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09.10.25. Mr. Big - The Last Show of Reunion World Tour 2009

미친도사 2009. 10. 26. 14:16

Mr. Big Reunion World Tour 2009

 

내가 고2였던 1989년에는 하드락/헤비메탈 부문에서 세 수퍼 밴드의 등장이 화제였다. Blue Murder, Badlands, Mr. Big이 그 수퍼 밴드들인데, 그 중에 Mr. Big은 좀 독특했다. 분명히 하드락/헤비메탈의 고수들인데 음악은 약간은 구식의 락앤롤 스타일이라 할까…… 상당히 대중적인 음악이었다.

 

Racer X라는 초절정 테크니션 집단을 이끌었던 기타리스트 폴 길버트(Paul Gilbert), David Lee Roth 밴드 등에서 기타보다 더 화려한 기교를 보였던 베이시스트 빌리 시헌(Billy Sheehan), Impellitteri 1집에서 헤비 드러밍을 보여줬던 팻 토피(Pat Torpy)…… 내가 모르는 사람은 보컬 에릭 마틴 (Eric Martin)뿐이었다.

 

어쨌든 그들은 초절정 기교가 난무하는 평범한(?!) 락앤롤을 연주했었다.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한 곡들도 많았다. To be with you, Wild World 등등. 그러다가 중간에 기타리스트가 한번 바뀌어서 내한 공연도 했었고 (난 못 갔다. 내 생일이었는데……), 그러다가 2002년에 해체했다.

 

그러던 그들이 올 초에 일본에서 재결성한다고 기자 회견을 했다. 그리고는 세계 순회 공연을 한단다. ~ 보면 참 좋겠다.

 

그러던 중에 그들의 내한 공연이 확정되었단다.

 

 

와우와우와

 

하지만, 예전만큼 인기가 없는 그들이 이틀이나 되는 일정으로 내한 공연을 한단다. 작년부터 공연을 쭉~ 다닌 나로서는 걱정이 되는 것이 당연했다. 하루 공연에 헤비메탈의 신이라 하는 Judas Priest도 그 체조경기장을 완전히 채우지 못했는데, 미스터 빅이 채울 수 있을까 싶었다.

 

어쨌든, 예매가 시작되었고 나는 좌석에서 보려다가 너무 멀어서 스탠딩으로 선회. 둘째 날 스탠딩 공연 B구역 14. . 제일 앞줄 사수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둘째 날은 Arch Enemy란 밴드의 공연도 있었다. 최근 밴드 중에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인데, 좀 아쉽다.

 

날은 흐르고 흘러서 공연이 있는 주. 팬들과 함께 저녁 식사하는 행사도 있었다고 하고, 배철수의 음악 캠프에도 나왔다. 배철수의 음악 캠프를 들으면서, 초절정 고수들의 여유로운 음악 놀이를 느꼈다. 자연스레 그들의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갔고…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꼭 배철수의 음악 캠프에 이들 나온 걸 다시 듣기로 들어보시길... 음악이 얼마나 나올까 싶지만...)

 

공연 당일 일요일. 6시 공연 시작, 5시부터 입장이라길래 3 30분에 출발했는데, 허걱. 분당에서부터 길이 막히는 게 보인다. 일반 도로로 잘 갔는데, 올림픽 공원으로 차 진입을 안 시키는 것이다. 다 찼다나근처 사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북문으로 진입 시도. 다행히 차를 세울 수 있었는데 그 때 시간은 4 55. 체조경기장으로 뛰어 가는데, ‘권희야!’ 부르는 소리. ~ 작은 이모였다. 왜 그 시간, 그 자리에 이모가 계셨는지 모르겠는데, 짤막하게 얘기하고 공연장 입구로. 입장을 위한 대기 줄에 안착.

 

[난 R석 B구역 14번!]

5
10분부터 A구역부터 입장한다. 입구부터 공연장까지 거리가 있어, 마구 뛰어가서 입장 번호가 무색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정 구역까지 차례대로 잘 인도하여 예상대로 첫 번째 줄에 자리 잡았다.

