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대표 위스키 '스트라나한스' 증류소 투어

4년 전에 미국의 콜로라도 덴버에 처음 출장을 갔습니다.

늘 해외에 가면 그 지역의 유명한 술을 찾아 마셔보려고 하는데, 당시에 덴버에서 생산되는 "스트라나한스 (Stranahan's)" 위스키가 있다는 걸 알고 호텔 1층에서 그 위스키를 한 잔 마셔본 적이 있습니다. 위스키를 잘 모르지만, 이 때 마신 위스키는 무척 맛있었습니다.

4년 전 호텔 바에서 주문하면서 남긴 인증샷

 

얼마 전에 또 덴버에 가게 되면서, 이번엔 그 공장(증류소) 투어를 해보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가면 됩니다. 1인당 20불입니다.

https://stranahans.com/

Stranahan's - The #1 American Single Malt Whiskey

 

덴버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체류 기간 중에 중간에 3시간 정도 여유가 있는 날에 증류소를 방문하였습니다.

도심에서 살짝 외곽으로 나가는 경계 즈음인 한적한 동네로 접어들 즈음에 길 가에 창고 같은 건물이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니, 뭔가 미국스러운 느낌의 건물과 마당이 나옵니다.

따뜻할 때엔 저 앞에서 뭘 먹기도 하나 봅니다.

 

마당 한 켠엔 위스키 오크통을 실은 낡은 트럭이 세워져 있습니다.

오~ 뭔가 역사 깊은 느낌이 납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리셉션 공간이 나옵니다. 욜~

맥주 브루어리는 좀 가봤고, 한국에서 막걸리 공장도 가봤지만, 위스키 공장, 특히나 미국의 위스키 공장은 처음이라 색다르네요.

투어 예약을 확인하니, 신분증으로 나이 확인을 하고 화장실과 물 있는 곳을 알려주면서 잠시 기다리라 합니다.

 

투어 예약자 확인을 하면 손등에 이렇게 도장을 찍어서 확인해 줍니다.

 

내부가 좀 전통있는 곳처럼 보이게 한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은 미국 어딜 가나 볼 수 있긴 합니다.

위스키 일반 라인업들

증류소 한정판 위스키들

 

한정판이라고 해도 제일 비싼 술이 99.99불이네요. 흠.

 

투어 시작 15분 전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없었는데, 시간 다 되니 그래도 꽤나 여러 팀이 모였습니다.

직원의 간단한 소개와 투어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투어는 1시간 일정인데, 네 가지의 위스키를 맛 볼 예정이라 했습니다.

시작 포인트에서 미리 따라놓은 잔을 하나씩 들고 투어를 시작합니다.

 

시음의 시작은 해당 증류소에서 제일 저렴한 라인업인 '블루 피크'입니다.

 

이 잔을 들고 공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위스키를 홀짝홀짝 맛 보면서 설명을 듣기 시작합니다.

제일 낮은 등급인데도 맛과 향이 좋습니다!!!

 

오늘의 가이드는 트래비스(Travis)입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 맞아주던 이입니다.

