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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메탈로 충만한 밤, Anthem - Live in Seoul @ 웨스트브릿지 홍대 (2024.06.22)

미친도사 2024. 6. 27. 22:34

작년 여름에 처음으로 일본의 베테랑 헤비메탈 밴드 '앤섬'의 공연을 보면서 순도 100%의 헤비메탈 쾌감을 진짜 오래간만에 느꼈었다.

 

[공연후기] 순도 100% 헤비 메탈! ANTHEM - Crimson & Jet Black 투어 2023.07.15 @ 웨스트브릿지 홍대

 

[공연후기] 순도 100% 헤비 메탈! ANTHEM - Crimson & Jet Black 투어 2023.07.15 @ 웨스트브릿지 홍대

8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밴드가 몇 있다. 라우드니스, 앤썸, 바우와우, 쇼야 등. 일본 음반이 국내에 정식으로 나올 수 없었던 당시에 해외 레이블로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던 라우드니스를 제외

crazydoc.tistory.com

 

거의 1년이 지난 오늘 그들이 돌아왔고, 나는 그 쾌감을 잊지 못 해 또 갔다.

 

작년에 공연을 본 이후로 밴드메이드 이외에 가장 많이 들은 밴드 음악이 앤썸이었을 것이다. 이후에 그들의 소셜 미디어를 팔로우하면서 다음에 볼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일찍 그들이 다시 내한 공연을 한단다.

 

지난 내한 공연은 2022년 앨범 Crimson & Jet Black의 투어의 일환이었다면, 이번엔 연례 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것이라 하겠다. 지난 공연 반응이 괜찮았던 것이겠지.

 

난 공연 일자가 나오자마자 예약을 했지만, 뭔가 느낌이 쌔~하다. 그닥 예매율이 높아 보이지 않나 보다. 앤썸의 공식 소셜 미디어에서 한국 공연 홍보가 좀 자주 나오는 것 같고, 급기야는 나흘 정도 남았을 때엔 티켓 구매한 관객에 한해 사인회까지 한다는 거다. 사인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크지만, 관객이 적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우려도 있었다.

 

일단, 작년에 공연 본 이후에 아마존 재팬에서 구입한 2022년 앨범의 딜럴스 버전의 속지를 금색 네임펜과 함께 챙겨서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장엔 시작 20분 전 쯤에 도착해서 티켓을 수령하는데, 초대권이 아닌 예매를 한 사람들한테는 스티커 세트를 챙겨주는 것 같다.

 

입장해보니, 하~ 한 50명 있으려나? 열댓명은 일본에서 온 열혈 팬들인 것 같고. 작년에는 그래도 시작할 즈음엔 좀 채워졌으니 기다려 본다. 얼마 전에 본 엘레판트 짐보다도 적은 관객일 것 같은데...

 

무대를 바라보니, 작년보다 드럼셋이 조금 간결한 것 같다. 작년엔 베이스 드럼이 2개였고 카우벨도 있었는데 이번엔 베이스 드럼이 하나에 카우벨도 안 보인다.

 

현재 라인업은 작년과 다르지 않다.

  • 시바타 나오토, 柴田直人, Naoto Shibata: 베이스, 배킹 보컬 (1981–1992, 2000–present)
  • 모리카와 유키오, 森川之雄, Yukio Morikawa: 리드 보컬 (1988–1992, 2014–present)
  • 시미즈 아키오, 清水昭男, Akio Shimizu: 기타, 배킹 보컬 (1991–1992, 2000–present)
  • 타마루 이사무, 田丸勇, Isamu Tamaru: 드럼 (2012–present)

예정된 시간이 되자 바로 불이 꺼지고 블랙사바스의 Heaven & Hell이 흘러나온다.

일단 공연 셋리스트로 공연곡부터 공개

 

앤썸은 모든 공연의 셋리스트가 다르다고 한다.

작년 공연은 신보 투어의 일환이어서 아무래도 신보에서 선곡이 많이 되었을 것이고, 원체 오래된 밴드라 과거의 명곡이 연주 안 된 곡도 많을 것이다. 나야 아는 곡이 많지 않으니 다 좋았는데, 작년 공연 끝나고 대표곡들이 누락되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의 글도 좀 보였었다.

 

시작부터 완전 빡세게 Venom Strike! 이게 드럼에 카우벨이 아주 멋지게 들어가는 곡인데, 이번 공연에선 그 카우벨 소리가 빠져서 좀 아쉽다. 하지만, 시작부터 화끈하게 공연장을 달구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과거 대표곡 중 하나로 알고 있는 The Juggler가 바로 이어져서 분위기를 이어간다.

