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1998.04.25. Metallica in Seoul

미친도사 2009. 9. 14. 15:35

98.4.25. 토.

메탈리카의 한국공연을 봤다.

하이텔 메틀동에 올라온 금요일 공연에 대한 후기만 읽어도 흥분이 되고, 꿈에서조차 공연장 가는 꿈을 꾸고.. 난리였다.

퇴근 후, 어제 잠을 설쳐서 졸려 죽겠는데, 김유일이 오라고 한다. 가서 네트워크 좀 봐주고, 하트 몇 판하고 올림픽공원으로 갔다.

혼자 표를 사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히 이런 음악 싫어하는 애들 데려가기 싫어서 혼자 샀다. 좀 일찍 도착했는지 두번째로 줄서서 들어갔고, 왠지 좁은 무대.. 자리는 적당히 가깝고, 사실 더 가까우면 좋겠지만, 나보다 뒤에 앉은 사람이 훨씬 많기에.. 내 옆에 앉은 이도 혼자 온 모양이다. 조용하게 생겼는데.. 미군 몇이서 저 뒤쪽에서 분위기 잡는다. 관중들 시작도 전에 흥분한다. 한국관중의 특기 파도타기가 몇판 지나간다. 메탈리카가 저걸 봐야 되는데..


내 티켓!!!

7시 20분쯤 나타났다. Last Caress와 함께.. 초반부터 헤드뱅잉이다.. 곧바로 Master of Puppets.. 헉.. 내가 내 몸을 주체를 못하겠다. 소리지르고 머리 흔들고, 손은 높이 찌르고.. 내가 비디오에서나 봤던 그런 관중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체조경기장 안에 있던 관중은 모두 그러고 있다. 내 옆의 조용한 애도, 그냥 박수만 치더니 점점 분위기에 익숙해 가는지 손을 높이 들고 환호한다. 흐뭇..

곡명을 나열도 못 하겠다. 레파토리를 적절히 선정한 것 같다. 좀 심히 달리면, 그 담엔 좀 쉬고.. 스튜디오 음반에서 좀 약하지 않나 했던 곡들이 라이브에서는 광란의 곡이 되어 버린다. King Nothing, The Memory Remains, Until It Sleeps 같은 곡들이 관중을 압도하는 곡이 되었다. For Whom the Bell Tolls도 죽인다. 관객 전부가 For Whom the Bell Tolls를 부르는 모습.. 정말 멋지다.

어두워진다. 앗, 혹시 ONE??? 역시 ONE!!! 광란이다. 라스의 드럼이 빛을 발한다. 스튜디오 앨범만큼 정말 그렇게 정확하게 쳐낼까? 하는 의문이 놀랍게도 사라진다. 정말 친다. 그 놀라운 드러밍을 해낸다. 사람으로 안 보인다. 다른 멤버들의 연주도 스튜디오보다도 더 역동적이다. 감동이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관중이 난리다. 헉헉헉.. 숨이 차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운동 좀 할 걸.. 어, 한 여자가 실려나간다. 나도 실려 나가기 일보 전이다. 잠깐 나가서 물 사먹고 올까? 아냐, 그러면 몇 곡 놓칠 거야.

광분의 시간이 갔다.. 어쭈 쟤들 벌써 끝내려나.. 물론 우리가 보낼 리가 없다. 어라, 어제 후기에서도 읽긴 했지만, 메탈리카가 Unplugged를? 그래도 멋있다. 조용한 곡과 광분하는 곡을 어쿠스틱으로 한다. Motor Breath가 어쿠스틱으로 연주되니 새롭다. 이때가 잠시 쉬는 시간.. 숨을 고르고, 목운동 팔운동 좀 하고.. 몸은 젖은지 오래다. 그후엔지 그 전인지 기억 안 나지만, Creeping Death.. 야~ 내가 라이브의 그 관중의 외침 (Die! Die! Die!)을 외치고 있다. 감동.. Seek & Destroy도 내가 그 발악을 하고 있다. 비디오에서 본 그 발악하는 외침을 내가 한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더욱 힘을 내서 searching... Seek And Destroy를 외친다. 목이 갈 만큼 갔다. Enter Sandman.. 최고조에 달한다. 나무 바닥 관중석이 부서질라.. 너무나 신나서 목이 아파서 움직이기도 힘든데도 헤드뱅잉을 할 수밖에 없는 곡이다. 와~ 죽인다. 죽인다. 정말 죽인다. Damage Inc.가 연주된다. 우와~ 내가 본 비디오로는 Cliff'em All 비디오에서 이후로는 처음이다. 난 너무 빨라서 공연장에서 연주하기 힘들어서 안 하나 했던 그 곡을 연주한다. 완벽하다. 광란이다. 아니 죽음이다. 죽어도 좋다는 생각인지 너무들 열심히 흔든다.

광란의 공연이 끝났다. 너무 힘들어서 일어날 수도 없다. 몸에서 나는 열기에 안경에 김이 서린다. 사람들 모두 땀범벅이 되어 나간다. 차에 타서도 숨이 차서 헉헉.. 집에 오는 길에 가게를 찾을 수가 없다. 힘들다. 집앞에서 사이다 하나 샀다. 으하~~~~~ 목이 쓰하~~~~~~~ 죽인다.

공연 도중 몇가지 이야기

  • 1. 내 앞쪽에 아주 작은 중학생으로 보이는 꼬마가 있었다. 메틀에 관심이 있는 아이인 듯.. 작아서 무대가 안보이나 보다. 다른 사람들은 의자 위에 서면 진행요원들이 난리를 치는데, 걔는 봐주더라.
  • 2. 너무 더운 공연장에 갑자기 시원한 바람.. 에어콘 트나? 알고 보니 내 뒤에 있는 여자들의 긴머리 헤드뱅잉.. 죽이는데..
  • 3. 카메라는 보이는 족족 필름 압수다. 되게 심했다.
  • 4. 공연 도중에 웬 흰옷 입은 아저씨가 앞을 지나간다. 오잉? 앙드레 김. 왜 왔을까?
  • 5. 일요일 아침.. 목을 들 수가 없다. 손으로 목을 들어서 일어났다. 목소리는 갈라진다. 어휴.. 그래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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