공장이 생긴 이력부터 설명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 위에 걸린 사진 속의 인물인 소방관이었던 이가 어쩌고저쩌고 해서 위스키 공장을 만들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이 부분은 홈페이지 내용을 퍼오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Stranahan’s® Colorado Whiskey is Colorado’s first legal whiskey distillery since Prohibition. This Rocky Mountain Single Malt is handcrafted from grain to glass in Denver, Colorado. Using only the finest resources, our whiskey is made from 4 ingredients: 100% malted barley, yeast, Rocky Mountain water, and time in the barrel. - Stranahan's® Colorado Whisky는 금지령 이후 콜로라도 최초의 합법적인 위스키 증류소입니다. 이 록키 마운틴 싱글 몰트는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곡물부터 유리까지 손으로 제작됩니다. 우리의 위스키는 최고의 자원만을 사용하여 100% 맥아 보리, 효모, 로키산맥수, 배럴에 담긴 시간이라는 4가지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The story of Stranahan’s started when volunteer firefighter Jess Graber responded to a neighbor’s barn fire in 1998. He never imagined that any good would come of it. But the barn he made an effort to save belonged to Woody Creek local George Stranahan, a long-time brewery owner, and whiskey connoisseur. When the fire settled, the two discovered a shared passion for the Colorado outdoors and a good pour of fine whiskey. - Stranahan의 이야기는 1998년 자원 봉사 소방관 Jess Graber가 이웃의 헛간 화재에 대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그로 인해 어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구하기 위해 노력한 헛간은 오랫동안 양조장 소유주이자 위스키 감정가였던 우디 크릭 지역의 조지 스트라나한(George Stranahan)의 소유였습니다. 불이 꺼지자 두 사람은 콜로라도 야외 활동에 대한 공유된 열정과 좋은 위스키를 많이 마시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From this relationship, Stranahan’s Colorado Whiskey was born. The two developed a recipe for a distinctively smooth and flavorful American Single Malt whiskey using their local mountain surroundings to their advantage and releasing the first Original bottle in 2006. Created and founded in 2004, Stranahan’s® Colorado whiskey is Colorado’s first Rocky Mountain Single Malt, the pioneer and leader of American Single Malt. - 이 관계에서 Stranahan의 콜로라도 위스키가 탄생했습니다. 두 사람은 현지 산 환경을 활용하여 특유의 부드럽고 풍미가 풍부한 미국식 싱글 몰트 위스키 제조법을 개발했으며 2006년에 최초의 오리지널 병을 출시했습니다. 2004년에 제작 및 설립된 Stranahan's® Colorado 위스키는 콜로라도 최초의 Rocky Mountain 싱글 몰트 위스키이며 아메리칸 싱글몰트의 선구자이자 리더입니다.

 

뭔가 되게 오래된 것 같았지만, 그닥 오래된 곳은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20년 가까이 되는 거네요.

 

제일 첫 순서인만큼 보리를 씻고, 찌고 발효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과정은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와 같은 과정인데 자기네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것이 아니기에 싱글 몰트 위스키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위의 홈페이지 설명에서도 나오지만, 보리도 남부 콜로라도 지역에서 공급받는다고 했습니다. 함께 한 사람들이 이런 투어를 경험을 많이 해봤는지 적절한 질문을 잘 해서 더 재밌습니다. 우리가 투어하는 동안에도 종업원들이 와서 상태 확인하고 이런저런 작업을 합니다.

 

다음 순서는 증류 과정입니다.

 

발효된 보리는 맥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걸 왼쪽 뒤에 있는 장치에서 증류를 하는데, 그게 오른쪽 공간에 왼쪽 장치로 수집이 됩니다. 사진엔 잘 안 보이지만, 액체가 저 장치로 수돗물처럼 흘러 들어가는 게 보입니다.

 

가끔 직원이 와서 상태를 확인합니다.

 

증류된 위스키 원액인 셈인 거죠. 일행 중 한 명이 원액을 맛볼 수 있냐고 질문 했는데, 현재 상태는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 하면서, 병에 담긴 원액을 냄새는 맡아 보라고 하면서 병을 돌렸습니다.

증류된 원액을 설명하는 트래비스

 

냄새가 향긋한데 뭔가 살짝 독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덴버 지역은 해발 고도가 1600미터가 넘는 고산 지대여서 물 끓는 온도도 훨씬 낮고 해서 이 초기 과정부터 다른 지역과는 달라서 특색있는 위스키가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 코스로 이동하는데, 오옷! 진짜 위스키 공장 느낌 물씬 납니다.

대량의 오크통. 위스키 공장이 맞다!

 

큰 오크통에서 1차 숙성을 하고, 개별 오크통으로 옮겨 더 숙성시킨다는 것 같습니다. 이 때 오크통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덴버라는 도시가 해발 고도가 높고, 매우 건조한 곳이어서 이 숙성과정도 다른 지역과 달라서 맛에서 또 색다름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오크통들 사이에 투어를 위한 작은 공간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완전 분위기 좋습니다. ㅎㅎ

 

이런저런 설명도 하고, 질문도 받고 합니다.

