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6.08.27. Impellitteri - 부산락페스티벌 @ 삼락생태공원 #공연후기

미친도사 2016. 9. 2. 00:00


80년대 말, 90년대 초에 속주 기타리스트들이 많이 등장한 때가 있었다.

잉베이 맘스틴 (Yngwie Malmsteen)이 80년대 중반에 시작이었고, 토니 맥칼파인(Tony McAlpine), 폴 길버트 (Paul Gilbert), 비니 무어 (Vinnie Moore) 등등 정말 많은 속주 기타리스트 중에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가 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임펠리테리(Impellitteri)였다.


유독 락/헤비메탈 밴드의 발라드 곡이 인기가 있던 우리나라에서 임펠리테리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을 연주곡으로 편곡한 'Somewhere over the Rainbow'라는 곡으로 꽤나 인기가 있었다.


물론 이 곡만 듣고 음반을 구매했다면, 굉장한 헤비메탈 곡들로 놀랐을 수도 있는 그런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잉베이 맘스틴, 스티브 바이(Steve Vai), 마이클 쉥커(Michael Schenker) 등과 함께 했던 쇳소리 목소리 그래엄 보넷(Graham Bonnet)이 보컬을 맡은 앨범으로 밴드 지향의 속주 명곡의 향연이라 할 만했다.


이 1집이 임펠리테리의 존재를 세계적으로 알린 앨범지만, 그 이전에 네 곡짜리 미니 앨범(요즘 말로 EP)도 대단히 좋다.


이 앨범에선 보컬이 롭 락(Rob Rock)이란 인물로, 80년대 메탈 수퍼 밴드(M.A.R.S)에서 노래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M.A.R.S.란 밴드는 속주 기타리스트 토니 맥칼파인, 수퍼 드러머 토미 앨드리지(Tommy Aldridge), 전천후 베이시스트 루디 사르조(Rudy Sarzo), 그리고 보컬에 롭 락이 함께 지금도 상상하기도 힘든 가히 수퍼 밴드라 할 만한 팀이었고, 그들의 한 장의 앨범 Project: Driver는 정통 헤비메탈의 진수라 할 만하며, 개인적으로도 진짜 좋아하는 앨범이다.



임펠리테리는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은 했지만, 1집만큼 대박난 앨범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근근이 신보 내는 것 정도만 알고 지내던 임펠리테리가 온다고 했다. 2014년 여름, 부산 락페스티벌에 온단다. 그리고, 하루는 서울 공연도 한다고 했다. 2014년 여름의 락페들은 정말 대단했다.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에는 오지 오스본이, 수퍼소닉엔 퀸 + 아담 램버트가 온다고 했는데, 거기에 임펠리테리가 추가된 것이었다. 엄청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부산 락페가 부산 지역 태풍 예보로 연기가 되면서 임펠리테리의 공연 자체가 취소되어 버렸다. 아~


2014.8.9. Ozzy Osbourne - City Break 2014 @ 서울 월드컵 경기장 #공연후기

2014.8.14. Queen + Adam Lambert ; Supersonic 2014 @ 잠실운동장 #공연후기


그렇게 임펠리테리의 내한공연은 막연히 멀어지나 싶었는데, 올해 부산 락페 첫번째 라인업에 임펠리테리가 떡하니 적혀있었다. 이어지는 소식들에 의하면 별도의 서울 공연은 계획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 부산을 가야겠구나.


그리고 며칠 후, 현재 투어를 돌던 베이시스트가 문제가 생겨 한국 공연에 함께 못 하게 되었는데, 그 대타로 합류할 인물이 무려 루디 사르조란다. 80년대 콰이엇 라이엇(Quiet Riot), 오지 오스본 밴드, 화이트스네이크(Whitesnake) 등등 여러 밴드에서 활동하던 초특급 전천후 메탈 베이시스트 루디 사르조가 이번에 함께 온단다. 우워!!! 이건 임펠리테리 내한 소식보다도 더 반갑게 들렸다. 최근에 임펠리테리와 함께 애니메탈 USA란 프로젝트를 같이 하면서 인연이 되었나? 하여간, 이건 초특급 조합이다! 임펠리테리에 최적이라 생각하는 보컬 롭 락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베이시스트 중 하나인 루디 사르조 베이스! 놓치면 무조건 후회!



