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마이클 쉥커 부도칸 공연 후기] My Years with UFO 50주년 투어 (下)

미친도사 2026. 2. 1. 16:10

전편

2026.01.30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마이클 쉥커 부도칸 공연 후기] My Years with UFO 50주년 투어 (上)

 

[마이클 쉥커 부도칸 공연 후기] My Years with UFO 50주년 투어 (上)

마이클 쉥커는 독일 출신의 기타리스트로 1955년 1월 10일생으로 올해 71세다. 이 사람은 11살 때 형이 친구랑 만든 밴드 스콜피온스에서 기타를 치기 시작했고, 16살에 스콜피온스 1집에 정규 멤버

crazydoc.tistory.com

 

공연은 2026년 1월이고, 공연 일정 공개는 2025년 4월이었는데 마이클 쉥커의 인기는 일본에서는 여전하여서, 도쿄와 오사카의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되었다. 그래서, 9월에 약 3600석 규모의 도쿄 NHK홀 공연이 추가되었다. 당연히 곧 매진되었다.

 

이른 매진으로 도쿄 1회 공연 추가 안내

 

그런데, 공연을 함께 하려 했던 지인은 일이 생겨서 눈물을 머금고 공연 관람을 포기하신다는 연락을 주셨다. 좀 난감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커뮤니티 DP를 통해 교류하며 마이클 쉥커 시절의 UFO를 좋아하신다는 걸 알고 있던 회원 분께 연락드렸더니 흔쾌히 함께 하시겠다고 하여서 무사히 넘어갈 수 있겠다.

 

공연 당일 아침에 아내와 도쿄에 도착해서는 점심을 먹고 잠시 구경을 한 후에, 숙소에 짐을 풀고 각자 오후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우선 티켓을 수령해야 한다. 밴드메이드 공연을 보러 수차례 일본을 와서 티켓 수령은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늘 티켓을 수령하던 로손 편의점 자판기에서 티켓 번호가 조회가 안 되는 것이다. 이게 뭐지? 다시 예약 메일을 확인하니 세븐일레븐에서만 수령할 수 있는 거였다. 무사히 티켓 수령 완료!

티켓 수령 완료!

 

니혼바시 인근의 숙소가  부도칸에서 20분 정도 거리였는데, 기념품 구매를 위해 조금 일찍 신주쿠선을 타고 네 정거장 떨어진 구단시타 역으로 향했다. 평일이고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역에서 부도칸으로 향하는 길은 붐비지 않았다. 부도칸이란 곳을 처음 가는 것인데, 부도칸이 있는 공원 입구 들어가니 바로 나타났다. 부도칸 메인 입구 쪽에 마이클 쉥커 공연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준비해간 MSG의 One Night at Budokan CD, 이번 투어의 CD를 부도칸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기분이 너무 좋다!

인증샷 찍는 동안에도 두근두근🥰

 

기념품 판매처에 사람들이 꽤 있긴 한데, 어마어마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아 대기줄에 얼른 섰다. 다행히 흐름이 빨라서, 생각보다 그닥 오래 기다리지 않고 내 순서가 돌아왔다.

기념품 판매 부스. 저기 건물 위쪽으로 대기 줄이 있다.

 

상당히 다양한 기념품들 (출처: UDO 프로덕션의 공연 페이지)

 

기념품은 꽤나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다들 꽤나 디자인이 좋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고민하다가 위의 목록 중에서 1번, 8번, 11번, 12번을 구입했다. 날이 많이 춥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좀 불었는데, 8번 타월은 바로 뜯어서 목도리처럼 두르고 다녔다. 덕분에 이번 여행 내내 요긴하게 잘 썼다. 

 

지인도 곧 도착해서, 그 분이 기념품 사는 것 잠시 기다린 뒤에 구단시타 역 사거리에 있는 중식당에서 기분 좋게 맥주 두 잔과 가벼운 안주로 요기를 했다. 2년 전에 전주 락페에서 처음 인사 나눈 뒤로, 작년 전주 락페에서 또 함께 했고, 내 꼬임에 빠져 밴드메이드를 보기 시작해서 작년에 밴드메이드를 두 번 보신 분이다. 2월에 다시 둘이서 같이 밴드메이드 공연을 보기로 되어 있기도 하다. 요기를 끝내고 시간도 적당해서 공연장으로 향했다. 시간이 임박해서인지 많은 인파가 역에서부터 부도칸으로 향했다. 두근두근 레벨 업!

 

공연 전에 맥주 한 잔!