 

옛날 곡, 새 앨범 곡 할 것 없이 다 그냥 머리가 절로 흔들리는 진짜 헤비메탈의 연속이다.

https://www.instagram.com/reel/C8hOQPXyXDf/?utm_source=ig_web_copy_link

 

 

나도 요새 공연보면서 헤드뱅잉은 하더라도 소리는 좀 살살 지르는 편인데, 어휴~ 그냥 아는 곡은 후렴구 따라부르고, 다같이 '어이! 어이!'하는 부분에서 간만에 세게 불렀더니 공연 끝나고 목이 쉬었다. ㅎㅎ

 

몇 곡 하다가 기타리스트가 연주하다가 갑자기 피크를 휙 날렸는데, 내 쪽으로 와서 공중에서 한 방에 캐치 성공! 😍

주변 사람들이 바닥에 떨어진 줄 알고 찾길래 내가 받았다고 알려줬다. ㅎㅎ 그래도 또 몇 번 더 피크 날아와서 그 사람들도 득템했다. 👍

 

관객이 적어서 많이 아쉽지만, 있는 관객들은 정말 일당백으로 열심히 그리고 신나게 호응하고 노래하고 소리쳤다.

중간 멘트도 반 이상은 그냥 일본어... 관객들이 진짜 골수팬들이 많아서 그런가 대충 이해하는 분위기.

숙소에서 공연장 오는 길에 도심에서 데모가 있어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얘기도 한 것 같고, 전 날 삼겹살 먹어서 힘이 난다는 그런 얘기도 했고... 일본말로 멘트를 했는데 대충 알아들을 수 있는 마법같은 일이! ㅋㅋ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들이라 적은 관객들 앞에서도 정말 열심히 했고 그 에너지는 대단했다.

 

리더이자 베이시시트 시바타 나오토는 6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힘차고 열정적인 연주!

작년에 환갑을 맞은 보컬 모리나카 유키오는 헤비메탈 보컬 그 자체! 완전 멋짐!

내내 중절모 쓰고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시미즈 아키오는 기타 하나로 이렇게 곡을 꽉 채울 수 있다는 게 대단했다. 

제일 젊은 드러머 타마루 이사무는 스피드와 파워 정말 통쾌한 연주가 일품!

 

 

모르는 곡도 많았지만, 또 그들의 멋진 곡들을 더 알게 되어 신나는 밤이었다.

 

앤썸의 오랜 친구인 우리나라 베테랑 밴드 블랙신드롬의 보컬 박영철님도 작년에 이어 공연을 관람하면서 여전한 그들의 행보에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곡은 언제나 그렇듯이 목터져라 외치는 Wild Anthem으로 딱 2시간의 공연이 끝났다.

 

공연 끝나자마자 사인회 안내가 있었고, 약간의 준비 시간 후에 사인회가 있었다.

미리 준비된 포스터에 사인을 해주었는데, 나는 가져간 2022년 신보 CD 부클릿에 추가로 사인을 받았다.

 

멤버들마다 공연 끝내줬다고 (영어로) 얘기하고 악수했다.

마지막이 리더 시바타 나오토였는데, 사진까지 같이 찍을 수 있었다. 셀카 찍을까 했는데, 공연 스탭 분이 사진 찍어 주셨다. 와~

 

관객 중에 백인이 한 명 있었는데, 나중에 사인회할 때 들어보니 아르헨티나 사람이라 하네. 내 근처 앞쪽에 있었는데, 정말 열심히 호응하며 봤는데, 나올 때 정말 재미있는 공연이었다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정말 통쾌한 헤비메탈을 마음껏 즐긴 두 시간이었다. 밴드가 오래된 만큼 좋아했던 팬들 역시 나이가 적은 건 아닐텐데, 우리나라는 왕년의 헤비메탈 팬들이 40-50대가 되면서 공연 관람에 소극적이 되어가는 게 너무 아쉽다. 이렇게 훌륭한 헤비메탈 공연에 관객이 너무 적어 다음 내한 공연을 기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공연 후에 셋리스트로 애플뮤직 재생목록 만들어놓고 하루 한번씩 다시 듣는 중이다. 하~ 좋다!

https://music.apple.com/us/playlist/setlist-anthem-2024-06-22-live-at-west-bridge-seoul-korea/pl.u-m5m0tzKvxPeo?l=ko

 

Setlist: Anthem (2024.06.22) Live at West Bridge, Seoul, Korea by Kwon Hee Cheong on Apple Music

Playlist · 20 Songs

music.apple.com

 

사인받은 포스터!!!

 

2022년 신보에 멤버 사진마다 각각 사인 받았다.

 

이번이 그들의 내한 공연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면서, 다음엔 좀 더 많은 관객들과 즐겼으면 좋겠다.

 

순도 100% 헤비메탈 공연 "앤썸" 내한 공연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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