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日常 Daily Life/아이들 커가는 이야기

[펌] 손녀 생각 - 할머니 홈피에서

미친도사 2004. 10. 21. 22:51

애들 할머니(제 어머니)의 홈페이지에서 퍼온 글입니다.


Name  

   정영숙 

(2004-10-21 01:14:45, Hit : 1, Vote : 0)

Subject  


  
손녀 생각

 

지난 15일은 기억하고 싶은 날이다.
손녀가 다 자란듯, 엄마 떨어져 처음 우리집에서 잔 날이기 때문이다
.

병원 놀이를 좋아하는 손녀를 위해

할아버지께서 진짜 주사기를 사다 주신게 계기이다.
주사 바늘로 푹신한 봉재인형의 엉덩이를 찌르고
,
반창고를 바르고, 처방전을 쓰고
...
정말 끈질기게 반복하며 종일을 노는 것이다
.

너무 열중하더니 급기야 자고 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
치료 받느라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은 인형이랑

반창고, 가위, 붕대, 핀셋, 처방전 용지까지 든 왕진 가방을

머리 위에 늘어 놓고 잠이 든 것이다.

"
이 약을 한동안 먹이세요. 열이 떨어질꺼예요
.
오늘은 핑크색 약만 드리겠어요
.
그리고 토토로 들어 오세요. 이것 저것 말해 줄게 있어요
....."
꿈 속에서도 소꼽 놀이를 하지 않았을까
?

잠 든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 보며 생각에 잠긴다
.
어디에서 와서 지금 이렇게 옆에서 곤하게 잠 들어 있는가
?
저 조그만 머리에 무엇을 담았기에

통통 튀는 기발한 언어들을 마구 풀어 놓는가
?
인간의 출생은 실로 소중하고 경이로운 것이다
.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
,
남아 있는 날에 우리의 위치에 대해

새삼 생각케 하는 가을 밤이었다.

아이가 살아 가는 세상에 우리는 무엇이 되어 도와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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