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6.03.19. 와일드매치 6 - 해머링, R4-19, 제로지 @ 홍대 A.O.R

미친도사 2016. 3. 20. 23:02


홍대 주변엔 매주말 국내의 락밴드 공연이 많이 열리고 있다.

그 중에 전문기획사가 아닌 열혈 락매니아 두 명(변찬우님, 조영문님)이 만든 유니언스틸은 쇼다운(Showdown)과 와일드매치(Wild Match)란 이름으로 기획공연을 꾸준히 하고 있다.

보통 홍대 앞 공연들이 여러팀이 30분 정도 할당되어 여러팀이 함께 하는 형태가 많다. 사실 30분이면 대여섯 곡 밖에 못하는데, 이러면 그 밴드 매력을 충분히 즐기기엔 조금 아쉽다. 물론 더베거스 같은 팀은 30분이어도 열댓곡 할 수 있지만... ^^

이 유니언스틸의 기획 공연 중에 와일드 매치는 참여 밴드를 두어팀으로 제한하여 한 팀에게 약 1시간의 시간을 할당하여 팀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기획한 것이라 한다.


말은 이렇게 많이 아는 척했지만, 이 유니언스틸 기획 공연을 본 적이 없다. 작년부터 팟캐스트 양아취락(http://www.podbbang.com/ch/8486)을 통해 최근 우리네 헤비메탈 팀들이 엄청 좋아졌음을 알았고, 작년 말에 본 GMC 레코드와 발리언트 레이블 합동 공연도 기대 이상으로 재미가 있었기에  기회가 되면 공연을 가서 보려고 하고 있다.


2015/12/20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2015.12.19. Meltingpot - GMC 레코드와 The Valiant 레이블 합동공연 @ 프리즘홀


그러던 차에 와일드매치 6회가 기획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번 팀은 해머링(Hammering), R4-19 그리고 제로지(Zero G)란다.


해머링은 양아취락 방송에서 처음 알게되어 CD를 구매했는데, 쓰래쉬 메탈에 현대적인 감각이 많이 들어간 음악이었다. 90년대 초 판테라 이후 그런 스타일을 하는 밴드들이 많이 생겼는데, 그 밴드들의 음악들 중에 내 귀엔 판테라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 팀이 거의 전무했는데 이 팀은 뭔가 나를 사로잡는 매력이 느껴졌다. 거기에다 공연도 많이 하면서 다른 이들의 평도 무척 좋아 공연을 가장 보고 싶은 팀 중 하나였다.


R4-19(알포나인틴) 역시 양아취락 방송에서 알게된 팀인데 뉴메탈이라 불리는 비교적 최근 스타일의 음악인 듯한데, 건반이 적절하게 들어간 것이 독특했던 팀으로 기억하고 있다. 미니앨범(EP)만 하나 나와 있는 팀인데 CD 구매하진 않았다.


제로지는 한국 헤비메탈이 태동기였던 80년대 중후반에 등장하여 주목 받던 팀 중 하나였는데, 개인적으론 그닥 관심이 있던 팀은 아니었다. 90년대 초까지 활동하다 그만 둔 팀이었고, 난 데뷰 앨범만 나중에 발매된 CD로 하나 갖고 있다. 그런데, 몇년 전에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원 & 삼청'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때 원의 무대에 게스트로 제로지의 보컬 김병삼이 나온 적이 있다. 단 한 곡 불렀는데, 큰 체격에서 터져나오는 에너지와 그 개성있는 목소리가 완전 나를 압도했다. 그리고나서 전에 사둔 데뷰 앨범을 다시 들으니 이 음악을 최근에 녹음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좀 들었다. 그러던 중에 제로지의 재결성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렇게 서로 색이 상당히 다른 세 팀이 와일드매치란 이름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단다. 소식을 듣고 무척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차... 처가쪽 가족 모임이 공연날과 겹친단다. 흑흑. 무척 아쉬워하며 포기하며 지내던 중에, 공연을 1주일 남겨두고 가족 모임이 일요일로 바뀌었단다. 아~싸. 바로 공연 예매! 어이쿠. 공연 입장료가 15,000원밖에 안 한다. 이거 좀 심하게 싼 거 아냐!


