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1998.11.14. Megadeth in Seoul

미친도사 2009. 9. 14. 15:38

in Seoul 1998

 

1998년 11월 14일 그들이 왔다.

 

메탈리카가 온통 흔들어 놓고 간 서울에 그들에 못지 않을 것 같았던 메가데쓰가 온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반드시 가야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하이텔 메틀동이 들썩였다. 분위기가 돈이 없어 못 가겠다는 글이 상당했다. 야, 이번엔 상당히 앞자리에서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번엔 누군가와 같이 가야지 싶어 당장 상균이한테 전화를 했고, 상균이도 OK! 동생한테 표 예매를 부탁해서 드디어 표를 두장 샀다. 3구역이다. 괜히 앞자리일 것 같은 기대감..

 

회사에서 1시반에 퇴근하고, 집에 와서 준비를 좀 한 후에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메탈리카 때보다 훨씬 적다. 상균이랑 간단히 저녁을 먹고 왔더니, 줄이 꽤 길어졌다. 곧 들어간다. 우리 자리를 찾아갔다. 3구역 138, 139번 자리.. 우와~ 죽인다. 무대가 코앞이다. 앞에서 9번째 자리.. 이렇게 가까이서 본 공연은 학교 문화관 공연 말고는 처음이다. 공연 시작 시간 7시는 한없이 길게 느껴졌다. 갑자기 웬 아가씨 셋이 오더니 나보고 자기 자리랜다. 오잉~. 아가씨의 표를 봤더니, 예매 번호를 좌석 번호로 착각한 것이다. 내 옆에 아가씨 셋이 나란히 앉았다. 긴 생머리의 아가씨 셋.. 뜨아~ 저 머리로 헤드 뱅잉을 하면..??? 맞으면 무진장 아프겠지? 어쩐담. 시간이 안 가니까 별 걱정을 다 한다. 앞줄 오른쪽에 꼭 박세리 같이 생기고 작은 여학생 -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데 - 이 앉아 있고, 뒤에 앉은 사람들은 통신 모임 사람들인 것 같다.

 

7시 20분 불이 꺼졌다. 우와~~~~~~~~ 오프닝 밴드가 나왔다. 한국 최고 인기의 크래쉬!!!!!! 열광한다. 안흥찬은 거의 댄스 뮤직하는 사람 복장이다. 오프닝 때에는 좀 참으려고 했는데, 이건 사람 열광시키는 뭔가가 있나보다. 안흥찬이 오늘은 한미 외교의 결정체라는 둥 시덥쟎은 농담을 하더니 오늘 망가져 보자는 말을 하더라. 한참 잘 나가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난 두 명이 나랑 옆의 아가씨 사이에 서서 깝죽댄다. 이런 썩을 놈들 봤나. 무대에서는 광란의 Smoke on the Water가 나오려는 찰나인데.. 뒤에 있던 사람과 내가 씨부렁거렸더니 앞줄로 간다. 알고 보니, 둘이 표를 따로 사서 자리가 나뉜 것이다. 오프닝 끝나고 주위 사람들이 마구 쪼았더니 한 놈이 제자리로 갔다. 벌써 8시다. 아~ 메가데쓰는 언제 나오나..

 

8시 22분 - 내 시계는 3분 35초 정도 빠르니까 8시 18분쯤 - 에 불이 팍.. 꺼졌다. 웬 영화 음악이??? 음악은 생각이 안 난다. 갑자기 기깅기깅.. 시작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함성과 헤드뱅잉이 저절로.. 우와~~~ 와!와!와!와! 메가데쓰 음반이 8장인데, 내가 갖고 있는 앨범은 4장.. 모르는 노래가 절반일 것은 예상했다. 첫 곡이 다행히 아는 노래다. Holy Wars.. 조명이 비친 무대에 그들이 있다. Dave Mustaine, Marty Friedman, David Ellefson과 새로운 드러머.. 우와~~~ 마티가 내 코앞에 서 있다. 광분이다. 세 곡인가를 쉬지 않고 달리더니,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우와.. 발음도 좋다. 데이브 머스테인 정말 멋있다. 머리숱이 많아서 얼굴을 가린다. 모르는 노래 나올 때엔 조용히(?) 헤드 뱅잉만.. 아는 노래 나올 때에는 목이 터져라 외쳤다.

마티의 기타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라이브에서 저런 연주를.. 우와~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멋진 무대 매너까지. 너무너무 멋지다. 데이브 머스테인도 역시 메탈리카의 리드 기타 출신다운 화려한 개인기를 마음껏 발휘했다. 메가데쓰의 음악은 전형적인 오디오형이라 라이브에서 별로 멋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건 완전히 상상을 초월하는 연주력으로 관중을 압도한다. 이렇게 라이브에 딱 맞을 수가.. 왜 이리 힘든가 했더니, 메가데쓰는 메탈리카와는 달리 느린 노래가 거의 없다. 이건 정말 너무 힘들다. 그래도 메탈리카 공연 때 했던 가닥이 있는지라, 요령이 생겨 전같이 엄청난 체력 소모는 없는 것 같다. 클라이막스로 치달을 분위기에서 Trust가 나왔다. 신보에서 유일하게 라디오에서 들어본 곡. 메탈리카 공연 때의 Enter Sandman 연주와 관중들의 모습이 비슷하다. 모두 자리에서 콩콩 뛰면서 따라 부르고, 열광했다. 바로 이어지는 Symphony of Destruction.. 바로 이것이야. 이 화려한 곡을 하나의 오차도 없이 연주한다. 열광의 도가니. 우와!!!!!!!! 이어지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엉엉엉.. 내가 이 노래를 듣기 위해 여기에 왔다!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렀다. Peace Sells... 내가 제일 처음 접한 메가데쓰의 음악이며 내가 생각하는 그들의 최고의 명곡. Peace Sells... But Who's Buying? 정말 목이 터져라.. 목이 쉬어서 쇳소리가 났지만 외칠 수밖에 없었다. 우와!!!!!!! 더 글로, 말로 표현을 못 하겠다.