덴버는 록키 산맥 자락에 위치해서 이 양조장도 물 록키산맥에서 나는 물을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원래 물 좋은 곳이 술맛도 좋다고들 하는데 여기도 예외는 아니네요.

 

여기서 설명하면서 두가지 맛을 더 봅니다. 이 증류소의 대표 제품인 '오리지널'과 '다이아몬드'를 맛보았는데, 오리지널이 다이아몬드보다 더 좋습니다. 오리지널을 맛 보면서, 위스키 맛 보는 법 중 하나를 소개하면서, 입에 머금고 있다가 마신 후에 바로 그 알콜기를 후욱!하고 불어내라 하네요. 돗수가 높은 위스키에서 독한 느낌이 많이 덜어지고 향긋함이 남는 느낌입니다.

 

이동하는 중에 만난 물. 이 물을 공급받아 이 곳의 술을 만듭니다.

 

병입하는 곳과 최종 포장하는 곳에서 서서 한참 얘기를 나눴습니다. 형제 회사 같은 곳의 술의 병입도 맡아서 최종 마무리를 해준다고 하더군요. 콜로라도 지역 위스키라 다른 지역에서는 계약된 곳에서만 구입이 가능하고, 홈페이지를 통해서 구입 가능하단 얘기도 했습니다. 저는 '해외에선 구입할 수 없는 거지?'라고 물어봤는데, 해외 유통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소규모 생산이고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뭔가 복잡한 게 많다고 합니다. "덴버 공항 면세점에서는 구입할 수 있냐?"라고 물어봤는데, 아마도 그럴 것이다라고 하네요.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새벽 비행기를 타고 덴버를 빠져나오느라 공항 면세점을 볼 수가 없었네요.

 

마지막은 과일향 같은 것이 많이 나는 방 안에 갔는데, 여기서 이런저런 콜라보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곳 위스키는 병에 특이하게 생긴 금속 잔을 뚜껑으로 함께 제공합니다. 괜찮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이 양조장 근처에 와이너리도 있는데, 거기서 사용한 오크통을 가져와서 위스키를 숙성시켜 와인향 나는 위스키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 증류소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위스키를 맛 보았습니다.

 

여기서 투어는 끝나고 마지막 한 잔을 마시면서 즐깁니다. 

 

일행 몇몇은 벌써 친해져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참 나눕니다. 저 잔은 기념으로 가져가는 건데, 아래가 묵직해서 잘 안 넘어지게 만들었다 합니다.

 

투어가 끝나면 위스키를 $1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공장에 왔으니, 마지막으로 맛있게 마셨던 한정판으로 구입했습니다.

스트라나한스 증류소 한정판 위스키

 

69.99불인데, 59.99불로 구입했습니다. 유일한 동양인이기도 했고, 해외 구매 문의도 했던지라 비행기에 실을 거냐고 묻더니 금속잔 뚜껑을 살짝 열어서 포장해 주었습니다.

 

덴버에서의 일정 마지막 날 밤엔 호텔 1층에서 이 위스키 한 잔 주문해서 마셨습니다. 역시나 맛있습니다. 👌

 

이게 20불에 1시간짜리 투어이긴 한데, 투어도 1시간 20분 가까이 진행되었고 마지막에 10불 할인된 가격에 위스키를 구입할 수 있어 꽤 알찬 투어였습니다. 특히나 우리 나라에선 맛 보기 힘든 술이고, 미국 내에서도 콜로라도 지역 이외엔 쉽게 구할 수 있는 술은 아닌 것 같아 더 좋네요. 

 

덴버라는 도시가 록키 산맥 자락의 자연 경관이나 박물관 등이 주요 관광 코스이긴 한데, 이 곳 투어도 추천해 보고 싶네요.

다음에 다른 도시에 가서도 이런 투어가 있는 곳을 찾아보려고요.

 

이렇게 덴버의 색다른 명소 소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