자, 공연날이 되었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여서 평소 토요일에 해야 할 일들 미리 해두고 집에서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출발했다. 구글맵이나 다음지도를 보니 버스를 타고 가란다. 버스를 탔는데, 강을 건너고 나서부터 막힌다. 허~ 종로에서 버스를 내려서 갈아타야 하는데, 버스 정류장을 잘 몰라서 버스 하나 보냈더니 그 다음 버스를 타는 노선은 시간이 좀 더 걸린단다. 거기에다 버스 정류장 이름을 잘못 보고 내려서 한 정거장 거리를 더 걸었다. 으... 6시 공연 시작인데 6시 5분쯤 도착한 듯. 헉헉


이번 공연장은 신촌역과 홍대역 중간쯤에 위치한 A.O.R이란 공연장인데, 처음 가보는 곳이다.

걸어가다 보니 건물 벽에 이렇게 표시가 있네. 와~ 다 왔다!


AOR입구는 반대편에 있다고 하네...


내려갔더니, 앗. 공연이 막 시작하고 있다.

얼른 예약을 확인하니 이렇게 티켓을 준다. 오~


아주 예전에는 이렇게 티켓이 해당 공연을 나타내는 개성있는 티켓이었는데, 최근엔 대부분 공연 예매사의 정해진 디자인의 티켓이 많다. 그런데, 이런 티켓은 참으로 오래간만이고, 나같이 컬렉션을 하는 사람으로선 반가운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역시 락매니아에 컬렉터이신 기획자 찬우님답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표를 받자마자 이런 생각을 하는데, 바로 그 옆에 찬우님이 있는 게 아닌가.


인사를 했더니, 활짝 웃으며 반갑다며 포옹까지 하신다. 하하. 우리가 알고 지낸지는 8년 가까이 되지만, 직접 만난 것은 세번째인데, 온라인으로 하도 서로의 삶을 알고 지내서인지, 그리고 서로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는 지 알아서인가 그 포옹이 정말 반갑고 훈훈했다.


무대 앞쪽으로 옮겨서 해머링의 무대를 보기 시작. 




4인조인데, 오~ 완전 꽈~악 찬 사운드. 해머링의 무대는 홍대쪽에서 본 공연 중에 거의 최상급이라 생각될 정도로 모든 파트의 사운드가 아주 선명하게 잘 들린다. 4인조이지만, 기타와 베이스가 코러스를 하는지라 노래도 CD에서 듣던 것과 거의 다르지 않게 풍성하게 잘 들린다. 거기에 멤버들의 복장! 그냥 검은 옷이 아닌 누가봐도 락커임을 알 수 있는 의상에 기타리스트는 살짝 화장까지 한 듯하다. 보컬은 옆머리는 싹 밀었는데, 뒷머리를 살짝 띄운 것이 아주 반항적으로 보이는 것이 멋지네. 진짜 오래간만에 보는 락커들의 외모였다. ^^


CD에서도 빈틈없고 스피디한 연주 안에 넘실대는 그루브가 일품이었는데, 라이브에서도 그 사운드 그대로 아니 몸을 흔들흔들하게 만드는 기운은 훨씬 더 좋았다. 풀렝쓰(full length) 앨범을 낸 밴드여서 그런지 앨범 수록곡 대부분을 연주했고, 관객들의 반응도 최근 핫한 밴드답게 상당히 좋았다. 그냥 곡 하나하나가 사람을 잡는구나, 잡아.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두달 정도 쉴 예정이라는데, 4월 말에 기타리스트 염명석이 결혼을 한단다. 신부가 어딨나 찾는데, 내 바로 앞에 있는 분이란다. 아하~ 마지막의 두어곡(아마도 D.O.A 혹은 Poisoning)할 즈음엔 긴머리 아가씨가 초과격 헤드뱅잉을 해서 촬영하는 분이 피해서 다녀야 했다. 나도 물론 그 사정권에 안 들기 위해 조심스럽게 헤드뱅잉을... 풉. 해머링은 배너, 티셔츠, 모자 등의 밴드 상품이 꽤 있었는데, 그 중에 배너 세개를 공연 중에 무작위로 던져 선물했다. 