 

불이 꺼졌다. 들어가면 죽지. 어딜 가. 그들은 다시 나왔고, Anarchy in the U.K.를 부른다. 역시, 이 곡은 라이브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는 생각이 딱 맞다. 관중도 함께 우와~~~~~~ 다음 곡은 어... 이게 무슨 곡이지. 너무 귀에 익은데, 오지의 목소리로 나와야 할 곡 같은데, 우선은 생각이 안 나니 흔들고 노래하자. 앗.. 맞아 블랙사바스의 Paranoid다. 우와~~!!! 헤비메탈의 명곡답다. 메가데쓰가 너무나 멋지게 연주한다. 그들이 정말 들어갈 폼이다. 피크도 던져주고 그러면서 인사한다. 나한테도 던져 줘~!! 멀다. 엉엉엉..

 

그래도 들어가면 서운하지.. 관중들이 아까 제자리에서 콩콩 뛰었을 때 바닥의 나무소리가 온 체육관을 진동을 했었다. 그것을 이용한 불러내기. 관객 전부가 콩콩 뛰니 가공할 만한 협박으로 들렸나 보다. 데이브 머스테인이 다시 나오더니, 기타로 연주를 한다. 나머지 멤버 합류. 우와!!!! Metallica 1집의 Four Hosrsemen이 연주되는 것이 아닌가. 난 "이 개xx들아~~~"를 외치며 마구마구 열광했다. 데이브 머스테인은 "이 곡은 바로 내 노래야"라는 듯이 너무나 멋지게, 그리고 솔로도 너무나 멋지게 연주했다. 그들이 인사하고, 내려갔다. 다시 환해졌다. 너무너무 멋진 공연. 꿈만 같다. 당장 메가데쓰의 전 앨범을 다 사겠노라 다짐을 했다. 사람들이 그들이 던진 피크 줍는다고 바닥을 기어다닌다. 히히. 피크 받은 사람은 좋겠다. 씨.. 상균이를 지하철역에 내려주고 집에 왔다. 목이 움직이지를 않아, 운전하기도 힘들지만, 너무 좋다. 다시 한번 세계적인 그룹은 괜히 세계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 정말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메가데쓰 만세!!

 

** 각 멤버들의 모습..
Dave Mustaine - 메탈리카의 리드 기타 출신답게 기타를 정말 잘 친다. 고개 숙이고 헤드 뱅잉하면서 솔로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끝내준다. 그리고, 노래를 앨범에서처럼 깨끗하게 잘 불렀다.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이다.
Marty Friedman - 메가데쓰가 그의 체질인 듯 싶었다. 마른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피킹할 때 손목을 많이 꺾어서 하던데, 힘들어 보이지만 하나도 안 힘들게 잘 친다. 무대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면서 관중의 혼을 빼놓았다. 초장부터 피크를 많이 던지던데.. 이씨.. 제일 앞줄 사람들은 좋겠다.
David Ellefson - 생각한 것보다 조용히 연주했다. 힘있고 박력이 넘쳐 흐르는 피킹이 멋있었다.
Jimmy Delgrosso - Nick Menza 후임이라는데, 꽤 화려한 경력을 가졌다고 들었지만, 괜히 그 자리에는 Nick Menza가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훌륭했다.

 

** 내 주위 사람들 모습
내 옆에 있던 아가씨들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상당히 조용했다. 바로 옆에 있는 아가씨만 손 흔들고 좀 그러고 나머지는 가만히 있었던 것 같다. 앞줄의 박세리 닮은 여학생은 크래쉬 때에는 조용히 있더니 메가데쓰 나오니까 너무 좋아한다. 손 흔들고 심하진 않지만 헤드뱅잉까지.. 무척 팬인가 보다. 난 모르는 노래에서 상당히 따라 부르기까지.. 양옆에 있는 남자관객들이 자리를 거의 다 차지해서 그 사이에서 힘들게 보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바로 옆의 김상균. 솔직히 상균이가 어땠는지 거의 모르겠다. 하여튼 상균이도 아는 노래에서는 마구 따라 불렀다는 것만 안다. 어휴 목 아파라.

 

** Four Horsemen을 Mechnix라고 해서 메가데쓰 노래화했나 보다. 통신에 가서 보니까, 다들 Mechanix라고 하더만...

 

SET LIST

1. HOLY WARS... THE PUNISHMENT DUE
2. IN MY DARKEST HOUR
3. WAKE UP DEAD
4. HANGAR 18
5. RECKONING DAY
6. A SECRET PLACE
7. COUNTDOWN TO EXTINCTION
8. ANGRY AGAIN
9. SHE-WOLF
10. MARTY FRIEDMAN SOLO
11. TOUT LE MONDE
12. ALMOST HONEST
13. FORECLOSURE OF A DREAM
14. USE THE MAN

15. TRUST
16.SWEATING BULLETS
17. SYMPHONY OF DESTRUCTION
18. DRUM SOLO - BASS SOLO
19. PEACE SELLS

 

ENCORE

1. NARCHY IN THE U.K.
2. PARANOID
3. MECHA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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