가더라. 원래 샌프란시스코 관광 코스 중 하나라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타기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는 급격한 내리막이 있는데, 무척 꼬불꼬불… 그 옆을 꽃으로 꾸며놓아 하나의 관광 코스로 만들어 놓았더라. 주변의 집들도 무척 비싸대. 꽃길 아래쪽에 사진 찍는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다음은 Pier 39라는 부두로 갔다. 원래 물건 내리고 싣고 하는 부두라는데, 관광지로 만든 곳이라고 한다. 진짜 배가 오고 가는 부두인데, 약간의 가게들이 있고, 알카트라즈나 주변으로 가는 배를 탈 수가 있었다. 특이한 점은 바다사자가 pier 39에 마련된 작은 장소에 엄청나게 많이 모여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많은 부두에 바다사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쉬고 있는 모습이 무척 이채로웠다.
이렇게 관광을 마치고, 스탠포드 대학에 다시 가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리고는 근처의 스파게티를 하는 식당으로 갔는데, 오… 6시도 안 된 시간인데, 20-30분을 기다려야 한댄다. 포장해서 원종이네 집에서 먹기로 하고서는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앞에 있는 맥주집에서 맥주 한잔. 자기네가 만든 맥주로 꽤 유명한 집이랜다. 스파게티를 들고 원종이네서 저녁을 먹고는 조금 쉬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조금 후에 과동문 2년 후배인 김진백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제 볼까 얘길 하다가 내가 월요일부터 휴스턴에 간다는 것을 듣더니, 그냥 밤에 찾아 오겠단다. 그 동안 난 휴스턴으로 가기 위한 짐을 쌌다. 12시에 찾아와서는 3시가 넘도록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하다가 잤다.
2004.05.25. (월)
휴스턴으로 가는 날이다.
숙소에서 check out을 하고 회사로… 에드가와 함께 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산호세 공항까지는 이곳 회사의 이호씨가 태워줬다. 검문 검색이 꽤 오래 걸릴 거라 했는데, 의외로 간단하게 끝났다. 라스베가스까지 가서는 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 하는 것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South West란 회사의 비행기를 탔는데, 작다. 그리고, 좌석이 지정이 아니라 선착순(?!!)이다. 마침 창가에 자리가 하나 있어 앉았다. 카메라를 꺼내놓을 걸 싶더라. 위에서 보는 실리콘 밸리가 무척 아기자기했다. 비행기가 제 괘도에 오르자마자 잠이 들었다. 라스베가스에 내린다고 준비하길래, 내릴 때 주변을 보고 싶었는데, 또 잠이 들어서 착륙하는 진동에 잠이 깼다. 승무원 하나가 착륙 안내를 하고서는 노래를 하나 불러 승객들의 박수를 많이 받았다. 무척 재밌다.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오… 탑승 게이트 앞에 슬롯 머신들이 잔뜩 있는 것이 아닌가. 야, 신기하다. 점심 때라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사들고 비행기를 탔다. 아, 이번에도 사람이 되게 많다. 정상 궤도에 오른 후에 햄버거를 먹고는 또 잠이 들었다. 거의 휴스턴 근처에 다 가서는 잠이 깨어 밖을 보니, 아… 푸르다. 캘리포니아는 건조한 날씨라 잔디가 죽어서 다 누런데, 여긴 비가 잦고 습한 날씨라더니, 정말 푸른 빛이 많이 보인다.
내려서는 짐 찾고 공항 밖으로 나온 순간, 아… 덥다. 습하게 더운 그런 날씨다. 그래도, 아직 그리 더운 날씨는 아닌지 숨이 막힐 정도는 아니더라. 픽업 나온 Joon Chae씨와 함께 식당으로…
음… 휴스턴이 미국내에서 4번째 정도로 큰 도시랜다. 그런데, 여기는 운전이 캘리포니아보다 훨씬 격하다. 급한 차선 변경도 꽤 하고 말야. 한식당에 가서 곱창 전골을 시켰는데, 사람들이 안 먹어서 안 하기로 했단다. 낙지 전골에 소주 한 병 시켜서 먹었다. 돼지 불고기와 함께…
그리고는 아프로 휴스턴 사무실과 회사 아파트에 잠시 들렀다가 준씨 집으로… 얼마 전에 이사와서는 지금 이것저것 정리하고 있는 중이란다. 오우, 집 되게 크다. 새 집이라 냄새도 많이 나구… 벽과 천정에 홈씨어터를 위한 선이 다 나와 있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마루에서 무선랜으로 인터넷 좀 하다가 잠이 들었다.
