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장 길에 동생 집에 들러 이틀 휴가 내고 며칠 보내면서 Pittsburgh Brewing Company 공장을 방문하고 맥주를 맛봤다.
그리고, 일요일 이른 아침 비행기로 이번 출장의 목적지인 애틀란타로 이동했다.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고 일요일이라 하루를 보낼 이벤트가 필요했다. 원래 그 시간에 한국에서 동료가 도착해서 같이 이번 출장을 보내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 친구가 치료 받고 있는 이가 출국을 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아파져서 함께 할 수 없겠다는 소식을 이틀 전에 전해 왔다.
낯선 도시에서 하루를 온전히 혼자 보내야 하지만, 호텔 체크인을 하기에도 이른 시간이어서 둘이서 함께 하려고 했던 일정을 혼자라도 소화하기로 하고 움직여 본다.
1. 델타 항공 박물관 (Delta Flight Museum)
공항에서 아침을 가볍게 해결하고, 차를 렌트해서 애틀란타 공항 바로 옆에 있는 델타 항공 본사에 부속된 델타 항공 박물관을 둘러봤다.
미국의 대표 항공사인 델타 항공의 본사가 애틀란타 국제 공항 바로 옆에 있고, 거기에 항공 박물관이 있다. 그들의 항공기 역사를 실제 비행기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꽤 괜찮은 구경거리였다. 입장료는 세금 포함 $15. 온라인 구매나 현장 구매나 가격이 동일했다.
델타 항공 박물관 이야기는 여기저기 많으니 이 정도로 하고 패스.
2. 코카 콜라 박물관 (World of Coca Cola)
델타 항공 박물관 관람 후에는 도심에 있는 코카 콜라 박물관로 이동하여 둘러봤다.
코카콜라 박물관의 티켓을 현장에서 구매하면 온라인 예약보다 약간 더 비싸니, 가능하다면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온라인 예약 시 입장 시간대를 선택해야 하지만, 임박해서 예약해도 되니 유연하게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 델타 박물관 구경하고 이동하는 시간 등이 예측이 어려워 현장 구매했는데, 온라인보다 비싸게 구입한 사람의 경험담이다. 😒 입장료는 $25 (세금 별도인 듯)
코카 콜라의 역사와 음료 맛을 위한 다양한 연구에 대한 설명이 꽤나 흥미로웠다. 역시나 하일라이트는 전세계의 수많은 코카콜라 사에서 나오는 음료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시음 구역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달아서 조금씩 너댓 가지 맛밖에 못 봤다. ㅎㅎ 그리고, 마지막 기념품 샵. 여기는 정말 코카콜라를 주제로 한 다양한 기념품이 있어 지갑 털어가기 딱 좋게 생겼다. 난 꾹 참고 자석 하나 샀다. ㅎ
코카 콜라 박물관을 구글 맵으로 찍고 가면 무제한 20불짜리 주차장이 나오는데, 주변에 조금 저렴한 사설 주차장도 있는 것 같더라.
코카 콜라 박물관에 대해서도 많은 글과 소개 영상들이 있을 것이기에 이 정도로 마무리.
3. Sweetwater 맥주 공장
그리고, 점심을 코카콜라 박물관 근처에서 해결한 후에, 애틀란타 지역의 대표 맥주라 할 수 있는 Sweet Water 맥주 공장을 방문했다. 사실 이 맥주는 잘 몰랐는데, 애틀란타 지역 맥주 혹은 위스키를 검색하다 발견한 곳으로 미리 찜해둔 곳이다. 버번 위스키 공장도 하나 찜해두었는데, 그 곳은 주중에 잠시 짬을 내서 가보기로 하고 일단은 맥주 공장을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사실 버번 위스키 공장을 주말에 갔어야 했다. 위스키 공장 투어는 주말에만 있었다. 🤔
여기는 온라인으로 투어 예약을 하고 갈 수 있는데, 코카 콜라 박물관 관람이 얼마나 걸릴 지 몰라서, 관람 후 점심 먹으면서 예약을 했다.
https://www.sweetwaterbrew.com/tours/
이 맥주 공장은 애틀란타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데, 미리 검색해 두었던 버번 위스키 공장과 매우 가까웠다.
주말이라 한적한 듯한 분위기의 공장 단지 안에 위치해 있었고, 가끔 식당이나 상점들이 있는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나타났다.
지도 상의 공장에 도착하니, 꽤 넓고 잘 꾸며진 공간이었다. 실내 자리도 꽤 많고, 야외 자리도 있으면서 마당에선 아이들 놀 수도 있게 해둔 것이 상당히 근사한 맥주 바였다.
TAPROOM이라고 되어 있는 쪽 입구로 들어가면 꽤나 넓은 맥주 바를 볼 수 있다.
입구에 안내 직원은 없었고, 가운데 바에서 주문한 후 자유롭게 자리를 잡는 방식이었다. 두리번 거리다 보니 투어 시작 위치 안내가 보여서 근처에 앉아 있는데, 아무도 없다. 심지어 확인하려는 직원도 없다. 😒
그래서, 가운데 카운터 쪽에 가서 맥주 투어 신청해서 왔다고 말하니까 '아, 저기서 기다려'라고 한다. 흠. 이거 뭐지. 나 혼자인 건가?
예약 시간인 4시가 되자, 직원인 듯한 한 여성이 와서 투어를 맡은 이라고 하면서 손님은 나혼자라고 한다. 간단하게 통성명하고는 시작하기에 앞서 맥주 한 잔 줄테니 고르라 한다. 뭐가 뭔지 모르는데... 그냥 제일 위에 있는 기본 라거 맥주가 무난할 것 같아 주문했다.
