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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0.~03.11. 산음 자연 휴양림

미친도사 2012. 3. 11. 23:11

봄이 시작하려는 3월 둘째주.
이번 달엔 산음 자연 휴양림으로 갔습니다.
11인실 방을 잡아서 희원이네와 보경이네와 함게 갔습니다.

산음 휴양림은 꽤 큰 휴양림에 속하는 곳이지요.
11인실 숲속의 집도 몇 채가 있어 예약도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고요.

이번에 우리가 묵은 곳은 붓방.



마루가 좀 좁은 대신, 방이 2개가 있고 다락이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다락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갖고온 놀이감으로 놀이를 하고요.


놀다가 심심하다고 바깥 구경하는 세영이 데리고 집 주변 산책을 나가봤습니다.


숲속의 집 아래쪽에 공터가 있는데, 거기로 가는 길도 운치가 있습니다.
아직 바람도 차고 초록색이 땅 속과 나무 속에 있어 색은 겨울색입니다만, 봄기운을 느낄 수는 있었어요.


공터에서 아이들은 원반도 던지고, 축구공도 좀 차면서 뛰어놀고요...


들어와서는 아이들과 좀 논다고 차가워진 몸을 술로 데워 봅니다.
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으신 희원 아버님께서 홈메이드 막걸리에 도전하셔서 마침 막 거른 막걸리를 와인병에 한 병 담아 오셨습니다. 이름하여 석탄주(惜呑酒), 삼키기 아까운 술... 

가라앉은 막걸리 위에 맑은 부분부터 조금씩 맛을 보았어요.


찹쌀을 많이 써서 단맛이 강하다는 설명과 함께 제조 과정을 설명해주셨지요. 살짝 도수는 높은 듯하지만, 향과 맛이 일품이었어요.
막걸리와 즉석해서 만든 김치전, 집에서 만들어간 도토리 묵과 달래 장은 막걸리에 딱 어울리는 안주.


술을 잘 먹지 못하는 아내도 이 술은 맛있다며 홀짝홀짝 맛 보았네요.
홈메이드이고 한 병 밖에 없어 아쉽게도 많이 마시지는 못 했지만, 참으로 맛있게 마셨습니다.
그리고, 와인 두 병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

원래 밖에서 고기 굽고 하려 했는데, 준비물도 빼먹고 해서 그냥 안에서 조촐하게 해먹었습니다.
옆 집들은 거창하게 굽고 마시는 분위기인 듯. ^^

큰 아이들이 유치원 시절(2004~2008)부터 알고 지내서 지금 그 아이들이 초등학교 5학년. 오랜 시간 알고 지내면서 가족 모두가 친구가 되어 함께 공방도 가고 이렇게 놀러 가는 것은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다락에서 자고, 엄마들이 한 방, 아빠들이 한 방에서 잤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은 따뜻한 마루에 최대한 편하게 엎드려서 보드 게임도 하고...


아침 식사는 집에서 가져온 반찬에 간단하게 팽이버섯 부침과 김치찌개로...


아이들이 밖에서 놀다 와서는 간식으로 햄버거 만들어 먹고...


퇴실 직전 간단한 점심으로 짜파게티.


퇴실해서 내려오는 길에 휴양림의 산책로 중 하나를 거닐어 보기로...


3월이지만, 계곡은 아직 두껍게 얼어있었습니다.

여유롭게 맨발로 걸어보고 싶었는데, 발이 얼 것 같아 그냥 신발 신고... 아이들은 마냥 뛰어다닙니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무척 춥지만, 참 상쾌하니 기분 좋습니다.



괜히 셀프질도 해보고...


산책로 옆의 두껍게 눈이 쌓이고 얼어 붙은 계곡에서 아이들은 얼음 밑의 물소리를 찾아 들여다 보고 그 위에서 맑은 얼음도 찾으면서 한참을 놉니다. 어른들은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데...



세영이와 보경이는 썰매 타본다고 나뭇가지 주워서 썰매 타는 시늉을 해봅니다. 귀여운 녀석들...


날 좀 풀려서 푸른 봄이 되면 꼭 다시 와서 맨발로 산책로 다시 걸어봐야겠습니다.


산음 휴양림은 초여름 폭우 속에 야영을 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 때 숲해설 들으면서 걸었던 산책로나 아주 좋은 기억이 있어요.
국내에서 숲해설이란 것을 처음 시작한 곳이라지요. 그래서, 숲해설 코스도 좋고, 산책로 코스도 다양하니 좋습니다.
휴양림 전체가 대부분 그늘이어서 겨울에 오면 운전은 무척 힘들지만, 눈썰매는 원없이 탈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역시나 국립 휴양림이라 깨끗하고... 올 여름에는 여기서 야영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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