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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3.17. 눈오고 바람 불던 3월말의 공방

미친도사 2012. 3. 25. 08:19

어제는 3월 네째주 토요일. 공방 가는 날.
새벽에 어디선가 들어온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더니 오전 내내 비몽사몽했습니다.

원래 이번 주 금-토 일정으로 규영이가 학교에서 임원수련회를 가기로 되어 있어서, 내가 혼자 세영이와 처조카를 데리고 공방에 가기로 했지요. 그런데, 규영이가 금요일 오전에 좀 아파서 임원수련회를 못가게 되어 컨디션이 좋아진 토요일에 온가족이 공방에 갈 수 있었어요. 처조카와 규영이 친구 윤서 데리고...

3월말인데, 오전에 잠깐 눈발도 날리고 바람이 세게 불었어요..
공방에 다닌지 8년째, 그 중에 가장 센 바람이었던 듯. 흠...

애들은 도착하자마자 춥다고 온돌방으로  쏙~ 들어갑니다.

그래도 봄은 오는지, 사장님이 만든 작은 연못엔 ...


아주 많은 도룡뇽 알이 있었어요. 사진 속의 돌돌 말린 것이 도룡뇽 알들. 저런 것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날이 추울 땐 따뜻한 군고구마가 간식으론 제격. 아침에 동네 수퍼에서 할인판매하는 군고구마를 사가서 난로에 굽는 중.


뒷마당에 불피워서 불쬐면서 책을 읽으려는데, 헉. 눈이 막 내려서 책을 읽기 힘들더군요.
잠깐 오고 말았지만, 하여간 좀 당황스러웠어요.


닭장을 둘러보니, 닭들이 낳은 알이 꽤 보이네요. 저기 상자 안에 2개 보이고, 옆닭장에도 몇개 더...
작은 녀석들이 벌써 커서 알도 낳고... 허허..


민주 동생 동현이. 이제 14-15개월쯤 되었나? 이 녀석은 공방 좋아하는 누나랑 부모 덕에 아주 아기때부터 공방에 왔는데,
벌써 이렇게 커서 돌아다녀요. 아빠랑 같이 공방 하우스에 들어오는데, 다들 엄청 웃었지요. 아빠랑 아주 많이 닮아서.


방에서 놀던 아이들이 바람이 좀 잦아지니 나와서 돌아다녀요. 가끔 올라가던 언덕을 봄맞이 기념으로 올라가보나 봅니다.
분명 정규영이가 선동했을 겁니다.. 어린 아이들은 어려워하는 길인데, 언니/누나들이 잘 데리고 올라간 듯.
예전엔 어른들이 아래서 지켜봐야 마음이 놓였는데, 이젠 먼발치에서 보면서도 그리 당황스럽지 않네요. 하하.


지난 달에 민주 아버님께서 아주 맛있는 굴을 엄청나게 제공하셔서 다들 굴로 배를 채울 정도로 많이 먹었지요.
밀가루 음식 못 드시는 민주아버님과 함께 먹으려고, 저희가 녹두를 사서 갈아갔어요. 공방사모님의 솜씨로 준비된 빈대떡 재료.
보경이 아버님이 부치시고, 다들 그 옆에 둘러 앉아 이야기하면서 와인으로 시작해서 막걸리로 넘어가는 중.


보경이 아버님의 코스트코 와인으로 시작을 했고요...
희원 아버님은 배혜정 주가(배상면주가의 둘째라네요)의 막걸리 2종을 사오셨어요. 하나는 13%짜리고, 하나는 10%였는데, 전자는 좀 독하고 많이 진한 맛, 후자가 좀 더 부담없는 맛이었네요. 병크기가 작아서 (375ml) 혼자 먹기에도 부담이 없는 크기였어요. 희원 아버님이 제조중인 술은 아직 안 익어서 어제는 맛을 볼 수 없었네요. 공방 식구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듯. 그리고, 벨기에 맥주 듀벨...

사람은 많고 해서 각 주종별로 두어잔씩 맛을 보다보니, 그 많던 빈대떡도 거의 다 먹었어요. 아~ 배불러.

저녁 밥 반찬하려고 삽겹살도 구웠습니다. 고기 브라더스로 소문이 나고 있는 보경이 아버님과 제가 고기를 굽고요...
시원한 김치, 맛있는 나물, 된장국... 여기에 갓김치까지 나와서 정말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르는 맛. 직접 농사지은 재료도 많고, 사모님이 낸 깨끗한 맛. 아~ 먹다먹다 다들 숨이 안 쉬어지면서도 계속 먹습니다. 후~ (배불러서 내는 한숨)

아이들도 밥 먹고는 꽤 춥고 바람부는 밖에서 놀이를 합니다. 무슨 놀이인지는 모르겠는데, 자기네끼리 규칙 만들어서 잘 놀아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5학년... 유치원 다니는 녀석들 태어나기 전부터 같이 놀던 아이들이라 서로 적당히 배려하면서 잘 노는 듯. 이렇게 놀다가 꼭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넘어가요.


안에선 어른들은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중에, 공방네 아들 내외가 돌아왔어요. 6월 말에 아이가 태어날 예정인데, 그러면서 밖에서 놀던 아이들 태어난 얘기하면서 한참 시간을 보냈네요. 처음엔 오늘 모임은 조용히 일찍 끝나겠지 했다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9시반이 훌쩍 넘어서야 다들 늦은 시간에 놀라서 정리하고 파했네요. 집에 오니 거의 11시.

다음 달은 본격적인 봄의 모습을 띌 공방.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다음 달엔 뭐 좀 만들어볼까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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