 

자리는 2층 남서 구역 U열 4,5번! 엇. 자리가 너무 가장가리인 건 아냐? 너무 꼭대기에 쳐박혀 있는 거 아냐? 싶었으나 생각보다 자리는 사이드는 아니었고, 좀 높은 위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위치는 아니었다. 2층에서 무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으로 가서 인증샷도 하나 찍고 자리로 이동해서 공연을 기다렸다. 공연장 규모는 크지만, 그닥 멀게 느껴지지 않는 시야가 공연장으로서도 참 좋은 느낌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공연장 중 하나. 일본이니까 일장기 걸린 것 갖고 태클 걸지 말기

 

주변을 둘러보니 관객들 연령층이 높긴 하다. 한 아티스트가 '50주년 기념 투어'를 하는 건 쉽지 않다. 그 나이가 되도록 실력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팬들로부터 여전히 사랑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활동 기간이 50년이 훌쩍 넘은 아티스트의 공연에 14,000명 규모의 대형 공연장을 채울 수 있는 이 일본의 락팬들의 충성도는 정말 부럽다. 나이 마흔만 넘어도 공연장에 다니는 게 신기하다고들 하는 우리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내가 올해 53인데, 여기서는 많은 나이가 아닌 것 같은 게 참 좋다.

 

가득 채운 공연장. 14,000명 규모라 하는데 보는데 시야가 골고루 괜찮다.

 

요즈음은 대형 공연에 화려한 LED 전광판 혹은 좀 구식이면 대형 스크린이 기본인 세상이다. 그런데, 이 무대는 뒤쪽에 이번 투어의 로고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전부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내 자리에서의 시야. 벽면이 있어 조금 당황스럽지만, 무대 시야를 가리지는 않는다.

 

7시 5분이 되었을 때 조명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는 듯했다. 작은 볼륨의 BGM으로 Led Zeppelin의 Immigrant Song이 전곡 연주되고 나서 장엄한 배경음악이 쭈왁 깔리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신사 숙녀 여러분, 환영해 주십시오! 마이클 쉥커!"라는 장내 안내가 나오면서 새로운 역사적인 공연이 될 마이클 쉥커의 부도칸 공연이 시작했다!

 

무대가 밝아지면서 이번 투어의 여느 공연처럼 'Natural Thing'으로 시작했는데, 우와! 예상했던 마이클 쉥커 모습이 아닌 것이다. 요새 자주 쓰고 나오는 나이들어 보이는 털모자가 아닌, 길게 풀어헤친 금발에 쫙~ 달라붙는 70-80년대스러운 스키니 복장을 하고 등장했다. 기타도 그의 시그니처인 블랙 & 화이트 깁슨 플라잉V가 아닌, 70년대 UFO 시절에 많이 쓰던 옅은 노란색의 그 플라잉V인 것이다! 지금 무대 위의 마이클 쉥커는 71세의 노장이 아닌 10대 후반의 에너지 넘치는 새파랗게 젊은 시절의 모습 그대로였다. 우하, 시작부터 시각적으로도 이미 충분히 감동적이다!

공연시작!! 우와~

 

 

70년대의 마이클 쉥커

2026년 부도칸 (출처: Udo Artists)

 

 

관객들 역시 시작부터 흥분의 도가니! 이 큰 공연장이 일사분란한 박수 소리로 꽉 찬다. 시각적으로는 압도적이었으나, 처음 몇 곡은 음이 좀 답답하게 들렸다. 위치 때문인가 했으나, 얼마 안 있어 밸런스가 잡힌 것 같았다.

 

다시 음악으로 돌아가서, 마이클 쉥커의 곡들은 시대가 변하면 변하는 대로 새롭게 변신하는 것 같다. 70년대 곡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세련됨과 에너지로 시종일관 관객들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내가 처음 락음악 들었을 40여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이 신나! 그 큰 부도칸의 모든  관객들이 흥에 겨운 박수가 끊이질 않았고, 그의 기타 솔로로 여전히 날카롭다! 

 

자연스럽게 Only You Can Rock Me로 이어지는데, 에릭 그뢴발 이 친구 노래 잘 하는 줄은 알았지만 정말 대박일세! 젊은 보컬이 그 시절 노래를 그 시절 감성으로 불러낼 수 있을까 하는 의혹이 없진 않았겠지만, 사실 이 노래들은 그 시절 젊은 친구들이 부르고 연주했던 곡이었던 것이다. 또, 좀 과한 수준의 투어 멤버들이 아닐까 의심 또한 없지 않았지만, 데릭의 키보드와 브라이언의 드럼은 옛 노래에 현대적인 감성을 불어넣는 동시에 당시 얼마나 높은 수준의 연주력이 요구되는 곡이었는지 보여주었다.

