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4번째 토요일에 가는 공방. 그런데, 8월달엔 공방 사장님이 일이 있으셔서 못 갔어요.
그리고, 10월 말엔 큰 애들 기말고사 직전이라 못 갈 것 같고요.
그래서 이번 달엔 두번째 토요일인 어제 갔다 왔습니다.
이번엔 보경이네와 우리 가족만 갔네요.
요새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푹~ 빠진 규영이가 가는 내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 조잘조잘대느라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네요.
도착하니, 닭장문이 열려 있고 뭔가 작업 중인가 봅니다.
닭장 한켠의 비어있던 아래 공간에 흙을 메우고 시멘트를 바르는 작업인데요, 내년에 이 공간에 오리를 한번 키워보고 싶어서 하는 작업이라 하시네요.
사장님 혼자 뭔가를 하고 계시는 걸 보고 먼저 오신 보경이 아버님이 도와주고 계셨습니다.
저도 합류...
저희가 퍼다 나른 흙을 고르고 계시는 사장님...
시멘트를 물에 개어서 닭장 안으로 전달하면,
사장님이 곱게 펴서 바르십니다.
저 공간 다 바르는데, 시멘트 두포대 반이 필요하더군요.
가운데의 플라스틱 파이프는 물이 빠지는 구멍을 미리 만들어 놓으신 거에요. 시멘트가 다 마르면 적당히 잘라서 물이 빠지도록.
경사를 적당히 만들어서 물이 잘 빠지게 하고 계시죠. 작업하면서 사장님 설명을 들었는데, 저 공간이 오리 집이 될 거랍니다. 그럼 오리가 똥도 싸고 지저분해지겠지요. 그럼 물청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시멘트 작업을 하시는 것이고요. 그 물은 아래 구멍으로 옆의 화단으로 배수. 직업은 목수이신데, 정말 손재주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그리고, 화단의 중간쯤에 작은 연못을 파서 오리들 물놀이하는 곳을 만들 예정이라네요. 그건 다음 달에 함께 하기로 ...
사장님 도와서 일을 마치고 공방 주변 두리번거리기...
매달 와봐도 조금씩 변하는 공방... 가을의 시작이라 많이 노란 기운이 듭니다.
그런데, 저 집에 파란 뭔가가 생겼어요. :)
마당 가운데 흙이 좀 쌓여있어요. 여기저기 사장님이 작업하시느라 필요해서 갖다 놓으신 듯.
하~ 푸른 색에 눈이 시원~해지네요.
뒷마당쪽으로 가는 중에 처음 보는 아궁이 발견!!!
뒷마당쪽에 식탁 옆에 아궁이 2개를 만드셨더군요. 허허...
작게 아궁이 비슷하게 하나 만들어놨던 걸 본격적으로 예쁘게 꾸미셨더라고요. 허허...
늘 보는 물가에도 많이 누런 빛이.그런데, 오른쪽의 잎이 큰 식물은 좀 낯선데...
뒷밭에도 들깨들이 잘 자라고 있어요. 고소한 깨냄새가 풍풍~
비닐 하우스 옆엔 호박과 수세미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내와 규영이가 수세미 보면서 뭔가 대화를...
그리고, 사장님이 그 사이에 또 뭔가 만들었다고 보여주십니다. 바로 찜질방 아궁이 주변!
저 공간에 땔감으로 쓸 나무들이 어지럽게 쌓여있어서 불을 때고자 하면 좀 불편했지요.
그 땔감을 다른 쪽에 쌓아두고 거기에 저렇게 평상을 만들어서 편하게 앉아서 불을 피울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수동 송풍기로 불을 살릴 수 있도록 하고요. 오옷. 지금은 불은 안 피우시고 시연만.
햐~ 불 때면서 옆에서 불 구경하면서 쬐도 좋겠어요.
그리고, 지난 번에 사장님이 혼자 만들고 계시던 파란 뭔가가 완성이 되었더군요.
지난 번 사장님 만들고 계시던 이야기는 아래 링크 참고...
2014/07/27 - [가족 家族 My Family/나들이 / 여행 / 야영] - 2014.7.26. 선선한 한여름의 공방에서의 저녁
반듯하니 지붕 각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배치된 것은 바로 탈의실!
여름이면 공방 마당에 만들어지는 물놀이장을 위한 탈의실인 거죠. 허허.
정말 뚝딱뚝딱 척척! 하하.
아이들은 잠자리 잡는다고 몰려다닙니다.
일하고 있는 아빠들 때문에 저녁 준비가 늦어질 듯해서 사장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불을 미리 피우게 하십니다. 가구 만들고 남은 잘 마른 나무들로 불을 피우는 거죠. 잘 하고 있나 가봤더니 셋이서 저러고 있습니다.
