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홈피에서 퍼온 글입니다.
우리 둘째 손녀 세영이는 말하는 게 너무 귀엽다.
또박또박 말하던 언니에 비해 약간 혀 짧은 발음을 하여 더 귀엽고 천진하게 들린다.
전화를 곧잘 걸어서는 "할머니 나야, 테영"
때로는 귓속말로 "나 할머니 좋아해"
뭐하냐고 물으면 "아이스키임 막고 있쪄"
"나 혼자 치지(치즈) 먹거 퍼지(퍼즐) 하고 놀고있쪄."
색깔을 이를 때도
"이건 초욕이고 이건 부뇽이야" "보야색 예쁘지?"
할머니 목에 주름 보고는 "할머니 목에 줄무늬 있나 볼까?"
'ㅓ'는 'ㅏ'보다 발음이 어려운지 '원숭이'를 '왕퉁이'로
이런 예쁜 세영이가 며칠 전 놀이터에서 놀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 큰 눈에 얼마나 눈물을 쏟았으며 우리 어른은 얼마나 놀랐던지......
그렇게 아프고 괴로웠을 텐데도 조금 자고 나서 어김 없이 편한 얼굴이더니 그래도 집에 갈 때는 아픈 손목을 부여잡고 가는 것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다.
그런데 다음날 병원엘 가더니 당장 깁스를 하고 온 것이 아닌가!
깁스하기 전 손목 교정하며 또 그렇게 아파 울었다고 한다.
가여운 모습은 상상으로도 괴로웠다.
그 작은 손목을 생각하며 너무 속상하고 걱정 되어 가보려 했지만 걱정 말라며 에미가 컴퓨터로 모습을 보여줘 화상으로 보았더니
깁스한 팔을 할머니 보이겠다고 카메라 앞에 들이대고 보여 주고는 마이크에 대고 자기의 18번 노래
"푸르 푸르 푸른 사느 아염답구나... 초욕 구염 나비 구염 짝을 지여서... "
노래까지 부르며 신나 있는 모습을 보니 안심은 되었지만 아프면서도 예쁘게 부르는 노래에 가슴이 뜨거웠으니. 착한 아이 세영.
귀엽다는 표현으로는 너무 미약한 우리 세영이가 깁스한 상태인데도 언니랑 지난 주(5/14)에는 우리 집에서 자고 갔다.
언니가 자고 간다니까 저까지 자고 간다고 해서 둘 다 재웠더니 흥분이 고조 되어 잠 잘 생각을 않고 놀다가 조금 늦은 시간에 책을 읽어 달라더니 자겠다며 목에 두른 깁스걸이를 풀어서 머리맡에 야무지게 두고서는 잠이 들었다.
엄살을 부리고 투정을 할만도 한데 자고 나오면서 또 팔걸이에 팔을 걸고 나오는 게 아닌가! 일어 나면 팔을 걸어야 한다나...
불편해도 수칙을 지키는 게 너무 대견하고 기특했다.
왼손으로 색칠도 하고, 가위질도 하고 풀칠도 하고......
눈을 내리 깔고 열중하는 모습을 나는 오래 바라 보았다.
그 긴 속눈썹 그림자까지도.
" 뒤외(뒤에) 있는지 찾아 봐 "
" 아이 네워(매워) ..."
" 언니는 삐치 쟁이. 아빠는 일쟁이, 엄마는 요리쟁이, 할머니는 먹여 주는 쟁이..."
온몸에 귀여움이 뚝뚝 묻어 나는 우리 착한 세영이.
예쁜 모습을, 투병도 웃음으로 멋지게 넘기는 긍정적인 우리 세영이의 지금 모습을 언제나 기억하고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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