곡 중간중간 코멘트는 주로 베이시스트가 한다. 국카스텐의 창단 멤버라지? 말을 재밌게 잘 한다. 보컬은 별로 말을 하지 않네. 자기는 노래를 하지 않고 그로울링을 한단다. 흐흐. 보컬은 거의 그로울링 창법이고 보통 노래하는 듯이 들리던 부분은 대부분 기타리스트가 부르는 것이었다. 오~ 정말 멤버들의 역량이 엄청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후~


오래간만에 커버 곡 하나 한다는데, 내가 잘 모르는 곡이다. 지금 검색해보니 Hatebreed의 곡인가보다. 흠. 최근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이라면 굳이 해외 밴드 안 찾아 들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리네 밴드 음악이 더 우리 취향에 맞는 것 같아. 


두 곡 더 하고 해머링의 순서는 끝났다. 딱 50분에 끝났네.


이 팀은 이렇게 작은 규모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는 팀이다. 더욱 많이 알려져야 하고, 훨씬 더 큰 무대에 나가야 한다. 이 팀은 기회가 될 때마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어후~ 


[Hammering Set List]

1. Intro + Fight

2. Get away with murder

3. Breach of trust

4. Stigma effect

5. Mirror

6. No mercy

7. To the threshold (Hatebreed cover)

8. D.O.A

9. Poisoning


다음 팀인 R4-19이 준비를 한다.



무대 쪽을 엿보니 10분의 세팅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뭔가 준비가 안 된 것 같은 분위기인데, 찬우님이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무대를 오가는 것이 뭔가 잘 안되고 있나 보다. 잠시 시간을 넘겨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보컬인 듯한 사람이 아예 무대 아래로 내려와서 사람들과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밴드의 오프닝을 함께 하고 있다. 트윈 기타에 건반까지 있는 6인조여서 무대가 꽉 차보인다.


이 밴드는 보컬이 반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있는 것이 랩을 할 것 같은 느낌이다. ^^ 이 팀도 (나에게는) 최신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팀이라 그런지 관객들이 잘 따라부르고 반응이 뜨겁네. 꽤나 젊은 팀일 거라 생각했는데, 보컬의 얼굴을 보니 나이가 적지 않아 보이는데? 흠. 가늠이 안 되네. ^^


징~지지징지지~ 징~지지징지지. 야~ 이거 음원으로 듣던 것보다 훨씬 신나는데? 이들 음악은 보컬에 대부분 이펙터가 좀 들어가는 것 같다.

이 밴드에는 늘 지각하는 이가 한 명 있는데, 그 사람이 안 늦었더니 건반 주자가 지각을 해서 지체가 되었단다. 이 친구도 4월 초에 결혼 예정이란다. 공연 중에 자기네 노래 제일 잘 따라 부르는 관객 세명에게 티셔츠를 선물하겠단다. ^^


두번째 곡이 내가 처음 이들을 접했던 곡 Break It Down인데, 오프닝은 분명 내가 익숙한 곡 같은데 곡이 좀 다르게 들렸다. CD보다 훨씬 생(生, raw)한 느낌이 강해서 그랬나 보다. 이거 라이브로 들으니 완전 죽이네.


이들 곡은 앞선 해머링의 압도적이고 타이트한 그루브에 비해 좀 날(生) 것의 느낌에 날뛰기 좋은 스타일의 음악이었다. 이 정도면 써클핏이 돌고도 남을 곡들인데, 그 정도로 과격하게 노는 관객들이 좀 적었던 것 같다. 그래도 가끔씩 날뛰는 친구들이 있어서 살짝 난 피해서 관람을 했다.


아직 미니 앨범만 낸 팀이어서 그런지 50분의 공연 시간을 다 채우기엔 아직 부족해서, 마지막으로 준비한 것이 메탈리카 메들리란다. 앵콜을 원하시면 하겠다면서 메들리 시작. 아, 이 때 기타들 모두 교체했던 것 같다. Creeping death, seek & destroy, fuel 등 메탈리카 곡들 중에서도 관객들과 다같이 부르기 좋은 곡들 위주로 준비를 했네. 오래간만에 메탈리카 곡들을 이렇게 들으니 좋네.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준비된 것은 끝났다고 눈치를 주는데 관객들은 조용하다. 내가 앵코~~올을 외치니 이제서야 관객들이 앵콜을 연호한다. 하하.