2004.5.25. (화)
내가 미국 출장을 온 가장 큰 이유인 SHELL에 방문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샤워하고 SHELL로 향하면서 맥도날드에 들러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했다. 주문한 것을 빼먹기도 많이 하더라구. 참 내… 아, 밝을 때 본 준씨 집은 아주 예뻤다. 영화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그런 집. 주변의 국민학교, 중학교 모두 무척 좋았다. 국민학교의 운동장은 정말로 컸다. 잔디가 깔린 그 운동장은 정말 부러웠다. 흙먼지 날리는 우리 나라 운동장과는 너무나 달랐다. 휴… 우리 애들도 저렇게 잔디 깔린 학교에서 놀면 좋을텐데…
SHELL에 도착. 설치 도중에 식사하러 가자고 한다. 11시밖에 안 되었는데 말야. 차가 트럭이다. 야, 진짜 넓고 높다. 맞아, 이 동네는 기름값이 다른 동네보다 싸서 그런지 차가 큼직큼직하다. SHELL직원은 기름 싸게 넣냐고 물으니 그런 것 없다고 한다. 그리고는 BBQ라고 써 있는 어느 허름한 식당으로 향했다. COMBO 메뉴를 주문했는데, RIBS + SAUSAGE, BEANS + COLE SLAW와 레모네이드를 먹었다. 텍사스에 고기가 맛있다고 하더니, 야… 진짜 맛있다. 양이 꽤 많은 것 같지만, 아주 맛있게 다 먹었다. 그 식당이 꽤 오래된 곳인데 그 일대에선 유명한 곳이랜다. 온통 SHELL 직원들이다. 오호… 11시에 점심을 먹으러 다 나오다니…
일을 마치고 저녁은 P.F.Chang이란 중국식 레스토랑에서 배터지게 먹고 들어와서는 뻗었다.
2004.05.26. (수)
오늘은 휴스턴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보냈다. 아직 정리가 안 되어 있어 썰렁하다. 문제가 있다고 온 1124i와 1100i 5대를 에드가와 함께 검토했다. 간단한 문제가 대부분인 듯 싶다. 그냥 평범하게 하루를 보냈다. 퇴근하고서는 준씨의 홈씨어터 설치를 도와줬다. 두어번 설치해본 경험으로 이것저것 도와주니 좋아한다. 소니 건데, 풀 패키지가 300불대라니… 허접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좋은 구성이더라구. DVD Changer까지 포함하고, Progressive Scan도 지원하고… 이것저것 만지다가 2시 넘어서 잠이 듬.
2004.05.27. (목)
SHELL에 들어갔다. 세번째 캐비닛이 아직 도착을 안 해서, 우선 먼저 도착한 Spare Node를 위한 Brkt을 장착하고는 점심을 먹으러… 또 11시에… 이번엔 Deli인데, 샌드위치 집이다. 샌드위치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너무 크다. 고기가 너무너무 많이 들었다. 헉헉. 샌드위치를 먹고 이렇게 숨이 안 쉬어지게 배가 부르다니… 헉헉… 오후엔 마지막 시스템 설치하고는 철수. 내일 잠깐 들러서 마무리 지어주기로 했다. 준비해간 Appro T-Shirt를 주니 너무 좋아한다. 같이 입고 일했다.
저녁은 Woodland에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 오호… 고급스러워라. 맥주 두어병씩 마시면서 먹었다. 고기가 참 맛있다. 야~ 그런데 또 배터지게 먹어버렸다. 집으로 오는 길에 Kill Bill vol.1 빌려서 봤다. 야, 진짜 골때리는 영화더군. 타란티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늦게 잠이 들었다.
