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日常 Daily Life/아빠 출장

2014.3.9.~3.29 츠쿠바 출장 이야기 #3 - 한식당편

미친도사 2014. 4. 20. 18:11

이번엔 이번 3주간의 츠쿠바 체류 기간 중에 처음 가본 한식당 이야기입니다.


작년 10월달에 쓴 한식당 이야기 링크는 아래에...

2013/10/26 - [가족 家族 My Family/아빠 출장] - 2013.10.13~10.25 일본 츠쿠바 대학 출장 - 먹은 것들 (1) 한식당편


이번엔 저 혼자 있는 기간 동안엔 한식당을 최대한 안 갔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 한식 좋아하는 분이 오신 후에 한식당을 주구장창 다녔는데, 그 중에 새로운 곳이 두군데 있었습니다.


여기는 일본 직원들과 꼬치 구이집 찾으러 가는 길에 봐뒀던 '대장금'이란 한식당입니다.

일단 여기는 메뉴가 무척 다양합니다. 일본의 한식당들에서 보기 힘든 제육볶음, 순대 등이 있어요.

오래간만에 본 메뉴들을 주문해보았습니다.

기본 반찬 외에 주문한 순대...


물론 한국 기준으론 양도 적도 맛도 고만고만 하지만,  같이 간 분은 무척 좋아하셨어요. 한국 들어가면 순대 먹어야지! 생각이 들었어요.


아래는 제육 볶음. 이건 꽤나 맛있었습니다. 일본의 한식당들의 메뉴가 그리 맵지 않은데, 여기에 들어간 고추가 한국에서나 먹던 그런 매운 고추 맛이었어요. 이게 있으니 밥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더군요.


이건 부대찌개. 


보통 일본에서 보던 부대찌개와는 좀 다르게 다양한 재료. 만두가 있는데, 속이 잘 채워진 것이 이 집에서 만두국을 먹어보고 싶더군요.


이 날 잘~ 먹고는 그 다음 날 저녁에 일본 직원 여럿과 또 왔습니다.


이번엔 족발도 시켰어요. 가격에 비하면 양도 적지만, 괜찮네요. 처음 먹어본 일본 직원들도 맛있다며 잘 먹네요.


이 때에도 전 날 먹은 것과 비슷한 메뉴들하고 맥주랑 해서 잘~ 먹었습니다.


맥주 잔이 얼마나 차던지 속에 얼음이 살짝 생기네요.


날이 아직 추워서 탁자 아래에 이렇게 따뜻하게 켜놓은 불이 좋네요.


이 곳은 학교에서 멀지 않지만, 절대 학생을 위한 곳은 아니네요. 전반적으로 음식 값이 비싼 편입니다.

다만,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특정 음식이 생각날 때 한번씩 가볼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 한 분이 운영을 하셔서 갑자기 많이 주문을 하면 정신없어 하십니다. ^^


두번째 식당은 우리 숙소랑 같은 블럭에 있어서 지나다니면서 늘 보던 식당인데, 한국 요리라는 말을 마지막 주가 되어서나 인지하고 가보게 된 '항아리'란 곳입니다.


위치 (홈페이지): http://www.nikuyaku.com/


가게가 아마쿠보 공원 바로 앞에 있습니다. 그래서, 가게 한편은 공원을 바라보며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주차장도 잘 되어 있고, 가게 내부도 적당히 넓어 여럿이 가도 좋겠어요.


원래 다른 지역에 있었는데, 옮긴 거라 하네요. 옮긴 지가 꽤 되었다는데, 그 이후에 그토록 돌아다니면서도 저 글씨를 읽어볼 생각을 이제서야 했다니....


처음 간 날은 육개장을 주문했어요. 종업원도 일본인이고, 한글 메뉴가 없어 주문이 조금 어려웠어요.

주문하고 나니 주방에서 사장님이 나오셔서 인사하고 가게 이사한 얘기 등을 낭눴습니다.


주문한 육개장


오~ 이것 아주 좋습니다. 적당히 매우면서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서 맛있는 육개장 맛입니다.

외국에서 한식당들 가보면 저는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 정도면 가끔 와봐도 좋겠다 싶습니다.


이 날부터 점심은 늘 항아리로 갔습니다.