생맥주에 라거인데 살짝 탁한 듯한 것이 꽤나 맛이 괜찮다. 피츠버그에서 마셨던 기본 맥주인 Iron City 보다는 훨씬 맛있는 맥주였다. 가이드도 맥주 한 잔을 들고는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서 왔냐?
한국에서 왔다.
혹시 내 말이 빠르거나 하면 알려달라.
이 Sweet Water 맥주 공장은 1997년에 Sweetwater Creek이란 애틀란타 근교에서 소규모로 시작하면서 지역 이름을 따서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게 인기가 많아지면서 2003년에 현재 위치로 공장을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위치는 원래 대규모 세탁 공장이 있던 곳이어서 물 공급 시설이 잘 되어 있던 곳이란다. 현재 위치로 옮기고서도 확장을 더 해서 옆 건물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세탁 공장으로 물 공급이 잘 되던 곳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보니, 바로 옆에 버번 위스키 공장이 같이 있는 이유도 바로 이해가 되었다.
공장은 바에서 바라볼 때엔 그닥 큰 시설은 아닌 것 같아 보였는데, 안 쪽으로 상당히 큰 공간과 시설이 있었다. 가장 앞쪽에 있는 시설은 신제품 개발이나 샘플 제작할 때 혹은 시즌 한정으로 소량 생산을 위한 소규모 장치라 했다.
한가지 맥주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데, 여러 개의 소형 탱크에 조금씩의 변화를 줘보면서 발효시키고 그를 바로 맛 보면서 진행한단다. 시즌 한정 맥주는 바에서만 판매한다고 한다.
이 장치들 뒤쪽엔 훨씬 큰 통들이 쭉 있다.
이번 시즌 특별판인 Fresh Sticky Nugs는 겉을 요란하게 도색한 통에서 생산한단다.
피츠버그 맥주 공장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여기도 꽤나 규모가 된다.
여기서도 바로 생산한 Blue Point 라거 맥주를 맛 볼 수 있는데, 혹시 관심있으면 지금 마시던 건 버리고 새로운 맛 맥주를 시음해 볼 수 있다고 해서 맛 보기로 했다.
기본 라거도 꽤나 훌륭했는데, 이것도 꽤나 괜찮은 라거였다.
생산된 맥주는 생맥주로 통에 담겨 전국으로 유통되기도 하고, 특수 제작된 플라스틱 통에 담겨 약 10여개 국에 수출도 된다고 한다. 금속 통은 회수되어 세척 후 재활용이 되는데, 수출용 플라스틱 통은 회수는 안 한다 했다. 플라스틱 통이지만 실제로 맥주가 담기는 곳은 그 안에 특수 비닐로 장거리 이동에도 변질을 막을 수 있단다.
여기 Sweet Water는 맥주를 병입을 하면 아무래도 빛에 의해 맛이 변할 수 있다고 캔 포장을 선호한단다.
아래 사진은 모두 빈 캔이다.
병입/캔입 및 포장 시설은 이미 본 공장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규모도 상당히 컸다. 주말이라 가동하지 않고 있어서 가이드는 큰 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되서 좋다고 한다.
공장을 벗어나 조용한 공간이 하나 나왔는데, 거기 천정엔 독특한 장식이 걸려 있었다. 빈 병을 열로 늘리고 가공하여 만든조형물로, 나름 이 공장의 상징적인 작품(?)이라 한다. 가이드가 이 장식을 만드는 데 사용된 병의 개수를 맞춰 보라길래 "200여 개?"라고 했더니, 420개라면서 나무 코인을 하나 준다. 이 코인은 기념으로 가져도 좋고, 바에서 맥주 하나로 교환도 된다고 하면서 투어를 끝냈다.
기념으로 갖고 싶긴 하지만, 또 왔는데 새로운 맥주 하나 더 맛보고 싶어서 맥주를 바꿔 먹기로 한다.
아까 올해의 시즌 한정이라 할 수 있는 Fresh Sticky Nugs를 주문했다.
이 맥주는 기본적으로 IPA인데, 이게 또 색다른 맛일세. 꽤나 맛이 좋은데, 점심을 과하게 먹은 탓인지 배가 불러서 잔을 비울 수가 없는 게 너무 아쉽다.
기념품 샵에는 취급하는 맥주들을 구입할 수도 있었는데, 뭘 사야 할 지 갈등하다가 그냥 나와 버리는 과오를 범해 버렸다. 😭😭
기본 투어는 $10이며, 세금 포함하면 $11.89였다. 약 17,000원 정도 되었는데, 이 정도에 맥주 공장 투어하고, 신선한 2+@의 맥주를 맛 본다면 완전히 실속있는 관광 코스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이렇게 본격적인 애틀란타 일정을 소화하기 전에 지역 맥주를 경험해서, 전시 기간 동안 술 한잔 할 수 있는 식사 자리에서 메뉴에 있는 Sweetwater 맥주는 친근한 느낌이었다. 다른 이들은 처음 듣는 맥주에 이름에 Sweet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달짝지근한 맥주인 줄 알고 주문 안 하기도 했는데, 나는 믿고 주문해서 꽤나 맛있게 먹기도 했다.
또, 귀국하는 길에 비행기 안에서도 Sweetwater 420 맥주를 골라 먹기도 했다. ㅎㅎ
낯선 도시를 다니면서 식당에서 지역 맥주를 추천 받아 먹는 재미가 쏠쏠한데,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지역 맥주 공장을 찾아 가서 투어를 하고, 신선한 맥주 맛보는 재미는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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