2004.05.28 (금)
오전에 사무실에서 비행기 표 예약하고, 오후에 SHELL에 들러 마무리지어 주고는 난 혼자 오스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정말이지 뜨자마자 내리더군.
공항에 마중나온 사격회 충용이형을 만나서는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County Line이라는 바비큐 집인데, 우와 사람이 진짜 많다. 커다란 뼈다귀를 포함해서 훈제 구이한 고기인데, 맛있다. 점심을 늦게 많이 먹어서 많이 못 먹는 것이 아쉽더라…
그리고는 6번가로 향했다. Bar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오호…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술집들이 많다. 사람들 바에 서서 맥주를 마시고, 생음악 들으면서 함께 부르고… 형이 한번 가봤다는 Dueling Piano라는 집을 갔는데, 입장료를 내고는 손목에 도장을 찍어준다. 마실 걸 하나씩 손에 들고 서 있다가, 한쪽에 마련된 긴 의자에 앉아서 구경했다. 첨엔 잘 모르는 노래만 나와서 그냥 그랬는데, 오우~ 내가 아는 노래도 꽤 많다. 후렴구 따라 부르고 그러니 재미가 나기 시작한다. 사람들 모두 기분 좋게 술마시면서 노래하고 그런다. 한참을 구경하고 놀다가 나와서 집으로… 그곳이 UT, Austin이랑 가까워서 대학생들이 많이 나와서 노는 것이라 한다. 여학생들도 꽃단장하고 나와 노는 것이라 하더라. 어째 미국에서 와서 본 애들 중에서 젊고 예쁘게 생긴 애들은 제일 많이 있던 것 같다. 충용이 형 집에서 간단하게 위스키 2잔 – 으… 위스키 …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
2004.05.29. (토)
아침에 일어나서 유명하다는 팬케익 집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 스페셜이라는데, 너무 많다. 조금 밖에 못 먹고는 일어났다.
그리고는 형이 저녁에 아기 돌잔치인가 어디 간다고 선물 사러 아기용품 대형 매장 Baby “R” Us라는 곳에 잠시 들었다가 그 옆에 있는 전자 제품 대형 매장 Circuit City에 가서 잠시 구경. 그러던 차에 난 사고 싶었던 TOTO의 최신 라이브 앨범 CD를 찾아서 하나 구입.
나와서는 근처에 있는 극장으로… 어제 개봉했다는 The Day After Tomorrow란 블록버스터 보러… 극장이 큼직한데, 지정 좌석이 아니네. 사람도 별로 없이 썰렁~~ 형이 슈렉2를 볼까, 이걸 볼까 묻길래 아무래도 슈렉은 코미디 물이니 말이 많이 나와서 자막 없이는 피곤할 것 같아서 블록버스터 물을 보기로 했다. 아주 현명한 판단이었던 듯. 그리 어렵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점심을 먹으러 … Yellow Rose라는 곳으로… 스트립바… 오휴… 이런 데가 진짜 있네. 사람들이 다들 앉아서 맥주 같은 거 하나씩 마시면서 앞에서 춤추는 것 구경한다. Lap Dance는 10불… 무대 앞에서는 1불… 햄버거를 하나씩 먹었는데, 13불 정도? (맞나? 잘 못 들었다.) 정말 싸다. 정말 싸게 구경하고 먹는 데더군. 아침 식사도 과하게 하고, 햄버거도 너무 커서 절반도 다 못 먹었다. 먹을만 했는데...
좀 있다가 나와서는 UT를 가로질러서 공항으로… 다시 산호세로 가려고~~~ 아리조나 주의 피닉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산호세 공항으로 가는 노선이다. 피닉스까지는 완전히 잠에 골아 떨어져서 정신없이 갔다. 피닉스 주변은 정말 사막이더라. 허… 끝없이 보이는 사막. 산이 있긴 한데, 아무것도 없는 모래뿐…
도착해서는 원종이가 알려준 셔틀을 탔다. 밀피타스까지 29불. 큼직한 밴에 혼자 타고 왔다. 우리나라의 대형 택시 정도 되는 것 같다.
