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에 '아이 러브 스쿨'이란 사이트가 인기가 있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과 다시 연락할 수 있었고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그 때에 찾다가 못 찾은 친구 하나가 있었다.
'아이 러브 스쿨'의 열기가 식은 어느 해 어느 날, 한번 들어가 본 우리 동기 게시판에 올라온 비교적 새 글. 영어로 되어 있었고,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다른 어떤 이의 아이디로 쓴 글이었다.
5학년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자신을 기억하는 친구들은 연락을 해달라는 글이었다.
그는 바로 내가 찾던 그 친구였다. 그런데, 거기엔 구체적인 연락처도 없었고, 그 글 역시 올라온지 한참 지난 글이었다.
싸이월드가 새롭게 친구 찾는 사이트가 되어가는 요즈음, 다시 시도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얼굴을 몰라서인지, 사진을 안 올려서 내가 확인을 못 한건지...
그러던 지난 주, 그 친구가 싸이월드의 내 미니 홈피 - 방명록만 이용 중인 -에 글을 남긴 것이다. 영어로...
난 너를 기억한다. 나를 아는 친구라면 ~~~@hotmail.com으로 연락줘라...
이런 내용이었다. 얼마나 흥분이 되던지... 바로 답장을 쓰고서는 메신저에 친구 등록을 했다.
그러더니 그 날 오후에 그 친구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온 게 아닌가.
비록 그 친구는 영어로, 난 한글로 대화했지만 둘 다 많이 들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의사라는 그 친구는 마침 당직이어서, 그 날 오후는 업무 중간에 틈틈히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종종 출장 가는 미국 서부 지역이서, 차로 2시간 정도 가면 만날 수도 있는 지역에 살고 있었다.
친구 : 다시 만나면 많이 어색하겠지?
나 : 그렇겠지만, 지금 대화도 전혀 어색하지 않잖아? 금방 아무렇지도 않을거야.
친구 : 그러게, 이렇게 어색하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
...
그 이후에 몇 번의 이메일을 통해 그 친구는 25년간 잊혀진 기억을 찾아내느라 노력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계속 자란 우리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또는 그 이후까지 어릴 적 친구와 어떤 형태로든 이어져 왔기에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많지만, 그 친구는 5학년때까지의 기억이 모두이면서 그 기억조차 다시 상기시켜줄 무엇이던가가 많이 부족한 것이었다. 다시 만나면 어릴 적 기억들을 풀어내느라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올해 다시 만나게 되면 25년만의 만남이다. 약간은 두렵지만 - 못 알아보고, 현재의 서로의 모습에 혹시 실망할까봐 - 이렇게 누군가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기대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연휴 기간에 국제 면허증 발부 받으러 갈 것이다. 출장 가면 친구 만나러 갈 때 차 렌트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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