 

곡이 끝나고 에릭이 마이클 쉥커를 소개하고, 다음 곡으로 바로 넘어간다. Hot 'n' Ready 제목 그대로 화끈화끈! 제대로 공연장을 달구고 있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익숙한 키보드 솔로 오프닝 위로 오리지널과는 살짝 다른 시작부의 기타 솔로. 바로 그 곡이야, 그 곡! 오~ 오오오~ 오~ 오오오~ 난 곡 시작과 함께 시작 기타 멜로디에 노래하는데 다들 넘나 감상 모드잖아. Doctor Doctor! 이게 네 번째로 나오면 어쩌자는 거지? 진짜 얼마나 많이 연주했을까? 이 노래. 정말 이 멤버 조합으로 들으니 또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귀에 착착 감기는 찰진 드럼 심벌 소리가 기가 막히다! 정말 내가 들은 최고의 Doctor Doctor 중 하나라 단언할 수 있다.

 

다음은 마이클 쉥커가 베이시스트 배리 스파크스를 소개하고, 드럼 반주 위에 베이스 솔로가 시작된다. 야, 이 베이시스트 액션도 화려하고, 연주력이 보통이 아니다. 괜히 마이클 쉥커, 잉베이 말름스틴 같은 기타 귀신들하고 협연한 게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연주력도 연주력인데, 시종일관 신난 표정으로 보는 사람도 같이 기분 좋아지게 하는 그런 인물이었다. 이어지는 미드 템포라면 미드 템포인 Mother Mary인데 어후~ 이 절도있는 리듬 속에 흐르는 멜로딕한 기타 사운드 어쩔 거야. 후~

화려한 베이시스트 배리 스파크스

 

I'm a Loser에서는 에릭이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연주하면서 노래했다. 이 친구 재능이 많다! 어쿠스틱 기타가 있는 곡이면 마이클이 칠 줄 알았는데, 마이클은 딱 자기가 나서야 하는 부분에서는 화려하게 나서지만, 다른 멤버들 또한 충분히 멋진 모습을 보여주도록 편곡한 것 같다. 기타 솔로도 본인 혼자만 다 하는 게 아니라, 세컨 기타리스트와 주고 받는 부분도 적절히 배치하면서 새롭게 해석한 모습도 많이 들려주었다. 자신이 배킹을 연주할 때조차 두텁지만 너무나 섬세하게 곡을 살려내는 솜씨에 감탄, 또 감탄!

 

에릭 그뢴발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도 공연의 큰 부분이었다.

 

묘한 박자감이 느껴지면서도 묵직한 기타 리프로 시작하는 This Kid's. 이 곡 역시 그닥 익숙하지 않던 곡 중 하나인데, 완전 매력 터지는 연주를 보여줬다. 보컬과 기타가 대화하듯 노래를 주고받더니, 키보드와 기타가 멜로디를 주고 받는 솔로 부분으로 이어진다. 다시 기타 솔로와 또 이어지는 마이클의 탄탄한 배킹 위의  데릭의 키보드 솔로. 다시 기타 솔로. 하~ 황홀하다. 마이클 쉥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이 곡에서 물씬 뿜어낸 듯하다. 

 

쉼없이 바로 이어지는 기타 멜로디는 관객들을 바로 혼절시키기에 충분한 Lights Out! 이게 원곡이 Lights out in London이란 부분에서 공연마다 해당 도시로 바꿔 부르곤 하는데, 에릭이 이 부분에서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바람에 Lights out in Tokyo라고 하는 부분은 들을 수 없었다. 그나저나, 이제 71세 노인의 기타 연주인 건가? 기타에서 불이 날 지경이야. 그의 기타 연주에는 뜨거움이 있는 것 같다. 거기에 브라이언 티치의 드럼와 배리 스파크스의 리듬 섹션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이 곡을 더욱더 타이트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나 마이클 혼자 솔로를 독식하는 게 아니라 세컨 기타리스트와 솔로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 부도칸의 실내 온도가 몇 도는 더 올라갔을 것 같다.

