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6.11.26. 바세린 - 20주년 기념 공연 @ 프리즘홀

미친도사 2016. 12. 22. 21:06

해외 밴드 공연을 주로 보던 내가 EBS 스페이스 공감과 팟캐스트 등을 통해 우리 나라 밴드 공연도 가끔씩 보게 되었는데,

작년 말에 있었던 GMC와 발리언트 조인트 연말 공연에서 본 바세린(Vassline)은 꼭 단독 공연을 봐야겠다 싶었던 밴드 중 하나였다.


2015.12.19. Meltingpot - GMC 레코드와 The Valiant 레이블 합동공연 @ 프리즘홀


그러던 중에 활동 20주년 기념 공연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다.


공연 날에 규영이에게 좀 일이 있어서 공연을 갈 수 있을지 불확실했는데, 다행히 시간이 되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6시라고 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면 6시부터는 입장 시작이고, 공연은 6시 반부터 시작이란다. 도착하니 6시 10분쯤? 입구에서 예매 확인하고 손등에 도장 하나 받고 입장. 주변을 둘러보니, 바세린 열혈팬인 초/중학교 친구가 공연장 중간에 있는 기둥에 기대어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름을 부르니 화들짝 놀라면서 반가워한다. 일단 도착했으니 CD 판매대부터 스캔해서 구입하고 싶었던 바세린 3집 일단 구입! 바세린 3집은 Re-issue반이 나왔음에도 품절이라 구하기 어려웠는데, 일본반으로 판매하고 있어 구입.


혼자 심심하게 기다리는 것보다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하며 기다리는 것이 좋긴 하다. 친구는 6시부터 시작인 줄 알고 부랴부랴 왔단다. 오프닝 밴드 이야기, 이 친구가 얼마 전에 렘넌츠오브폴른 CD를 샀길래 어떠냐고 물어보면서 다음 달에 EBS 스페이스 공감에 그들이 나오는데, 보고 싶다는 얘기 등등... 


주변을 둘러보니 20주년 기념이라 그런지 축하해주러 동료 음악인들도 좀 온 것 같아 보인다. 바로 내가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은 알포나인틴의 멤버, 윤병주 정도?


6시 반이 좀 넘은 시각에 첫번째 오프닝 밴드로 노이지(Noeazy)가 등장했다. 벅스에서 한두번 들어본 것 같은데, 공연은 처음 본다. 관객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허거걱. 엄청 파워풀하다. 드럼과 베이스가 여성 멤버들인데도 그 파워와 스피드가 장난이 아니다. 아주 스피디하고 파괴력있는 현대 스타일의 메탈이다. 보컬은 아주 단정하게 생겼는데, 그로울링 스타일로 노래한다. 오~ 여성 베이시스트는 귀엽게 생겼는데, 입이 크고 잘 웃고 카메라에 V자를 그리기도 하고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기타 두 명도 잘 하네. 역시 주목 받는 밴드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공연 끝나고, 데뷰 앨범 구입. 근작을 구입하고 싶었으나, 그건 품절이라 없나보다.



다음 게스트는 메써드!!!

군소리가 필요없는 밴드! 관객들이 바세린 때 놀려고 그러는지, 메써드 때엔 보컬 우종선이 서클 핏 만들어서 돌라고 해도 좀 주춤했다. ^^ 언제나 그렇듯이 완벽한 쓰래쉬 메탈. 사이사이마다 멤버들이 드러머한테 가서 뭐라고 말을 하는데, 표정이 좀 아픈 사람 같기도 했고... 흠... 그래도, 살벌한 드러밍은 유효했다. 올해 1집 10주년 기념 단독 공연과 4집 1주년 기념 단독 공연 모두 놓쳐서 무척 아쉬움을 아주 조금 달랬다.



노이지와 메써드까지 두 팀의 게스트 공연 후에 주인공 바세린의 사운드 체크...

무대를 가리고 있는 스크린에는 바세린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들과 영상들이 나온다.

