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08.12.24. 이승환 크리스마스 콘서트 '오리지날'

미친도사 2008. 12. 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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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승환 공연을 봤다.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공연을 보려고 뒤적뒤적하다가 3개를 후보로 올렸다. 이승환, 이승철, 김장훈

 

이승철은 4월 초에 성남아트센터에서 봐서 패스

김장훈은 재밌겠지만, 아는 노래가 많지 않아서 패스

그럼 이승환을 보자!

 

이승환 콘서트는 1999년 세기말 콘서트 너 죽고 나 죽자를 함께 본 적이 있다. 장장 세시간 반의 콘서트에 기진맥진했지만, 분위기, 퀄리티 등등 모든 면에서 최고임을 확인했고 그 이후 우리 부부에게 이승환 콘서트는 꾸준히 관람 희망 순위 상위권이었다.

 

공연은 좀 멀리서 보기로 하고 예매했다. 이번 콘서트의 컨셉이 오리지날이랜다. 수많은 히트곡이 있는데, 그 히트곡을 최대한 원곡에 가깝게 편곡을 한다는 것이다. 오호라 히트곡은 발라드가 많은데, 그걸 옛 느낌대로 한다니 기대가 된다.

 

24일 저녁 퇴근 후에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다. 워우~ 사람이 진짜 많다. 알고 보니 같은 날 올림픽홀에서는 김장훈의 공연이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많을 만하네.

 

가볍게 저녁을 먹고, 입장을 했다. 3층 정가운데인데  좌석표에서 가운데 빈 공간이 벽이다 아마도 조명 장비 같은 것이 있는 그런 공간인가보다. 무대 우측이 약간 잘려서 보인다. . 메인 무대는 안 가리는데, 우측 끝이 안 보인다.

[우리 자리는 033 구역]

 

[내 자리에서 보면 저렇게 주변 무대 오른쪽이 잘려서 보였다. 아~]

 

공연은 8 30분 시작인데, 빈 자리가 좀 보인다. 관객 중에 남자 혼자 온 관객도 몇 보인다. 여자끼리 온 관객도 꽤 있고.

 

8 30분이 되니, ! 그냥 시작해 버린다. @.@

게스트다. 잘 모르는 여가수인데, 조용한 음악을 한다. 이름이 미루란다. 이승환 밴드의 백보컬하다가 솔로로 데뷰했댄다. 프로모션 CD에 사인해서 무대 주변 몇 명에게 건네고 한 곡 더 부른 후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처음 보는 게스트. 그런데, 이번엔 들어본 적 있는 곡이다. SK Broad & TV의 광고에 나왔던 음악이다. ‘W & Whale’란다. 뭐랄까 약간 자우림 느낌이 나는데, 괜찮다. 호응도 상당히 좋다.

 

[첫 게스트. 이승환 그룹의 백보컬 출신 MIRU]

 

[CF 음악으로 유명해진 W & Whale. 원래 W란 밴드에 Whale이란 여성 객원 보컬 형태의 그룹이었다]

 

조금 후에 장내 안내 방송이 나온다. 쉬는 시간 없이 세 시간 예정이라고. 끝나는 시간이 12시란 얘기다. 우워.

무대 전체를 가리고 있는 천막을 스크린으로 해서 영상이 펼쳐진다.

홈씨어터/AV에 관심이 많은 이승환답게 멋진 영상이 공연 내내 나왔다.

 

드디어 이승환의 무대가 열렸다. 우와~

무대 가운데엔 소규모 오케스트라가, 그 주변엔 이승환의 밴드가 쭉~ 있다.

 

[1부의 무대. 꽉찬 느낌! 발라드 쳐바르는 중이다]

 

예전 그리고 최근 발라드 히트 곡들이 연달아 나온다. ~ 좋아. 무대 & 조명 화려하다. 역시!!!

그런데, 아래 플로어 쪽은 공연 시작하자마자 일어서서 보는데, 좌석이 있는 쪽은 관객들이 대부분 앉아서 본다.  공연장에서 앉아서 본 기억이 많지 않아서 약간 당황.

 

[조명으로 터널을 만들었다. 아~ 사진은 별로 안 멋있네. 진짜 멋있었는데...]

 

이승환이 말을 시작했다.

-       이번 공연 컨셉은 오리지날인데, 지금 발라드로 쳐바르고 있다

-       지금 쳐달리고 싶은데, 답답해 미치겠다

-       크리스마스 공연이어서 그런지 자기 공연에 처음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야광봉 수가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       크리스마스 이브인 관계로 커플들의 눈꼴 시린 애정행각을 허하겠다

등등 말도 잘하고 무척 재미있다.

