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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7. 비오는 날의 공방 나들이.

미친도사 2012. 10. 28. 09:30

어제는 공방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옵니다. 규영이가 컵스카우트 성남 지역 행사가 있어 아내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김밥을 쌌어요.

분당 중앙 공원에서 한다던 행사는 비가 많이 와서 각 학교별로 행사를 진행한다네요. 안 그래도 컨디션 안 좋은 규영이에겐 다행.

아침에 작업실에 가서 공방가서 만지작할 베이스 재료를 갖고 왔습니다.


점심 먹고 행사에서 돌아온 규영이와 함께 온 가족, 그리고 처 조카 소연이랑 공방으로 출발~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토요일 오후 치고는 길이 한산하네요.


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제 대학교 친구들 만난 이야기 하면서 공방으로 향합니다. 공방 가는 길이 기름값이 싼 곳이 많아서 기름값 확인해 가면서. 휘발유 가격, 1959원까지 있더군요. 흠.


공방 도착~ 야~


지난 달에 작업 시작한 모습을 봤고, 공방의 현동씨 페이스북에서 사진 봤는데 실제로 치장한 공방의 모습은 정말 예쁩니다!

그냥 철제로 된 외관에 나무를 덧대어서 꾸민 건데, 아주 산뜻하게 잘 되었어요.


입구에서 본 모습.


마당에서 본 모습.



2층에 있는 테라스로 가는 길.


테라스가 마당에서 볼 땐 좁아 보이더니, 막상 올라가보니 아주 넓습니다. 테이블 놓고 뭐 먹어도 좋겠어요. 아니면 자리 펴놓고 놀아도 좋겠고. 


마당에 예쁜 감이 주렁주렁...


그런데, 이 감이 속임수.

이 나무는 원래 배나무. 그런데, 사장님이 감나무에서 감을 가지째 꺾어다가 배나무에 걸쳐놓으신 거였어요.

다들 속았지 뭡니까. 하하.


마당 전경. 비오는 날 공방은 애들은 맘껏 못 놀아 아쉬울지 모르지만 운치가 있어 참 좋습니다. 완연한 가을 속의 공방 참 좋습니다.


작은 연못 주변도 가을 색. 지난 달의 모습(http://crazydoc.tistory.com/576)과는 확연히 다른 색이에요.


군고구마 드럼통도 등장했는데, 비가 와서 가동은 안 했습니다.


주변을 거닐어보니, 다른 작물들은 거의 다 수확하고 그 자리를 배추가 자리잡았더군요.


공방 뒤쪽의 밭에도 저희가 심었던 들깨도 다 수확하고, 절반 정도를 배추가 자리 잡았습니다. 참으로 부지런하신 분들이에요.


저는 모형에 쓸 베이스를 만들고자 나무로 작업을 좀 해봅니다.

전에 땔감이 될 뻔한 좋은 나무를 잘라서 갖고 있던 건데, 크기가 좀 커서 조금 잘라 냅니다.


전에는 이런 도구들 쓸 때 사장님이 해주셨는데, 이제 제가 만져도 사장님이 허락해 주십니다. 조심조심.


작은 자동차를 하나 얹을 건데, 건물 벽 앞에 세워진 차라는 설정을 해보고자 얇은 나무판 하나를 뒤에 댔습니다.


뒷판과 바닥은 타카 네방 팡팡.

몇가지 작업을 더 했는데, 그건 모형 제작기 분량으로 남겨 놓을게요.


그리고는 연말 목공 컨테스트에 만들 것 스케치를 사장님과 얘길 나눴습니다. 도면을 만들었는데, 회사에서 저장을 안 해놔서 그냥 스케치로만 조언을 구했습니다. 제가 구상한 그대로 큰 변경없이 해도 되겠더군요.


비닐 하우스로 돌아오니, 공방 가족들이 수확한 토란 줄기를 아내랑 세영이가 다듬고 있습니다.


참으로 맛있는 나물 먹기까지 손이 참 많이 가는군요. 세영이가 꽤나 능숙하게 잘 하더군요.


우리 모임 막내 동현이한테 닭 모이 주는 것 보여주다가, 사장님이 막 낳은 달걀도 보여주십니다.


민주네 막내 동현이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던지, 입을 쉬지 않고 쫑알쫑알. 진짜 귀엽습니다.


날이 추워진 비닐하우스 안에 난로에 불을 피우고, 거기에 어울리는 고구마 굽기. 고구마 생각이 나서 아내가 조금 사갔습니다.