 

마이클 쉥커의 소개로 브라이언 티치의 드럼 솔로가 시작했다. 2011년 화이트스네이크 내한 공연 당시에도 화려한 드럼솔로가 일품이었는데, 역시나 끝내준다! 당시엔 드럼 스틱을 점점 가늘고 작은 걸로 바꿔가다가 제일 마지막에 식칼 같은 걸로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기본 스틱으로 연주하다가 식칼 퍼포먼스는 짧게 했다. 대신, 스네어를 때린 스틱을 계속 하늘로 날려보내면서 새로운 스틱을 바꿔가며 연주를 이어가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재미를 더 했다. 

 

다음은 기대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곡 Lipstick Traces가 이어졌다. UFO에 들어가고 처음 낸 앨범인 Phenomenon 앨범에 수록된 짧은 연주곡인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있었단다. 1991년에 McAuley Schenker Group이란 이름으로 개명 아닌 개명을 한 앨범 홍보차 내한을 했었다. 인터뷰에서 이 곡이 한국에서 무척 인기가 있다 해서 마이클이 놀라워 했는데, 동행한 멤버들이 이 곡을 몰라서 안타까워 했다는 이야기를 잡지 기사로 읽은 기억이 있다. 2024년 이 투어 초반 유럽의 셋리스트에서는 이 곡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대를 했다가, 근래 미국 투어와 유럽 투어 2차전에서는 이 곡이 빠져서 살짝 아쉬워 했었다. 그런데, 역시나 일본  공연은 풀버전 셋리스트다! 하, 이 곡을 직접 들을 수 있다니! 눈물 주르륵은 아니지만 미소와 함께 눈가가 촉촉해진다. 뭔가 다른 연주곡으로 이어졌는데, 곡이 좀 낯설다. 알려진 셋리스트에도 없는 것 같은데 뭐지? Lipstick Traces를 길게 편곡한 건가? 하여간, 잔잔한 것이 좋다~ 이런 잔잔한 곡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관객들이 스마트폰 조명으로 분위기 싸~악 살려줬을 법한데 아쉽네.

 

데릭 셰리니언의 피아노 솔로가 시작되었다. 원래 마이클 쉥커 그룹에서 키보디스트는 리듬 기타를 겸업을 하는 이가 맡아왔다. 그런데, 이번 일본 공연에서는 데릭 셰리니언이라는 걸출한 이를 데려와서 '이거 키보드 놀리는 거 아냐?'라는 우려를 하기도 했는데, 기우였다. 괜히 락/메탈 계에서 손꼽히는 키보디스트가 아닌 것이다. 곡에 임팩트를 팍팍 실어주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기타를 살려주는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배킹 연주, 한편으로는 옛날 느낌 물씬 나는 분위기도 만들어내면서 곡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한 Love to Love. 아직까지 에릭은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연주하면서 노래하고 있는데, 이 또한 보통이 아니다. 그의 어쿠스틱의 연주 또한 단순히 코드 몇 개 잡고 적당히 연주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서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 있어 곡이 더욱 풍부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묘하게 긴장감을 쌓아가는 곡의 흐름은 정말 감탄스럽다. 그냥 보는 내내 "우와! 우와!"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에릭이 마이클 보스를 소개하더니, 무대 아래로 내려간다. 아하~ '마이클 보스가 분명 이번 투어에 함께 한다고 했는데, 이제 무대에 올라오나 보네?' 어라? 그런데 세컨 기타리스트가 무대 중앙의 마이크 앞에 선다. 아! 마이클 쉥커가 슬럼프였던 시기에 MSG에서 보컬을 맡았던 이인데, 여전히 마이클 쉥커 옆에서 보컬이 아닌 세컨 기타리스트로 힘을 보태고 있었던 거다. 아까 Lights Out에서 마이클 쉥커와 주고 받았던 끝내주는 기타가 마이클 보스였다니! 새로운 발견이다! 신나는 록앤롤 넘버인 Let It Roll이 마이클 보스의 목소리를 통해 불려진다. 어후~ 중간의 기타 솔로 쫀득한 게 죽이네~ 이 곡에서의 마이클 쉥커 솔로 기타를 받쳐주는 건 데릭의 키보드 사운드였다. 기타 톤이랑 비슷하게 해서 묘하게 받쳐주는 사운드가 정말 일품이었다.

마이클 보스의 리드 보컬!

