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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도시에서 찾은 재미, 피츠버그 맥주 공장 투어

미친도사 2024. 11. 23. 22:30

약 8일간의 미국 출장을 다녀 왔다. 본격적인 출장 일정 앞쪽으로 주말을 피츠버그 근교에 사는 여동생 집에서 보내고, 이후 출장지로 이동하는 일정을 짰다.

 

솔직히 피츠버그는 큰 재미를 기대하기 어려운 도시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며 지역 주류 공장 투어가 의외로 흥미롭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삿포로 맥주 삿포로 공장, 기린 맥주 요코하마 공장, 암스테르담 하이네켄 공장 등 맥주 양조장을 다녀오기도 했고, 미국 덴버의 Stranahan's 위스키 공장 투어도 꽤 인상 깊었다.

 

2024.03 나홀로 여행 (도쿄/요코하마) Ep.3 (닛산 글로벌 HQ & 기린 맥주 요코하마 공장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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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 나홀로 여행 (네덜란드/벨기에) Ep.2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리 먹거리 투어, 마담 투소 박물관, 하이네켄 맥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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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대표 위스키 '스트라나한스' 증류소 투어

 

콜로라도 대표 위스키 '스트라나한스' 증류소 투어

4년 전에 미국의 콜로라도 덴버에 처음 출장을 갔습니다. 늘 해외에 가면 그 지역의 유명한 술을 찾아 마셔보려고 하는데, 당시에 덴버에서 생산되는 "스트라나한스 (Stranahan's)" 위스키가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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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비슷한 경험을 기대하며 찾아보니, 'Iron City'라는 이름의 맥주로 유명한 '피츠버그 브루잉 컴퍼니(Pittsburgh Brewing Company)'가 이 지역에 있었다. 게다가 공장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기에 이번 일정에 포함하기로 했다.

 

아침에 조카들 학교랑 행사장에 태워준 후에, 동네 맥주 전문 판매점에서 맥주 쇼핑을 좀 하고 나서 맥주 공장으로 향했다. 동생이 미리 홈페이지로 예약을 해두었는데, 가다 보니 동생네 집에서 20분 거리로 상당히 가까운 곳이었다.

 

공장 로비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고, 예약 확인 후 간단히 Iron City 기본 라거 맥주를 시음하며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았다.

 

술 공장 투어를 몇 번 경험한 나로서는 익숙한 시작이었지만, 술은 좋아해도 투어는 처음인 동생은 시작부터 맥주를 맛보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흥미로워 했다. 다만 Iron City 기본 맥주는 평범하다 못해 심심한 라거 스타일로, 내 돈으로는 굳이 사 마시지 않을 것 같았다. ㅎㅎ

 

정시에 가이드가 투어 그룹을 이끌고 공장 내부로 안내했다. 처음 도착한 공간은 뜻밖에도 위스키 배럴들이 쌓여 있는 창고였다. 이 회사가 'Iron City Distilling'이라는 증류주 자회사를 운영 중이라, 일부 제품이 맥주 공장 창고에 보관되고 있는 듯했다.

뜻 밖의 증류주 배럴들. 버번으로 적혀 있는 게 많았다.

 

피츠버그 브루잉 컴퍼니는 많이 유명한 양조장은 아니지만, 1861년에 설립된 나름 역사가 깊은 회사라 한다. 과거에는 다른 지역에 위치했으나, 2년 전 현재 위치로 신축 이전하며 대량 생산 설비를 갖추고, 맥주 맛도 개선되었다고 한다.

 

공장은 꽤 큰 규모였으며, 발효 탱크의 크기와 수량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투어 코스는 맥주 제조 과정을 순서대로 설명하지 않아 약간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평일이라 생산 라인이 가동 중이었는데, 대형 탱크 내부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직접 볼 수 없지만 병입 및 포장 과정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점은 흥미로웠다. 빈 병이 라인을 따라 세척되고 맥주가 병입된 후 포장 준비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병입된 맥주는 곧바로 포장되지 않고, 라인을 타며 대기 시간을 거치는 듯했다.

 

그리고는 포장이 되어 출하장으로 이동된다.

 

박스 포장은 반자동으로 이루어졌는데, 포장재를 기계에 올리는 부분만 사람이 담당하고 나머지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진행되었다.

 

투어가 끝나면 공장 내 시음 장소에서 맥주를 맛볼 수 있었다. 

 

탭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맛의 맥주와 함께, 캔으로 준비된 맥주 두 가지도 추가로 시음할 수 있었다.

 

 

시작할 때 맛본 Iron City 라거 포함 8가지 맥주를 맛 볼 수 있었다.

 

기본 라거인 Iron City와 시음장에서 맛본 IC Light와 에일 계열은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망고, 호박, 초콜릿 맛을 가미한 맥주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시음 후 2층으로 이동하니, 소규모 생산 라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제품 개발용이나 피츠버그 시내의 몇몇 맥주 집의 맥주를 위탁 생산 및 공급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2층에는 바와 식사 공간도 있었는데, 피츠버그 스틸러스 경기 날에는 스포츠 바로 운영된다고 했다. 2층에서 내려다본 공장은 1층에서 본 모습보다 훨씬 근사해서, 투어 동선에 조금 변화를 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어는 70분 정도 되었고, 가격은 15불인데 이 정도면 꽤나 괜찮은 투어였다.

 

투어 끝나고 기념품 샵에서 구경도 좀 하고, 인상적이었던 호박 맛 맥주와 초콜릿 맛 맥주를 조금 사왔다.

 

동생이 집에 와서 맥주 창고에 바로 넣는 중에 사진 한 장. ㅎㅎ

 

이 도시에 20년 가까이 살고 있는 동생도 무척 재밌어 하면서, 놀러오는 사람들 데리고 오기도 하고, 가끔은 맥주 사러도 갈 만한 곳을 알게 되어 좋다 한다.

 

옆에 있는 위스키 공장 투어는 준비 중이고, 몇 주내로 시작할 예정이라 했다. 다음에 와서는 증류주 투어를 해봐야겠다. ㅎㅎ

 

이렇게 노잼 도시에서 재미를 찾아 나선 50대에 들어선 남매의 맥주 공장 투어 이야기를 여기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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