 

드림팩토리를 직접 이끌면서 직접 공연 기획을 하던 이승환이 그 생활을 접고 보통 가수처럼 공연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흥행을 위한 그런 컨셉의 공연을 하기도 한다는 뉘앙스이다. . 충분히 그럴 수 있고, 지금 관객들 역시 열혈 팬이라기 보단 히트곡들 보고 듣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쨌든, 오래간만에 공연장에서 예전 분위기의 히트곡들 들으니 좋다.

 

 

그러다가 무대에 ipod같은 mp3 플레이어 모형이 나오면서 악녀탄생이 나온다. 오옷. 이건 좀 뛰는 분위기인데? 갑자기 달아오르는 분위기.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일어났다. 내가 일어나니 뒤쪽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들리는 목소리. ‘, 아저씨 일어났다’. 주변 사람들 모두 일어나서 환호한다. 역시 공연은 일어나서 설쳐야 재미있어!

 

[발라드 쳐바르는 중에 갑자기 쳐달린 '악녀탄생']

 

곡이 끝날 무렵, 이승환이 사과를 한다. ‘제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이렇게 쳐달리면 안 되는데…’ 나중에 쳐달릴 거라면서 다시 조용한 발라드들

 

조용한 노래 쭉~ 나오는 도중, 무대 근처에 토끼 옷을 뒤집어 쓴 관객이 무대 쪽으로 다가가더니 손을 내민다. 이승환이 마이크를 건네줘서, 그 관객이 노래를 하고 관중이 함께 따라 하고 분위기 좋다~

 

[친구인지 자매인지 두명이 저런 토끼 복장을 하고 무대 근처에 있었다. 거의 노래 절반을 이 분이 불렀다]

 

이승환이 도중에 그러더라. 지금 자기가 쓰는 마이크가 독일 회사 건데, 자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아마도 공연에서 가수들이 많이 쓰는 젠하이저(Sennheiser)’란 회사 제품인 듯하다. 그 회사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Signature’모델을 이승환을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역시!!! 그 마이크로 처음 하는 공연이란다.

 

['당부' 부를 때 무대 모습. 무대 위쪽의 등(燈)이 어두운 배경에서 아주 예뻤는데, 넋놓고 보다가 예쁜 모습은 못 찍었다]

 

공연 중간중간에 대형 풍선이 관객석 위에 둥둥 떠다니기도 했고, 천정에서 수많은 종이 조각이 쏟아져 내리기도 하고 정말 화려하기 그지 없는 무대다.

 

[관객석에 돌아다니는 대형 풍선. 저게 터지면 작은 종이 조각이 나온다. 멋있었다!!!]

 

발라드 위주의 곡이 쭉 이어지다가, 무대가 한번 닫힌 상태에서 곡은 이어지고

새로 열린 무대는 오케스트라는 없고, 밴드가 무대 앞쪽에 어쿠스틱 공연스러운 자리가 마련되었다.

 

[2부 '오리지나~~~알' 무대. 분위기 좋~다]

 

처음 몇 곡은 이승환이 운을 띄우면, 무반주로 관객이 노래를 불렀다. 아~ 멋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리지날 메들리'. 이번에도 발라드가 많은데, 중간중간에 오리지나~~~이라는 코러스와 함께 다음 곡으로 이어진다. 재미있다 이런저런 곡들 쭉 하고서는

 

'덩크 슛'으로 시작하는 쳐달리는 시간! 크하~ 신난다. , 중간에 물총 들고 나와서 관객들한테 물총 쏘기도 했다.

 

[물총 세례 중인 이승환]

 

음향 역시 최고다. 이 큰 공연장에서 모든 악기 소리 선명하게 들리고, 밸런스도 딱 적당하고. 공연 노하우에 대해서는 정말 이승환이 최고임을 느낄 수 있다.

 

[쳐달릴 때엔 어느 Rock 공연 못지 않다. 이건 이승환과 기타, 베이시스트가 무대 앞쪽에 바람 나오는 곳에서 조명 받으면서 연주하는 모습. 정말 멋지다!!!!]

 

[강렬한 빨간 조명 속의 이승환!!!]

 

한참 달아 오르는데, 정규 공연이 끝났다. 벌써?? 앙코르를 외치는데, 관객 수가 많고 열혈 팬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확실히 앙코르 외침이 크지 않다.

 

앙코르의 첫 곡은 수퍼 히어로 대형 이승환 모형 풍선이 무대 뒤에 있고, 무대엔 이승환이 기타를 메고 부른다. 앗싸~ 신난다!