 

, 무대가 좀 작아 보인다. 그래도, 작년 마이클 쉥커 그룹 공연 이후 또 제일 앞자리라 기대가 된다. 아마도 폴 길버트 앞인 것 같다.


[공연 시작 전에 찍은 무대. 야~ 가깝다!]
 

6 15? 20분쯤, 좀 오래된 듯한 재즈 빅밴드 스타일의 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멤버들 무대에 등장.

 

신나면서도 초절정 연주가 있는 곡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가 시작했다. 난리 났다. 다같이 방방 뛰고, 헤드뱅잉도 해가면서폴 길버트는 최근 영상물에서 봤듯이 헤드폰을 끼고 연주한다. 우와~ 피크를 달아둔 드릴로 기타와 베이스를 작렬하는데, 정말 작살이닷! 눈을 어디에 둬야 할 지를 모르겠다. Take Cover, Green-Tinted Sixties Mind까지 계속 연주한 후에 간단하게 “Mr. Big is Back!”으로 인사한다.

 

, 신나는 Alive and Kickin’ 후에 폴 길버트의 살벌하지만 너무나도 편하게 들리는 짤막한 솔로 후에 모르는 노래가 나왔다. Next Time Around라는 올해 나온 베스트 음반에 있는 곡인가 보다. 그리고, 이어지는 곡도 모르는 곡단순한 멜로디에 관객들과 함께 호응하기 좋은 곡이었는데, 제목이 Hold Your Head Up이란다.

 

끝나고 나서는 여자 관객들을 찾는다. ‘Girls, are you out there?’ 락밴드 공연장에 이렇게 여자 관객이 많다니. 그리고 이어지는 노래는 Just Take My Heart … 에릭 마틴이 이렇게 매력적인 목소리였다니. 키도 크지 않은데, 그는 무대 위에서 매력이 철철 넘쳤다. 관객들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일 때엔, 정말 너무 좋았다. 그러면서, 이번엔 다른 아가씨(Other girl)에 대한 곡이라면서 잠시 따라 부르기 오오오~ ~ ~’를 하고서는 Temperamental을 연주.

 

그리고는, 에릭은 잠시 무대를 비우고, 나머지 셋이서 박수와 베이스 드럼 박자만으로 노래를 시작한다. ~ 장난 아니다. 다들 노래 너무 잘해. 제목은 It’s For You인 듯. 이번 투어에서 영국에서던가 불렀던 리스트에 있던 제목인데, 처음 들어봤다. 그러더니, 약간은 난해한 듯한 연주곡으로 이었다. 관객들의 환호성을 유도하는 연주로 끝맺음. 이 때부터 짐작했다. 이들이 배철수 음악 캠프에서의 고수들의 음악 놀이를 보여주겠구나…… 기대 만빵.

 


[공연 도중 조준도 안 하고 살짝살짝 찍은 사진 중에 유일하게 건진 사진. 드럼 솔로]

드럼 솔로. 미스터 빅에서의 팻의 드럼 셋은 원체 단출하다. 하지만, 더블 베이스 페달을 통해 스피디한 느낌도 주면서 감칠맛 나는 드럼 솔로를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곡은 Price You Gotta Pay…… 중간에 베이스 솔로라면서, 빌리가 하모니카를 불고 빌리 뒤에서 에릭이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했다. 하하 재밌다. 기타와 베이스가 똑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는 장난(?!)도 하고이 때였나, 폴이 이로 피킹을 하기도 했는데, 빌리가 따라 못한다고 하다가 잠시 해보고는 아프다는 시늉을 하기도 했었다. 즉흥 연주도 잠깐 있었는데 좀 지루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에 원래 곡으로 돌아가서 마무리를 하더군.

