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모형을 취미로 하다 보면 내 경험이나 추억과 엮인 대상을 만들고 싶어질 때가 많다.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기체들도 그중 하나인데, 그렇게 모아둔 키트만 해도 이미 여러 개다. 내가 활동하는 모형 동호회인 '모형 전자 공작' 팀에서 올해 하비페어 주제를 프롭기로 정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에 나오는 주인공의 비행기, 'Savoia S-21F'였다.

1/72 스케일이라 꽤 작은 크기지만, 프로펠러가 회전하도록 만들면 제법 예쁠 것 같았다. 작은 기체 안에 모터를 집어넣고 배선을 설계하는 과정 자체도 흥미로운 도전이 될 듯싶었다. 원래는 황동 파이프로 기체를 공중에 띄운 채 프로펠러만 돌릴 생각이었으나, 이 황동 파이프를 좌우로 기우뚱하게 움직여주면 실제 비행하는 듯한 느낌을 재연할 수 있을 것 같아 작업 내용을 확장해 보았다.
구동 방식을 설계하면서 처음에는 0도에서 180도까지 제어되는 서보 모터를 떠올렸다. 하지만 서보 모터 특유의 각도 제어 방식은 축이 길어졌을 때 움직임이 다소 부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결국 DC 모터의 연속적인 회전 운동을 부채꼴 모양의 왕복 운동으로 변환해 주는 기구물을 직접 고안해야 했다. 머릿속으로 떠올린 몇 가지 아이디어를 토대로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는데, 좌측으로 기울 때와 우측으로 기울 때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 좀 고민스러웠다.
[최초의 아이디어]
이리저리 알아보니 '4바 링크 (4-bar linkage)' 구조로 구현이 가능할 것 같았는데,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싶었다. 지인 중에 3D 캐드인 Fusion 360으로 시뮬레이션을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정도까지 구현하기 전에 간다하게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 MotionGen.io라는 간편한 링크 기구 시뮬레이션 사이트를 발견해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다음과 같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얻어냈다.

이 구조를 바탕으로 3D 설계를 해서 움직임의 기본으로 삼았다.
[본격적인 설계 전에 집에 굴러다니는 부품과 과학상자 부품으로 간이 테스트한 영상]
내가 원하는 수준의 양방향 움직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3D 프린팅으로 주요 링크를 설계 및 출력하여 테스트한 영상]
이 정도면 된 것 같아!
사실 제일 먼저 했던 작업인데 베이스 이야기에 밀려 이제서야 하게 되는데, 비행기에 모터를 집어넣고 배선 이야기로 가본다.
갖고 있는 모터가 여럿인데, 그 중에 지름이 7mm짜리 모터가 엔진 내부에 적당히 맞아서 내부를 약간 가공해서 집어 넣었다.

그런데, 모터의 원래 축은 지름이 1mm도 채 되지 않고 길이도 짧아 프로펠러까지 닿지 않았다. 이에 1mm 황동 파이프를 모터 축에 연결하여 축의 지름을 키우고 길이도 연장하였다.

이렇게 하는 경우 축의 길이가 길어지면 모터가 고속 회전을 하면서 축의 회전이 불안정해질 것 같았다. 축이 엔진 밖으로 나오는 끝단에 소형 베어링(외경 3mm, 내경 1mm)을 장착하여 길어진 축을 잡아주면서, 베어링에 의해 회전도 원활해지도록 작업했다.
프로펠러 부품이 원래는 축이 포함되어 있다. 나는 축을 잘라내고 모터의 축에 직접 연결을 해야 해 프로펠러의 정중앙 회전 중심에 정교하게 구멍을 내야 했다. 이게 약간이라도 중앙에서 어긋나면 회전이 어색해지고 보기 싫어져서 은근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이런 용도에 드릴을 수직으로 움직이게 하는 보조 도구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던 차에, 작년 말에 알리에서 딱 적당한 전동 드릴과 전용 탁상 프레스 세트를 찾아 구입해서 이번에 아주 잘 써먹었다.

비행기와 베이스를 연결하는 기둥은 황동 파이프를 주축으로 삼았다. 비행기가 연결될 파이프의 끝에 2핀 커넥터를 달아 착탈이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컴퓨터용 쿨링팬에 쓰는 2핀 커넥터를 사용하여, 극성을 거꾸로 연결하는 실수도 줄이고 고정이 잘 되게 하는 효과도 노렸다. 이 커넥터를 축과 고정하는 부분은 3D 설계하여 출력하여 이용하면 되겠다.

또한, 일단 완성되면 거의 문제가 생길 일은 없겠지만, 제작 과정 중에 내부 배선 혹은 커넥터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분해 조립을 쉽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부품 내부에 3D로 커넥터를 고정시키는 보조물을 만들어서 모든 내부 구조물을 착탈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준비된 이후엔 일반 모형 도색과 다름없는 도색 과정을 거쳤다.

작년 말에 구입한 메타 AI 글래스를 쓰고 작업을 가끔 했는데, 내 시야가 거의 그대로 담기기도 하고 두 손이 자유로워서 작업 기록을 남기기에 꽤 유용했다.
날개의 스트라이프는 데칼이 아닌 마스킹 후 도색을 했는데, 조색은 늘 어렵다. 녹색이 데칼의 색감과 다르긴 한데 그냥 고고~!

2개의 모터를 제어하는 회로도 만능 기판에 모터 드라이버와 아두이노 프로 미니 모듈 등을 적당히 배치하였다. 모터, 외부 전원 등의 연결은 커넥터로 분해/조립 및 혹시 있을 문제 해결이 쉽도록 착탈이 가능하도록 했다.

프로그램은 내가 구성한 배선을 기준으로 제미나이에게 던져주고, 아두이노 프로그램 윤곽을 짜도록 시켰다. 이후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적당한 파라미터를 찾아나갔다. 그리 어려운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단순 타이핑 시간 줄이는 것만으로도 전체 진행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모형 전자 공작이 한결 편해졌다.
인형도 도색했고, 기타 등등 얘기거리가 더 있지만 사진을 찍어둔 게 없어서 완성작 사진에서 부연 설명을 하려 한다.
제작기 끝~
'아무거나 만들기 製作 Maker > 모형 제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제작기] F-5E Compact Series ver.Area88 (feat. 모형 전자 공작) (0) | 2026.06.21 |
|---|---|
| 계란 비행기로 회전목마 만들기 - (3) 하비페어 2025 출품까지 (0) | 2025.04.18 |
| 계란 비행기로 회전목마 만들기 - (2) 비행기에 모터 심기 (0) | 2025.04.17 |
| 계란 비행기로 회전목마 만들기 - (1) 기본 구상 (0) | 2025.04.16 |
| 자작 RC 만들기: Tamiya Wild Mini4WD Lunch Box Jr. - 설계 및 구현 (0) | 2024.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