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1.03.02. Stratovarius & Helloween - Live at AX Korea, Seoul (1) 스트라토바리우스편

미친도사 2011. 3. 5. 13:09


작년에 화끈한 신보 '7 Sinners'를 낸 헬로윈(Helloween).
그들이 내한을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것도 또하나의 끝내주는 밴드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를 대동하고 말이다.
그 장소는 무려 장충체육관. 허거걱. 장충체육관에서 무슨 공연을 한 적은 별로 없는 걸로 아는데 말이다.

그런데, 한참이 지났는데도 예매에 대한 언급조차 안나오는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예매 정보가 떴다. 사연인 즉슨, 공연을 기획한 곳에서 갑자기 공연 진행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한국에 꼭 오고 싶어한 밴드 측에서 이번 공연을 위해 제일 처음 얘기를 나누었던 회사에 연락을 해서 다시 진행이 된다는 것이다.
장소는 악스 코리아 (AX Korea). 멜론 악스라고도 불리웠던 곳인데, 2000명 정도 규모의 크지는 않지만, 적당하면서 음향이 꽤 괜찮은 공연장이어서 내심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헬로윈은 이번이 세번째 내한 공연인데, 두번째는 감마레이(Gamma Ray)와 함께 하더니 이번엔 핀란드의 또하나의 멜로딕 메틀 밴드, 스트라토바리우스가 함께 한다니 1석 2조!!!

스트라토바리우스는 1996년작 Episode가 무척 대중적으로도 히트해서 구매했었는데, 깔끔한 사운드에 스피디한 진행이 무척 매력적인 음악을 하는 핀란드 밴드이다. 보통 기타리스트 티모 톨키(Timo Tolkki)를 많이 언급하는데, 내가 관심있게 본 멤버는 키보드의 옌스 요한슨(Jens Johansson)이었다. 이 사람은 형제가 락/메틀 아티스트인데, 형인 앤더스 요한슨(Anders Johansson)은 드럼을 친다. 이 두 형제가 80년대 중후반 세상을 놀라게 한 스웨덴의 속주 기타리스트 잉베이 맘스틴 (Yngwie Malmsteen)의 초기 명반의 연주를 맡았다. 그래서, 무척 낯익은 이름이었는데, 그 옌스 요한슨이 이 밴드에 있는 것이었다. Episode 앨범의 수록곡 몇곡만 들을 수 있고, 옌스 요한슨의 연주를 볼 수만 있다면, 본전은 뽑고도 남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예매 시작과 동시에 스탠딩석 1장을 예매. 스탠딩 공연의 경우, 예매 순서가 중요한데 표를 받아보니 49번이다. 잘하면 제일 앞줄을 사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해 이들 두 밴드의 최근 공연 연주곡을 확인하고 예습을 ... 2010년에 나온 신보는 구매. 회사에 락음악을 듣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헬로윈과 스트라토바리우스를 좋아하는 분이 계셔서 살짝 꼬셔봤다. 관심을 갖더니 2층 지정석 예매를 하셨단다. 하하. 좋아좋아.


[공연 당일 내가 갖고 있던 미개봉 티켓들. 이번 3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다]