울산에 사는 락음악 좋아하는 모형 친구한테 얘기해서 가자고 꼬셨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부산락페 현장과 가까운 서부산 터미널로 가서 공연을 보고나서 친구 차로 울산으로 가서 늦은 저녁을 먹으며 얘기 좀 하고, 새벽 버스로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을 짰다.


공연이 다가오니, 부산 락페 총감독님한테서 문자가 왔다. 이번 임펠리테리 셋리스트 끝내 줄 거라고. 힌트 두 곡과 함께 뭔가 암시하는 듯한 여운. 그리고, 공연 전날 음악 잡지 파라노이드에서 임펠리테리 밴드와 인터뷰하고 나서도 '기대하는 걸 다 들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암시. 아~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할 건 가봐. 올해의 셋리스트를 보면 이 곡을 안 했고, 알려진 셋리스트들에서조차 이 곡은 좀처럼 라이브에선 안 하는 것 같다. 파라노이드의 임펠리테리와의 인터뷰에 내가 한 질문도 채택이 되어 다음 발행될 잡지에 그 내용이 실릴 것 같다고 한다. 우아~ 끝나고 사인회가 있다는데, 참석할 수 있을까? 공연 끝나고 사인회까지 하고 울산가면 버스 탈 시간도 빠듯할 것 같은데... 누구한테 부탁할까? 싶기도 하고... 참내 어쩌지?



두근거리는 마음에 최근 라이브를 찾아보니, 더 두근두근. 드러머도 특급 멤버들에 어울리게 아주 잘 치는 친구네. 퀸 팬카페 운영자도 임펠리테리 보러 간다고 하고, 밴드 크래쉬를 도와주는 무대 감독하는 친구도 부산 락페에 간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나서 인사나누기로 했다.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이 목요일에 갑자기 서늘해지면서, 공연 당일은 아주 선선하다. 남쪽 지방도 믿을 수 없이 선선해졌단다. 오~ 좋은 징조! 이런저런 것들을 챙기고, 집에 있는 재료로 아내가 싸준 삼각김밥 2개를 갖고 10시반 서부산행 버스를 탔다. 거의 하루를 밖에서 지낼 거라 음악은 오래 전에 쓰던 MP3 플레이어를 갖고 갔는데, 얼마 안 가서 갑자기 먹통이 되어서 그냥 태블릿으로 음악을 들었다. 흠...  토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고속도로에 차가 무척 많다. 버스 타고 가길 잘했어.


중부 내륙 고속도로에 위치한 선산 휴게소에서 잠시 쉰다. 편의점에서 콜라 하나 사서, 삼각 김밥을 먹었다. 참치 김밥과 스팸 김밥. 맛있다! 날도 쾌청하고 시원하고 좋다!



잠깐 졸고 나니 부산 근처인 것 같다. 서부산 터미널로는 처음 가보는데, 바로 공연장이 있는 삼락공원을 지나간다. 지도로 봐도 바로 근처. 3시가 약간 넘은 시간에 도착하여 르네시떼 앞에서 친구를 만나 길 건너 식당에서 밀면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모형 카페에서 만나서 알고 지낸지 8년된 친구인데, 동갑이기도 하고 음악적인 취향이 비슷하여 종종 음악얘기 나누는 사이다. 공연이란 걸 거의 안 보고 지내다가 올 초에 내가 부산으로 가끔 공연보러 다녀보라는 얘기에 두 번 보더니 이제 부산 공연은 다녀볼 만하다고 한다.. 3시 넘어 만나자 했는데, 아침 일찍 와서 혼자 시간을 많이 보냈지만, 덕분에 행사장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었단다. 오호~



식당 아래 편의점에서 물 하나씩 사서 행사장으로 이동. 4년 만에 부산 락페에 왔다. 4년 전엔 부산 터미널로 와서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거리 및 시간이 꽤 걸렸는데, 서부산으로 오니 아주 가깝고 좋네. 가는 길도 4년 전에 한번 와봤다고 한결 익숙하다. 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그닥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부산시에서 관여하는 행사라 봉사 활동하는 학생들이 보이는데, 활약을 할 것인지는 그닥... ^^