[제일 뒤였지만, 18배 줌으로 끝까지 당겨 찍은 사진. 이 카메라 넘 맘에 들어!!!]

 

[이승환 모형 대형 풍선이 중앙에 있고, 각종 수퍼 히어로 복장의 댄서들과 함께 하는 '수퍼 히어로']

 

[천정에서 쏟아져 내리는 종이 조각. 뒤에서 보면 정말 장관이다. 저거 언제 다 치우나...]

 

[오케스트라가 무대 뒤에 서 있는데, 그 어두운 윤곽이 근사했다. 역시 넋놓고 보다가 멋진 장면 놓쳤다]

 

[마지막 곡이었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분위기 좋다]

 

그리고, 두 곡을 더 부르고 공연이 끝났다.

무대 인사가 끝나고, 멤버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관객들한테 던진다. 좋겠다

 

[무대 인사하는 이승환 밴드]

 

[관객들에게 선물 던지는 밴드. 좋겠다!]

 

공연 끝난 시간은 12 5. 정말 세시간 했다. 하지만, 아름답고 신나는 노래들을 함께 부르고 즐기느라 세시간이 간 줄도 몰랐다. 아직 안 부른 좋은 노래가 얼마나 많은데...

 

밖에 나오다가 스태프들이 나오는 출구 같은 것이 있길래 이승환 볼 수 있을까 하고 한참 기다리다가 그냥 왔다. 주차장 가는 길에 김장훈 공연장 주변을 지나가는데, 거긴 아직 꿍짝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 이승환도 대단하지만, 김장훈도 대단하네

 

간만에 이승환 콘서트를 즐겼다.

언제나 그랬지만, 이승환 목소리 최고였고, 밴드 역시 최고였다!!!

 

슬프고, 아름답고 가슴이 미어지듯 애절한 발라드면 발라드...

쳐달리는 락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분위기.

 

정말 이승환만이 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공연 내용은 무척 맘에 들었는데,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그런지 열혈 관객이 적어서였는지 이승환 공연 특유의 미친듯한 환장 분위기가 덜 했다는 것이 제일 아쉽다.

 

연중에 하는 공연은 환장하는 분위기라고 하니, 다음엔 꼭 환장하는 공연을 보자고 다짐했다.

 

[공연 끝난 후의 무대 모습. 정말 대단한 스케일이다!]

 

12월 24일 이승환 크리스마스 오리지날 콘서트 셋리스트

 

[1st Guest - 미루]
1. 병원에 가다
2. 아프지 말아요

 

[2nd Guest - W & Whale]
1. R.P.G. Shine
2. Too Young to Die

 

[이승환]
00. Introduction - 바람의 노래는 슬프지 않아요 (말랑)

 

1부 오케스트라가 있는 무대
01. 좋은 날
02. 사랑하나요
03. 텅빈 마음
04. 기다린 날도 지워진 날도
05. 썰
06. 화려하지 않은 고백
07. 세가지 소원
08. 악녀 탄생
09. 썰.2
10. 다만

11. 한사람을 위한 마음
12. 당부
13. 잘못
14.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15. 마지막 인사 (Cut)
16. 썰.3
17. 울다
18. 애원
19. 꽃
20. Short intermission

 

2부 Original 무대
21. 울면 안 돼 (캐롤)

무반주로 관객들이 부르는 노래들
22. 좋은 날
23. 천일 동안
24. 크리스마스에는

 

오리지날 메들리
25. 크리스마스에는
26. 눈물로 시를 써도
27. 가을 흔적
28. 프란다스의 개
29. 물어 본다
30. 심장병
31. 못말리는 봉팔이
32. 체념을 위한 미련

 

3부 놀아보는 시간.
33. 덩크 슛
34. 제리제리 고고 (with band solo)
35. 붉은 낙타
36. 너를 향한 마음
37. 그대가 그대를
38. 천일 동안

 

Encore
39. 슈퍼 히어로
40. 가족
41.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예매자정보 | 평균 30.3
10대 0.2%
20대 48.8%
30대 48.1%
40대 2.3%
50대 0.6%
 
남성 53.3%
여성 46.7%

























  mari 어쩌면 이토록 공연리뷰가 완벽할까요. 어떤 공연이었는지 잘 알 수 있게 써 주셨네요. /자리가 벽이 있어 다 안보이다니요. 그럴 수도 있군요. 안타깝네요./ 당겨찍으신 저 파란빛도는 사진 근사합니다. 제가 상상한 것 보다 공연규모가 아주 큽니다 2009-01-05 15: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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