시간은 흘러 공연날이 되었다. 평일이고, 주차가 별로 안 좋으면서 거리도 회사에선 좀 먼 곳이라 도착하니 거의 공연 시작 시간. 두 밴드 말고도 오프닝 밴드가 또 있다하니, 우선은 안심. 그런데, 공연장 입구에 긴 줄이 있다. 뭔가 봤더니 공연 시간이 길다보니 팔찌를 나눠주고 중간중간 드나들 수 있게 하려나 보다. 그런데, 그걸 매표소 같은 곳에서 하나하나 확인하고 나눠주고 있으니 입장이 더뎌질 수 밖에. 예매 번호는 아무 의미도 없다. 에버랜드처럼 입장하면서 표 확인하고 팔찌 채워주면 더 쉬울 걸 참 답답하다. 답답함을 느낀 몇몇 입장객들과 관계자의 다툼도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 입장하니, 오프닝 밴드의 공연이 막 끝났고... 기대했던 무대 앞쪽은 다 차버렸음은 당연. 그래도 크지 않은 공연장인지라, 공연장 뒤쪽의 사운드 콘솔 근처를 둘러봤으나 사람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흑흑. 그런데, 사운드 콘솔 모서리 지점에 빈자리가 있다. 기둥도 있고 사운드 콘솔의 펜스에 몸을 기댈 수도 있고, 플로어보다 조금 높아 무대도 잘 보이는 아주 괜찮은 자리~! 아싸. 악스 코리아는 공연장이 크지 않아서, 사운드 콘솔 자리에서도 무대 위의 아티스트 표정까지 볼 수 있다. 야~ 좋다!

가방과 옷을 사운드 콘솔 펜스 안쪽에 넣어서 자리를 확실하게 잡고 가볍게 몸을 풀어본다. 각 악기 엔지니어들이 사운드 체킹을 하는데, 오~ 이 얼마만에 들어보는 강한 사운드인가. 드럼 소리에 가슴이 짜릿짜릿하다. 으~ 기대기대...

8시 20분쯤 되었을까? 무대가 어두워진다. 무대 쪽 관객들은 '스트라토~바리우스~'를 연호하는 중에 오프닝 음악이 깔리면서, 멤버들의 등장... 이어지는 첫 곡. 흐. 곡은 귀에 조금 익은데, 곡명은 모르겠다. 재킷을 입은 보컬 등장. 어. 인터넷에서 본 최근 셋리스트에서 첫곡은 Hunting High and Low였는데, 순간 당황. 아~ 처음 보는 밴드에 오래간만에 락공연을 봐서 그런지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좌측에 기타리스트, 제일 우측에 키보드 옌스 요한슨! 중앙에 드럼과 보컬, 키보드와 보컬 사이에 베이시스트가 기본 자리이다. 무대가 그리 크지도 않은데, 좌우측 거의 끝에 마이크를 설치해놨다. 보컬이 스튜디오 앨범보다 느낌이 더 좋다. 다만, 고음에서 조금 길게 끄는 부분은 살짝 끊어 부르는 것 같지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기대했던 옌스 요한슨의 키보드 소리는 아직은 잘 안들리는 듯. 내 귀가 아직 사운드에 익숙해지지 않았을 수도 ... 흠. 중간에 관객들의 환호성도 유도하면서 첫곡부터 분위기 좋~다. 아, 첫 곡은 신보 중의 Darkest Hours

[준수한 외모의 보컬 티모 코티펠토(Timo Kotipelto). 헬로윈의 앤디처럼 막 지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아주 매력적인 고음이었다.]

첫곡이 끝나니 보컬이 우리말로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하하. "스트라토바리우스가 당신들의 나라에 처음 왔습니다. 여러분을 보게 되어 우리는 무척 행복합니다."라고 말을 꺼낸다. '스트라토바리우스'라는 발음이 상당히 특이하게 들렸다. 말과 글로는 표현하기 힘드네. 유창한 영어이지만, 조금은 특이한 억양이기도 했고... 그러면서, 드러머가 아팠다가 이번에 다시 합류했는지, 'He's back'이라 그러면서 소개를 했다. 공연 후에 검색해보니, 암이 있어 최근에 투어엔 다른 드러머가 대타로 뛰었다는 글이 있는데, 수술이 잘 되었는지 합류했다는 것 같다. 좀 오래된 곡인데, 스피디한 곡이라 소개하면서 시작한 'Speed of Light'!!! 아~ 정말 속도감 만땅이다. 절로 과격한 헤드뱅잉 모드. 죽인다~!!! 깔끔한 기타 속주에 그들 특유의 키보드 사운드가 어우러져 속도감을 극대화한다. 늘씬하고 연신 미소짓는 베이시스트가 제일 활발하다. 아~ 멋지다. 아주 짧은 곡인데도, 분위기 확~ 산다.