다음 날은 갈비탕. 갈비탕은 우리네 갈비탕과는 조금 다르지만, 갈비탕으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이 맛있습니다.


사장님이 서비스로 묵은지 한접시도 내주셨습니다. 햐~ 이런 김치 맛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3주 넘도록 일본에 있었더니 맛있는 한식 맛을 잊어가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여기서 맛있는 한식 맛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저녁이던가, 점심이던가 이번엔 저는 순두부국을, 일행은 궁금해 하던 호루몽 찌개를 시켰습니다.

이게 호루몽 찌개인데요, 우리네 곱창이나 막창 같은 부위를 호루몽이라 그러나 봅니다.


저는 순두부를 시켰는데, 이 찌개 보니 이거 시킬 걸 싶더군요.


저편의 호루몽 찌개와 제 앞의 순두부 찌개... 


이 때에도 사장님이 묵은지 한접시 서비스. 햐~ 맛있다.

매끼니마다 맛있는 음식! 거기에 배경에 깔리는 음악들이 70-80년대의 포크 음악들. 참으로 정겹습니다.

일행은 음악 때문에 더 오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정겹습니다.


이 날은 저의 체류 마지막 날이었어요. 그래서, 그 날 밤에 일본 직원 한 명과 함께 이 곳에 또 왔습니다.

금요일 저녁이라 사람이 많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주차장에 차가 꽉 찬 것이 헉! 싶네요.

들어가니 북적북적... 한자리 간신히 잡았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없고 모두 일본 사람들이에요. 단체 손님도 있고. 저녁에 이렇게 붐비는 한식당이라니! 놀라웠어요.


보통 일본에 있는 한국 식당은 코스 메뉴들이 있는데, 이 가게에도 코스 메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격이 1인당 가격이 아님 코스 전체 가격이라는 겁니다. 오옷~ 거기에 음료/술 무제한 메뉴가 있습니다. 술을 좀 마신다 생각이 들면 충분히 괜찮은 가격인 거에요.


아래가 코스 메뉴에 기본으로 깔리는 반찬.


김치도 세가지 종류에 나물, 바삭한 김 등등...


여기에 삽겹살 구워서 먹어요. 한국에서 먹는 거랑 다름 없지만, 또 한국에서 느낌이 다른 곳이 대부분이지만, 이 곳은 그 느낌이 좋습니다. 일본 직원도 아주 잘 먹고...


코스에 나오는 해물파전은 이 일대 한식당 중에 제일 맛있더군요. 적당히 바삭한 것이 정말 훌륭했어요.


삽겹살을 다 먹고는 고기를 추가하면서 가게 사장님이 술 한잔 하기엔 쇠갈비 조금과 호루몽을 구우면 좋을 거라고 추천도 해주십니다.


위의 쇠갈비도 연하고 맛있고, 아래 호루몽은 우리네 곱창/막창 구이랑 비슷하니 쫄깃하게 술안주로 참 좋더군요.


아주 맛있게 배부르게 기분 좋게 먹으면서, 보통은 마지막으로 비빕밥이 나오는데 너무 배불러서 냉면으로 해달라 했더니 센스있게 작은 그릇에 나눠서 내주시네요.


냉면은 분명 우리네 면과는 다른 면인데, 절묘하게 우리네 냉면 맛을 잘 낸 것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정말 사장님의 음식에 대한 센스가 남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너무나도 맛있고 좋은 분위기에 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길 나눴는데, 90년대 후반에 일본에 오셨다는데 저랑 동갑이시더군요. 허허.

어쨌든 이렇게 맛있는 식당을 마지막 주 후반에 알게 된 것이 아쉬울 정도였네요.

가격도 충분히 착해서 다음에도 자주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나리타 공항으로 가서 아시아나 항공으로 귀국했습니다.


이번 3주간의 출장 중에도 한국식당들을 많이 이용했는데요, 이번에 새롭게 가본 곳들로 더 다양한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일본 출장에 무슨 한국 음식이냐 싶기도 하지만, 오래 체류하다보니 감자탕 먹고 그 국물에 밥 말아 먹는 것에 행복해지기까지 하더군요. 저도 나이가 좀 들긴 했나 봅니다. 하하.


이로서 3월 4주간의 교토, 츠쿠바 출장 중에 먹은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다음엔 작년 12월부터 들락거린 고베 얘길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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