토치로 불을 피우라했더니, 나무 그을러서 까맣게 만드는 놀이한다는군요. 아잇, 이 녀석들...
그래도, 결국엔 애들이 잘 불을 살려놨네요.
사장님이 일 조금했으니 맥주 한잔 하자십니다.
그러더니, 애들더러 마당에 있는 배나무에 배 두어개 따오라고 시키셨습니다. 보경이가 배 따는 중.
오늘의 간단한 술상. 저희가 사거 간 포도에 맥주. 그리고 마당에서 바로 딴 배.
플라스틱 상자에 나무판으로 뚜껑을 만든 것인데, 뚜껑으로도 쓰고 놀러가서는 테이블로도 쓴다고 하시네요. 아주 간단한 건데 유용하겠네요.
맥주와 포도 먹으면서 쉬는데, 초등학교 2학년 태호의 엉뚱함에 다들 웃음이...
작은 디카 하나를 들고 있으면서 암호를 걸어 놓은 척하곤, 어른들한테 맞춰보라 하더니 나중엔 암호 없다고 뺀질대는 것이 얼마나 귀엽고 웃기던지... 하하.
마당에 있는 동안 여기저기서 딱! 딱! 소리가 여러번 났는데, 주변의 나무들에서 도토리가 떨어지는 소리라네요. 공방에 수년째 다녔지만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 이렇게 많이 나는 건 처음입니다. 떨어진 도토리가 너무 많아서 보이는 것들은 주워서 가루를 내서 묵을 쑤어보려 한다시네요. 허허.
이제 저녁 먹을 준비. 보경이 아버님께서 솥뚜껑을 정성스럽게 닦으십니다.
얼마 전에 EBS의 극한 직업에서 무쇠솥 만드는 공장이 소개되었는데, 거기에서도 만들어진 무쇠솥 길들이는데 저렇게 솥에 기름을 바르고 열을 가하는 걸 반복하더군요. 깨끗해진 솥뚜껑 준비 완료!
그 사이에 사모님께서 반찬을 내오셨습니다.
깔끔한 나물들과 밭에서 바로 딴 고추와 상추들... 허허~
흙이 쌓여있으니 태호가 차에서 모래놀이 도구들을 들고 옵니다. 그러더니 애들은 흙놀이 시작.
태호야 그렇다치지만, 십대가 된 녀석들도 흙놀이에 몰두중. 귀엽습니다.
이제 고기가 지글지글... 깨~끗해진 솥뚜껑이 보답을 합니다. 고기도 깨~끗하게 노릇노릇 잘~ 구워집니다.
옆에서 직화로 마무리!!! 캬오~ 맛있겠다!!!
어제는 모두 밖에서 식사.
맛있는 나물, 야채들, 시원한 김치, 향 가득한 깻잎, 그리고 아빠들이 좋아하는 고추장 찌개까지!!! 소주가 빠질 수 없습니다.
싱싱한 상추에 고기 싸먹어도 좋고, 향 가득한 깻잎에 고기 싸먹어도 좋고, 그냥 밥이랑 김치랑 해서 고기 먹어도 좋고.
어떻게 먹어도 좋습니다.
늘 편안한 가족들과 맛있는 밥 빵빵하게 잘 먹고 소주 몇잔씩 마시니 이보다 더 행복한 저녁이 있을까 싶습니다.
설겆이하고 나왔더니 아궁이에 불을 옮겨놓으셨더군요.
송풍기라는 건 처음 써봤는데, 작은 것에서 바람이 꽤나 잘 나와서 불을 팍팍 살려주네요. 완전 맘에 듭니다!!!
이 아궁이 불을 쬐면서, 사장님이 우리 가족들하고 해보고 싶은 것들 얘길 해주십니다. 공방에서가 아닌 다른 곳에 놀러가서 이런저런 것 한번 해보자는 것들이 있었는데, 완전 재미있겠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꼭!!!
그리고,마루에 다용도로 쓸 테이블을 하나 놓을까해서 사장님과 얘기나누면서 간단하게 도면 그려보고, 치수 정해주면 사장님께서 나무 재단해 주시겠답니다. 두번 정도에 걸쳐서 우리 가족이 만들기로 했습니다. 햐~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재밌겠다!!!
아이들은 시원한 마당 평상에서 이런저런 얘기들. 분명히 규영이가 트와일라잇 얘기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주변의 나무에서 발견하셨다는 말벌 집. 꽤나 큼직합니다. 신기해요.
어느새 9시 반이 훌쩍 넘었습니다.
선선한 공방에서 공방 꾸미기에 조금 참여도 하고, 맛있는 저녁과 우리 이야기들... 그냥 행복한 마음 한가득이었습니다.
행복한 가을 공방 이야기,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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