바로 이어지는 드럼 인트로에 관객들은 박수와 함께 '어이! 어이!'를 외친다. 아마도 신곡인 것 같은데, 뭐더라... 하면서 귀를 기울였다. 아, 후렴구에서 알아냈다! Kiss of Judas다. 야~ 보컬 노래 정말 잘 부른다. 두번째 후렴구에선 관객들과 다같이 Kiss of Judas를 불렀다. 묵직한 기타 소리 후에 이어지는 키보드의 리드. 야~ 멋지다. 보컬의 리드에 관객들의 호응 좋~고!

"반갑습니다"라고 우리말로 인사하고는, 오프닝을 했던 "Ishtar에게 물어봤는데, 이 곡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안 불렀던 곡이고, 아주아주 빠른 곡이다. 그건 바로 Father~" 관객들이 Time~ ... 뭐더라? 익숙한 인트로에 노래 시작. 아~! 이 노래구나. 야~~~~~ 정말 요새 애들 말투로 '미친 속도감'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드럼이 만들어내는 속도감에 보컬의 독특한 고음이 정말 멋졌다.

[베이스의 라우리 포라(Lauri Porra). 늘씬하고 키가 좀 컸는데, 매력적인 미소와 멤버들 중에 제일 활발한 무대 매너. 잘 생겼다!]

이어지는 곡은 Paradise. 아이씨, 곡 제목은 기억이 나는데, 어떤 곡이었더라. 아, 이 곡이군. 중간에 갑자기 드럼 소리가 갑자기 이상하게 들렸다. 사운드 콘솔에서 뭔가 잘못 건드렸나 보다. 중간에 보컬이 관객들에게 잠시 부르게했는데, 이 곡에선 좀 신통치 않았다. 그래도 Paradise! 부분은 다같이 크게 외쳤다. 상당히 고음이 계속되는 곡인데, 삑사리날 것 같으면서도 계속 잘 불렀다. 야~ 이렇게 엉뚱한 생각하면서 보고 듣는 것도 재밌다.

"오늘 F**king 멋진 관객들과 함께 하는 것 같다."면서 "좀 지난 곡인데, 우리의 가장 빠른 곡 중 하나이다."라며 시작한 곡은 ... 처음 듣는 제목. 다른 나라 셋리스트에 없었는데... 잉~. 이건 키보드 소리가 좀 많이 들린다. 키보드 솔로~!!! 야~ 옌스 요한슨 멋져멋져!

"감사합니다(우리말). 이제 여러분을 위한 특별한 곡을 할 건데, 발라드입니다. 다같이(우리말)... 곡은 Forever". 아~ 이것도 예습 목록에 없었는데!!! 드러머와 베이시스트는 들어가고, 기타와 키보드 반주에 노래가 나온다. 아~ 이 곡을 들을 줄이야! 중간에 관객들에게 몇 소절 부르게 했는데, 오~ 이 노래가 이 정도로 합창이 가능한 곡이었던가. 아름답다! 끝나자 관객들은 다시 한번 '스트라토~바리우스~'를 연호!
07 Forever by CrazyDoctor

이제 두어곡 남았는데, 신보 Elysium의 곡이라면서 Under ~~ Skies라고 한다. 어. 신보를 샀지만, 예습 목록에 없던 곡. 흑흑. 그냥 들리는 음악에 귀와 몸을 맡긴다. 티모 톨키 후임으로 가입한 기타리스트는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다. 사실 이들의 라이브 영상을 본 적이 없어 티모 톨키의 스타일도 잘 모르지만... ^^ 어쨌든 스트라토바리우스에 잘 맞는 기타리스트라는 생각이