입장을 하니 여기저기 음악이 들린다. 이번 부산 락페는 규모별로 무대를 여러 개 만들어서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한 것 같다. 작년에 펜타포트 처음 갔을 때 그런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부산 락페도 그렇게 좀 변한 것 같다. 이번이 처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원체 널찍한 공원이라 공간적인 여유도 있고, 쾌적한 분위기다. 일단 메인 무대 쯕으로 이동해봤다. 요새 인디쪽 밴드 중에 실력파로 주목 받는 라이프앤타임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잠깐 보다가, 공연이 끝나고 팬사인회가 있다 해서 위치 확인을 해둬야 할 것 같아 행사장 일대를 한번은 둘러보러 좀 움직였다. 팬사인회가 적혀 있는 부스에서 임펠리테리의 신보와 이 날 공연할 일본 밴드 크리스탈레이크의 신보를 하나씩 구입했다.


다시 메인 무대로 와서 라이프앤타임의 공연을 관람. 일단 위치는 중앙 카메라와 사운드 콘솔이 있는 약간 뒤쪽에 자리잡았다. 사운드가 잘 들리고, 약한 펜스지만 가끔 기댈 수도 있어 내가 선호하는 자리. 상당히 이른 시간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관람 중이었다. 라이프앤타임 깃발도 보이고, 꽤나 반응이 좋아 보인다. 알려진대로 실력파 3인조여서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 음악이었고 부담없이 즐길 만했다. 다음에 음악 좀 더 찾아 들어봐야겠다. 바로 이어지는 무대는 일본의 노아틱(Noahtic)이란 밴드였다. 일정표에 따르면 바로 무대가 이어져야 하는데, 무대 교체 시간이 좀 걸렸다. 친구가 사온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노아틱의 무대를 봤는데, 에너지가 좋은 코어 밴드였다. 인지도가 그닥 높은 팀은 아니었는지 관객 수는 좀 적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다음 순서는 일본 밴드 크리스탈레이크. 일정표에 따르면 30분 가량의 시간이 있었는데, 일정표랑은 조금 다르게 움직이는 것 같다. 좀 아쉬운데. 하여간, 이 팀은 스탭이 꽤나 많은 것이 꽤 규모가 되는 팀인가 보다. 공연이 시작하자 상당히 많은 관객들이 몰려들었고, 날뛰는 관객들도 많았다. 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뛰어 노는 것보다 보며 헤드뱅잉하는 게 더 익숙한 걸 보면 이런 관람 태도도 세대별로 차이가 좀 나는 것 같다. 이들 역시 코어 계열이었는데, 노아틱보다 좀 더 세련된 느낌이었고, 헤드뱅잉이 저절로 나오는 음악이었다. 아주 좋네. 밴드도 무척 만족스러웠는지, 관객들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찍고 즐거워한다.



아래 사진은 크리스탈 레이크가 공연 끝날 즈음에 찍은 사진.

Busan International Rock Festival 2016 Korea

Photo: Takashi "Taka" Konuma


잠깐 쉬는 동안, 퀸 팬클럽 운영자이자 여러 공연에서 만난 적 있는 판준님 만나서 인사 나눴다. 이 친구도 단지 임펠리테리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부터 운전해서 왔다. 퀸 팬클럽 회원 몇 분과 같이 왔다네.


해가 슬슬 지는 것이 분위기는 더욱 좋아지고 있다.



이어지는 무대는 우리네 밴드 칵스(KOXX). 탑밴드2에서 처음 접했던 밴드인데,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지 관객이 어마어마하게 몰렸다. 오전에 사운드 체크를 안 했는지, 좀 시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보니, 내 옆에 임펠리테리 밴드의 드러머가 서성이고 있다. 전날 유튜브에서 영상 검색도 좀 해보고 했던지라 얼굴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잠깐 주저하다가 말을 걸었다. "너 패트릭이지? 반갑다!" (악수) "우리 사진 같이 찍자!"하고서 친구랑 셋이서 셀카! 우하하!



칵스의 공연이 시작하자 뛰어노는 관객들이 엄청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은 아니었는데, 관객 반응은 가히 최고였다. 앞선 두 일본 팀에 비해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거의 방관자 수준으로 관람. 이들 무대가 끝나니, 친구도 나랑 거의 같은 느낌이었단다.



