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

애플 뮤직에 대한 첫인상

미친도사 2015. 7. 3. 22:14

애플이 얼마 전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이튠즈로 세상을 뒤집어 놓았는데 (한국 제외),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한국의 말도 안 되는 (음원 서비스 업체만 돈버는) 스트리밍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게 할 것이라곤 하겠지만 말이다.


최근에 아이패드 중고를 하나 마련하면서 미국 계정을 만들어 아이튠즈를 가끔 이용하려 했는데, 마침 애플 뮤직 서비스가 시작되어 3개월 체험을 신청하였다.


신청하고, 개인 취향에 대한 정보를 약간 입력을 받는다.

그리고, 처음에 뜬 초기 화면은 모두 내가 좋아할 법한 음악만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처음 뜬 화면은 캡쳐를 못 해서, 현재 내 아이튠즈로 들어가면 나오는 화면을 대신한다.



실제 최초의 초기화면의 첫번째는 아래와 같은 추천 목록이었고, 이는 캡쳐를 해둬서 이렇게 써먹어 본다.



실제로 내가 쌍팔년도 락에 관심이 많고, 처음 선호하는 아티스트나 밴드 몇가지 등록한 것도 딱 그 즈음의 것이었던 것이다.

진짜 놀랐다. 내가 한 때 즐겨들었던 음악도 있지만, 아는 아티스트지만 좀 생소한 곡도 있어 내가 찾아들어보고 싶은 맘이 들게 하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들은 음악들과 선호 아티스트 선정을 하는 것에 따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보면서 아마존의 맞춤 서비스가 딱 떠올랐다. 현재 아마존의 내 맞춤 서비스 화면인데, 최근에 비틀즈를 많이 검색했더니 비틀즈가 많이 나온다. 그러면서 비슷한 취향의 음악 추천도 중간중간에 있다.



이렇게 구경하다 보면 내가 심히 끌리는 음악이 있고,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꽤나 많이 있었다.


그럼, 내가 지금 수년간 이용하고 있는 벅스 뮤직의 좀 전의 초기화면을 보자.


내 취향은 전혀 반영이 안 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앨범과 아티스트 등록을 해둔 게 적지 않고, 근무 중에도 작은 소리로 종일 벅스로 음악을 듣는데도 그것에 대한 반영은 전혀 없다.

그 수많은 사용자들의 재생 기록, 구매 기록에 대한 자료를 활용해 볼 생각은 전혀 안 하는 것일까?

요새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는데, 자기네 서비스에는 해당 안 된다고 생각한 걸까?

늘 새로운 음악만 들어야 한다는 건가?


애플 뮤직에 대해 짧게 접해 보면서 너무나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간다.

우리나라에서 락음악 하는 아티스트들은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통해 기대하는 게 거의 없다고들 한다.

매번 시작하면 인기차트만 나오는데, 마이너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노출되는 경우는 전무하다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 뮤직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 혹은 좋아할 만한 음악들이 초기화면으로 뜬다. 내가 좋아했지만 잊고 지냈던 아티스트가 나와서 다시 찾아 들을 수 있는 것이고, 혹시나 관심 있을 만한 아티스트가 나오는 구조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서비스가 된다면, 내가 요새 관심 많이 갖고 있는 우리네 락밴드 음악을 더 쉽게 듣고 또 소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


다양성이란 걸 무시하도록 강요받는 느낌이랄까. 극장에서도 뒤에서 누군가 미는 듯한 영화들로 상영관을 채워서 관객수 몰이를 하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개인의 취향과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함은 당연한 것임에도 우리네 사회는 그걸 못 하도록 막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애플 뮤직을 계속 사용할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네 음원 서비스 업체도 모니터링해서 좀 제대로 된 서비스 좀 했으면 한다.


P.S. 제목을 요새 시선 끌기용으로 자주 쓰는 '애플 뮤직 처음 써보니...'라고 해보려 했는데, 그냥 짜증이 나서 좀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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