숙소에 체크인하고는 빨래를 했다… 자기 전에 잠깐 욕조에 물 담아서 그 속에 누워서 있다가 깜빡 잠이 들어서 눈을 떠보고는 깜짝 놀라서 얼른 나와서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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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장은 제 첫 미국 출장이면서 3주가 넘는 장기 출장이었습니다.
일도 비교적 잘 되었고, 이 곳에 나와 있는 친구, 선-후배들과 정말로 오래간만에 만나기도 했고, 관광도 나름대로 잘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들을 좀 적어보겠습니다.
1. 참으로 넓다.
땅덩어리 하나는 정말 넓습니다. 오밀조밀 빡빡하게 살아가는 우리 나라만 알고 있다가 이 곳에 오니 적응이 안 되더군요. LA를 차 타고 가던 날... 4시간이 넘도록 가는 길... 서울-부산보다 더 먼 거리를 난 옆 동네 정도로만 알고 있었으니... 그리고, 휴스턴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본 끝없는 사막... 그러다가 보이는 끝없는 농장. 수입 농산물이 싼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일 겁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2. 여유롭다.
땅이 넓어서 그럴까요? 참으로 여유롭습니다. 건물들도 빡빡하게 들어서 있지 않고, 나즈막하게 여유있게 있습니다. 물론 뉴욕 같은 곳은 안 그렇다고 합니다만, 이곳은 정말 여유롭습니다. 그래서 사람들도 여유롭습니다. 어떻게 보면 긴장감이 별로 없이 일을 합니다. 바쁘다고 말은 하지만, 다들 6시면 싹~ 사라집니다. 처음엔 여유로움이 좋아 보였는데, 좀 심심하게 사는 것 같아 보여서 그리 좋아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3. 나이 많은 엔지니어들...
업무 때문에 휴스턴에 있는 SHELL이라는 큰 정유 회사를 방문했습니다. 거기 전산실에 있는 엔지니어들은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 수준입니다. 돋보기 쓸 정도 나이들... 우리 나라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거의 20-30대인 것을 보다 보면 적응이 안 됩니다. 그러면서 여유롭게 자잘한 일도 직접 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부러운 엔지니어의 모습입니다. 이쪽 우리 회사의 전체 나이도 적지 않습니다. 이 곳에 이민을 오신 분들인지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분들이 생산 라인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열심히 사시는구나 싶더군요.
4. 생각보다 심한 빈부 격차...(?)
빈부 격차라고 해야 할까요? 어느 곳에 가나 거지들이 푯말 같은 것 하나씩 들고 구걸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네요. 그리고, 어느 곳에 가나 어디는 좀 위험한 사람들 사는 동네, 뭐 그런게 있습니다. 오죽하면 두번이나 Greyhound라는 버스를 타려 했는데, 다들 말려서 비행기나 친구가 태워주는 차를 타고 이동을 했겠습니까.
5. 다양한 음식, 그리고 엄청난 양
다양한 민족이 살아서인지, 정말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가본 식당들이...
이곳 산호세 주변에서만 중식집 - 세군데, 일식 - 두군데, 한식 - 다섯군데, 베트남 국수집, 멕시칸 - 세군데, 햄버거 - 두군데, 핫도그, 샌드위치, 샐러드 위주, 피자, 싱가폴 식당... 등등. 한국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접해볼 수 있는 곳이긴 합니다만, 참 평소에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며 살더군요. 양도 정말 많아요. 다 먹으면 정말 숨을 쉴 수가 없어요. 텍사스는 정말 더 많았고요. 살이 분명히 더 쪘을 거에요. 아내가 챙겨준 분말 된장을 꼬박꼬박 먹어서인지 배탈은 한번도 안 났어요.
6. 기타
다음에도 이렇게 긴 출장을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있으면서 많은 것을을 보고 느끼고 갑니다. 우리 나라 사람에겐 충분히 재미없는 나라이지만, 이렇게 뭐든지 풍부한 환경이기 때문에 미국은 강대국 행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환경만 받춰준다면 충분히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온라인 상에서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 어설프군요. 한국에 돌아가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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