좀 길게 휴식 시간이 있었는데, 임펠리테리 스탭들이 무대를 세팅한다. 일단 드럼이 앞선 팀들과 다르게 더블 베이스! 그리고, 마샬 앰프들이 세워진다. 부산 락페 총감독님을 이 때 만난 것 같은데, 사운드 체크 때 보니 끝내주더라면서 자기도 기대 많이 한단다.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건강해 보여서 좋다. 기타 사운드 체킹도 짧게짧게 나오는데, 오우~ 각 파트별 사운드 체크만으로도 두근두근.


8시 20분에 공연이 시작한다고 스크린에 나왔는데, 15분쯤 오프닝으로 클래식 음악인 O Fortuna가 울려퍼지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이거 오지 오프닝이랑 같은 곡인데 다른 연주네.  엄마야, 진짜 시작하나봐!!! 우워!!!!! 



처음은 좀 The King is Rising이란 생소한 곡인데, 절로 헤드 뱅잉 시작!  내 눈 앞에 진짜 임펠리테리가 기타를 치고 있다!! 롭 락의 목소리가 살짝 작게 들리긴 하는데, 차츰 나아질 것 같고. 오~ 이런 헤비메탈이 내가 좋아는 바로 그런 음악이라고! 중간에 베이스만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묵직함이 남다르다!!!! 전체적으로 베이스가 엄청 탄탄하다! 역시!!!! 롭 락이 아주 짤막하게 인사하고 Speed Demon이 이어진다. 이 곡은 들어본 적 있다. 오우~ 노래가 나오는 중간 중간에도 기타가 화려하다. 오~ 


같이 부르자며 Warrior의 후렴구인 ‘I'm a warrior, take my hands’를 가르쳐 준다. 내 주변에 '너무 높아~!'라고 불평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하~  무대 앞쪽에 뭐가 재밌는 장면이 있었는지, 롭 락이 관객들 사진을 찍는다. '어이! 어이! 어이! 어이!' 이 곡을 따라 부를 기회가 생기다니. 롭 락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은데, 라이브에서도 꽤나 양호했다. 역시!!! 아주 앞쪽은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내 주변은 그닥 많이 따라 부른 것 같진 않다. 상관없어. 난 목터져라 같이 불렀다. 분명히 배킹 기타가 빠진 4인조 연주인데도 꽉차게 들리는 것이 멋지다. 이 노래 정말 반갑네.



The Future is Black은 좀 생소하기도 하고, 귀에 팍 꽂히는 곳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노래를 관객들 몫으로 돌리는 부분이 있었다. 유명한 곡인가? "2년 전에 한국에 오려 했는데, 쓰나미인지 뭔가 때문에 못 왔다. 기억나냐? 와서 좋다 오늘밤 우리는 밤을 소유했다(we own the night)" 며 신곡 We Own the Night이 이어졌다. 낯선 곡이긴 한데, 리듬감이 꽤 좋았고, 후렴구가 쉬워 따라부르기 좋으면서 스피디한 더블베이스 드럼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아까 그 덩치크고 귀여운 친구 드럼 진짜 잘 치네!!! 아~ 기타 솔로 죽이고! 임펠리테리 특유의 보컬에 살짝 기댄 듯한 자세로 기타를 세워서 치는 모습을 직접 보다니!!!




'여러분 정말 아름답다. 따뜻한 환영 감사하다, 부산 페스티벌!~'이라 하고는 잠시 조용하더니 종소리가 울린다. 꽤엑!!! 꿰엑!!! 꿰엑!!! Stand in Line!!!! 온통 난리가 났다. 나랑 친구는 반가움의 하이파이브!!! 임펠리테리를 세상에 알린 그 앨범의 타이틀 곡!. Here comes your hero~ Stand in Line~ 아, 이렇게 소리 지른 게 얼마만이야. 


이번은 여러분을 위한 특별한 트랙이라며 들어본 적 있을 거라 짧은 롭의 커멘트와 함께 조용해지는 무대. 퀸 팬클럽 회원들이 저 앞에서 잘 안보인다고 내 근처로 오자마자 터지는 따~~라라~ 따라라라라~ 딴~따라라~ 우웩~~!!! 너무 반가워서 친구랑 포옹했다... 우리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그 곡을 28년만에 듣는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임펠리테리가 연주하는 무지개 넘어를 직접  듣다니!!! 가슴 벅차다. 분명히 앨범 버전만큼 풍성하진 않았고 연주도 좀 달랐다. 하지만, 그가 성의껏 연주하는 모습과 그 연주는 진정 감동적이었다. 흑흑. 이 한 곡으로 부산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도 남았다. 진짜 했어! 진짜 무지개를 넘어를 연주했어!!! 주변 사람들 모두 행복한 표정이 역력했다.



