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만들기 製作 Maker/잡다한 것 만들기

모형용 저속 충전 드릴 만들기

미친도사 2025. 1. 31. 23:04

모형을 만들다 보면 드릴을 쓸 일이 꽤 있다.

처음엔 핀바이스로 하다 보면, 전동 공구에 대한 욕심이 생기게 되어 가성비 따져 가며 구입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나 역시 싸구려 핀바이스 쓰다가, 조금 좋은 일제 핀바이스를 사서 쓰고 있다.

 

저기 써 있는 대로 0.1mm에서 3.2mm까지 굵기의 드릴 날을 끼워 사용할 수 있긴 한데, 굵기에 따라 맞는 고정 척을 갈아 끼워야 하는 불편이 좀 있다. 그리고, 손으로 돌리다 보면 전동 공구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또 열심히 검색해서 가성비 좋다는 미니 드릴/조각기를 하나 구입했다.

국산이고 보라매 DS-1800이란 드릴 겸 조각기이다. 미세 조각을 하는 용도로 나온 제품이다. 0.5mm에서 3.0mm까지 물려 쓸 수 있는 제품이고, 속도 조절도 된다. 꽤 가성비 좋은 제품이긴 한데, 속도가 제일 느리게 해도 내겐 좀 빠르고, 3.0mm까지 물릴 수 있는 게 조금 아쉽다. 드릴 날 중에 PCB 가공용으로 나오는 드릴 비트가 일반 드릴 비트보다 튼튼하곤 해서 써보려 샀는데, 이게 기구에 물리는 부분의 지름이 3.17mm 쯤 되어서 여기에 물리기 어렵다. 그리고, 유선인게 제일 큰 단점이다. 한 번 쓰려면 전원 연결하고 하면 꽤 거추장스럽다.

 

그래서, 조금 간편한 드릴을 찾다가 구입한 것이 타미야 미니 드릴이다.

 

직접 조립해서 사용하는 건데, 컴팩트하고 무선이고 해서 모형 작업하기에 나쁘지 않다. 다만, 내가 아까 아쉬워했던 3.17mm 척은 못 끼운다. 이 구조를 보다 보니 그리 복잡한 것도 아니고 해서 만들어 볼까 생각을 하게 된다.

 

알리 익스프레스를 보면 참으로 단순해 보이는 소형 전동 드릴이 많이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알리에서 파는 전동 드릴의 하나의 예이긴 한데, 그냥 작은 모터에 척 직접 연결하고, 원통 기구물에 배터리랑 충전 모듈 집어 넣은 것이다. 이렇게 모터에 척을 직접 연결하면 드릴이 너무 빠르다.

 

잘 보면 부품들 다 따로 살 수 있는 것이고, 기구물은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것과 약간의 3D 프린팅으로 가능할 것 같다.

필요한 부품들을 나열해 보자.

DC 모터, 충전 배터리, 배터리 소켓, USB 충전 모듈, 스위치, 드릴 척, 전선 약간, 이 부품들을 넣을 적당한 원통...

 

내가 요새 여기저기 많이 사용하고 있는 N20 기어 모터는 다양한 속도의 제품이 나와 있고, 기어가 많이 구성되어 있는 모터여서 힘도 좋은 편이고, 사용 가능한 전압 영역도 3~6V까지 적당하다.

 

충전 배터리는 AA처럼 생겼으나, 3.7V급 (최대 4.2V) 리튬 배터리가 구하기도 쉽고, 마침 전에 뭔가 해보려고 샀다가 안 쓰게 된 전원 모듈이 있어 거기에서 충전 배터리랑 배터리 소켓을 갖다 쓰기로 한다.

라즈베리파이용 배터리 HAT

따로 구입한다면 14500 리튬 배터리와 소켓 정도로 검색하면 될 것 같다.

 

USB 충전 모듈도 다양한 제품이 많은데, 전에 사둔 것 중에서 쓰기로 한다.

 

스위치는 생각하기 나름인데, 버튼을 누르는 동안에만 동작하는 것과 똑딱 스위치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런데, 보통 버튼을 누르는 동안에만 동작하는 스위치는 허용 전류가 좀 낮고, 작업하면서 계속 누르고 있는 게 은근 불편할 수도 있겠어서 Rocker 스위치라고 부르는 똑딱 스위치를 선택했다.

 

드릴 척도 참 다양하게 많은데, 알리에서 찾다보니 내가 원하는 0.3~3.4mm까지 커버 가능한 척이 있다.

게다가 N20 기어 모터에 물리기도 좋게 지름 3mm짜리 제품도 있어서 주문했다.

 

그리고, 내가 회사에 사두고 먹는 발포 비타민 통이 많이 남는데, 이게 뭔가 집어 넣기에 적당한 크기고 손에 쥐기도 나쁘지 않은 굵기이다. 이 통은 이미 길죽한 공구나 부품들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부품들을 적당히 나열해 보았다.

 

이 부품들을 위의 원통 안에 넣으면 되는데, 고정이 필요한 부분은 간단한 3D 설계로 프린팅해서 준비했다.

 

이렇게 해서 하나씩 조립한다.

충전 모듈과 배터리를 원통의 바닥 쪽에서 나사로 고정한다. 그 전에 3D 부품에 충전 모듈과 배터리는 조립한 상태이다.

 

스위치는 납땜하지 않고 압착 단자 커넥터로 끼울 수 있게 하여서 나중에 분해/보수를 고려하였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모터와 전원부 역시 간단하게 2핀 팬커넥터로 연결하도록 하였다. 모터는 3D 출력한 부품에 고정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드릴 척을 모터 축에 고정하면 끝~

 

완성된 모습은 다음과 같다.

 

드릴 날도 끼워봐야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동영상 하나 링크.

 

이렇게 집에 있던 자잘한 부품들 모아서, 원하는 대로 충분히 느린 충전 드릴을 하나 만들었다.

그리 어렵지 않아서, 관심 있는 분들은 만들어 보시라.

 

그럼 이제 다시 하던 작업으로 복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