 

2009년의 마지막 공연이라면서 시작한 곡이 Wild World…… 아 폴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에릭의 목소리…… 관객의 합창참 편안하고 멋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곡이 Take a Walk였는데, 이 곡이 이렇게 하드한 곡이었나 싶게 들렸다. 자연스럽게 폴의 기타 솔로가 이어졌는데, 이상하게 너무 편하게 들리는 것이다. 분명히 초절정 테크니션이고, 곡도 무지 빠른데, 너무나 편하게 연주해서 그러나그러더니 넥이 2개짜리 기타로 바꾸어서 연주를 좀 하더니, 빌리 또한 더블 넥 베이스를 들고 나와서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팻이 빌리의 Capo 역할을, 에릭이 폴의 Capo 역할을 하는 연주도 보여주었다. 하하. 재밌다.

 

The Whole World’s Gonna Know에 이어 Rock & Roll Over… ~ 신난다. 빌리의 베이스 솔로가 이어졌는데, 정말 4현 베이스로 저렇게 화려한 연주를 하다니. 베이스 솔로가 상당히 길었다. 하고 싶은 거 다하는 모습인 듯. 뭐 때문인지 팻이 드럼셋에 앉아 있었는데, 언제 끝나나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베이스 솔로 끝에 마무리해주기 위해 있었는데, 5분 넘게 대기한 것 같다. 하하. 오웅베이스 솔로만 12분 정도 했다. 제일 앞에 있으니, 앰프를 통한 소리가 아닌 베이스 줄 튕기는 생 소리가 다 들린다. 와우~

 

그리고, 나오는 익숙한 베이스 라인. 와우~ 그들의 데뷰 앨범 첫 곡이자 당시 사람들을 경악하게 한 바로 그 곡이다. Addicted to That Rush! 곡이 한참 나가는데, 갑자기 멈추어서 관객들의 환호성을 유도하더니, 나오는 리프아악! Deep Purple 곡이다. Space Truckin’!!!! 폴 길버트가 기타와 노래를…… …… 이 곡 완전 맛가는 노랜데…… 내가 미스터 빅 공연에서 ‘Come on, Come on, Space Truckin’!’을 외치다니곡을 중단하더니, 무슨 곡할까 자기네들끼리 눈치 보는 듯그러더니 중간에 있던 에릭이 마이크 없이 AC/DC라고 폴에게 전한다. 제일 앞에 있으니 이런 소리도 듣는구나. 그리고는 시작된 곡은 AC/DCHighway to Hell…… 흑흑. 미치고 팔짝 뛰겠네. 또 뭐가 나올까…… ~ 그들의 곡 Wind Me Up이닷~ 이 곡도 신나는 곡인데…… 이어진 곡은 잘 모르는 컨트리틱한 락앤롤에릭이 관객들에게 묻는다. “Do you love Rock & Roll? Are you addicted to that rush?” ~~~

 

정규 순서가 끝났다. 관객들의 연호에 다시 무대에 올라온 미스터 빅. 멤버들 소개를 에릭이 쭉 했다. 세 명의 멤버를 소개 후에 관객들은 에릭 에릭 에릭 ~’을 외쳤다. 그리고는 그들의 최대 히트곡 To Be with You. 역시 히트곡. 반응 참 좋다. 하하. 그러고는 터져나오는 악기 소리들…… 달려라 달려!!! Colorado Bulldog이다. 막판 발악인가 싶었다. 우워…… 이런 느낌의 속도감 있는 곡이 난 참 좋다. 작년 Extreme 공연 때의 Take Us Alive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 곡을 끝으로 멤버들은 뒤로 사라진다.

 

하지만, 또 연호하는 앙코르…… 가벼운 발걸음으로 장난스럽게 폴이 무대 위로 뛰어 나온다. . 그런데, 이번엔 뭐가 다르다. 기타에 에릭, 베이스에 팻, 드럼에 폴, 보컬에 빌리다. 오웅~ 이런 구성으로도 꽤 그럴싸하다. 팻의 베이스가 그 중 제일 엉성해 보이지만, 그래도 멋지다. 곡은 바로 광란의 Smoke on the Water이다. 빌리의 보컬은 상당히 좋다. 배철수 방송 들을 때도 느꼈지만, 멤버들 모두 노래를 아주 잘 한다. 곡 중간에 잠시 악기를 바꾼다. 에릭은 베이스를 잡고, 빌리가 기타를 잡고…… 그리고는 기타 솔로…… 역시 살인적인 베이스 실력은 기타에서도 빛을 발한다. 기타 자리가 내 앞이라 그런지, 그의 기타 솔로도 바로 앞에서. ~ 멋져라. 팻의 보컬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무대 뒤에서 드럼만 치던 사람이라 그런지, 무대 매너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덜 화려했다. 하하하. 관객들은 당연히 난리 났다.