보컬이 입고 있단 후드티를 벗으니 그 안에 빨간색 R4-19 반팔 티셔츠가 있는데, 이거 찬우님 드리기로 한 거란다. 입고 와서 미안하긴 한데 이거 드린단다. 마지막 곡은 와일드매치의 자기네 순서 마지막 곡으로 딱 맞는 곡이라며 Game Set을 한다. 이 곡도 음원으로 들을 때보다 훨씬 좋네. 역시 라이브로 보고 들어야 해! 괜히 요새 주목받는 팀이 아닌 거다. 이 곡 끝날 즈음에 보컬이 티셔츠를 벗어서 관객 중간에 있던 찬우님한테 던졌다. 하하하.


이 팀에선 개인적으론 드러머가 인상적이었다.. 제일 뒤에 위치한 드럼이지만, 자주 서서 연주하곤 했는데 정말 신나게 연주하는 모습에 눈이 많이 갔다.


공연이 끝나고 이 팀의 CD를 사려했는데, CD는 준비가 안 되었다고 한다. 아, 많이 아쉽다.


[R4-19 Set List]

1. 안심하라

2. Break it down

3. Get to be wild

4. Don't lie

5. Metallica medley

6. Game set


다음은 제로지!!!


무대 교체 중에 양아취락의 DJ블랙님이 보여서 인사 나눴다. ^^



제로지는 생각보다 준비를 빨리 마쳐서, 아직 관객들이 잠시 나갔다 덜 들어온 상태에서 무대가 시작했다.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관객이 적은 상태였다. 스크린이 아직 안 올라간 상태에서 밴드의 오프닝이 시작했는데, 어우~ 그냥 시작부터 쌍팔년도스러운 필이 공연장 전체를 압도한다. 그들의 음악을 1집 좀 들어본 것 말고는 잘 모르는 나였지만, 첫 곡 Exciting Game이 시작할 때엔 그냥 광분할 수 밖에 없었다. 쥐어짜는 듯한 샤우팅이라 해야 하나? 아주 개성이 강한 김병삼의 보컬이 터져나올 땐 어후~! 관객들에게 Exciting game이란 후렴구를 따라 부르게 하는 부분에서는 생각보다 호응이 적어 안타까웠다. 무대 앞쪽에 있는 젊은 친구들이 태어날 때 혹은 그 이전의 음악이니 많이 낯설지도. 내게 이 노래가 이렇게 반가울 줄은 정말 몰랐다. 제로지 무대의 관객들은 앞선 관객들과는 좀 달랐다.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 곳곳에 보인다.


두 명의 기타리스트들도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게 아, 정말 무대가 그냥 쌍팔스럽다. 난 제로지가 이렇게 정통 헤비메탈스럽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공연을 보니 완전 내가 사랑했던 그 헤비메탈이네. 곡이 요즘 밴드들처럼 세련되지 않지만, 락필 충만한 무대. 난 그럼 음악으로 헤비메탈을 시작해서 그런지 이 무대가 한없이 좋았다. 김병삼이 옆으로 서서 마이크를 올려 잡고 샤우팅하는 모습은 정말 멋졌다.



마포구 태생이지만 인천을 근거로 오래 활동한 김병삼이 인천 출신의 두 후배 밴드와 함께 해서 너무나 뿌듯하다는 말로 인사를 시작했다. 김병삼은 연륜있는 아티스트답게 분위기를 잘 이끌어갔다. 아, 이거 완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아. 그 당시에 이들의 무대를 본 적은 없지만 8시부터 9시까지 홍대 A.O.R은 내게 80년대 말, 90년대 초였다. 두 명의 기타리스트들의 솔로 스타일과 서로 기대어 연주하는 모습 등은 진짜 내가 보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거기에 키가 큰 여성 베이시스트는 연신 핑거링 베이스 연주로 곡을 탄탄히 받쳐주었다. 오~ 이런 참한 여성 베이스 연주자가 있었다니.


김병삼의 노래를 들으니, 이 사람이 AC/DC 노래 부르면 완전 작살나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네. 아~ 언제 기회가 있지 않을까?


