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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2. 용화산 자연 휴양림 - 야영

미친도사 2010. 5. 31. 14:20
용화산 휴양림에 처음 야영을 하게 된 것은 규영이 유치원 1년 선배인 세은이네 덕이다.
야영 좋아하는 세은이네가 추천을 하여서 함께 온 것이 처음이었다. 3년 전쯤일 듯.

야영장의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야영 데크 바로 옆에 차도 댈 수 있고 데크마다 식탁이 하나씩 있어
우리처럼 간소하게 야영을 하는 가족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게다가 화장실도 깨끗하고, 온수 샤워장까지 있고...
야영장 바로 옆에 계곡이 있어 아이들끼리 놀아도 안심이 되는 ... 우리가 아주 좋아하는 곳이다.

이번 나들이에는 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집에 돌아올 일이 걱정되어 야영은 포기하려 했는데...
뜻밖에 야영장에 빈자리가 많은 걸 보니, 야영을 하고 싶어졌다.
우리가 야영이라 해서 거창하게 펼치는 것이 없다보니 그랬을 수도.

몽골 텐트라 해서, 데크 위에 큰 텐트가 이미 쳐져 있고, 그 안에 텐트를 치는 자리가 용화산에는 꽤 있는데...
이 곳이 비가 와도 큰 지장을 받지 않고, 요즘처럼 밤에 추을 때에도 많이 춥지 않다.
밤에 비가 온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했고, 실제로 일반 야영 데크는 자리가 거의 없어서 제일 편하게 생긴 몽골 텐트 자리를 하나 잡았다.

아래 사진처럼 하얗고 두툼한 텐트 안에 우리 텐트를 치는 것이다.
차도 바로 옆에 댈 수 있고, 텐트 앞에 나무 식탁도 있다!


하얀 몽골 텐트 안에는 이렇게 나무 평상이 있어 텐트를 칠 수 있다.


텐트 치고 하루 더 있다 가겠다고 하니, 규영이 친구 보경이도 혼자 우리와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야영 좋아하는 보경이 아빠는 부러워하면서... 하하.

어둑어둑해지고 서늘해져서, 한적해진 계곡에서 아이들은 계속 논다.



좀 일찍 저녁을 준비해서 밥을 먹는다.
밥 짓고, 미역국 하나 끓여서 집에서 가져온 반찬에 밥을 먹는다.
추운 물에서 오래동안 놀아서 아이들은 맛있게 밥 잘~ 먹는다.

사진 귀퉁이의 밥솥은 집에서 평소 밥해먹는 압력밥솥. 코펠은 내 대학교 때 산 거...
좌로부터 규영친구 보경 - 규영 - 세영


우리 야영 도구들... 우리 본가에서 20년쯤 전에 사서 가끔 쓰던 부르스타 하나와 처가에 있던 작은 버너 하나...
차에 늘 갖고 다니는 모래놀이 도구와 물총은 야영장에서 아이들의 가장 재밌는 놀이 도구!
이렇게만 있어도 휴양림에서 텐트치고 밥해먹는데 충분하다.



밥 먹고 난 아이들은 줄넘기도 하고, 병에 물 떠다가 흙장난도 하면서 논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추워져서, 불을 하나 피운다. 아주 작은 바베큐 그릴 하나를 작년에 샀는데 이 정도면 우리가족과 두가족 정도는 고기 구워먹는데 충분하더라. 숯하나에 불 붙여서 우리 부부는 맥주 한 캔씩 마시면서 쉰다.



야영장에서의 설겆이는 최대한 기름기를 없애는 것이 관건. 그래서, 어지간한건 티슈로 닦아내서 버리고 설겆이를 하면 세제를 적게 쓰고도 설겆이가 가능하다.



야영장에서는 다른 야영객들의 노하우를 하나둘씩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몽골 텐트 안에 저렇게 가스 랜턴을 달아놓으니, 아늑한게 참 좋다.



그 자리 많던 데크도 저녁이 다되니 거의 다 찼다. 용화산 휴양림은 야영객들이 다 조용한 것도 참 좋다.

다음 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집에 가기로 했기에 좀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모두 옷 한두개씩 더 껴입고 침낭 속으로 쏙. 종일 추운물에서 놀아서인지 아이들도 금방 잠이 든다. (8시 쯤?)
비가 밤새 몽골 텐트를 때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몽골 텐트 안에 텐트 친 우리는 빗소리를 즐기면서 잠을 잔다.

몽골 텐트 안이어서 확실히 덜 춥다. 5월에 야영하면 정말 추웠는데, 잠도 아주 잘 잤다. 세영이가 그 좁은 텐트 안에서 굴러다녀서 몇번 잠이 깨긴 했지만....

새벽 다섯시 반에 깨어서 정리
밤새 비가 좀 왔지만, 아침엔 그쳤다. 몽골 텐트 안이라 텐트도 뽀송뽀송한 상태에서 접어서 정리하고...

6시 조금 넘어 집으로 출발~
어제 밤에 남은 밥으로 주먹밥 만들어서 가는 길에 차 속에서 아이들은 간단히 요기를 하면서...
새벽이라 확실히 길이 뻥~ 뚫린다. 첫날 다섯시간 걸린 길이 2시간 약간 넘게 걸렸다. 아싸~~~

이렇게 간단하게 올해 첫 아영을 시작했다.
거창하진 않지만, 숲속에서 물소리, 빗소리 들으면서 시작한 야영...
올해에도 몇차례의 야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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