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日常 Daily Life/아이들 커가는 이야기

규영이의 한글 익히기 外

미친도사 2004. 10. 25. 22:35

그냥 어제 밤에 생각난 것들 몇가지를 써보렵니다.

 

1. 규영이의 한글 익히기

 

요새 규영이가 글자 읽기에 관심이 생기나 봅니다.

가나다라... 아야어여... 가 적혀 있는 한글공부판을 보고,

'가방에 가', '나비의 나', 뭐 이렇게 거기 있는대로 읽길래 어제는 제가 조금 응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읽을 줄 아는 글자의 모음만 바꾸면 다른 글자가 되는 것을 알려주고,

자음에 다른 모음을 붙이면 다른 글자가 되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받침이 있는 글자에서 받침을 가리면 규영이가 아는 단어가 보인다는 것도 알려주었네요.

제가 가르쳐 줄 때엔 그냥 그렇게 따라하는 듯하더군요.

 

오후에 애들 할머니 댁에 갔는데요...

할머니한테 간단한 단어가 나열된 책을 보여주면서,

가나다라 이외의 글자를 읽어보이기도 하고...

받침을 가려서 글자를 읽어보이기도 하고...

읽을 줄 모르는 ""를 가리키면서,

"이걸 이렇게 하면 (손을 아래에서 위로 뒤집는 시늉을 하면서) '' ." 그랬다는군요.

 

아내가 웃으면서 제게 오더니, "교육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네..." 그러네요.

너무 흐뭇합니다. 제가 의도한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응용까지 하는 규영이가 너무 대견합니다.

 

엄마가 많은 것을 가르쳐 주지만,

주말에만 놀아주는 아빠가 가르칠 수 있는 것도 많고,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규영이는 아빠랑 노는 것이 너무 좋은가 봅니다. 저녁이 잠이 오면, 가끔씩 회사에 있는 제게 전화해서 "아빠, 내가 자기 전에 오면 좋은데..."라고 해서 저를 미안하게 만든답니다. 오늘도 그랬고요... 제가 "조금 있다가 갈게~" 그랬더니, "아빠가 지금 하는 것만 하고 조금 있다가 온대." 그러면서 기다린다고 했다는군요. 그러다가 잠이 들었지만 말이죠.

 

2. 처음 맛보는 붕어빵

 

어제는 서초구청에서 한살림 주최 가을 걷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한살림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정보와 접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이지요. 얼마전에 메뚜기 잡기 행사도 한살림에서 주최한 것이었고요... 하여간, 거기에 갔습니다.

 

한살림과 함께 하는 유기농법 농가에서 농작물, 과일 및 음식 등을 갖고 나와 판매 및 나눠 먹는 그런 행사였습니다. 시식 및 음식 판매 코너가 있었는데, 우리밀 붕어빵을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규영이와 세영이는 붕어빵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붕어빵을 파는 옆에 어디선가 소문을 듣고 나타난 불량식품 솜사탕 아저씨가 있더군요. 솜사탕을 먹어본 규영이는 솜사탕을 먹고 싶어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솜사탕보다 더 맛있는 거 엄마가 사오실 거야."라고 하고 함께 엄마가 붕어빵을 사오길 기다렸죠. 처음 보는 붕어빵을 신기해하고, 몇 번 베어 먹더니... 맛있다고 하는 겁니다. "솜사탕보다 훨씬 맛있어." 그러면서... 세영이도 잘 먹더군요. 더 먹고 싶어해서, 하나씩 더 사주려는데, 덤으로 하나 더 받아서 규영이 두 개, 세영이 하나를 먹었답니다. 세영이는 먹다가 엄마가 사온 귤(물론 무농약 귤입니다.)을 보고서는 붕어빵을 포기하더군요.

 

하여간, 너무나 붕어빵을 맛있게 먹는 규영이를 보고, '우리는 집에서 붕어빵을 해주자!'라는 것에 동의하고 붕어빵 틀을 샀답니다. 키티 모양. ~ 이번 주에 집으로 배달이 될 예정이니, 오면 사진 올리겠습니다.

 

규영이 아토피 때문에 먹을 것이 많이 제약이 되지만, 그 덕에 좋은 먹거리를 접할 수 있어 좋은 점도 많네요. ^^

 

3. 세영이는 언니도 많이 닮았다.

 

세영이는 어릴 때의 제 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어제는 엄마가 언니처럼 머리를 양쪽으로 묶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분위기가 규영이랑 비슷하네요. 여기저기 오가는 아이들의 머리 위를 많이 보게 되었는데, 머리 모양이 둘이 너무 닮았습니다. 세영이가 이마가 조금 더 튀어나오긴 했지만, 정말 닮았더군요. 그냥 그 모습이 귀여워서 혼자 큭큭 웃었습니다. 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예쁘게 자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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