롭이 멤버들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루디사르조는 전설적인 베이시스트라고 소개했다. 누군가 롭 락도 소개해줬으면 좋으련만.


그리곤 이어지는 익숙한 기타 오프닝... 빠밤~ 빠밤~ 빠바바바~ 빠밤~ 빠밤~ 빠바바바~ 그리곤 곧 이어진 띳! 띳! 띳! 띳! 띠리리리 띠리리리~ 오지 오스본의 Crazy Train!!! 부산 락페 총감독님의 힌트로 알고는 있었으나, 직접 들으니 흥분을 주체할 수 없다. 내가 말을 안 해서 지인들은 처음 들었을 거라 더 흥분한 듯. 난리났다. 아마도 루디 사르조 합류 기념 선곡인가 보다. 미치겠다. 원곡이 원체 훌륭한데, 임펠리테리의 기타와 루디사르조의 베이스 연주로 듣는 Crazy Train. 아~ 기가 막히다. 안 그래도 오지오스본 좋아하는데, 이렇게 들으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진짜 목이 터질 것 같아. 주변에서 나 봤으면 미쳤다고 했을 거다.


새 앨범에서의 곡 두 개를 연달아 했다. Emipire of Lies. 약간 정치적인 곡이라는 것 같다. "부산이 오늘 남한의 락의 수도 맞냐?" 예~~~!!! 야, 이거 타이트하게 스피디한 게 딱 좋은데!!! 야~ 죽인다. 와우!!! 곡에 대한 설명을 좀 한 신보의 Time Machine. 벅스에서 몇번 들어보았을 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라이브로 들으니 새 앨범 곡들이 꽤나 좋다. 이 곡도 엄청 달리네. 얼른 집에 가서 제대로 CD 듣고 싶다. 이렇게 빠른 곡은 헤드뱅잉이 어렵네. ^^



숨 좀 고르는데 터져나오는 익숙한 키보드 오프닝. 임펠리테리의 곡이 아닌 또 하나의 오지 오스본 명곡, Mr.Crowley!!! 아주 미치게 하는구나. 원곡의 솔로보다 조금 더 속주가 곁들여진 솔로. 이건 선곡 반칙이야. 원곡이 너무 훌륭하잖아. 하~ 루디 사르조의 베이스 연주하는 모습이 종종 스크린에 나오는데, 아~ 진짜 멋지다. 요새 애들 말로 개간지다.




"과거로 돌아가련다. 아마도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옛날 블랙 EP의 수록곡이다. (꺄~~~, 아마도 주변에서 나혼자 그런 듯). Lost in the Rain" 롭락의 샤우팅으로 시작하는 1987년에 나온 4곡짜리 미니 앨범의 첫 곡. 정말 롭 락, 임펠리테리 모두 아주 팔팔할 적의 곡을 거의 30년만에 듣는다. 정말 젊음이 철철 넘치던 곡을 이제 둘다 50이 넘은 나이에 부르고 연주하려니 힘들거라 예상했는데, 보컬의 힘이 조금 달릴 뿐 아주 멋지게 불러냈다. 연륜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비록 새파랗게 젊은 시절만큼의 기량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활동을 해오는 아티스트들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원곡의 스피드, 파워와 타이트함를 온몸으로 느낀다. 아, 내 목소리는 이미 갈라진 지 오래고, 최근엔 그 어느 공연에서도 이렇게 방방 뛰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높이 뛰고 과격한 헤드뱅잉을 했다. 좋다! 좋다! 모든 게 좋다! 날도 선선하고 바람도 꽤 많이 부는 저녁 시간이었는데, 얼마나 뛰고 솟고 했는지 땀이 다 난다. 



마지막 곡이란다. 안돼!!!! Answer to the Master~.

