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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2. 오래간만에 공방에 간 이야기...

미친도사 2011. 10. 25. 21:12
지난 토요일에 공방에 다녀왔다.

규영이는 컵스카우트 행사가 있어 못 가게 되었고, 아내도 행사 따라 가본다고 가고...
희원이도 규영이랑 같이 행사 참석하지만, 희원이 아버님이랑 채윤이는 온다고 하고...
다른 집들은 이래저래 못 오게 된다고 ...

희원이네 둘, 우리 집은 나랑 세영이랑 둘, 그리고 민주네 가족 넷.
이렇게만 공방에 아주 조촐하게 모였다.

세영이가 공방에 일찍 가서 뭔가 만들거라고 해서 일찍 갔는데,
오전에 온 팀이 아직 안 가고 뭔가를 하고 있으니 세영이는 차에서 나올 생각도 안한다.
작업실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차에서 나와서 작업실에서 나무 배를 만들기 시작.

작업실의 공구와 작업대가 있는 공간이 싹~ 정리가 되었다.






아주 깔끔하게 좋네...

원체 나무 다듬는 것은 잘 하는 세영이인지라, 나는 옆에서 심부름만...

채윤이와 희원 아버님 도착..
조금 후에 민주네 가족 도착...

희원 아버님이 가져오신 벨기에산이라는 '듀벨'이란 맥주로 가볍게 시작.
이 날은 희원 아버님이나 나나 운전을 해서 귀가해야 하는지라 술은 일찍 시작해서 가벼게 하기로...


참석하는 가족 수가 적다고 희원 아버님이 왕새우를 한박스 사오셨다.
직화로 구워먹으려고 불 피우기 시작...


사장님은 책장 맞추러 온 손님이랑 얘기하시느라, 아빠 셋이서 불 피우기 시작...

밖에 도망 잘 나오는 닭 한마리가 이 날도 도망나와서 두리번 거리면서 돌아다닌다.


굽자 구워, 새우!!!


새우 구우면서 맥주와 와인 한잔씩...
새우를 희원 아버님이 사오셨다니까, 민주 아버님이 '내가 새우 장사인데, 준비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신다.
다음엔 새우 많이 먹을 수 있는 건가? 흠흠.
민주 아버님은 공방만 오시면 기분이 좋아지시는지, 말이 많아지신다.

책장 맞추러 온 손님 역시 애들 유치원 후배 가족이었다.
자연스럽게 새우 파티와 와인 한잔 같이 하면서 얘기...

아이들은 희원 아버님이 새우 까주다가, '야, 너희들이 직접 까먹어' 그랬더니 적극적으로 잘 까먹는다.
책장 맞추러 온 집의 아이도 새우 같이 먹다가 먼저 가게 된다고 하니 울고불고 난리났다. 허허.

마침 이 날 사모님이 준비하신 국/찌개가 매운탕이었다.
얼마 전에 공방 식구들이 낚시 가서 잡아온 생선들을 회치고 남은 걸 모아서 끓이셨단다.
너무 많아서 한번 끓일 분량 씩을 따로 포장해서 얼려놓으셨다고...
구워 먹으려던 새우 몇개도 찌개에 넣어서...


매운탕 같은 것 잘 안 먹는 나지만, 국물맛이 참 좋았다.
민주 아버님 정말 열심히 끝까지 드셨다. 하하.
사람이 얼마 없었고 꽤 많은 찌개라 생각했는데 바닥을 봤다는...

아이들 반찬하려고, 솥뚜껑에 삽겹살도 조금 구웠다.
 

원체 새우를 많이 먹어서 배가 안 고프다던 아이들도 맛있는 나물과 삽겹살과 함께 한그릇씩 깨끗이 비운다.
아빠들은 감동의 나물과 매운탕, 새우구이, 삽겹살 등으로 배불리 먹고 소주도 한잔씩 (정말 한 잔)...



날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사람도 안 많아서 모두 밖에서 함께 먹었다.

밥을 다 먹은 후, 집에서 가져간 나무 몇 조각으로 불을 피우기 시작...


밥 잘~ 먹고 불피워서 따뜻하게 불쬐며 커피 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시간.
이 따뜻한 여유로움이 좋아서 공방에 계속 가는 것 같다.

새벽에 비가 잠깐 오고 갠 저녁이어서, 하늘에 별이 잘 보인다.
이 날 아이들 중에 대장인 세영이가 차에서 돋자리를 갖고 와서 공방 마당에 펼쳐놓고 누워서 동생들과 별보기를 한다.


마당의 불도 끄고 깜깜한데 누워서 별구경... 이런 아이들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절로 나온다.
남쪽 하늘에 유난히 밝은 별이 있어서 정체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나왔는데, 결론은 '목성'. 천체 사진가 친구인 권오철의 답. 작년엔가도 물어봤던 기억이 있는데... 하하.

아이들은 이러다가 마루에서 이야기하면서 놀기도 하고...


신혜가 미국으로 가서, 친구가 없고 언니, 오빠 혹은 동생들만 있는 세영이.
친구가 없고 언니 오빠들이 안 껴준다고 불평도 하지만, 동생들을 잘 이끌고 논다.
밤이 되니 사장님이 만든 작은 연못에서 가재도 나타나서 돌아다니고, 아이들은 플래시 비춰가면서 몇마리인지 세기도 한다. 꽤 많다.

불이 잠잠해지면서 온기가 남은 곳에 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넣어둔다.


저렇게 구워진 고구마...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간식거리...


조졸한 모임이었지만, 언제나처럼 따뜻하게 먹고 쉬다가 올 수 있는 공방이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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