 

그냥 끝내지 못하는 관객들…… 멤버들은 기꺼이 또 연주를 한다. 앙코르로 많이 하는 Baba O’Riley.. 예정된 마지막 곡이었나 본데, 멤버들끼리 눈짓과 손가락짓을 주고 받으며 한 곡을 하나 더 하기로…… 그러면서 나온 Shy Boy!!! 빌리의 David Lee Roth 밴드 시절의 곡인데, 그 속도감이 정말 끝내준다. 완전 헤드 뱅잉에 고함에 죽을 것 같다. 역시 미스터 빅!!! 우워~ 정말 힘들다!!!

 

관객들은 멤버들을 향해 미스터 빅! 미스터 빅!’을 연호했다. 빌리가 마이크를 잡았다. “한국에서 2009년의 마지막 쇼를 하게 되어 행복하다. 왜나면 여러분은 모든 이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버렸기 때문이다. Well, I’m so happy that we played our last show of 2009 in Korea because you people kicked everybody’s ass” 하하하. 그러고는 함께 투어를 함께 한 스탭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고…… 다시 한번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을 하게 되어 무척 좋았고, 어쩌고저쩌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그들의 2시간 20여분의 2009년 미스터 빅의 마지막 공연이 끝났다. 폴이 던진 피크가 내 쪽에 왔다가 앞에 뚝 떨어졌다. 안전 요원이 집었는데, 내민 수많은 손 중에 내 손에…… 좌우에서 태클이 많이 들어왔지만 굳건히 지켰다. 아싸~

 

내가 제일 앞이어서, 가방을 안전 가드 앞쪽에 놓아두었는데, 가방을 들어내고 보니 피크가 하나 더 떨어져 있었다. 또 아싸~ 안전 가드 앞에 쭉 붙어 있었던 천으로 된 포스터도 하나 획득. ~




[득템한 폴의 피크들. 어쩌다 보니 폴 길버트 피크만 세개가 되었다.]

 

[천으로 된 포스터 사무실 내 자리 뒤에 붙였다!]

미스터 빅도 이제 나이가 꽤 된다. 폴 길버트가 제일 어려 마흔 셋(66년생)이고, 에릭과 팻이 쉰……빌리 시헌은 쉰 일곱이다.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락커였으며 젊은이들이었다. 초절정 테크니션들이었지만, 미스터 빅이란 그룹 안에 철저하게 녹아들어가 자유롭고 자연스럽고 편한 락앤롤을 연주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음반 혹은 라이브 음반에서 듣고, DVD에서 봤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거장의 공연은 실망하지 않는다는 진실. 또다시 확인했다. ~ 이들을 한국에서 다시 보길 기대해 본다.


[땀에 절어 망신창이 된 나... 푸힛]
 
[Set List]

1.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2.     Take Cover

3.     Green-Tinted Sixties Mind

4.     Alive and Kickin’

5.     Short Guitar solo

 

6.     Next Time Around

7.     Hold Your Head Up

8.     Just Take My Heart

9.     Temperamental

10.   It’s For You

 

11.   Drum Solo

12.   Price You Gotta Pay

13.   Wild World

14.   Take a Walk

15.   Guitar Solo

 

16.   Capo

17.   The Whole World’s Gonna Know

18.   Rock & Roll Over

19.   Bass Solo

20.   Addicted to That Rush (including Space Truckin’, Highway to Hell, Wind Me Up, etc)

 

[Encore #1]

21.   Band Introduction

22.   To Be with You

23.   Colorado Bulldog

 

[Encore #2]

24.   Smoke on the Water

25.   Baba O’Riley

26.   Shy Boy


연주한 곡 목록은 조악한 제 녹음을 직접 확인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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