"이제 두곡 남았다. Infinite 앨범 곡이다. Hunting High and ..." "LOW~~~~" 야~~~~~ 드디어!!! 이 곡만의 독특한 키보드의 인트로. 야~ 멋지다!!! "I'm Hunting High and Low~" 임팩트가 강한 곡은 아닌 것 같은데, 참 듣기 좋은 곡이라 할까나. 후렴구가 공연장에서 다함께 따라 부르기 참 좋다. 아니나  다를까, "다같이(우리말), 여러분이 가사도 알고 멜로디도 아니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대한 크게 따라 불러라"면서 자기가 선창을 한다. 원곡에선 Low를 살짝 길게 불렀던 것 같은데, 짧게 끊는 듯. 메인 보컬이 살짝 딸리면 관객들이 메꾸면 되는 법. 다같이 부르는 부분에서는 살짝 불안했지만, 다시 곡으로 돌아가서 관객들과 함께 부르니 또 자연스럽고 멋지다. 야, 이 곡이 이렇게 높은 톤이었구나. 크~ 내가 스트라토바리우스와 함께 이 곡을 부르다니!!! 와~

[기타리스트 마티아스 쿠피아이넨(Matias Kupiainen)과 키보드의 옌스 요한슨(Jens Johansson)]

THANK YOU SO MUCH~~를 노래하듯 외치면서, "이제 시간이 다 되었다. 마지막 곡이다" 여기저기서 탄식... "여러분은 정말 F**king amazing crowd다"라면서 "옌스 요한슨의 키보드로 시작하는 이 곡은 Black!"이라면서 마지막 곡 시작. Black? 뭐지? 옌스 요한슨이 조명을 받으면서 짧은 솔로 시작. 아~ 어찌 저리 멋질까. 화려한 키보드 장비들도 아니고, 그리 크지 않은 단 하나의 키보드만으로 귀에 익은 연주를 시작. 그의 연주를 보는 게 행복했다.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지면서 곡이 시작되니, 아~ 이 곡이구나. 스피디한 드러밍에 단순하지만 맑은 키보드 반주... 그리고 중반에 빠른 투베이스 위에 기타와 키보드 속주 배틀... 야~ 야~ 정말 '스트라토바리우스'스럽다. 멋지다! 곡이 끝날 때 즈음해서 짧은 드럼 솔로. "Are you ready? I wanna hear you scream~" 보컬의 리드에 따른 관객들의 함성!

관객들은 '앵콜!'을 연호. 아. 정말 몇 곡 더 듣고 싶단 말이다. 멤버들의 흐뭇하고 뿌듯하면서 아쉬운 듯한  표정. "다음은 헬로윈의 순서다. 조만간에 다시 보자~!"라면서 스트라토바리우스 멤버들은 인사하고 퇴장한다. 아~ 정말 아쉽다. 이들 단독 공연이 이 가격에 했어도 절대 안 아깝겠다. 헬로윈의 공연이 남았지만, 벌써 땀도 나고 목소리도 살짝 쉬려 한다. 야~ 스트라토바리우스가 공연을 정말 잘 한다는 얘긴 들었지만, 그 얘기는 절대 과장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고도 남았다. 무대를 정비하는 동안 잠시 쉬면서 헬로윈을 기다린다...

[공연 끝나자마자 맥주 한 손에 들고 흐뭇해하며 인사하는 멤버들! 다음에 꼭 다시 오길]

헬로윈 공연 후기에서 계속 ...

[STRATOVARIUS]
Jens Johansson (Keyboard)
Timo Kotipelto (Vocal)
Jörg Michael (Drum)
Lauri Porra (Bass)
Matias Kupiainen (Guitar)

SETLIST
01 Darkest Hours
02 Speed of Light
03 Kiss of Judas
04 Father Time
05 Paradise

06 Legions
07 Forever
08 Under Flaming Skies
09 Hunting High and Low
10 Black Di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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