한참을 굽다보면 젓가락으로 찌른 구멍 사이로 단 물이 보글보글 오를 정도로 익었을 때 까먹으면 햐~


노릇노릇 달달한 고구마.


아이들이 겨울 간식으로 제일 좋아하는 군고구마에요. 공방에서 난로에 구워먹는 고구마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구마.


한창 작업하던 세영이도 고구마는 먹고 합니다. 뜨거워서 표정이 좀. 하하.


오늘은 좀 새로운 술이 많네요. 처가에서 얻어온 막걸리 세트도 있고요.


국순당 모니터 요원이셨던 희원 아버님이 보내주신 백세주2.


백세주 2가 새로 나왔다고, 모니터 요원들에게 보내주고 설문지도 동봉했더군요.


병이 무슨 맥주병처럼 예쁘게 나왔어요. 한손에 들고 병나발 불라는 건지. 흠. 12.5%나 되는 술이던데.

마당에서 예쁜 배경으로 한 장.


우리가 준비해간 순대로 사모님이 준비해주신 순대 볶음을 배경으로도 한장.


비오는 날, 비닐 하우스에 앉아 뜨거운 철판위에서 맛있는 순대 볶음에 한잔하니 정말 분위기 최고입니다.

백세주 2는 12.5%나 된다는데, 아주 부드럽습니다. 예전 백세주보다 더 부드럽네요. 향은 조금 약한 느낌이고요. 보경 아버님 말마따나 맛이 좀 강한 순대볶음엔 덜 어울리는 술 같긴 한데, 그래도 맛있더군요. 한두 잔씩 마시고 설문지 작성!


민주 아버님은 공방의 게스트하우스인 온돌방의 아랫목에 누우셨다가 그 뜨뜻함에 취해서 한잠 푹 주무시고 나오셨어요. 하하. 그러고 보니 저도 거기서 좀 뜨끈하게 누웠다 왔으면 좋겠다 싶네요. 에헤


애들 밥반찬으로 삽겹살도 굽습니다. 보통 장작불에 굽는데, 비도 오고 해서 실내에서 구웠습니다. 장작불에선 최강인 보경 아버님이지만, 철판에선 아직 사장님의 코치를 조금 받습니다. 하하.



그런데, 오늘의 주메뉴가 무려 감자탕!


커~ 공방 다닌지 8년 차에 감자탕은 처음 먹어본 것 같습니다. 시중에 파는 것처럼 자극적이지도 않고, 들깨 가루 퍼부은 그런 맛이 아닌, 단지 등뼈에 붙은 고기와 우거지, 감자만 들어있는 감자탕인데 정말 맛있습니다.


거기에 늘 그 계절에 어울리는 반찬들.


순대볶음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감자탕이 이렇게 맛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고기도 부들부들, 우거지도 야들야들, 국물은 개운~ 아~ 배가 부른 것이 너무나 아쉬워 한숨만 푹푹. 그래도, 이 맛있는 국물에 밥을 말아먹고 싶어서, 난로 위에서 데워지고 있는 국을 우거지와 고기 덩어리 몇 점 밥에 덜어서 먹었습니다. 우~ 진짜 맛있다. 흑흑. 배가 불러서 후후~ 큰 숨 내쉬어가면서 먹지만, 맛있는 걸 어쩝니까. 아~


국도 많은데, 더 먹지 못함이 아쉬울 뿐입니다.


사장님은 컨디션도 좋고 기분도 좋으신지, 막걸리 종류별로 다 꽤나 드시네요. 하하.

아이들도 밥먹고 컨디션을 회복했는지 빗속에서도 우산 쓰고 놉니다.


엄마들은 온돌방에서 쉬고, 아빠들이 설겆이를 비롯한 뒷정리했고요. 날도 축축한데 따끈한 아랫목에 누워있으니 정말 좋더라는 아내의 감상.

온돌방 만든지 몇년 되었는데, 아직 뜨끈한 방에 한번도 못 누워본 나. 흑

아침 일찍부터 바빴던 하루 좀 일찍 마무리하려고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일어섰네요.


공방에서 보내는 반나절 동안 늘 좋은 기운을 받고 오게 됩니다.

비는 왔지만, 늘 함께 하는 가족들과 같이 푸근하고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다음 달은 제가 공연 하나가 예정되어 있어서, 저는 못 갈 것 같아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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