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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3-08.04. 부산으로의 혼자만의 여행

미친도사 2012. 8. 18. 22:53

태어나서 혼자 지방으로 여행을 목적으로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쩌다 이번 여름은 휴가를 혼자 보내게 되다 보니 부산 락 페스티벌을 갈 생각을 하게 되었고, 버스로 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보통 KTX를 많이 이용하던데, 저렴하게 왔다가고 싶었습니다.


부산은 92년 대학교 1학년 때, 재수할 때 친했던 용재형, 희중이형, 강구형이랑 부산이 집인 윤찬이형네 집에 놀러갔던 적이 있지요. 아주 어릴 때 (아기 때) 잠시 살았던 적이 있긴 하지만, 기억에 없는지라.


아침 일찍 밥을 챙겨 먹고, 성남 버스 터미널로 가서 고속버스를 탔지요.

11시 반쯤 부산 종합 버스 터미널에 도착을 해서는, 우선 부산 관광 지도 하나를 확보했습니다.


부산 터미널이 노포동이라고 상당히 북쪽이더군요.

부산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사격회 후배 준호와 점심을 먹기로 하고 부산대로 전철을 타고 이동.


부산에서는 수도권 교통 카드 안 되는 줄 알고 한참동안 표사서 다녔다는... 헤~


부산대 전철역에서 부산대까지는 좀 거리가 있더군요. 이런 대학앞 거리 걸어본 지가 얼마만인지.


아가씨들이 부산 사투리 쓰면서 다니는 것이 무척이나 귀엽습니다. 하하.


부산대 정문에서 ...


여기도 산아래에 있군요.

사격회 후배 준호를 참으로 오래간만에 만났습니다. 반팔 와이셔츠 입은 모습에 내 첫마디. '야, 너도 선생티 난다' 하하.


준호가 근처의 밀면 집으로 안내를 했어요. 아싸~ 먹어보고 싶었던 것!


가야 밀면이라는 것이 냉면으로 치면 '함흥냉면' 뭐 이런 정도의 브랜드 비슷하게 불린다 하네요.

준호가 부산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면서, 밀면은 부산대에 오게 되면서 부산으로 다시 내려오게 되면서 처음 먹어 봤다더군요.


시원하게 생겼죠? 실제로 시원하더군요. 면이 쫄깃한 게  맛있더라고요.


이렇게 맛있는 밀면을 먹고, 학교 앞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학교 다닐 때도 준호랑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눈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나이도 들고 서로 음악 좋아하는지라 얘기가 끊어지진 않더군요. 하하.


부산대가 국립대이다보니 요새 전기 절약한다고 냉방을 찔끔찔끔 해줘서 무지 덥다네요. 오죽하면 커피숍에 노트북 들고와서 일해야겠다 할 정도로.

준호가 락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을 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못 본 것들이 많아 아쉽다는 얘기...

예전에 밴드에서 드럼칠 때 같이 하던 사람 중에 제일 잘 된 사람은 '루시드 폴'이란 얘기...

아이들 키우는 얘기.

부산에 락페스티벌이 있는 건 몰랐다길래, 13회라는데? 했더니 조금 놀라더군요. 제가 보기로 한 날의 출연진 보고 몇몇 팀은 예전에 음악할 때에도 알고 지내던 팀이라는 ... 괜히 준호가 멋있어 보였음.

등등


준호가 2시부터 세미나가 있어서 헤어지고, 난 락페스티벌이 있는 곳으로 이동.

락페스티벌 얘기는 

2012.08.03. 부산 락페스티벌 1일차 @ 삼락 생태 공원


전날 7시간을 서서 공연을 보고 열광했더니, 숙소에서 자고 일어나니 몸이 천근만근.

그래도 부산까지 와서 그냥 숙소에서 빈둥거릴 수는 없어서, 챙겨 나와서는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면서 태종대를 향해서 갔습니다. 태종대는 20년 전에 놀러왔을 때 함께 했던 형들하고 왔던 기억이 있었고, 괜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전철과 버스를 타고 태종대 입구에 도착하니, 기차가 있습니다.


너무나 더웠던지라 기차를 타볼까 싶었는데, 헉. 줄이 저 열차 두어번 기다려야 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흠. 느낌이 기다리는 것보단 걷는 게 나을 것 같았지요. 자, 한번 걸어보자. 


바다를 향한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걸었지요. 해가 엄청나네요. 공기가 좋고 남쪽이다 보니 더 뜨거운 듯.

가는 중간 중간에 사진도 찍어가면서...


땀 뻘뻘 흘리며 드디어 전망대 도착. 흠. 전망대는 막상 볼게 별로 없는데?


조금 더 걸어가니, 등대 가는 길 등등이 표시되어 있더군요. 내려가보자.


어, 등대가 있습니다. 20년 전에 와봤는데 기억이 별로 없어요.


아~ 멋지다!! 조금 무서울 것 같지만.


야~ 근사하다!


여기까지 보고 돌아갈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내려갔습니다.


아주 밑에까지 가서 파도가 치는 바위까지 내려왔습니다.


인증샷도 하나 남기고...


오래간만에 파도치는 바다 보니까 참 좋습니다.


아까 무서워보이는 절벽 위에도 갔습니다.



여기에 예전에 와본 것 같기도 해요. 형들하고 어떤 절벽 같은 데서 찍은 사진이 있거든요.

물도 마시고 쉬려고 잠시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갑자기 기분이 묘해집니다.

딱 20년 전 여름에 그 형들하고 이 곳에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게 벌써 20년이나 되었나 싶으면서... 그리고, 그 형들이 너무나 그리워졌습니다. 연락처도 대부분 알면서도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오래동안 만난 적이 없는 것이지요. 막 눈물이 나네요. 바로 형들한테 아까 찍은 인증샷과 함께 단체 카톡 날렸습니다. 이렇게 쉽게 연락할 수 있고, 약속도 잡을 수 있는데 왜 못하고 지냈을까?


이렇게 태종대에서 혼자 느낀 감정 하나만으로도 부산 여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글 쓰면서 마음이 짠하네... T_T


이제 돌아서 올라가야지...

그런데, 저 건물은 좀 뜬금없는 것 같아.


돌아가는 길은 태종대에 왔던 길이 아닌 왔던 길에서 이어지는 길로 갔습니다.

가는 길은 바다가 안 보이지만, 나무 아래 길이어서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나와서는, 센텀 시티에 있는 신세계에서 정성하군 팬카페 회원 두명 만나서 잠깐 얘기 나누다가,

다시 부산대 앞으로 이동해서 다른 팬카페 회원들 만나서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좀 유명한 매운 갈비 요리 집이라는데... "맵당"


좀 맵더라도 제일 덜 매운 것 정도는 먹을 수 있겠지 싶었는데, 헥헥...

진짜 맵더군요. 사진의 당면은 정말 매웠다는...

다른 분들은 맵다맵다 하면서도 잘 드시던데, 저는 조금 깨작거리다 ... 흑흑.


미성년 회원은 집에 가고 나서 성인 회원들이랑 맥주 한잔하고, 저는 성남행 막차 버스를 타러 조금 먼저 일어났네요.


오래간만에 사격회 후배도 만났고, 락페스티벌도 아주 재밌게 봤고, 태종대에 가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전부터 만나고 싶었던 부산쪽 회원들 만나서 저녁도 먹고 얘기도 많이 하고..

아주 알찬 1박 2일이었습니다.


앞으로 내 삶에 이런 기회가 더 있을까 싶네요. 이번 1박 2일의 부산 여행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는 이번 여름 휴가를 부산 여행으로 마무리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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