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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5. 가을 빛 가득한 공방에서 만들고 먹은 이야기...

미친도사 2014. 10. 26. 13:50

어제는 공방에 가는 날. 마루에 탁자를 하나 만들어 놓으려고 부탁을 해놓은지라 조금 일찍 가서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미술 학원에 가는 규영이는 친구네 차 타고 조금 늦게 오기로 해서, 세영이와 세영이 친구 연재가 먼저 공방으로 향했습니다.


10월 말의 공방... 알록달록 예쁘네요.






어. 뒷마당 쪽에 아이들이 가끔 산에 올라가는 입구에 계단을 만드셨네요.


뒷밭에 있던 들깨들은 모두 수확을 했네요.


8월 말에 갔을 때 작업했던 토끼장 아래의 공간은 현재는 닭들이 지내고 있습니다. 내년엔 오리를 들여놓고 싶다 하셨지요.


종이컵 전용 쟁반(?)도 내놓으셨더군요. 최근에 만든 건 아닌 것 같은데, 처음 봤어요. 유용하겠네요. ^^


비닐 하우스 안에도 평상을 새로 하나 만드시고, 테이블도 새로 만드셨네요. 싱크대 주변도 좀 바뀌었고요.


두 달만에 또 뭔가 부시럭부시럭 만드신 사장님. 참으로 부지런하세요. ^^


날이 선선해지면 공방에서 제일 인기있는 먹거리, 군고구마. 고구마를 좀챙겨가서 군고구마 통에 넣습니다.


군고구마 통은 좁아서 불피우기가 조금은 어렵더군요. 그래도, 잘 건조된 목재 조각들이 많아서 잘 피워 오릅니다.


에헤... 작은 박을 하나 찍은 건데, 잘 안 보이네요.


여기저기 목재 및 목공방이 모이던 헤펠레라는 업체가 얼마 전에 나무모아 공방과 멤버쉽을 맺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 인증샷 하나.


관련 기사는 ... 헤펠레 멤버쉽 1호점 현판식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려는데, 사장님이 이미 조립을 꽤나 해두셨네요. 다들 사포 하나씩 쥐고 사포질 시작.



사포질이 어느 정도 된 의자의 상판을 나사로 고정시키기 위해 바이스로 잡아둔 상태...


이 상태에서 나사를 박고, 그 나사 구멍을 메우기 위한 작업...


나사 구멍에 나무 봉을 끼우고 잘라난 다음 사포로 다듬으면 메우기 끝...


사포질하고 사포 가루 불어낸 후엔 목재 보호를 위해 천연 페인트로 칠하는 것도 아이들 몫.


아이들이 칠하는 동안, 저는 안에서 사장님 도움받으면서 간단한 소품 만드는 중.


구멍도 내고...


사장님이 보관하고 계시던 색색 나무봉 활용해서 


이렇게 사다리 모양의 소품을 만들었어요. 이건 규영이 방에 두고 이것저것 걸어두는 용도로 쓰려 합니다.


칠하고 말리는 중인 의자.


아이들이 익은 고구마를 먹으며 돌아다니네요.


으헛. 잘 익은 고구마!!!


고구마는 이 통에서 구워 먹는 게 제일 맛있어요. 적당히 수분도 날아가고 고구마 안의 진도 적당히 나오면서 아주 맛있지요.


군고구마 다 먹고 나서 껍질은 닭들에게 주면 잘 먹어요.


그러더니, 아까 제가 의자에 홈 메우는 게 재밌어 하길래 애들도 짜투리 나무에 구멍을 뚫어주고 메우는 것 해보라고 시켜봤어요.


흠집이 좀 나긴 했지만 곧잘 하네요. 저도 처음엔 흠집 많이 냈으니까요. ^^


이제 비닐 하우스 안에 불을 피워야 할 계절이에요. 나무 조각들로 불을 피우고 큰 나무 하나 집어 넣어서 불을 피워둡니다.


그리곤 뒷밭에 갔더니 이미 마늘은 다 심으셨고, 그 위에 비닐이 날아가지 않게 흙을 군데군데 덮는 작업을 하고 계시더군요.


먼저 하고 계시던 보경이 아버님과 함께 아이들 데리고 같이 흙을 덮었어요. 아이들도 놀이 비슷하게 생각하면서 잘 해냈습니다.


이제 아빠들은 저녁 준비. 늘 보경이 아버님께서 솥뚜껑 관리로 시작이 되지요.


어제의 삼겹살은 비계가 좀 많아서 본의 아니게 불쇼를 좀 했습니다.


일단 솥뚜껑에서 익힌 삼겹살을 잘라서,


다시 직화로 기름기를 빼지요. 캬오~


고기 한접시 갖다 두니 밥이 아직 덜 되었는데도, 아이들이 달려들어 먹기 시작합니다.


아빠들을 위한 상은 밖에 마련. 묵, 나물, 깻잎, 시원한 김치... 그리고 와인 한 잔씩...


저 묵은 공방 주변에 있는 나무들에서 떨어진 도토리로 쑨 묵이래요. 다 맛있어요. 저 깻잎은 입에 한 젓가락 넣으니 그 향이 화~악... 아으~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고기를 다 보냈더니 아빠들 고기가 없어서 다시 굽기 시작. 이 때엔 불이 약해져서 그냥 직화로 굽기로 했어요.


그러다가 고기 일부를 김치와 함께 잘게 썰어서 볶음밥을 해먹기로 했습니다.

사장님의 코치로 꺳잎도 넣고 나물도 넣고 볶아요, 볶아!


밥을 아주 많이 넣어서 볶았는데요...


어른들 모두 달려들어서 된장찌개 하나씩 들고 감탄을 하며 볶음밥을 먹어 치웁니다.


볶음밥도 예술인데, 된장찌개까지 곁들여지니 어느 철판 볶음밥 집의 볶음밥보다 맛있습니다.


밥 다 먹은 아이들이 난로가에서 종알종알 대더니, 밖으로 나갑니다.


사방치기도 하고...


단골 놀이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요...


한 명이 줄넘기 돌리면 주변에서 뛰기 놀이도 하고...


림보도 하고...


잘들 놉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초등학교 2학년 애들까지 잘 어울려 노는 모습 보면서 어른들은 다들 흐뭇하게 바라보지요.

슬슬 사춘기 들어서는 큰 애들이지만, 이렇게 이 공간에서 오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은 여전히 좋은가 봅니다.


의자와 탁자는 다음에 다른 방법으로 갖고 오기로 하고, 어제는 사다리 소품만 챙겨 오기로...

차가 작아서 규영이가 저렇게 목에 걸치고(?) 운반했네요.


늘 가는 공방이지만, 늘 새롭고 늘 즐거운 공간, 늘 반가운 사람들, 늘 즐거운 시간입니다.


아이들도 즐거웠는지 집에 오는 내내 종알종알.^^


행복한 공방에서의 하루 이야기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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