우리네도 나이 들도록 공연장에 다니는 그런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관객들의 떼창을 미리 요구한 Dirty Mind, 자기네 최고 히트곡이라는 Technopia, 인형을 사요까지 완전히 신난다, 신나! 마지막 곡이라면서 부른 곡은, 산울림의 '가지마오', 오우~ 작년에 펜타포트에서 김창완 밴드가 이 노래 부를 때 거의 헤비메탈 공연장을 방불케 했는데, 이걸 헤비메탈 편곡에 김병삼 샤우팅으로 들으니 완전 분위기가 끝장이다. 산울림은 정말 천재 집단인 거야. '가지마오, 가지마~ 예!' 죽어라 외칠 수 밖에 없어. 이 곡을 연주할 줄이야. 너무너무 신난다!!


완전 흥분 만땅 상태에서 제로지의 준비된 무대가 끝났다. 관객들의 앙코르 연호에 다시 무대에 오른 밴드가 앙코르로 부른 노래는 무려 AC/DC의 Highway to Hell. 옴마나! 내가 아까 상상했던 희망이 이렇게 빨리 이뤄지다니!!! 아~ 진짜 미치도록 좋다. 죽어라 Highway to Hell을 외칠 수 있는 공연이 언제 또 있겠어. 수년 전에 Mr.Big이 내한 공연에서 부른 적이 있어 그 때 죽어라 불렀던 이후 이렇게 신나게 외칠 날이 또 올 줄은 몰랐다. 속이 후련하다. 우워~



마지막으로 앞선 두 팀의 보컬이 함께 오르면서 여러분이 다 아는 곡이라는데, 뭐지? 드럼 셋에 잠시 문제가 생겨 잠시 손보고 시작한 곡은 에잉? 이게 뭐더라? 아주 익숙한 멜로디인데, 베이스 드럼이 연타로 깔리면서 나오니 당황스럽네. 옴마나~ 아바(Abba)의 Gimme, Gimme, Gimme다. 오우~ 야~ 이것도 좋은데!!! 그로울링 스타일 보컬 두 명에 김병삼의 샤우팅이 어우러지니 이 또한 멋지다. 그래, 합동 공연이라면 이런 무대를 기대하게 되지. 관객의 기대를 고스란히 만족시키는 공연 기획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너무나도 유명한 곡이지만 옛날 곡이어서 아바 곡을 모르는 젊은 친구들에겐 낯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긴 했다. 난 너무나도 재밌어! 아바 곡은 정말 어떤 편곡을 해도 다 좋은 것 같아.



[ZERO-G Set List]

1. Exciting Game

2. Reproducted Man

3. 지쳐버린 마음 (I'm Going Down)

4. Dog Day

5. Night Walker

6. Dirty Mind

7. Technopia (Break Out)

8. Girls, 인형을 사요

9. 가지마오 (산울림 cover)

앙코르

10. Highway to Hell (AC/DC cover)

협연

11. Gimme, Gimme, Gimme (Abba cover)


이렇게 해서 3시간동안 세팀의 공연이 끝났다.


해머링은 메써드 이후에 가장 강한 인상 준 팀이 될 듯하다. 앞으로의 행보가 정말 기대되는 팀이고 계속이고 공연을 찾아 보게 될 것 같다.

R4-19은 풀렝쓰 앨범이 무척 기대된다. 풀렝쓰 앨범이 나오고 한 시간을 모두 그들의 음악으로 채워질 공연을 보고 싶다.

제로지는 기대반 걱정반으로 봤는데, 향수와 흥분으로 가득하고 다음 공연을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공연이 끝나고 공연에 참여한 밴드들과 스태프들이 함께 사진 찍는 것까지 보고 집에 돌아왔다.


와일드매치는 각 팀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각자의 매력을 맘껏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었다. 독립적인 밴드의 무대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디자인의 티켓, 각 밴드의 협연까지 락팬이 기대하는 것을 고스란히 만족시키는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챙겨보고 싶고,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그런 공연이었다. 이런 공연이 15,000원이라니 많이 미안하네. 에헤~ 집에 오는 길에 온라인으로 R4-19 미니앨범 주문 완료!


기분 좋게 공연 봤으니, 이제 또 열심히 일상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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