작년 말의 연합 공연에서도 느꼈는데, 바세린은 사운드 체크부터 다른 팀들과 무게감이 다르다. 어후~

그런데, 올해 드러머가 바뀌었다더니, 드럼 소리가 좀 다르게 들린다.

자신들의 단독 공연이고, 나름 의미있는 공연이라 그런지 사운드 체크 시간이 좀 길었다.



친구가 좀 앞으로 가자 한다. 무대 바로 앞에서 기다는데, 8시 조금 넘은 시간에 스크린이 올라가고, 바세린 등장!

우워~

처음부터 달리는데, 어후~ 노이지와 메써드 때만 해도 잠잠하던 무대 중앙은 써클핏과 모슁으로 난리다.

살벌한 스크리밍 보컬, 타이트한 트윈 기타, 탄탄한 베이스와 파괴력 있고 스피디하면서도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드러밍...

정말 엄청나다.



20주년 공연이라고, 중간중간 멤버들의 멘트도 많아서, 나같이 밴드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겐 꽤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다.

중간중간에 밴드를 거쳐간 멤버들의 협연 혹은 소개도 있었고, 친분 있는 밴드의 보컬들이 게스트로 나와서 노래하기도 해서 다양한 분위기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나 현 드럼과 함께 메타모포시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컬과 어비스의 보컬 쇼맨, 할로우잰의 보컬 임환택이 궁금했는데, 직접 볼 수 있어 아주 좋았다.


현재 The Strikers에서 활동하는 전 멤버 Sunn Row가 함께 노래


현재 드러머의 다른 팀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의 보컬 양권모가 메인 보컬로 한 곡. 이 친구 빡센 보컬이 일품이었다.


오프닝을 했던 노이지(NOEAZY)의 크리스유(Chris Yoo)도 한 곡 했다.


2015년도에 엄청난 EP로 내맘을 사로잡았던 어비스(Abyss)의 보컬 쇼맨(Show Man)도 돌잔치 갔다가 왔다면서 한 곡...


어비스 공연은 꼭 보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시간이 안 맞아 못 봤는데 꼭 봐야겠다는 맘이 다시 한번 들었다.


그리고, 바세린의 거의 모든 앨범에 피쳐링을 했었다는 할로우잰(Hollow Jan)의 보컬 임환택도 한 곡 함께 했다.


울부짖는 곡들이 특징인 할로우잰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는데, 어후~ 죽인다. 할로우잰 앨범 다시 들어봐야겠다.


아, 그리고, 내가 작년 말에 봤던 바세린 무대에서 드럼치던 젊은 친구도 무대에 올라와서 인사했다.

학업 때문에 그만 두게 되었다는데 많이 아쉽다. 정말 그 때 그 연주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20주년 기념 음반을 녹음 중에 있고, 올해 발매하고 싶었으나 사정이 있어 내년에 발매할 수 있을 것 같단다. 아,

공연장에서 20주년 기념 음반 구매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아쉽다. 아, 얼마 전에 노브레인은 20주년 기념 음반 냈던데...


약 2시간 가량을 그들의 대표곡들로 꽉 채워서, 그리고 역사도 훑어가면서 구성하여 무척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3월인가? 3집 앨범의 10주년 기념 공연이 있을 예정이란다. 그 때엔 3집 전곡을 할 예정이란다.

이번에 3집도 구매했고, 음원 사이트에서 쭉 들어봤을 때 3집이 제일 내 취향에 맞는 것 같아서 다음에 있을 3집 10주년 기념 공연도 무척 기대가 된다.





친구 때문에 관심 갖기 시작한 바세린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친구처럼 그들의 공연을 매번 보기는 어렵겠지만, 1년에 한번 정도는 보고 싶은 팀이 되어가는 것 같다.


열악한 국내 환경에서 이런 빡센 음악으로 20년을 계속 해왔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공연장에서, 그리고 음반으로 바세린의 음악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 공연 관람은 이 공연으로 마무리하게 될 것 같다.

다음 공연은 1월의 메탈리카가 될 예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