 

 

이번엔 마이클 쉥커가 데릭을 정식으로 소개하면서 키보드 솔로가 시작되었다. 데릭은 그랜드 피아노, 2층으로 쌓아놓은 신디사이저, 그리고 관객을 향한 쪽으로는 하몬드 오르간(혹은 비슷한 악기)을 삼면으로 배치하고 위치를 바꿔 가며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 드림 씨어터의 건반 주자 출신답게 기타 솔로 같은 느낌의 연주도 포함해서 화려하면서도 프로그레시브한 진행이 훌륭했다. 이 양반이 일본을 진짜 좋아하는지, 공연 전후로 페이스북에 글을 쓸 때 일본어로 잔뜩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데릭 쉐리니언 키보드 솔로 타임~

 

이어지는 곡은 'Can You Roll Her'. 이 곡도 좀 낯설었던 곡인데, 'Let It Roll'에 이어 경쾌한 록앤롤 넘버로 계속 구르게(Roll)하는 선곡이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다. 이 곡은 옛날 록앤롤 음악 시절 리듬 아래로 깔리는 더블 베이스가 흥겨움을 배가시키는 느낌도 참 좋았다.

 

마이클 쉥커 공연은 중간에 멘트가 많지 않은 편이다. 쉼없이 Reasons Love로 이어진다. 견고한 리듬 섹션 위의 그리 화려하지 않은 것 같은 기타 사운드임에도 그의 기타는 시종일관 견고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짧게 Thank You를 외치고 바로 이어지는 기타 리프는 다음 곡이 무슨 곡인지 예언하고 있다. 짧은 기타 오프닝에 이어지는 화려한 베이스 솔로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함께 하고 있다. 이 분위기면 다같이 "어이! 어이! 어이!"를 함께 해도 좋겠구만. 에릭이 관객들에 노래를 시킨다~ "예이~ 예이~" 좀 약해, 아니 많이 약해! 더 크고 더 세게 해야 합니다, 일본 관객 여러분! 그리고는 이어지는 바로 그 오프닝 리프!!! 난 이 곡이 나올 땐 시작부터 뛰었다. 안 뛸 수가 없는 거 아닌가? 내 머리는 자동으로 헤드뱅잉 모드로 전환되었다. 아, 얌전히 박수만 치고 있을 곡이 아닌데, 아쉽다, 아쉬워!. 그래도, 난 내 몫을 다하면서 놀아야겠다. 중간의 심플한 리듬 파트 위로 연주되는 깔끔한 기타 솔로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로운 멜로디가 더해져서 다른 곡으로 변신을 하고 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정교한 왼손 운지와 오른손의 피킹 조합은 정말 그가 왜 기타리스트들의 우상인지 보여주는 듯했다. 이 곡에서도 데릭의 묘하게 어울리는 키보드 배킹은 기타 솔로를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틈새에 잠깐씩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는 연주가 정말 일품이었다. 모든 멤버들이 짤막하게나마 존재감 내보이는 편곡이 정말 기가 막힌다. 이 역시 역대 최고의 Rock Bottom 연주였다 하겠다. 곡이 마무리되면서 마이클 쉥커가 함께 한 멤버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곡이 정리되었다. 한껏 기대했던 곡이었지만, 내 기대조차도 아주 낮은 수준으로 만들어 버리는 엄청난 연주였다.

 

 

일본 관객의 특성을 잘 아는 마이클 쉥커는 "한 곡 더 원하나요? 두 곡 더 원하나요?"라고 셀프로 앙코르를 선언하면서, 바로 앙코르로 넘어갔다. 흥겨운 록앤롤 넘버로 Rock Bottom의 광기를 달래준다. 내 옆에 있던 일본 아저씨도 어지간히 팬인 듯한데, 이 곡에서는 흥을 이기지 못하겠는지 "아오~ 아오~" 감탄사를 수차례 날려준다. '그래요! 좀 더 감정을 뿜어내봐욧!' 신난다, 신나!!!

 

이제 정말 마지막 곡인가 보다. 에릭이 "영광스럽게도 어쩌고 저쩌고"하길래, '그래, 부도칸 공연에 프론트맨으로 서서 마이클 쉥커와 함께 멋진 무대를 만들었으니 그런 말 한마디 해도 돼' 싶었는데 갑자기 뜻밖의 이름이 소개되었다. "마이클 아못(Michael Amott)" 헉! 뭐라고? 너무 놀라서 "쟤가 왜 여기 있어?"를 막 외쳤다. 아치 에너미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마이클 아모트가 기타를 들고 게스트로 무대 위에 올라왔다. 허허허. 놀라서 헛웃음이 나네.

 

마이클 아모트. 네가 왜 여기 있어?

