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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메뚜기 잡기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미친도사 2004. 10. 10. 18:02

어제, 그러니까 10 9...

저희 부부의 결혼 5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아내가 규영이 때문에 알게된 한살림이란 모임에서 주최하는 가을걷이 체험 행사에 가자고 해서, 마침 근무가 없는 토요일이라 함께 갔습니다. 메뚜기 잡기 행사였는데요...

 

아침 8시반 출발이라는데, 7시에 깨서 부랴부랴 애들 밥먹이고 준비물 챙겨서 출발지인 분당 롯데 백화점 앞으로 지하철을 타고 갔죠.

 

아침 8시 반에 출발해서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강원도 횡성의 공근리라는 마을에 갔는데요...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해서, 메뚜기가 무척 많다고 하더군요...

 

작은 촌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모였다가, 작은 트럭에 삼삼오오 옮겨타고 우선 고구마를 캐러 갔답니다.

 

작은 밭에 서너 이랑을 행사용으로 제공했는데요, 각자 호미 하나씩 들고, 땅을 파면서 고구마를 캤는데요, 아주 작은 공간이었는데도 고구마가 꽤 많이 나오더군요. 규영이는 안 그래도 모래 놀이 좋아하는데, 너무 좋아하더군요. 세영이는 언니가 파낸 고구마 들고 엄마 보여주면서 좋아하고... 저도 재미가 나서 한참을 땅파면서 놀았네요. 그런데, 우리가 파낸 고구마는 흠집이 많이 나서 판매가 곤란하다고 하네요. 참가자들이 싸게 두어 묶음씩 샀네요. 어떤 아이는 작은 뱀도 한마리 잡았어요. 다들 구경한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지요.

 

고구마를 캐고 나서는 마을 회관 앞에서 점심을 먹었느데요, 현미밥에 두부 조림, 호박전, 된장찌개 등 단순했지만 참 맛있었습니다. , 통돼지 바베큐도 해서 한점씩 맛있게 먹었네요.

 

점심을 먹고 나서는 근처 논두렁으로 가서 메뚜기 잡기를 했는데요... 우리 가족은 작은 방아깨비, 여치 같은 것만 열댓마리 잡았는데요, 다른 가족들은 수십마리 잡았더군요. 양파망에 가득 차서 비좁아 보이더군요. 거기 농부분들이 메뚜기 요리하는 법도 가르쳐 줬는데, 우리는 너무 적어서 그냥 놔주고 왔습니다.

 

벼베기 체험도 했다는데, 그건 못 했고요...

우리 애들은 소를 너무 좋아해서, 소 우리 근처에서 한참을 놀았네요. 세영이가 소 울음소리를 따라하는데, 너무 비슷하더군요. 소는 음메~라고 한다는 걸 아는 우리가 하는 소리랑은 많이 다르네요. 한참 소 울음 소리 내고 다니는데, 귀여워요.

 

운동장에 모여서, 돼지고기랑 막걸리 한잔씩 하고, 메뚜기 많이 잡은 가족에게 선물도 주고... 참가한 집마다 호박 같은 선물 하나씩 주기도 했고요...

 

생산자 팀과 소비자 팀 족구 한판 하고, 집으로 왔답니다.

 

어찌 보면 그리 큰 이벤트는 아니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서울 근교, 아니 서울 시내지만 외곽이면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이제는 이렇게 이벤트까지 만들어서야 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메뚜기 잡는다고 뛰어다니고, 고구마 깬다고 땅 파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이 삭막한 도시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크는  것 같아 너무나 흐뭇했습니다.

 

결혼 5주년 기념일에 비록 근사한 식사나 행사는 없었지만, 온 가족이 건강하게 하루를 보내고 와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 메뚜기 잡기 팁 하나. 메뚜기 잡을 때엔 파리채로 잡으면 좋다는군요. 파리채로 탁! 때려서 기절시켜서 주워담으면 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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