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日常 Daily Life/아이들 커가는 이야기

[펌] 깁스를 했어도 ......

미친도사 2006. 6. 1. 18:42

어머니 홈피에서 퍼온 글입니다.


 

우리 둘째 손녀 세영이는 말하는 게 너무 귀엽다.
또박또박 말하던 언니에 비해 약간 혀 짧은 발음을 하여 더 귀엽고 천진하게 들린다
.

전화를 곧잘 걸어서는 "할머니 나야, 테영
"
때로는 귓속말로 "나 할머니 좋아해
"
뭐하냐고 물으면 "아이스키임 막고 있쪄
"
"
나 혼자 치지(치즈) 먹거 퍼지(퍼즐) 하고 놀고있쪄
."
색깔을 이를 때도

"
이건 초욕이고 이건 부뇽이야"
  "보야색 예쁘지?"
할머니 목에 주름 보고는 "할머니 목에 줄무늬 있나 볼까
?"
'
' ''보다 발음이 어려운지 '원숭이' '왕퉁이'


이런 예쁜 세영이가 며칠 전 놀이터에서 놀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
그 큰 눈에 얼마나 눈물을 쏟았으며 우리 어른은 얼마나 놀랐던지
......
그렇게 아프고 괴로웠을 텐데도 조금 자고 나서 어김 없이 편한 얼굴이더니 그래도 집에 갈 때는 아픈 손목을 부여잡고 가는 것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다
.

그런데 다음날 병원엘 가더니 당장 깁스를 하고 온 것이 아닌가
!
깁스하기 전 손목 교정하며 또 그렇게 아파 울었다고 한다
.
가여운 모습은 상상으로도 괴로웠다.
  
그 작은 손목을 생각하며 너무 속상하고 걱정 되어 가보려 했지만 걱정 말라며 에미가 컴퓨터로 모습을 보여줘 화상으로 보았더니 

깁스한 팔을 할머니 보이겠다고 카메라 앞에 들이대고 보여 주고는 마이크에 대고 자기의 18번 노래
"
푸르 푸르 푸른 사느 아염답구나... 초욕 구염 나비 구염 짝을 지여서
... "
노래까지 부르며 신나 있는 모습을 보니 안심은 되었지만 아프면서도 예쁘게 부르는 노래에 가슴이 뜨거웠으니. 착한 아이 세영
.

귀엽다는 표현으로는 너무 미약한 우리 세영이가 깁스한 상태인데도 언니랑 지난 주(5/14)에는 우리 집에서 자고 갔다
.
언니가 자고 간다니까 저까지 자고 간다고 해서 둘 다 재웠더니 흥분이 고조 되어 잠 잘 생각을 않고 놀다가 조금 늦은 시간에 책을 읽어 달라더니 자겠다며 목에 두른 깁스걸이를 풀어서
 머리맡에 야무지게 두고서는 잠이 들었다.

엄살을 부리고 투정을 할만도 한데 자고 나오면서 또 팔걸이에 팔을 걸고 나오는 게 아닌가! 일어 나면 팔을 걸어야 한다나
...
불편해도 수칙을 지키는 게 너무 대견하고 기특했다
.
왼손으로 색칠도 하고,
 가위질도 하고 풀칠도 하고......
눈을 내리 깔고 열중하는 모습을 나는 오래 바라 보았다
.
그 긴 속눈썹 그림자까지도
.

"
뒤외(뒤에) 있는지 찾아 봐
"
"
아이 네워(매워
) ..."
"
언니는 삐치 쟁이. 아빠는 일쟁이, 엄마는 요리쟁이, 할머니는 먹여 주는 쟁이
..."

온몸에 귀여움이 뚝뚝 묻어 나는 우리 착한 세영이
.
예쁜 모습을, 투병도 웃음으로 멋지게 넘기는 긍정적인 우리 세영이의 지금 모습을 언제나 기억하고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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