이건 자동 헤드뱅잉을 유발하는 곡이네. 몇 번 들어본 곡이긴 한데, 후렴구를 따라 부를 정도는 아니어서 조금 반성 모드. 끝까지 기타 죽이고, 베이스는 거의 탱크 수준이고, 드럼 파워풀하고 타이트하고, 보컬 짱짱하고... 진짜 최고야!



이렇게 13곡을 하고, 임펠리테리의 첫 내한 공연이 끝났다. 앞선 팀들도 앙코르가 없어, 예상은 했지만 끝나자마자 무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 아쉽다. Setlist.fm에 등록된 올해 임펠리테리의 공연 셋리스트들이 10곡이었음을 보면 세 곡을 더 하긴 했지만 좀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네.


사인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우리는 바로 사인회 장소로 뛰어갔다. 줄을 서니 번호가 19번! 바로 울산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려 했으나, 사인회를 놓치면 너무나도 아쉬울 것 같았다. 다행히 공연이 예정시간보다 일찍 시작하고 끝나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공연 끝나고 나서 무슨 이벤트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긴 했다. 조마조마한 맘으로 기다리다 지칠 것 같을 무렵, 검정색 밴이 다가온다. 우워~ 멤버들이 내려서 테이블에 앉고 번호순으로 안내를 한다. 으하하하. 



내 순서가 되어서는 크리스 임펠리테리한테 멋진 연주 고맙다는 인사했더니 반갑게 답하면서 사인해주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내내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준 루디 사르조에겐 당신이 연주하는 것을 한국에서 봤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인사했다. 정말 내 앞에 그 루디 사르조가 있다니. 정말 매력적이었다. 다음 롭 락에겐 멋진 목소리 고마웠다고 했더니 사인해주곤 악수까지 청하더라. 잠깐 틈을 타서, 롭 락에게 M.A.R.S 앨범 표지를 내밀고 사인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해주었다. 덤으로 루디 사르조에게도 사인 받고... 아~ 숨막혀 죽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아까 인사나눴던 패트릭은 덩치와는 살짝 안 어울리게 귀엽게 드럼세트를 그린 사인을 해주었다. 연주 고맙다고 인사하고 하이파이브로 마무리. 이미 사인 받은 퀸 팬클럽 회원들과 친구도 꽤나 흥분한 모습들!


사진 찍을 때 머리 좀 손볼 걸. 바람 많이 부는데 서있다 찍었더니 머리가 엉망이네... ^^



퀸 팬클럽 회원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우리는 차를 타고 울산으로 이동. 가면서, 공연 얘기, 사는 얘기, 모형 카페 얘기, 아이들 얘기 등등 이야기를 나눴다. 일단 버스 정류장에 가서 상행선 표를 발급받고, 친구네 집 근처의 식당에서 순대 곱창 전골을 시켜놓고 얘기를 이어나갔다. 맛은 있었는데, 살짝 매웠다.



버스가 새벽 1시 20분쯤 오는 거라 12시 반쯤까지 먹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씩 사서 버스 정류장 앞에서 또 이야기. 다음 기회에 또 같이 공연 볼 것을 기약하고 버스에 올랐다. 심야 버스인데도 거의 만석이다. 타고 자다 깨다 했더니 5시 20분쯤 서울 경부 터미널 도착. 전철역으로 이동하니 사람이 거의 없는 첫차 시간. 우리 동네 역에 도착하니 해가 떠오는지 하늘이 무척 예쁘다. 6시 10분쯤 된 것 같다. 가방 정리하고 샤워하고 잠을 좀 더 청하고 나서 평소와 같은 일요일을 보냈다.



이렇게 임펠리테리의 공연을 봤다. 최고의 라인업으로 최선의 셋리스트로 꾸며졌던 최고의 공연이었다. 시간이 좀 더 길었더라면 하는 것과 가끔씩 소리가 먹먹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었던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내겐 인간미가 좀 없을 것 같았던 이미지였는데, 밝고 친절했던 크리스 임펠리테리, 계속 활짝 웃는 모습이 정말 멋졌던 루디 사르조, 온화한 모습의 롭 락, 덩치는 큰데 귀엽게 생긴 패트릭 요한슨… 그들의 음악을 보고 듣고, 함께 할 수 있었음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역시나, 꾸준히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내공은 간과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번 확인한 공연이었다.



Impellitteri Setlist Busan Rock Festival, Busan, South Korea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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