 

마지막 곡은 Too Hot to Handle이다. '아치 에너미가 일본 투어 중도 아닌데 쟤는 왜 여기 있는 거야?' 같은 스웨덴 사람이라고 에릭이 초대했나? 아님 순전히 마이클 쉥커를 너무 좋아해서 따라 온 건가? 모르겠다. 자기 밴드에서는 지독한 독재자 마이클 아모트도 기타의 신 앞에서는 얌전한 아이같아 보였다. 마이클 쉥커 옆에서 그냥 배킹만 하고 있는데도 "나 마이클 쉥커 무지 존경해!"가 느껴진다. 마이클 쉥커가 기타 솔로를 일단 선보이고, 마이클 보스도 기타 솔로를 선보이고, 마지막으로 마이클 아모트까지 기타 솔로를 한다. 어쩌다보니 "쓰리 마이클스 (Three Michaels)"가 기타를 치고 있다. 옆에 아저씨도 마이클 아모트 꽤 좋아하는지 아오~를 몇 번 더 날리신다. 아~ 정말 최고다!

 

약 1시간 45분 가량의 마이클 쉥커의 "My Years with UFO - 50주년 자축" 부도칸 공연이 끝났다. 관객들 모두 함박 웃음과 흥분 가득한 분위기다. 옆에서 "아오~"를 외치던 아저씨는 먼저 자리를 뜨면서 나보고 "굿 콘서트!"라고 하면서 악수를 청했다. 아저씨가 보기에도 내가 외국 사람 같은데, 재밌게 보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나 보다. 기분 좋은 악수였다!

 

짝!짝!짝!

 

진짜 축제의 장 그 자체였고, 만족도 100%+@의 놀라운 공연이었다. 지인과 무대 배경으로 셀카도 좀 찍고 그 분위기를 좀 더 느끼다가 밖으로 나왔다. 나와서 같이 부도칸 간판과 공연 현수막 배경으로 셀카도 찍으면서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한 기분을 더해봤다. 

 

공연 시작과 끝에 안내 방송을 완벽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뭔가 영상물을 제작을 위한 녹화가 진행된다는 것 같았다. 실제로 공연장 여기저기에 카메라맨들이 돌아다녔다. 어떤 곡에서는 마이클 쉥커가 한 손으로는 기타 소리를 내는 가운데 다른 한 손으로는 스태프의 카메라를 받아들고 관객들과 멤버들 사진을 찍는 장면도 연출되었다. 그리고, 작은 드론이 파리처럼 요리조리 날아다니면서 영상을 찍는 듯했다. 이 라이브는 영상물과 음원으로 발매해야 한다. 마이클 쉥커의 라이브 앨범들이 다 퀄리티가 훌륭했지만, 정말 또하나의 걸작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그 현장에 내가 있었다는 건 두고두고 내 공연 관람 역사에 언급될 사건이라 하겠다.

 

공연 끝나고 같이 밤새 떠들 수도 있었을 테지만 아내와 같이 온 여행인지라 지인과는 인사 나누고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2월에 다시 같이 공연 볼 건수가 있는데, 그 때엔 같이 한잔하면서 뒷풀이하자고 약속했다.

 

슬슬 마무리를 좀 해보겠다.

일본에서의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 관람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게 부도칸이고 마이클 쉥커의 공연이어서 좋았다. 50년이 넘는 컨텐츠를 우려 먹는다고 할 수 있을 공연이 여전히 훌륭한 실력과 뛰어난 멤버들과 함께라면 여전히 축제가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던 공연이었다.

 

마이클 쉥커는 여전히 현역이고 여전히 창조적인 아티스트였고, 계속 건강하게 음악 활동 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축제를 함께 빛낸 에릭 그뢴발, 데릭 셰리니언, 브라이언 티치, 배리 스파크스, 마이클 보스도 모두 완벽했다! 'Lipstick Traces'가 더해진 훌륭한 셋리스트와 멋지고 새롭게 더해진 편곡, 거기에 마이클 아모트의 깜짝 출연까지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공연이었다.

 

빠른 시일 내에 이 라이브가 미디어로 출시되어 그 감동을 고스란히 다시 느껴보고 싶다. 물론 현장만큼의 흥분은 못 느끼겠지만, 난  현장에 있던 사람이니까 들으면 다시 흥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 정말 간만에 이러게 곡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후기 써봤다. 너무나도 즐거운 부도칸 나들이였다.

 

 

 

 

더 많은 공연 사진은 기획사의 소셜 미디어 페이지에 좀 더 있다.

 

 

공연장에서 홍보 중인 해외 락아티스트 공연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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